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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9화 〉27장 - 어서오세요 우리들의 신서울에(4) (149/182)



〈 149화 〉27장 - 어서오세요 우리들의 신서울에(4)

"경주야...."
"...오랜만이야 세랑아"
"의외네, 이렇게 만나면 곰인형 같은 복장이라도 하고 나타날 줄 알았는데."

세랑이는 의외로 진지하게 연기를 받아주는 방향을 택했다.
그나저나 세랑이가 저렇게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으니까 어색해 죽겠네.

"이세계도 아니고, 그런 복장으로 어떻게 다니겠어?"
"그래서 교복이야?"
"그렇지?"
"혹시, 네가 죽을 때 마지막으로 입었던 옷이라서 그런가? 내가 죄책감으로 널 죽일 수 없게 하려고?"
"무슨 말이야 그게. 죽이고 싶다면 죽여. 나는 세랑이를 위해서 정도는 할 수 있어."

ㄷㄷㄷㄷㄷ
- 저게 몬스터가 맞아?
ㄹㅇ난이도 미쳤네
- 저걸 죽여야 한다니
- ㅅㅂㅋㅋㅋㅋ
- 거의 로메 상위호환이네

와, 시발.
저건 진짜 사람이랑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 같은데.
물론, 이건 내가 당사자가 아니라서 그렇게 생각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

"단 한 순간도 너를 잊은 적이 없어. 아니 잊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이상한 말투를 계속 썼던 거야?"
"너와 연결된 추억이니까. 그걸 잊어버릴까 봐 무서웠거든. 네가  옆에 없는 게 너무 무서웠어."

역시 그 말투는 죽은 '안경주'라는 사람과 관계가 있었구나.
그런 이상한 말투가 왜 추억이 되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그런 이유가 있으면 이해할  있는수준이었다.
...아마도?

"세랑아, 기억나?"
"뭐."
"네가 처음으로 백합 판다는 사실을 나한테 들켰을 때."
"...당연히 기억나지."

- ?
- 뭘 판다고?
그걸 여고생이 파고 있었네
- 아ㅋㅋ 수치플 뭐냐고
- ㄷㄷㄷㄷㄷㄷㄷㄷ
- 백합=레즈물
- 맨날 여아쟝 하와와 거리고 있었는데 이정도야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ㅁㅊ

 갑자기 이 대화를 따라가기 힘들어졌어.
갑자기 이 타이밍에 드리프트를 확 꺾는다고?
얘들 추억이라는  좀 이상하다?

"굉장히 기뻤어.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 우리 반에도 있었구나. 되게 즐거웠어."
"그러니까 그렇게 난리를 쳤겠지."
"응, 세랑이 너는 되게 조용한 성격이었으니까. 나는 평소엔 조용해도 백합 이야기를 할 때면 불타오르는 편이잖아?"
"그래도 곰산당 같은  가입 안 해도 좋았을 텐데."
"재밌거든? 그건 네가 그 작품의 매력을 몰라서 하는 말이라니까?"
"그래, 그럼 다음에 같이 보자."
"어? 정말로? 절대로   거라며?"
"이제 그런 건 아무래도 좋거든."

세랑이의 몸에서 엄청난 마력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세랑이가  정도로 화력이 강했던가?
뭐, 내가 워낙 오랜시간을 심플월드 게이트에서 보냈으니까.
그사이에 성장했다고 해도 이상한 것은 없겠지.

"결심한 거야?"
"그래. 덤벼 곰산당."

세랑이가 자신의 손목을 물어뜯었다.
뿜어져 나온 피가 날카로운 실이 되어 그녀의 주변을 활보하기 시작했다.

"여아쟝은 아직  일이 있는 것이에요."
"세랑아!"
"아직 여아쟝 자신에 대한 복수가 끝나지 않은 것이에요."

아니다.
이건 세랑이가 강해진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고의로 마력을 폭주시켜서 스펙을 강화하고 있었다.

"세랑아 위험해!"
"여아쟝은 이 정도로 안 죽는 것이에요!"

격한 마력과 피의 흐름 때문에 혈관 쪽에서 상처가 만들어지며 온몸이 피로 범벅이 된다.
하지만 그런데도 세랑이는 그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세랑아, 죽을 셈이야?"
"가능하다면 그러고 싶은것이에요. 하지만 그건 제대로 된 속죄가 아닌 것이에요."
"아, 죽기 직전까지 고통스러워지려는 거구나."
"진짜는 아니어도, 그 녀석만큼 잘 알아쳐먹어서 참 좋은 것이에요."

그랬구나.
세랑이는 구리랑 비슷한 타입이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그 원인을 모두 자신에게 몰아세우는 타입.

그녀가 이상한 말투를 고집하는 것은, 오로지 죽어버린 사람을 추억하며 고통스러워하기 위해서.
자기 자신에게 형벌을 내리기 위해서.

