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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2화 〉24장 - 이것이 하얀별의 뜻이라(5) (132/182)



〈 132화 〉24장 - 이것이 하얀별의 뜻이라(5)
"다시 봐도 어이가 없네."

나는 일전에 얻은 신화급무기를 다시 살펴보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여신의 계략 (신화, 성유물)
사용제한: 무기
마력을 모두 소모하면 하루에 한 번만 계략 스택을 하나 추가한다.
계략 스택을 하나 사용하면 마력을 최대치까지 회복할  있다.
계략 스택을 사용하면 일정 시간 동안 마법의 효과가 100% 증가한다.]

"성유물이 여기서 왜 나오냐고."

성유물, 심플월드가 아니라 리트라이의 장비를 의미하는 용어였다.
심플월드가 부위별로 하나씩 장비를 장착할 수 있다면, 리트라이는 성유물이라는 이름의 장비를  하나 장착할 수 있었다.
즉, 이 장비는 게이트 밖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각성자: 하얀별
고유 능력: 어리석은 광대의 기도
성유물: 여신의 계략
종합 랭크: S급]

"아, 이게 여기서도 뜨네?"

- 오 S급
- 저게 S급이네
- 승아 오열ㅋㅋ
ㄹㅇ한틱 부족했네
- 하얀별! 하얀별!
- 천마(S급)
- ㄹㅇ사기템이네

그나저나 성유물의 능력도 각성자 등급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정말이었구나.
원래 A급이었던 내 랭크가 성유물을 장착하니까 S급으로 표시가 되고 있었다.

"성능이야 두말할 것도 없었고."

91층에서 95층까지의 공략에서 엄청난 활약을 했다.
이거 없었으면 마지막 보스 전에서 누구 하나 죽었겠지.

"뭐야, 아직도 공략 짜고 있어?"
"그렇지 뭐. 시아는?"
"레나랑 같이 잘걸?"
"메구미는.... 아, 지연이 보러 간다고 했었지."
"정신  차리고 살아."
"그럴게."

확실히 아르카의 말이 맞았다.
나는 지금 96층 공략에 너무 정신이 팔려있었다.

"너무 초조해하지 마. 확신이 있을 때 들어가기로 했잖아."
"그건 그렇지."

지금 파티원의 스펙이나 실력 자체는 기존 공략 파티에게 크게 밀리지 않았다.
그러니 클리어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는 거야.'

지난번에는 여러 가지 좋은 상황들이 겹쳐서 어떻게든 아리아를 구해냈지만, 이번에는 그게 어려웠다.

'다른 건 그렇다고 쳐도 부활에 드는 마력을 충당할 방법이 없어.'

일반적인 마력으로는 아무리 효율을 올려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그때는 플레이어의 몸을 재화로 사용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방법을 이용한다면 발동하기 전에 쇼크사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리고 어지간하면 죽지 않는 방향으로 해야지.'

베타 기간에는 리트라이에서 사망하면 캐릭터를 재생성할 수 없으니까.
분명 제대로 된 방법이 있을 거라고 믿는 수밖에 없었다.
그때 아르카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 레이드 스타일 하고 싶다."
"그거 중독이야."
"중독이라기엔 최근에 하지 않았잖아."
"못한 거겠지."
"으, 기대된다. 미래의 내가 잔뜩 싸질러놓은 계정...."

거기 어지간한 건물값 정도는 때려 박혀 있을 것 같은데.
레이드 스타일도 아이템 가격 장난 아니니까.

"딱 하나 남았잖아. 힘내자."
"응."

96층만 클리어하면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시작된다.
그럼 아동부가 게임에 들어와서아르카의 방송 시스템을 해결해 줄 수 있겠지.

"클리어하고 나면, 게이트 밖이라는 곳에서 계속 싸울 거라고 했지?"
"응. 근데 아르카는 괜한 생각하지 말고 여기서 방송이나 열심히 해."
"허,   해도 그럴 거거든?"
"워낙 오지랖 넓은 친구가 하나 있어서 말이지."
"그거 메구미 이야기지?"
"너도 그렇게 느껴져?"

메구미라면 끝까지 따라 나와서 싸우겠다고   같았다.
나는 어지간하면 조용히 지연이랑 조용히 지내줬으면 했는데.

"다른 사람한테는 아니어도, 지연이랑  일이면 신경 쓰는 티가 나거든."
"...그런가?"

하여튼, 지연이한테 말해서라도 최대한 말려봐야겠네.

"그나저나, 아직도 부활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이제까지는 항상 그런 방식만 시스템이 인정해 줬으니까."
"시스템의 인정이라...."

심플월드의 공략을 진행하면서, 원래 정해진 미션을 따라가지 않고클리어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문제는 마지막 100층의 미션이 아리아를 죽이는 거라는 거네.

['알수없는큐브온의알고리즘'님이 2,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큐브온 영상)

"아, 후원 감사합니다."

