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5화 〉32장 - 어떻게 사람 이름이 응우옌(1) (175/182)



〈 175화 〉32장 - 어떻게 사람 이름이 응우옌(1)

"아니, 생일 영상에서 드리프트를 하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진짜 레전드다
- 영상 길이도 사기였네
와ㅋㅋㅋㅋㅋ
- 이거 맞아?
- 아니ㅋㅋㅋㅋㅋㅋ
진짜 준비 많이 했네

아마 리트라이에서 생일파티 준비하는 쪽에 올인한 모양이다.
나는 평범하게 영상 보고 들어가려고 했더니, 이런 걸 준비해놨구나.
애초에 영상 시간은 어떻게 조절한 거야?

'아, 메일 수정했구나.'

내가 메일을 열기 전에 실시간으로 파일을 바꾼 거다.
메일도 절대로 미리 열지 말라더니, 열기 전의 메일은 수정 가능한  생각해서 쓴 꼼수였다.
내가 선물 언박싱에 걸린 시간을 보고  필요한 시간만큼 긴 영상으로 바꿨겠지.

"저 잠시 벗고 올게요. 아니, 큐브 들어갈게요."

- ㅗㅜㅑ
- 벗는게 맞긴한데ㅋㅋㅋ
- 헉...!
- ㅗㅜㅑㅗㅜㅑ
- 벗는다니ㄷㄷ
너무 야해요
- 오....

이 변태들아, 좀 조용히 해봐.
나는 캠을 끄고 옷을 벗어 던지며 큐브 내부로 향했다.
리트라이는 풀다이브가 아니면 접속 자체가 제한되어 있어서 옷을 벗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뭐야. 어제 심플월드 말고 평범하게 꺼도 된다더니, 날 옮겨놨네...."

설마 내 생일파티 때문에 노리고 그렇게 한 거였나?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그냥 알겠다고 하고 잤는데.
왜 내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로 이런 고급스러운 침대에 누워있는 거야?


- 미쳤네
- ㅁㅊ
- 개잘어울리네
- 어디까지 준비한거냐고ㅋㅋㅋ
- 방장님 정신을 못차리시네ㅋㅋ
- 이게 생일?
- 뭔데ㅋㅋㅋㅋㅋㅋ
- 납치당했네ㅋㅋㅋ

문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대체 생일파티를 얼마나 성대하게 해주려고 이 난리를 치는 거지?

"뭐야?"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더니,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내 시야에 보이는 것은 커다란 생일 상자들이 우르르 펼쳐져 있는 강당의 모습.
이게 다 내 생일 선물이라는 거야?
심지어 박스는 왜 저렇게 큰데?

- ??
뭔데
- 다들 어디갔어ㅋㅋㅋ
- 상자ㅅㅂㅋㅋㅋㅋ
- 이름표가 개웃긴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돌겠다 진짜
- 다들 합심 제대로 했네

선물상자에는 누가 준 선물인지 표시하기 위해서인지 이름표가 붙어있었다.
나는 근처에 있던 '정여름'이라고 적힌 박스에 손을 가져갔다.
솔직히 아연씨 선물부터 보는 건 국룰이지.
나는 평범한 선물을 준비해서 그런지 상대 선물이 가장 궁금했다.

"와 시발, 깜짝이야...."
"헤헤...."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상자를 여니까 거기에 사람이 포장지 디자인의 옷을 입은 채로 누워있는  좀 심하잖아.
나는 당황해서 어버버 거리다가, 한숨을 내쉬고는 아연씨를 상자 밖으로 꺼내줬다.

"생일 축하해요. 얀별님. 올해는 제가 생일 선물이에요."
"여름님이야말로, 생일 축하드려요. 이건 제가 드리는 생일 선물이에요."
"네?"

지난 신서울 S급 게이트 공략에 성공하고, 그 결과 렐릭과 신화의 그릇이 합쳐진 성유물이 튀어나왔다.
아마 성능은 기존에 3개를 모았을 때와 같겠지.
다만 굳이 신화의 그릇 지역이 아니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된 점은 대단히 큰 이점이었다.

[신화의 재현 (성유물)
일정 시간 동안 주위에 신화의 영역을 선포한다.
신화의 영역에서 붉은색 렐릭에 닿은 오러는 결과물이 900%만큼 단단해진다.
신화의 영역에서 푸른색 렐릭에 닿은 마법은 결과물이 900%만큼 완벽해진다.
렐릭 한쪽을 사용하지 않으면 사용 중인 렐릭의 효과가 1400%로 변화한다.]

나는 이미 사용 중인 성유물이 있었고, 겨울님의 설명에 따르면 아연씨가 가장 활동하기 좋은 게임이 리트라이라고 했다.
나는 그녀가 그걸 잃지 않았으면 해서 전력을 강화해주고 싶었다.
물론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아연씨의 실력이면 성유물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전력이기도 했고.