"맞아. 세랑아. 더 고통스러워하렴. 너 때문에 내가 죽는 거니까. 지금도 네가 날 죽이잖아?"
"그러게. 맞는 말이야."
"망할 가짜 새끼야 닥쳐!"

-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 얀별님 화났네
- 저새끼 또 저런다 에휴
- 아ㅋㅋㅋ
- 오지랖 모드 ON
- 참견 못참지ㅋㅋㅋㅋ

나는 바들바들 떨리는 몸으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아무리 공격을 해봐야 적에 타격을 입힐 수가 없다.
그렇다고 무리하는 세랑이를 말리면 오히려 세랑이가 위험해진다.

"그렇게 말한다고 봐줄 생각은 없는 것이에요. 블러드 커터."

피로 만들어진 칼날이 가짜 안경주를 난도질한다.
세랑이는 그 광경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모두 자신의 뇌리에 각인하고 있었다.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죽이는 광경을, 잊지 않으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하아, 하아...."
"세랑아! 괜찮아?"
"...너무 걱정이 많은 것이에요. 그래도, 대신 화를 내줘서 고마운 것이에요."
"몸을 이리 혹사해놓고 뭐라는 거야!"
"하지만, 일격에 처리하지 못하면 죽일 자신이 없었던 것이에요."

세랑이의 말도 이해할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몸을 망쳐가면서....

"이 정도 무리는 많이 해본 것이에요. 여아쟝은 이 정도로는 끄떡도 없는 것이에요...."

일단 마법으로 간단한 응급처치만 해줬다.
아무리 피를 사용하는 것이 각성 능력이라고 해도, 이 정도로 많은 피를 쏟아내면 출혈성 쇼크가  수도 있었다.
또 전투가 있으면 위험하겠는데....

나는 잠시 세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진정시켜줬다.
옆에서 승아가 부럽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길래, 그냥 같이 쓰다듬어줬다.
이건 뭐 내가 엄마가  것도 아니고.

"걸을 수 있겠어?"
"여아쟝, 아직 걸을 수 있는 것이에요."
"...그래"

지금은 빨리 공략을 마치고 되돌아가는 것이 우선이었다.
지금 세랑이 상태로는 오래 버틸 수 있을  같지 않았다.

"열쇠는 여기 쓰는  같아."

귀신의 집 중앙으로 보이는 공간에 열쇠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현재 구멍이 세 개만 열려있는 걸 보면....

'들어온 인원수에 맞게 열쇠가 필요한 건가?'

아무래도 돌아가는 방식을 생각하면 2명이 공략하는 편이 최적이었을 만한 침식이었다.
지금은 이미 늦어버린 것 같지만.

"열쇠를 넣고 돌리면...."

 왼쪽에 있던 침식석이 부드럽게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열쇠 하나를  돌린 다음에는 다음 열쇠를 연결하고 돌리는 식으로 침식석의 위치를 이동시킨다.

"진짜 처음 보는 방식의 침식이네."

특정 아이템을 모아서 기계장치를 통해 침식을 정화하게 되어있는 방식이라니.
물론 침식이니까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없었다.
저번에 내가 당했던 A급 침식도 정상적인 시스템은 아니었잖아?

"다들 고생했어."

다행히 추가적인 전투가 있지는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북한산에 생긴 침식을 성공적으로 정화할 수 있었다.


☆  ☆   ☆ ☆


"교주님을 뵙습니다!"

진짜 미친놈들이신가?
백 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인원이 이러고 있으니까 정신이 혼미해질 것만 같았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와! 천마신교!
- 미치겠네 진짜ㅋㅋㅋㅋ
- 행동대장들이네ㄹㅇ
- 와 진짜 개많다ㅋㅋㅋㅋ
- 존명좌들 왜 이렇게 많냐고
- 이게 천마?
- 미치겠네

"선생님들, 저 너무 쪽팔리는데. 그냥 평범하게 말하시면 안되나요?"
"존명! 천마신교 소속 121명 인사드립니다!"
"인사로 바꾼다고 평범한게 아니라고!"

진짜 골때리는 사람들이네.
 시청자들은 다 이런 사람들 뿐인가?
물론 나를 도와주겠다고 리트라이에 접속한 사람들이니까 고맙긴 한데....

"후, 여러분이 하실 일은 아시죠?"
"신서울 건설 도중에 나타나는 쓰레기들을 모두 청소하는 겁니다!"
"왜 군기가 잔뜩 들어가 있냐고요!"

- 진짜 개웃기네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ㄹㅇ존나 121명이 칼같이 움직이네
- 사령탑 누구냐고ㅋㅋㅋㅋ
- 완장 ㄹㅇ 개웃기네
- ㅋㅋㅋㅋ이게 뭐냐고

저도 모르겠네요.
나는 그냥 도움 요청하려고 큐브온이랑 스위치 스토리에 공지 하나씩 올렸을 뿐인데.
갑자기 스위치 스토리에서 사람들이 모이더니, 어떤 사람이 완장을 잡고 인원을 정리해서 찾아왔다.
이게 대체 뭐 하는 거야.