이름이 저런 거 보니까 큐브온에서 추천해준 영상이 조금 특이한 거였나 보다.

「으윽 오줌 만진 손.」
「오줌 아니라니까요. 그냥 마법으로 만든 물이에요 물.」
「그, 제가 아까부터 계속 말할 기회를 놓쳤는데.」
「네.」
「사실 마법  때 정말로 오줌도 싼 것 같아요.」
「네?」

"어...."

확실히 특이한 영상이긴 하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오랜만에 보네
- 오줌싸개ㅋㅋㅋㅋ
설화야....
-  저거ㅋㅋㅋㅋㅋㅋㅋㅋ
- 아니 뭔데ㅋㅋㅋㅋㅋ
- 저거도 레전드였지

설화님과 함께 너맞손을 합방으로 진행할 때의 내용이었다.
너맞손의 새하얀 마력은 시스템을 수정할 때에 효과가 증가한다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본래라면 시스템상 존재하지 않는 배설 기능을 설화님이 마법으로 발동했던 기억이 났다.

"잠시만, 시스템을 수정해?"

결국 탑의 클리어 조건이라는 것도 시스템에서 정해준 것이었다.
그걸 마법으로 강제로 바꾸고,  바뀐 조건을 달성하는 식으로 클리어한다면?

"어, 어?"
"뭐야, 왜 그래? 이상한 후원 왔어?"
"아니, 아니 방금 후원 보내주신 분 감사합니다! 뭐야, 왜 이걸 생각 못 했지?"

물론 시스템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부활이라는 미친 기술을 쌓아 올리는 것보다는 훨씬 쉬울 터였다.

'최대한 바꾸는 양을 줄이면 가능성이 있어. 원래의 미션이 뭐였더라?'

[악마 계약자 아리아 사망]

여기서 최대한 적은 분량만 수정해서 아리아를 구할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악마 계약자 아리아 제압]

'이러면 딱  글자만 변경시키면 될 거야.'

물론 메인 시나리오에 직결되는 미션인 만큼 수정에 필요한 마력은 굉장히 높은 수준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도 가망이 보이지 않던 부활보다는 훨씬 좋은 공략법이었다.

"저기요?"

그리고 96층의 공략에 사용하기 위해서 시아의 성흔을 사용하지 않고 남겨뒀었다.
시아의 성흔으로 얻는 능력으로 새하얀 마력과 비슷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여신의 계략을 사용한다면 순간적인 마력의 양은 물론이고 성능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그리고 정말 급하다면 이번에는 나 혼자 송출을 멈추는 걸로 시간의 법칙 특성을 발동시킬 수 있겠지.

"의외로 피스는 맞아떨어지네."

내가 시스템 변경에 몰두하더라도 메구미가 있으니까 대응할 멤버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여신의 계략의 스택만 잘 쌓아두면...."
"저기요. 하얀별씨, 정신  차리세요."
"어, 어?"
"푹 빠졌구먼. 뭐 좋은 생각이라도 났어?"
"아, 응. 가능성이 보인  같아."

- 오....
- 드디어 공략 들어감?
- 드가자드가자드가자
- 빨리 아르카 구출해줘
- ㄹㅇ이제 얼마 안남았나
- 클베 마렵다
- 게임 진짜 해보고 싶음
- 가즈아ㅏㅏㅏ

물론 심플월드의 시스템을 수정하는 것을 비롯한, 여러 가지로 연습할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시아의 성흔이 기존 행동을 분석하는  고려하면, 내가 빡세게 연습해 놓아야 그걸 능력으로 주겠지.'

"암튼 가능성이 생겼으니까...."
"생겼으니까?"
"특훈하러 간다."
"미친년인가?"

이게 하얀별식 게임 공략이거든.

 ☆ ☆ ☆ ☆ ☆ ☆

"이 익숙한 치킨 전단지, 오랜만이군."

- 뭐가 오랜만이야ㅋㅋㅋㅋㅋ
- 저번에 봤으면서
- ㄹㅇㅋㅋ만 치라고
- 뿌링클 마렵다
- ㄹㅇㅋㅋ
- 진짜 국룰이네

"누가  치킨 전단지 속 이름으로 치킨집 차려봐. 그럼 공짜 PPL이다?"
"너, 드디어 돌았구나."

아르카의 태클을 애써 무시하면서 전단지를 내려놓았다.
나름 그럴듯한 드립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로가면 돼."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네."
"이후 공략에서도 이런 느낌이니까 익숙해져야 할 거야."

아니지, 여기가 아니라 아예 심플월드 밖으로 나가도 이런 분위기지.
거기까지 생각하니까 왠지 심플월드의 96층은 리트라이의 상황을 고려하고 디자인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네.

[96층 미션 완료
???(1/1)]

"따로 설명할 필요 없나? 아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다시 브리핑 하고 시작하자."

