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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화 〉33장 - 그것이 천마의 방식이니까(1) (180/182)



〈 180화 〉33장 - 그것이 천마의 방식이니까(1)
"이제 꽤 익숙해지셨네요. 예전보다 움직임이 훨씬 좋아요."
"정말요?"

우리는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대충 닦고 자리에 앉았다.
어우, 한바탕 움직였더니 생각보다 더 개운하네.

ㄹㅇ 눈 너무 높아질  같다
이유눈나ㅏㅏ
방금 뭐였지?
ㄹㅇ 보이지도 않네
- 솔직히 땀에 젖어서 온 달라붙은 거 밖에 안보임
- 김사랑! 김사랑!
- ㅗㅜㅑㅗㅜㅑ
- 변태들

이제 이유씨는 게이트에 들어올 때보다 확연하게  강해져 있었다.
처음에는 굳이 이유씨가 처음부터 무공을 배워야 할까 싶었는데, 연습하면 할수록 그녀가 배운 무공이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게 눈에 보이고 있었다.
이유씨는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을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다 잘  거예요."

이제까지 우리가 허투루 계획을 짜고 연습한 것은 아니니까.
물론 모든 것이 생각했던 것처럼 흘러가는 것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계획 없이 마구 흘러가던 지난 S급 게이트 공략보단 자신이 있었다.
이제 그때의 하얀별과는 다르지.

"슬슬 준비하죠."
"넵."

원래라면 나와 이유씨 둘이서만 오독문을 향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에겐 초행인 길이니,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안내역이 필요하다고 내가 요구했고.
결론적으로는 독물도 함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본래라면 이쪽 길을 따라가면 되겠지만, 아마 혈교들이 계속 막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돌아가는 수밖에 없을 텐데...."
"그냥 깨부수고 직진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은데요."
"그, 그런가요?"
"네."

이제 우리가 어지간한 감염자가 무서워서 돌아다니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
굳이 돌아가다가 시간을 지체하는 것보다는 일직선으로 직진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정 위험하면 아껴놨던 스택이라도 소모하면 되겠지.

실제로 우리가 진행하는 동안 몇 번이고 이상한 놈들과 감염자들의 습격이 있었다.
물론 이제 어지간한 수준의 감염자들은 숨 쉬듯이 처리할  있었기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

'역시 생각대로네.'

나는 이유씨가 감염자들과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움직임은 우리가 연습한 그대로였고, 상대하는 감염자들도 내가 예상한 것과 똑같이 처리되고 있었다.

"대단하시네요.... 이유 대협은 분명 화경 초입이라고 들었는데, 이제 굉장히 노련해지셨군요. 저는 조련술 위주로 배워서 실질적인 경지는 높지 않지만, 눈 만큼은 자신하고 있는데.... 엄청 빠른 성취인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해도 그래요."
"가, 감사합니다."

이제 내가 마력 심장이나 성유물을 쓰지 않으면 비슷하게 싸울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심지어 실전을 겪으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처음에 검 쓰던 게 오히려 그녀의 재능을 막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네요. 따로 병력을 두고 있는  같지는 않은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기본적으로 다들 강력한 독을 사용하기에 방심하시면 돌이킬 수 없을 겁니다."
"알고 있어요."

내가 그것도 모르고 여기까지 왔을 리가 없잖아.
이미 수소문해서 오독문이 어떤 식으로 싸우는지까지 다 알아보고 온 상태거든.
나는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스택을 소모하여 내공을 충전했다.

"진입하겠습니다!"

나와 이유씨가 내부로 진입한다.
의외로 내부에는 특별히 대단한 병력이나 위험 요소가 존재하지는 않았다.
그나마 있는 거라면 당연하게도 우르르 몰려서 다니는 감염자들의 존재였다.

"이유씨 부탁드려요!"
"네!"

일단 감염자들은 이유씨에게 맡기고, 나는 최대한 빠르게 내부로 향했다.
혹시 숨거나 도망갈 수도 있으니까 최대한 빨리 만나서 검을 맞대기 위해서였다.

"여긴가?"

- 오
- 독 연구실ㄷㄷㄷ
입구에 환독이라고 적혀있던데
 진짜 그럴듯한데?
- 무슨 제약 회사도 아니고ㅋㅋㅋㅋ
- 이게 무협...?
- 이게 뭔데ㅋㅋㅋ

누가 봐도 독을 연구하는 연구실처럼 생긴 공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실  연구실보다는 약을 연구하는 곳처럼 생기기는 했다.
장르 파괴 오지네.