"...쪽팔리니까 제발 평범하게 행동해 주세요."
"존명!"
"그걸 하지 말라고!"

- 쪽팔려? 우리가 쪽팔려?
- 아ㅋㅋ
- 근데 좀 쪽팔리긴 
- 존명!
ㄹㅇ이게 시참이지ㅋㅋ
121명 시참(동의한적없음)
솔직히 쪽팔리긴 한데ㅋㅋㅋㅋㅋ

"완장은 근데 안 왔어요?"
"예, 이미 가서 정리하고 계신답니다."
"그건 또 뭔...."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을 어찌하면 좋을까....

"하, 맘대로 하세요. 대신 천마신교의 이름으로 불명예를 만드는 분이 있다면...."

리트라이에서 죽여서 베타 동안 접속  하게 만들 거다.
방송도 영구 밴이고.

-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 그게 맞지ㅋㅋㅋㅋ
- 아ㅋㅋ
- 교주님 얼굴에 먹칠하면 처형이지
ㄹㅇ 웃음을 멈출수가 없다
ㅅㅂㅋㅋㅋㅋ

"후, 아무래도 이번에 베타가 열리면서 유입된 유저가 많잖아요? 이번에 신서울 제대로 성공해야 해요. 이상한 유저들 있으면 다 죽여버리세요."
"그럼 교주님 악명이...."
"억울한 사람만 최대한 생기지 않게 조심하시고, 어차피 천마가 그럼 악당이지 선인이야? 꼬우면 사렸어야지."

말은 이렇게 하지만, 만약 실수로 죽는 사람이 있으면 제대로 가서 사과할 생각이다.
다만 내가 욕을 먹더라도 이번 신서울 설립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지양하고 싶었을 뿐이다.
자칫하면 다수의 NPC가 사망할 수도 있으니까.

- 꼬우면 사렸어야지 ㄷㄷ
- 이게 천마?
- ㄷㄷㄷㄷㄷㄷㄷ
- ???: 수상하면 죽여라
- 오
- 좀 멋있었다
- 근데 진짜 npc죽이면서 즐기는 사이코패스들 많을 거라 조지긴 해야됨
- ㅇㅇ누가 이미 그런 방송 하더만

NPC는 사람으로취급되지는 않아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그렇다면 그런 NPC를 지키기 위해서는 직접 싸울 수밖에 없는 거니까.
애초에 PVP가 가능한 게임이라면 이렇게 하는 게 맞겠지.

"다만 NPC를 죽이는 행위는 최대한 금지합니다. 아무리 범죄자라도 최대한 생포하고 감옥에 가두세요."
"존명!"

유저는 그냥 베타 생활이 끝나는 것에서 그치지만, NPC는 정말로 사망하는 것이니까.
죽이기 전에 죽여도 되는 사람인지 철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었다.

"오케이, 해산!"

미리 계획된 위치가 있는지 121명이 위치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이번 완장은 뭐 하는 사람이길래 121명이라는 인원을 저렇게 완벽하게 다루는 거야?
나야 고맙지만.

그리고 저 사람들을 내가 믿는 것은 완장을 포함한 전원이  방송의 팔로우 기간이 긴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완장이 멤버를 추릴 때부터 고려했겠지.
심지어 심플월드 시절에 나름 NPC들을 위한 플레이를 했던 사람들이었다.
그게 비고에  정리된 걸 보고 정신이 나갈 뻔했지.

"누님 진짜 대단하네요...."
"애초에 우리의 새 영웅인데 대단한 게 당연한  아니야?"
"다들 그만해.... 쪽팔려 죽겠어."

은찬이와 다슬이가 자꾸 저런 말을 하니까 어딘가에 숨고 싶었다.
그나저나 요즘에는 침식을 다 처리해서 그런지 주변에 몬스터가 보이지 않아서 좋네.

"잠시만, 이거 긴급 연락인데. 여보세요?"
"은찬아! 지금 보낸 거 빨리 확인.... 이쪽으로 지원!"
"뭐야, 선생님? 무슨 일인데요! 저기요!"

말 끝나기무섭게 일이 터진 모양이었다.
아마 인천이 아니라 서울 쪽에서 문제가 생긴 모양인데....

"무슨 일이야?"
"그, 북쪽에서 대량의 몬스터가 밀려 내려오고 있답니다!"
"미치겠네! 진짜."

이번엔 또 북쪽이야?
하긴 서울 밖까지 우리가 해결하는 건 무리였으니까.
그쪽은 침식이 해결되지 않아서 몬스터가 밀려 내려와도 이상할 게 없었다.

"잠시만요. 지금 그럼 신서울이 문제가 아니잖아."

나는 시참 인원의 완장에게 연락을 취해서 흩어졌던 이들을 다시 모았다.
원래 계획대로 운용되지 못하는 점은 완장에게 미안하지만, 지금은 그런  신경 쓸 상황이 아니었다.

"전원 서울로 이동합니다. 거기로 몰려오는 몬스터 웨이브를 막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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