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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8화 〉27장 - 어서오세요 우리들의 신서울에(3) (148/182)



〈 148화 〉27장 - 어서오세요 우리들의 신서울에(3)
"와, 이걸 침식에 말려드는 경험을 하네."
"헤으응...."
"언니, 괜찮아?"
"이 정도로 안 괜찮으면 S급 타이틀 내려놔야지."

준비가 끝나면 S급 게이트도 공략해야 하는데, 겨우A급 침식에 쫄만한 레벨은 아니다.
그리고 내가 A급 침식을 처음 처리해보는 것도 아니고.

"근데 좀 이상하네. 놀이공원인가?"
"그런 것 같아."

무너진 놀이공원을 배경으로  장소였다.
산 위에 놀이공원이 만들어져 있는 느낌이라서 신기하네.
뭐, 침식도 게이트의 일종이니까 게이트의 지형이겠지만.

"언니, 여기. 여기가 마력이 이상해."
"아, 정말이네."

마력이 꼬여있는 듯한 감각.
경험상 여기에 침식석이 있거나 게이트의 중심이라는 뜻이었다.

"이거, 아직도 작동 중인 것이에요."
"...이런 상태에서 작동 중이라면, 높은 확률로 몬스터랑 상관있겠네."

- 
- 귀신의 집+몬스터=?
- 좆!됐!다!
- 으악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별별 게임 많이 하시네ㅋㅋㅋㅋㅋㅋ
- 갑자기 분위기 공포겜ㅋㅋㅋ
- 이걸?
- 운전 시뮬레이터에 이은 공포게임ㅋㅋㅋ
국룰 게임들만 하시네ㅋㅋㅋㅋㅋㅋ

다들 닥치면 안 될까.
나, 큐브 게임에서 공포 장르 들어가는  안 좋은 추억이 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면, 마력이 있다는 거네.'

공포 게임에서 귀신은 내가 도망쳐야 하는 대상이지만, 리트라이에서의 귀신은 때려잡을 몬스터일 뿐이다.
그냥 마력으로 밀어버리면 끝이거든?
아무튼별문제 없을 거라고 믿고 싶다.

"들어갈 인원수를 입력하라는데?"
"평범하게 생각하면 3명인데."

시험 삼아 3명을 입력하니까 0/3이라고 나타났다.
그나저나 무슨 몬스터가 이렇게 친절한 방법으로 나타나지?
원래 사람이다가 귀신이 된 형태라서 그런 건가?

"사람이 들어갈 때마다 잔여 인원수가 줄어들겠네. 이건 못 속이겠다."
"이제 들어가서 패면 되겠지?"
"...아마도?"

정확히 어떤 몬스터가 나오는지를 모르니까, 섣부르게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EX급 게이트처럼 특별한 미션이 있는 것도 아닐 테니까 그냥 죽여서 침식석만 챙기면 될 것 같긴 한데.
아무래도 침식석을 가진 보스는 어떤 변형이 이루어졌을지 모르니까 조심해야 하고....

"승아 네가 보기엔 어때?"
"일반적으론 언데드 계열 게이트 같은데. 처음 보는 형태야. 아마 침식의 영향으로 이상하게 변한  같은데."
"여아쟝도 처음 보는 방식인 것이에요."

계속 고민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뭐, A급 침식 하나를 해결하기에는 명백한 오버스펙으로 도전하는 거니까....
별문제 없으리라 생각하면서 귀신의 집을 열었다.

"평범한 귀신의 집인데."
"승아야 플래그 세우지 마!"
"플래그?"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 못참지
- ???: 별거 없는데?
- 플래그 바로 꽃아버리네
마법의 주문ㅋㅋㅋ
- 그 말을 해서는 안돼!
-개웃기네 진짜

그걸 나는 직접 눈앞에서 당하고 있다고.
그나저나 조금씩 몰려오는 추위는 귀신의 집의 냉방 효과를 구현한 건가?
대체 어떤 몬스터가 이런 효과를 구현해주는 거야?

"진짜 아무것도 없는 것이에요."
"그러게."

당연히 들어오자마자 잡몹 귀신이라도 날아들어서 공격할  알았는데.
의외로 내부에 들어와도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평범하게 놀이공원 귀신의 집을 구현해둔 느낌이네.

"놀래키는 귀신이라도 몬스터여야 뭘  텐데."

원래 귀신의 집은 사람이 직접 놀래키는 파트도 많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동작하지 않았다.
그나마 동작하는 것은 기계로 만들어진 인형 귀신 정도?
근데 이런 건 솔직히 무섭지 않은 편에 속했다.

'아마 마력으로 관련 기관을 느낄  있어서 그렇겠지.'

갑자기 튀어나오는 거라 무서운 것들인데 그걸 미리 알고 있으니까 무서움을 느낄 리 없었다.
하여튼 별생각 없이 내부로 이동하다가, 처음으로 마력의 흐름이 제대로 어긋나는 지점을 발견했다.