우리를 제외하고 4명의 NPC가 더 등장한다.
그리고 그 NPC들은 각기 하나씩의 성검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가진 1개를 포함한  5개의 성검  3개만 진짜고 2개는 가짜다.

"이번에 변경이 있을 수도 있지만, 지난 공략에서는 아리아와 강현이 가짜를 가지고 있었어."

헬만과 민지음, 그리고 우리가 가진 검성 이천화의 성검이 진짜였다.
하여튼 게이트 공략을 끝내고 진짜 성검만을 사용해서 봉인하면 봉인에 성공한다.

"총 5개의 게이트 중에 3개 이상을 봉인하는 데 성공하면 99층까지 클리어가 될 거야."
"그리고 100층은 미션을 바꾼다고 했었나?"
"응, 내가 100층의 클리어 조건을 아리아를 죽이는 것에서 제압하는 거로 바꿀 거야."

그럼 그사이에 레나와 메구미가 아리아를 상대하고, 아르카가 함정을 파서 투신의 사슬을 이용해 아리아를제압한다는 조건을 만족할 거다.

"오케이."
"와, 너도 진짜 고생이다."
"그걸 메구미한테만은 듣고 싶지 않았는데...."

- 내로남불ON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고생을 넘어서 자살 특공하더니
- 생각해보면 교주님도 한건데?
- ㄹㅇㅋㅋ
영혼의 듀오냐고ㅋㅋㅋ
-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

"다들 조용히 하세요. 겁나 찔리니까."

[97층 미션
게이트 하나 봉인(0/1)]

여기서 시간이 스킵되고, 바로 아리아를 비롯한 NPC들과 만나게  터였다.

"안녕하세요. 부족하지만 성녀라고 불리고 있는 S급 헌터 아리아라고 합니다."

어떻게 저걸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그대로 말하지.
공략을 짜려고 녹화본을 엄청나게 돌려봤더니 귀에 박혀버린 대사 그대로였다.

"여러분이 검성 이천화님의 후계이자 이천화님이 맡긴 성검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습니다. 심지어 여러분 다섯 명 모두가 각기 S급 헌터라는 점도 놀랍더군요."

오, 저기까지 그대로네. 사실 대본 외우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와중에 지음씨가 우리를 노려보는 것까지 그대로였다.
나는 내 쪽을 바라보는 지음씨를 향해 방긋 미소를 지어줬고, 그걸 알아차린 지음씨는 혀를 차면서 고개를 돌렸다.

- 지음눈나ㅏㅏ
오랜만에 나오네ㄹㅇ
- 아직도 외모가 빛나네
- ㅗㅜㅑㅗㅡㅑ
- 매도마렵네
- ㄹㅇ변태들밖에 없네
아ㅋㅋㅋㅋㅋ
- 이게 스수다 절망편

"다 아는 사실 그만 반복하고 슬슬 출발하죠?"

이제 외우다시피 한 상황들이 그대로 흘러갔고, 그건 게이트의 공략도 마찬가지였다.

'여기는 지하에 있는 보스가 위를 공격하는 식이었지?'

게이트의 공략 방법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막히는  없이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공략은 끝났고, 이제 중요한  성검의 선택이네요."
"저희는 헬만씨와 지음씨가 봉인했으면 해요."
"그걸 당신들이 고를 권리는 없을 텐데요."
"아하하, 의견일 뿐이죠. 강요는 아닙니다."

여전히 지음씨는 까칠하네.
아니면 아예 강현씨랑 지음씨를 보내서 지음씨가 상황을 깨닫게 할까?

"허, 너무 까칠하게 나오네. 방금 공략도 위험한 일은 다 우리가 했는데, 한 일이나 많으면서 당당하지 그래?"
"메구미, 너무 그러지마."

메구미에게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일부러 요구했었다.
그걸로 화가 난 지음씨를 우리의 의도대로 유도하려는 생각이었다.

"호오, 가짜 성검이라서 자기들은 빼고 부른 것이 아니고?"
"저희는 자신 있는데요? 확인해 보실래요?"
"그래, 그럼 이거랑 해보던가. 성공이 나오면 믿어 줄게."

지음씨가 자신의 성검을 던지면서 그렇게 말했다.
강현씨는 한숨을 쉬면서 그렇게 하자고 했고, 아리아나 헬만씨도 크게 반대하지는 않았다.

"우리야 좋죠."

그리고 지음씨의 성검이 진짜라고 알고 있는 우리야말로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넣겠습니다."

이렇게 봉인에 성공하면 당연히 지음씨는 강현씨를 의심할 테고, 그럼 헬만씨의 성검만 인증하면 간단히 99층 클리어였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

?
- 아니 잠시만
- 왜 실팬데
- ????
- 뭐야 뭔대ㅔ
- 엥?
이게  실패야?

봉인에 실패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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