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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화 〉33장 - 그것이 천마의 방식이니까(2) (181/182)



〈 181화 〉33장 - 그것이 천마의 방식이니까(2)

"오래 걸리세요?"
"아뇨. 금방 나갈게요."

- 진짜 겁나 많네
- ㅋㅋㅋㅋ이걸 어떻게 다 챙겨왔지
- ㄹㅇ대비 확실했었네
- 이렇게 보니까 엄청 많구만
- 이 정도면 좀 팍팍 써라ㅋㅋㅋㅋ
저게 다 얼마야
- 와 다 A급이네ㅅㅂㅋㅋ
이게 리트라이 최강자의 위엄?

나는 방 안에 쏟아져 있는 마력 심장을 대충 정리해놓고 밖으로 나왔다.
어차피 여기 오는 사람도 없으니까 누가 가져가진 않겠지.
이곳에서 내공이 담긴 물건이라고 해봐야 내단 정도였고, 마력 심장은 내단과는 성질이 달라서 이게 뭐에 쓰는 물건인지도 모를 거다.

'애초에 여기까지 누가 오지도 않겠지만.'

굳이 가장 감염자도 많고 위험한 이런 곳을 확인할 만한 사람은 없었다.
그나마 혈교에서 보낸 사람들이면 모르겠는데. 어차피 걔들은 내가 오독문을 습격하면 그쪽에 정신이 팔릴 거고.

"매번 그 가방 들고 다니시는 거 안 무거워요?"
"아시잖아요? 급할 때 화력은 이거만 한  없다는 거."

내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유씨가 이해했다는 듯이 끄덕였다.
베트남까지 가는 길을 뚫을 때 가끔 보여준 적이 있으니, 그녀는 내가 마력 심장으로 화력을 강화한 것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을 거다.

"남만야수궁에 다녀온 건 어떻게 되었어요?"
"소문주님, 그러니까 대묘님이  부탁한다고 하더라고요. 이유씨한테도 전해달라고 했어요."
"그랬었군요...."
"아무래도 이제 이유씨까지 자신들의 식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던데."

물론 남만야수궁에 완전히 소속되어서 지내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만야수궁에 전해지는 비전무공을 받아서 계승하게 되었으니까.
명예직 느낌으로 취급해주려는  같다.

ㄹㅇㅋㅋ
- 안지 얼마나 댔다고 엄청걱정하더만
그것이 가족이니까
- 우리도 걱정하고 있어...
- 김사랑! 김사랑!
- ㄹㅇ이유도 행복해야 하는데
- 오늘도 사랑이 이쁘다

자꾸 시청자들이 김사랑이라고 부르니까 나도 전염될 것 같다.
아니 김사랑은 너무 찰지잖아.
응우옌 이유라는 이름을 보다가 김사랑이라고 하면 뭔가 뇌리에 확 박힌다고 해야 하나?

"천마님?"
"아, 넵. 출발하죠."

출발이라고 해봐야 그렇게 멀리가는  아니었다.
 와중에 이유씨의 옆에 붙어서 조심스럽게 따라오는 독물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위험할 수 있으니 여기서 대기하라고 했지만, 그는 자신이 있어야 치료제가 있는 위치를 찾아낼 수 있다면서 고집스럽게 따라오겠다고 했다.

"너무 위험을 감수하시는 거 아니에요? 설명하기 어려운 위치라면, 저희가 전부 처리한 다음에 들어오셔도 괜찮은데."
"아뇨. 한시라도 빠르게 치료제를 찾아서 돌아가야 하니까요. 지금 너무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후, 알았어요."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어떻게 막아.
그리고 애초에 그가 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일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작전의 기본은 내가 혼자서 다 처리하는 거고, 이유씨는 시간을 끌거나 감염자들을 막아내는 정도의 간단한 일을 하는 거니까.
그 사이에 독물 정도야 같이 지킬 수 있겠지.

"그래서 대체 왜 그렇게 추가적인 훈련을 하신 거예요?"
"아무리 생각해도 환각을 보는 독 자체는 막기 힘들더라고요. 그렇다면 적이 보여주는 환각에 아무런 의미가 없게 만들면 되겠다 싶었어요."

환각에 보였던 적에 가까웠던 것들은 전갈과 뱀, 벌 정도였고.
그나마 추가한다면 하수오도  범주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것들을 직접 쓰러트리면서 대응하기 쉽게 만든 거죠. 물론 하수오는 친숙해지면 방해에 쓰지 못할 것 같아, 달여서 마신 겁니다."
"그래서 그런 기행들을.... 앗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설명하지 않고 행동했던 제가 잘못한 거겠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아무것도 모르면 기행이긴 해
- ㄹㅇ갑자기 수련이랍시고 전갈 잡고 있으면 이상하지
- 근데 벌이랑 싸울때는  멋있었음
아ㅋㅋㅋ
- 벌은 ㄹㅇ씹간지였지
- 벌 클립은 정말 전설이다ㅋㅋ
- 이유ㅋㅋ

내가 길게 설명한 이후에야 이유씨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 해서 독물 쪽을 쳐다봤는데, 마찬가지로 내 설명에 이해한 표정이었다.