"가, 감사합니다? 이거 더 필요한 사람이 쓰는 게 맞지 않아요?"
"어차피 지금 여름님을 제가 선물 받아서 제거니까, 여름님한테 뭘 줘도 전부 제꺼잖아요? 괜찮을 듯?"

- 헉
- ㅗㅜㅑ
- 그게 그렇게 되네
- 스윗얀별ㄷㄷㄷ
- 근데 여름님은 쌍둥이임?
- 아니  퐉스련;
- 저 미친년은 사람을 계속 꼬시고 다니네
게임이 사람을 퐉스로 만들었다....
- 매니저님 분노ㅋㅋㅋㅋ

아니 딱히 내가 그런 의도로 이런 말을 했던 건 아니고요.
너무 부담가지지 말고 받으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아, 그래.
전부 내 잘못이지.

"책임져주신다는 거죠?"
"네?"

이 사람이 한술  뜨잖아.
이런 흐름까지생각했던 건 아니라서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
그나저나 설마 다른 사람들도 이런 식으로 박스에 들어가 있는 거야?

"박스가 살아서 움직이는데? 저기요 겨울님? 좀 얌전히 계세요."
"빨리 열어! 둘이서 뭐 하는 거야!"
"이제 여름님은 제껍니다. 겨울님은 버려지는 거죠."

NTLㄷ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트너 강탈당했네
- 아ㅋㅋㅋㅋㅋ
- 겨울이 당했네ㅋㅋ
- 이걸 끝까지 안열고 지나친다고?
- 하필 우리 방장이 악질이네
- ㅅㅂㅋㅋㅋㅋㅋ

"봄씨, 나오세요. 아니 옷차림은  왜 그렇게 입고 있어요? 이거 정지당하는 거 아니야?"
"이거 별로예요? 우리 시청자들이 강추하던데."

누구야.
누가 검은 라텍스 기반에 보라색으로 꾸민 옷을 입으라고 했어.
심지어 노출까지 심한데?
이거 방송 정지 안 당하는 거 맞아?

"사실 제 생일 선물로 정지를 주고 싶으셨던 거죠?"
"그것도 나쁘진 않네요. 근데 아마 저부터 정지당할 듯?"

 이 사람이 건빵TV에서 정지를 당했는지 알것 같았다.
거기 분위기는 정말 여캠에 코스프레 방송 같은  자주 나오는 곳이니까, 이런 방송을 자주 했겠지.
선생님 그 외모로 그러시다가 아청법으로 잡혀가요.

"설화님 근데 왜 제 생일 선물에 미믹이 있어요? 저기 소리치는 미믹이 너무 무서워요."
"누구보고 미믹이래!"
"크흡...."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미믹좌
- 겨울이 미믹이었냐고
- 진짜 어이가 없어서 개웃기네
- 미믹ㅇㅈㄹㅋㅋㅋ
- 살아있는 상자긴하네ㅋㅋㅋㅋㅋ
- ㄹㅇ함정이냐고

영상이 아니라 스트리머들을 그냥 섭외해서 리트라이에 박아놨네.
아니 그나저나 그럼 콘소메님이랑 수증기님은 못 오시잖아.
이게 차별을 당하셨네.

"뭐야, 상자는 있는데?"
「하얀별님 생일 축하드려요!」

수증기님의 상자를 열었더니 영상이 재생되면서 축하의 말이 흘러나왔다.
오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설정해놨구나.
콘소메님이나 유나님, 그리고 리엘까지 이렇게 영상으로 되어있었다.

['수증기'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생일 추갛드려ㅕㅇ숏!
['수증기'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아 미친

"수증기님 고마워요. 방송 보고 계셨구나?"

이번에는 이름이 적히지 않은 상자였다.
안에 작은 상자들이 가득 들어있는 걸 보니, 진짜 생일 선물들을 모아둔 모양이었다.

"뭐야, 이거 아까 현실에서도 뜯었는데?"

설마 하는 마음에 상자를 열었더니, 안에는 현실에서 받은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 녀석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를 위해서 팬들이 합심해서 만든 타로카드였다.
이걸 여기에도 준비했다고?

['시리엘'님이 5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생일 축하드려요! 다들 타로 방송 좀 해달라고 리트라이에서  수 있는 카드도 만들자고 하던데요?

"그랬구나.... 가, 아니라! 50만원이나 쏘시면 어떻게 해요!"

돌겠네.
심지어 이번 타로카드 제작에도 엄청 신경 쓴 모양이던데.
내 생일 선물에 얼마나 관여를 많이 한 거야?

- ㄷㄷㄷㄷㄷㄷ
- 50만원ㅁㅊ
- 수상할 정도로 돈이 많은 큐리에이터
- 와 바로 박아버리네
- 마신식 생일선물ㄷㄷ
- 빨리 다음 ㄱㄱㄱ
- 근데 ㄹㅇ 찐팬인것 같긴 하던데
- 기다리다 죽겠다

"아직 하나 남았어요. 얀별님 이쪽으로!"
"네, 네?"

