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5화. (35/250)

35화.

“이놈! 어디서 함부로 입을 놀리느냐!”

그때, 있어서 안 될 일이 일어났다. 록시드가 발검하여 달려든 것이다.

“뭐, 뭐라고…!?”

그 모습에 이든이 비릿하게 웃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참관자도 법관 카시야스도 그대로 몸이 얼어붙어 어쩔 줄을 모른다.

쏘아붙이는 이든의 말에 록시드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을 했지만, 그것도 잠시.

이든을 향해 달려들던 록시드가 일순 땅에 곤두박질쳤다.

정곡을 찌르긴 했지만, 그의 표정은 어느새 본래대로 돌아와있었다. 록시드가 입을 뗐다.

“끄, 끄허어어억…!”

“말도 안 되는 추측을 몰아붙이지 말고, 증거를 가져와라. 증거를!”

철컹.

“증거?”

발검했던 록시드의 검이 떨궈졌다.

“그래. 증거!”

그리고 검을 휘둘렀던 팔은 어느새 이든에게 제압당해 있었다.

“좋아. 그쪽이 그토록 바란다면야.”

“그리고 방금 절 죽이고 입을 막으려 한 이놈도 물증으로 내놓겠습니다.”

그때, 이든을 대신해 참관석에 한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음.”

“저쪽에서 증인을 내세우니, 이쪽에서도 증인을 내세워도 될까요.”

록시드의 발검은 사실상 자신의 죄를 시인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내내 냉철한 눈으로 살피던 카시야스가 고갤 끄덕였다.

카시야스가 목소리가 난 곳을 향해 고갤 돌렸다.

“인정하오.”

“그대는.…?”

“이 정도로 끝내시면 안 됩니다.”

“유니콘 길드의 길드장 레스타드입니다.”

“레스타드 경?”

그때, 레스타드 길드장이 앞으로 나왔다.

수도를 포함 전 영지의 유통권을 쥔 유니콘 길드를 모르는 이는 없다. 순간 좌중이 웅성거리고 카시야스가 소란을 뚫고 물었다.

“더 고발할 인간이 있습니다.”

“또 있단 말이오?”

“그 말인 즉슨 여기 있는 이든이란 자가 유니콘 길드의 길드원이란 말이오?”

그때, 이든이 입장했던 출입문이 다시 열렸다.

“그렇습니다.”

활짝 열린 문으로 걸어 나오는 건장한 사내의 손엔 망신창이가 된 중년의 남자가 머리끄덩이를 붙잡힌 채 질질 끌려오고 있었다.

록시드의 얼굴이 잔뜩 구겨졌다.

길드라 해서 어디 변방에 어중이떠중이 길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유니콘 길드라니 미처 생각도 못 했다.

“증인을 부르시오.”

레스타드 옆에 로브를 깊게 눌러쓴 여인이 일어섰다.

“그대가 저자의 무고를 입증할 증인이오?”

“예.”

“말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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