"칫, 이유씨!"
"네!"

이번에는 감염자가 아니라 비독이 처음부터 공격을 해왔다.
비독이라면 아마 이유씨가 감당하면서 버텨줄 수 있겠지?
그럼 나는 그동안 저번에 싸움을 끝마치지 못했던 환독을 쓰러트려야 할 것이다.

"꽤 금방 돌아오셨네요."
"그만큼 해독제가 급하다는 걸로 알아주세요."
"그건 그렇겠군요."

- 아ㅋㅋㅋ
- 길게 말 안하고 검부터 드네
- 이게 무협이지ㅋㅋㅋㅋㅋ
- 검은 좋은 대화수단이죠
- 여기 새외무림 맞냐고ㅋㅋㅋㅋ
ㄹㅇ이 정도면 중원 그 자체인데?
ㅗㅜㅑ 방금 무야
- ㄷㄷㄷㄷㄷㄷㄷㄷ

이번에는 처음부터 너무 가볍게 몸을 풀 필요는 없었다.
대충 상대의 수준을 알고 있으니까, 바로 내공을 끌어올려서 검강의 출력을 올렸다.

"확실히 그냥 상대하는 건  벅차네요."
"그래서, 또 독을 쓰시겠다?"

사실 따지고 본다면 그게 정상적인 흐름이었다.
오독문은 기본적으로 독을 다루는 곳이고, 아무리 무인이라도 당연히 전투에 독을 끌어들이는 것이 정상이니까.
오히려 방금까지 쓰지 않으면서 싸운 것이 그녀로선 힘을 빼고 싸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에서 독가루가.... 아니, 거의 독연에 가까운 무언가가흩뿌려진다.
최대한 피하려고 해도 환독의 검이 그 경로를 정확하게 찔러오면서 움직임을 막았다.
이건 사실상 회피할 수가 없는 독이지.

"놓친 게 없었나보네."

하지만 이번에는 감염되기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혹시 놓친 것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눈썰미나 기억이 잘못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흡!"
"그렇게 전갈처럼 찔러오셔도, 전혀 무섭지 않거든요?"

환각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환상 속에서나를 찔러오는 환독의 모습 자체는 이제 정확하게 눈치챌 수 있었다.
이러면 사실상 환각이 걸리지 않은 채로 싸우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렇다면....!"

술법을 이용한 것인지, 정확한 방법은 알 수 없지만, 땅에서 올라온무언가로 발을 묶으려고 했다.
지난번에는 움직임이 예측 불가능한 뱀의 환각이었지만....
이번에는 너무 뻔한 움직임이라서 손쉽게 피해냈다.

"확실히 환각이 엄청난 역할을 했었네요."
"이거, 완전히 밑천을 털린 느낌인데요?"

환각이 실제와 다르게 움직여서 당하기 전까지는 대응하기 어렵게 착각을 일으키도록 유도하는 거였네.
하지만 지금은 환각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고, 그럼 그냥 손쉽게 피할 수 있는 잡기에 불과했다.

오....
- 진짜로 저게 되는 거네
저게 저번이랑 똑같은 거라고?
- ㄹㅇ 완전히 다른데ㅋㅋㅋㅋ
- 오우쉣ㅋㅋ
이러면 진짜 아무것도 아니네
이게 환독...?

"벌의 경우에는 지금 던지려고 하시는 그 암기를 사용하셨을 거고."

마지막으로 커다란 하수오 덩어리는 그냥건물 일부를 무너트린 것이었겠지.
모든 꼼수를 눈치채니 굉장히 별것 아닌 것에 당했다 싶었다.

뭐, 그것도 어차피 베기(????棄)로 베어지는 거긴 했지만....

"보여주고 싶으신 것은 모두 보여주신 거라고 믿겠습니다."
"그렇다면요? 이제부터 뭐 반격으로 뭐라도 보여주실 생각인가요?"
"물론이죠."

그러려고 오늘을 준비해왔던 거니까.
나는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을 꺼내고 그 안에 있는 A급 마력 심장의 힘을 끌어올렸다.
이제 내가 이 힘을 조정하는 건 굉장히 익숙해져서 자유자재로  수가 있거든요.

"천마신공(天魔神功), 제1식...."

환독은 지금 내가 준비하는 것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자리를 떠나서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내가 노리는 건 그거였다.
처음부터 원래 그녀가 있던 자리는 대상이 아니었거든.

"광년(誑????)!"