"칫...!"

한동안 내부를 둘러보는 것에 신경이 팔려있었는데.
당연하게도 이곳에는 주인이 있었기에, 여길 침입한 나를 제거하기 위해서 칼을 휘둘러왔다.
칼이 지근거리에 올 때까지 눈치채지 못한 것을 보면 상당한 실력자가 분명했다.

"독물이 보낸 분인가 보네요. 상당한 실력자 같은데, 안타까운 일이에요."
"딱히 시켜서 온 것은 아닌데요."

- ㄹㅇㅋㅋ
- 아 따까리 아니라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기분 나빴네
- 솔직히 ㅈ밥이긴해
- ㅈ밥 따까리 취급은 못참지
- 당황하네
- 아ㅋㅋ

그나저나 여성분일 줄은 몰랐는데.
아까 입구에 적혀있었던 것이 환독이었으니,  사람이 환독이라고 보는 편이 맞겠지.

"당신 뭐 하는 사람...!"
"조용히 하고 검이나 부딪치시죠."

대화를 입으로 하려고 하면 쓰나.
기본적으로 우리는 검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래.

전하고 싶은 바를 담아서 검을 부딪치고.
그에 따라 승패가 결정 날 때까지 합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대화인 법이다.
입을 터는 건 무림인의 스타일이 아니지.

"그, 그건 그렇군요."
"흡...!"

나와 그녀는 한동안 검을 부딪치며 몸의 대화를 나누었다.
시간이 꽤 지난 덕분인지 나조차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과연,  원하고 오셨는지 알겠군요."
"그럼 내놔."

내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혈독을 해결할  있는 해독제.
여기에 오면 그걸 얻을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고, 내가 한참을 그녀와 부딪히며 말해온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 오....
이제 둘 다 진심모드로 가는 건가?
- 탐색전 끝~
- 와 근데 진짜 오지네
- ㄹㅇ이게 영화지
- 갑자기 최근에 본 영화가 오징어로 보이네
- 이게 무협이지ㅋㅋㅋ

['시련발아'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아아, 검으로 대화를 나누니. 이것이 무고, 또한 협이라.

"깜짝이야...!"

그녀가 꺼내 든 것이 기껏해야 암기라 예상했는데, 실제로 튀어나온 것은 이상한 가루였다.
가루가 대기에 가득 퍼져나가며 시야를 어지럽혔고, 나는 결국 그 가루를 흡입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이딴 식으로 독 먹이는 것이 어딨어.
깜짝 놀랐네.

"콜록, 콜록...."
"도망치실 수 없습니다!"

챙!
연기를 뚫고 나가려는 내 앞을 환독이 가로막았다.
까슬까슬한 공기를 계속해서 마실수록 점점 정신이 흐릿해지는 것 같았다.
정말로 환각 효과가 있는 독인 모양이었다.

"미치겠네...."

목이 너무 따갑다.
그 와중에 감각이이상하게 변해서 전투의 양상이 완전히 바뀌기 시작한다.

"전갈?"

그녀가 휘두르는 검이 전갈의 꼬리로 변해서 나를 쑤시려고 했고.
자리를 바꾸려고 하면 내 발을 뱀처럼 생긴 것들이 붙잡으려고 했다.
이건 좀 성가시네.

"와, 길막까지 있네."

커다란 나무 덩이 같은 물건이 뒤를 가로막고.
앞에서는 벌처럼 변한 칼날들이 무자비하게 나를 찔러온다.
그나저나 이거 나무보다는 무슨 뿌리 약재같이 생겼네.

그 뒤로는 뭔가 특별한것이 없었다.
그냥 방금 보여줬던 것들이 반복되면서 나를 압박하는 공격이 날카롭게 쏘아져  뿐.
이 정도면 대충 감이 오는 수준이었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제2식 베기(????棄)!"

비 확실한 환상.
 존재를 내 마음속에서 버린다.

정갈한 마음을 담아서 검을 휘두르자.
 끝부터 시작된 틈은 거짓된 세상을 찢어발기며 선을 그려나간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남아있는 것은 여전히 나를 향해 칼을 내밀고 있는 환독의 모습뿐이었다.

- 와 미친ㅋㅋㅋㅋㅋ
?????????
- 이게 베기?
- 이거 베기 맞냐고ㅋㅋㅋㅋㅋ
- 좆간지나네
- 환상... 베었다고
- ㄹㅇ 이건 클립 못참지

"천마님! 이쪽에 있던 것들은 전부 정리가 끝났...!"
"벌써.... 이유씨 물러서요!"