"어서오세요. 저희들의 집에 귀한 손님들에 찾아오다니, 참 기뻐요."
"아?"

새하얀 머리카락과 보라색의 눈.
안정된 목소리 톤과 익숙한 목소리.

- ??????
- 얀별님이 둘이네ㄷㄷ
- 도플갱어 던전이었나?
- 아ㅋㅋㅋㅋㅋ
- 이건 좀 예상 밖이네
- ㄷㄷㄷㄷㄷㄷㄷㄷ
- 얀별님보단 좀 마른 것 같은데
- 근데 얼굴이 딱 교주님인데?

아니다.
저건 내가 아니다.
나는 저런 톤으로 말하지 않아.

'아연씨?'

물론, 저게 진짜 아연씨는 아닐 거다.
몬스터가 내 아연씨의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환상.
그 정도가 적당하겠지.

"승아야!"

차마 내가 직접 아연씨의 모습을 한 몬스터를 찌를 수는 없었다.
내가 이름을 부르자마자 공격을 준비한 승아가 그대로 가짜 아연씨를 내리쳤다.
하지만, 그 공격은 전혀 맞질 않았다.

"소용없어요. 이 몸은 당신한테서 비롯된 것. 당신이 아니면 저를 죽일 수 없답니다."
"닥쳐, 가짜 새끼야."

그렇게 말한 내 손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말투는 분명히 아연씨와 다르다.
그냥 목소리를 내는 톤만 따라 하고 있을 뿐이잖아.

뭘 망설이는 거야 하얀별?
저건 몬스터야.
적이라고.
아연씨가 아니야.

"언니!"

가짜 아연씨가 내 목을 향해서 단검을 휘두른다.
승아가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있는 나를 당겨준 덕에 방금 공격은 피할 수 있었다.

"정신 차려! 그러다 죽어!"
"...응"

애초에 아연씨는 죽지 않고 살아있다.
겨우 저런 가짜에 휘둘린다는  바보 같은 일이잖아.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내가 아는 그 환자복과 익숙한 링겔을 끌고 다니는 그녀의 모습은내가 공격하기에는 너무나 연약해 보였다.
내 마력으로 손쉽게 부서질 것 같은 그 연약한 모습에 손을 대는 것이 너무나 두렵게 느껴졌다.

"야, 하얀별 정신 안 차려!?"
"구리...?"
"와, 진짜. 이 답 없는 새끼야. 승아가 너 때문에 고생하는 거 안보이냐?"
"아...."

나는 혼자가 아니었지.
내가 이렇게 고뇌하고 있는 동안, 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두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겨우 아연씨를 따라 한 괴물을 찌르는 것이 두려워서....

"저 모습이 뭔지는 내 알 바가 아니지만. 그게 지금 쟤들보다 소중하냐? 겨우 외모가?"
"...그럴 리가 없지"

[신규 미션이 등록되었습니다.]
- 정신차리기: 100,000원

하, 진짜.
외모 따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을 텐데.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구하고 싶은 이들을 구하는 것이었을 텐데.
그 간단한 것을 깨닫는 남의 손을 빌려야 한다니.

하얀별, 넌 아직 멀었구나.

"뒈져. 가짜."

짝.
내 박수 소리에 맞춰서 마력이 퍼져나가며 충격파를 만든다.
굳이 내 손으로 칼질을 할 필요는 없다.
그냥 마력을 폭발시켜서 압사시키는 걸로 충분하다.

"흑, 지...."

짝!
그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지 마.
괴물 주제에.
진짜 아연씨도 아니면서 그렇게 나를 그 목소리로 부르지 마.
애초에 아연씨라면 지금 나를 원래 이름으로 부를 리가 없어.

"망할, 이번엔 성공하나 했는데!"

파스스!
가짜 아연씨가 가루처럼 변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열쇠 한 개가 떨어져 있었다.

"침식석이 아니네? 이건 또 뭐야?"
"처음 보는 디자인인 것이에요."
"이거 아까 놀이동산 마크랑 비슷한데?"

뭐에 쓰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몬스터를 쓰러트리고 얻은 거니까 중요한 물건일 거라고 짐작하면서 챙겼다.
진짜 구리랑 시청자들이 뭐라고  했으면 정신 못 차릴 뻔했네.

"언니 진짜 괜찮아?"
"어, 미안해."

ㄹㅇ 얀별님 그렇게 당황하시는  오랜만에 보는데
- 머 여동생이라도 있으셨나?
- 아 그런건가?
쌍둥이 동생있으심?
트라우마 그런건가?
- 아니면 그냥 자해하는  같아서?
 좀 추측좀 그만해라
- 매니저 관리 좀 해봐
- 저걸 관리를 어떻게 하라고, 다 죽여버려?

채팅창이 난리가 났네.
일단 저거부터 중재시켜야겠다.

- 저 괜찮으니까 다들 진정하세요. 그리고자세한 건 말씀드리기 힘든 부분이니까,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해주세요.