검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다.
나는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내력으로 몸과 가방을 강화하고, 들고 있던 가방을 도망치는 그녀의 경로의 끝을 노려 집어던졌다.
쏴아아!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가방의 외부는 검강으로 싸여 있고.
내부는 터질 것처럼 압축된 강렬한 마력 심장의 내력이 흐르고 있으니.

이것은 내력으로 만들어낸 하나의 폭탄이며.
물리적 형태를 빌린 거대한 검환(劍丸)이다.

"미친!?"

대형 기술을  줄은 알았겠지만, 자신의 경로를 예측하고 그 방향으로 이런 원거리 공격을 쓸 줄은 몰랐을 거다.
환독은 급하게 검강을 끌어올려서 가방을 막아내려고 했고.
파아앗!
목표에 도달한 가방에서는 강렬한 빛이 폭발하며 시야를 가려버렸다.

- 야점 야점이요
-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미친거 아닌가?
저거 저래도 되는거냐고
- 죽은  아님?
- ㅋㅋ얀별님이 알아서 했겠지 걱정 참 많네
- 이게 무공 맞나? 가방 집어던지기가 무공이었나...?
- ㄹㅇㅋㅋ만 치라고
분명 가방을 던졌을 뿐인데 간지가 오졌다....

이 정도로 죽을 리가 없지.
내가 그 정도의 힘 조절을 못할 리가 없잖아.
괜히 이번에 능력으로 '천마신공'을 활성화해둔 것이 아니었다.

"보세요. 괜찮죠?"

- 진짜네
- 하얀별! 하얀별!
불살의 천마 하얀별이 또
-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 그 와중에 환독 옷ㅗㅜ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야한별이 또
- 저걸 옷만 벗겼네

"네? 아니, 그건 노린 게 아닌데...."

아니 왜 이야기가 그쪽으로 흐르는데.
그냥 크게 다치지 않을 정도로 폭발을 조절했을 뿐이라고.
그게 왜 옷만 벗기는 변태가 되는 거야?

['CU'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에휴 그럼 네가 그러면 그렇지

"억울하네...."

일단 이쪽은 해결이 되었으니까 다음은 이유씨 쪽이 해결되어야 한다.
내 예상대로면 지금쯤 이유씨랑 비독이 계속 싸우면서 대치를 하고 있을 텐데....

"역시나."

고개를 돌려서 상황을 확인하자, 예상 그대로의 상황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러면 타이밍이 좀 애매해지는....

"윽!?"
"이유씨!"

그 순간 갑자기 이유씨를 찔러오는 다른 공격이 나타났다.
당연하게도 이제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던 맹독의 검이었다.
갑자기 찔러 들어온 공격이지만 이유씨는 차분하게 대응했고, 성공적으로 검을 막아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야.'

나는 이유씨에게 달려가면서 계속 상황을 살폈다.
그리고 내가 도달하기도 전에 이유씨는 비독의 검에 찔렸다.
애초에 이유씨가 저 둘을 동시에 상대하는 것부터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유씨한테서 떨어져!"
"흡!"

나는  둘과 이유씨의 사이로 검기를 휘둘렀고, 그걸 본 둘이 이유씨와 거리를 벌렸다.
내가 급하게 이유씨의 상태를 살피자, 그녀의 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

"마비독에 중독되었어요. 동시에 내가 둘을 상대하는 건 무리고.... 독물님 뛰세요!"
"아, 넵!"

지금 이유씨의 상태로 전투하는 건 무리다.
독물도 지금 상황을 눈치챘는지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에 동조했다.

"와 진짜, 내가 조금만 더 빨랐으면 괜찮았을 텐데."
"죄, 죄송해요. 제가 조금만  주의했더라면...."
"괜찮아요. 이유씨 잘못이 아니에요."

['하얗고 싶은 검은별'님이 1,000원을후원하셨습니다!]
ㄹㅇ 사랑이 잘못이 아니라 교주님이 잘못한 거지

ㄹㅇㅋㅋ
- ㄹㅇㅋㅋ
- 그게 맞지ㅋㅋㅋㅋㅋ
- 아 암튼 얀별님이 잘못함
- 진짜네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바로 그거였네
- 아ㅋㅋ

이 사람들이 진짜.
근데 잘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기는 하네.

"다음번에는 무조건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 정말요?"
"제가 이제 환독은 손쉽게 쓰러트릴 수 있고. 다음에는 바로 맹독을 상대하면 된다고 봐요. 그럼 이유씨가 제가 맹독을 쓰러트릴 때까지 비독을 버텨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 그럼 이번에는...."
"제가 너무 방심했어요. 타이밍도 조금 나빴고.... 다음에는 절대로 그럴 일 없을 거예요."

이번에는 순전히 운이 좋지 않았을 뿐이라며 그녀를 위로했다.
벌써 우리가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었다.
지금 아주 잘 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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