아연씨가 나를 질질 끌고 가더니, 도착한 곳은 중앙에 있는 커다란 문이었다.
여기 나가면 또 뭔가 있다고?
생일 선물에 이어서 파티 장소도 마트료시카야?

"어...."
"얀별님이 구한 사람들이에요. 얀별님이 희망을 준 사람들! 물론 대부분은 시청자들이고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찬 사람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내가나오자마자 환호하면서 반기는 장면 때문에 내가 무슨 대스타라도 된 기분이었다.
미치겠네....

"울지 마시고요."
"저, 저 울어요?"
"네."

어라,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이상하다.

아연씨가 죽고, 방송이고 뭐고 그냥 도망치고 싶었다.
나는 그만큼 그녀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방송이 좋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잊어버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많은 사건이 나를 덮쳤고.
정말많은 배신을 당했다.
아무도 나를 봐주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점점 방송에 대한 마음이 식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다행이야...."

타의로 인해서지만, 그때 나는 방송을 그만두지 못했다.
하지만  덕에 이렇게 행복한 자리에 서서 모두와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이겠지.
 고마운 일이었다.

"다들 고마워요!"

더 열심히 해야지.
그게 저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일 테니까.

☆ ☆ ☆ ☆ ☆ ☆ ☆



"어우, 죽겠다...."
"아무래도 다른 지역까지 커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이제 한국에 S급 게이트가 없으니까 쉬워질  알았는데, 그건 아니네."

생각보다 다른 지역이 빠르게 무너져나갔다.
남쪽과 북쪽 모두를 수습하면서 반경을 키워나가고 있지만, 아무래도 물자가 무한한 것은 아니라서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였다.
EX급 게이트 2개랑 S급 게이트1개로도 이게 끝이라니.
이제는 정말로 실제 현실에서 물자가 자급자족이 될 정도가 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어라, 개성 쪽에서 연락이 왔어요. 위쪽에서 갑자기 몬스터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맨날 있는 일 아니야?"
"규모가 좀 다르답니다. 심지어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도망치질 않는다고 적혀있네요."
"내가 가볼게. 포탈 예약 좀 걸어줘."

아무래도 정말 위험한 상황이면 내가 직접 가는 것이 가장 좋았다.
이제 승아도 턱걸이지만 S급에 도달했고, 아연씨도 S급인 상태긴 했다.
그래도 승아보단 나랑 아연씨가 광역 공격엔 특화되어있고, 아연씨는 지금 접속도 되지 않은 상태.
그러니  말고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 ㄷㄷㄷㄷㄷㄷㄷㄷ
- 저번에 구서울 습격당한 수준인데
- 그때는 도망이라도 쳤지, 이번엔 진짜 이악물었음
- 뭔일임?
- ????
- 와 진짜 많다
- 뭐 이상한거 있어서 도망친건가?
- 와...

채팅을 보다가 그럴듯한 말이 보여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렇게  힘을 다해서 도망치는 걸 보면, 엄청 무서운 걸 보고 도망치는 걸 수도 있겠다.
정말로 그런 거라면 도망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하나 있지.

"만약 저것들이 무서워서 도망친거면...."

 무서운 걸 보여주면, 반대로 역주행할 것이다.
아주 기초적인심리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요즘 마력 심장이 넉넉한데, 3개 정도 쓰면 될 것 같네...."

- ?
- 네?
- 아니 ㅅㅂ
- 그걸 왜 세개나 써요
- ????
하나도 난리가 나는데 세개?
- 저기요?

혹시 모르니까 여신의 계략 스택도 하나만 써야겠다.
나는 지팡이를 내민 채로 A급 마력 심장에 담긴 힘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우한의 비! 곱빼기!"

곱배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니ㅅㅂㅋㅋㅋㅋㅋㅋㅋ
- 네이밍 센스 진짜 아
- 제발 네이밍 좀 정상적으로 해주세요
- 돌겠네 진짜
교주님!!!!
- 아ㅋㅋ

이름은 천 원짜리였지만, 올라간 성능은 제대로였다.
단번에 녹아내리는 다른 몬스터들을 보자, 깜짝 놀란 녀석들이 뒷걸음질 치면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효과 확실하네.

그때 갑자기 몬스터들의 뒤쪽에서 강렬한 빛이 쏟아지더니 중앙에 시체로 이루어진 길이 생겨났다.
무슨 상황인가 싶어서 멍하니 그쪽을 바라보는데, 검을  미모의 여성분이  길을 따라서 걸어오고 있었다.
몬스터들이 다가갈 생각도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저 사람한테서 도망친 것 같은데....

"당신이 하얀별님 인가요?"
"어, 그런데요?"

혹시나 해서 나는 그녀의 곁으로 갔고, 그녀는 나를 알고 있다는 듯이 질문했다.
그리고 내가 하얀별이라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무릎을 꿇으며 예를 표했다.

"저는 베트남의 황저삼선단 소속인 응우옌 이유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S급 게이트를 클리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 찾아왔습니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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