아마 이렇게 말하면 프라이버시는 지켜줘야 한다는 쪽으로 이야기가 나오겠지.
그게 아니면 구리한테 부탁해서 제압하는 수밖에 없겠지만.

"일단 이게 끝은 아닌 모양인데."
"설마  명씩  나오는 건 아니겠지."

승아가 꽤 두려움에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승아가 나와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면, 우리가 다음에 만날 몬스터의 모습은....

'강유라.'

내가 승아의 과거를 체험할 때의 시점의 주인이자.
승아가 그리워하는 사람.
이제는 이 세상을 떠나버린 사람.

"왜 나쁜 예감은 틀리질 않냐."
"...유라 언니"
"승아야, 아까 너도 내가 당한 거 봤겠지만.... 저거 절대로 유라가 아니야."
"알고, 있어."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대상을 직접 죽여야 하는 것은 굉장히 다른 난이도를 가진다.
심지어 조금 전에 내가 쓰러트린 상대가 박수를 세 번쯤이나 견뎠던 것을 생각하면, 가짜들은 그 자체로도 A급 몬스터의 수준을 지니고 있다.
나랑 다르게 쓰러트릴 때 전력을 내야한다는 거다.

"승아야. 오랜만이야."
"닥쳐! 그 목소리로 말하지 마!"
"진정해, 조금만 진정해 승아야."

물론 그나마 승아는 어지간한 A급보다 강하기 때문에전투력에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제일 문제는 마지막 차례인 세랑이겠지.
세랑이는 화력으로 압도하는 것도 불가능할 테니까.

"언니는 네가 그렇게 잘 자라줘서 기뻐."
"와, 이번에는 시작부터 작정하고 연기 박네?"

하긴 방금 대놓고 외모만 믿다가 나한테 죽었으니까.
이번에는 시작부터 연기해서 상대를 흔들어 놓겠다는 뜻이다.

"승아야. 진정하고 싸울 준비부터 해."
"...후우, 알았어."

일단 세랑이는 마지막 싸움을 위해 최대한 마력을 아껴야 한다.
그럼 남는  나니까, 내가 최대한 승아의 움직임을 보조해줘야겠네.

"다리는 내가 되어줄게. 넌 공격만 신경 써."
"응!"

하지만 승아는 팔을 덜덜 떨면서 공격을 쏘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가짜 유라도 공격을 해오지는 않는다는 건가?

"승아야. 우리 같이 이 게이트를 빠져나가자. 나도 이제 다시 다른 사람들을 위해 뭐라도 하고 싶어."
"닥치라고 했지! 언니는 죽었다고!"
"무슨 소리야. 나는 살아있잖아?"

- 와ㅋㅋㅋㅋ
- 쟤가 유라구나?
- 얀별님이랑 안닮았는데
ㄹㅇ얀별님 저렇게 다른 사람이랑 착각받은 이유가 뭐냐고ㅋㅋㅋ
괜찮은 것 맞지?
아까 가짜 안죽였으면 ㄹㅇ 속았겠는데

승아가 게이트 짬이 얼만데 저런 거로 속겠어.
다만 문제가 있다면 저건 알아도 당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가짜라고 알아도, 소중한 사람과 똑같이 생기고 똑같은 소리를 내는 생명체를 죽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

"죽어!"
"잘했어!"

처음으로 승아가제대로 된 공격을 성사시켰다.
살짝 빗나가긴 했지만, 그 정도는 내 마력으로 보정시켜서 정확한 위치에 맞도록 도와주면 되는 일이다.
쾅!

"칫, 새하얀 별빛이...."
"이 시발년이 치트키 쓰네!?"

- 아 그때  자ㅣ장가네
- ㅅㅂㅋㅋㅋㅋㅋㅋ
 진짜 너무한다
ㄹㅇ 이게 침식?
어우맵다 매워
- 저거 얀별님이 부를 때랑 톤 개똑같네ㄷㄷ
- 진짜 정신 나갈  같애

설마 저것까지 부를까 싶었는데, 정말로 불러버리다니.
승아를 제대로 괴롭힐 작정인 모양이었다.

"닥쳐! 그 목소리로! 그 노래 부르지 마!"
"새하얀 별빛이...!"
"...얀별 언니?"

그럼 나도 그 치트키 쓸련다.
나는 승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큰 소리로 자장가를 불렀다.
마력을 담아서 부르고 있으니까, 나보다 급이 낮은 저 녀석보다는 제대로 귀에 박히겠지.

"응!"

나를 한참이나 바라보던 승아는, 결국 작게 웃음을 터트리더니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엄청나게 다양한 공격을 가짜 유라에게 쏟아붓기 시작했다.

"따스한 잠에 빠지게 하소서."
"휴우, 고마워 언니."
"나야말로, 이겨내 줘서 고마워."

우리는 사라진 가짜 유라 위에서 두 번째 열쇠를 챙겼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세랑아. 누가 나올지는 예상이 가지?"
"어."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떨리는 손으로 나를 붙잡았다.
그러자 우리의 눈앞으로 교복을 입은 여학생 하나가 걸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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