내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누군가의 검이 이유씨를 내리쳤다.
쿵!
내 경고 덕분인지 제대로 대응한 이유씨의 주먹이 그 검과 부딪히며 강렬한 소리를 일으켰다.
저게 진짜 주먹이 맞아?

"비독! 맹독!"
"이유씨 일단은 후퇴합시다.  명을 미리 쓰러트렸으면 승산이 있었을 텐데. 3대2로 싸우는  무리예요."

방금 비독과 이유씨가 부딪힌 것만 봐도 비독의 수준이 예상이 간다.
지금 이유씨랑 비교하면 거의 막상막하의 실력인가?
그리 강하지는 않지만, 거기에 맹독까지 합세한다고 생각하면....

"하지만...."
"어차피  인간들 여기서 도망 쳐요. 병력도 대부분 처리했으니까 주변에서 경계하면서 지키고 있으면   같아요."
"정말요?"
"네, 대충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감이 왔어요."

지금은 후퇴해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좀 있었다.
이대로 계속 부딪히기만 하는 건 의미가 없으니까 지금은 후퇴하는 편이 좋겠지.

"고생하셨어요."
"이유씨야 말로 고생하셨어요."

첫 습격치고는 얻은 것이 꽤 많았다.
그중 가장 큰 정보는 그들이 해독제의 제조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
그렇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그들과 부딪힐 필요가 있었다.

"일단 제가 계속 이유씨의 훈련을 도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제가 해야 하는 훈련이 생겼거든요."
"그, 그래요? 그럼 그걸 같이 해도 괜찮아요?"
"그 정도는 당연히 괜찮죠."

그게 방해되는 것도 아니고.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아까 뿌리처럼 생긴 나무 덩이의 정체가 뭐냐는 건데....

"일단 주변에 전갈이랑 뱀이 출몰하는 지역을 좀 찾아볼게요."
"전갈이랑 뱀이요?"
"걔들을 좀 사냥해야 할 것 같아요. 아, 벌집도  찾으면 알려주세요."

그녀는 뭔가 이상한 훈련 방식에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음, 이건 나중에 따로 설명해주면 되겠지.

['CU'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찾았다 그거 그냥 나무뿌리 아니고 하수오인 것 같아

- 헉 하수오라니
- 만년하수오 마렵네
- 아ㅋㅋㅋㅋㅋ
- 영약 먹고 강해지는 거 국룰인데
그게 뭐임?
- 아 하수오였구나
ㅇㅎ

하수오라.
무협지에서는 만년하수오같은 영약이 등장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하수오는 흔한 한약재였다.
역시 아무 의미 없는 나무뿌리가 아니었네.

"일단 이유씨는 여기서 녀석들이 나오지 못하게 계속 압박하면서 기다려주세요. 제가 필요한 것이 좀 있어서 잠시 남만야수궁에 다녀올게요."
"저, 저도 같이...."
"아까 말했잖아요. 여기 지켜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저랑 독물이랑 같이 다녀올 테니까 너무 위험하지 않게 조심하면서 버텨주세요."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죠...."

내가 하수오가 필요하다고 하자,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던 독물도 환독을 깨트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니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여기서 갑자기 하수오가 필요해질지는 몰랐지.

"그런데 하수오는 왜 찾으시는 거죠?"
"달여서 마실 생각이에요. 그게 필요한 작업일 것 같습니다."

남만야수궁의 사람들은 내가 하수오를 요청하자마자 빠른 속도로 가져다줬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전갈과 뱀, 벌 등이 많이 서식하는 지역이 있는지 물어봤고.
그 장소도 친절하게 설명받을 수 있었다.

"정말 이런 훈련이 도움이 되는 거예요?"
"그렇죠. 물론 이유씨한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나는 전갈의 꼬리를 토막 내며 말했다.
뱀도 이제까지 꽤 많이 잡았고, 벌집도 5개 정도는 들쑤셔 본 것 같은데....
아마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 준비 끝!
- 가즈아~
- 자 드가자 드가자
- 오...
- 하얀별! 하얀별!
- 이거 맞나?
- 아ㅋㅋㅋㅋㅋㅋ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아직 혈교쪽에서 추가 병력을 보내지도 않았고, 제가 준비한 것들을 생각하면그리 어렵지 않을 거니까요."
"그래도요...."
"그리고 만약 실패해도, 여기로 물러나는 선택지가 있으니까요."

나는 불안해하는 이유씨를 최대한 격려하며 몸을 일으켰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준비한 것들을 보여줄 차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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