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화.
이런 말이 있다.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선 초장에 기선제압이 제일 중요하다고.
때문에 초반에 승기를 가져와 전장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선 가장 뛰어난 장수를 선봉에 세우는 것이 더없이 유리하다.
지금 반란군을 막아선 수비대의 모습이 딱 그러했다.
수는 겨우 이백 조금 넘으면서, 도무지 수천이 훌쩍 넘는 적을 앞에 둔 오합지졸의 모습이 아니었다.
단지 등장만으로 수십 배나 많은 적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 버린 이.
영주들을 따라 들어선 반란군이 저마다 넋이라도 나간 듯 중얼거렸다.
“카, 칼스테인 백작…!”
“칼스테인이라고…!?”
전염은 빨랐다.
황궁의 전복을 앞에 두고 기세등등했던 조금 전에 반란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잔뜩 얼어붙은 채 칼스테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거사 시작도 전에 고작 몇백을 앞에 두고 겁먹은 꼴이라니.
단 한 사람의 개입만으로 분위기가 이토록 바뀐다.
비단 전쟁뿐이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싸움은 이 법칙을 벗어나는 법이 없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듀란드 공작이 이를 악물다가 자연스레 앞으로 한 발짝 나가 입을 뗐다.
“칼스테인 백작, 어찌하여 이곳에 있는가. 영지로 돌아간 것이 아니었소?”
반란군을 막아선 수비대의 선봉장.
칼스테인이 조용히 입을 뗐다.
“황궁을 어지럽히는 불손한 움직임이 잡혔다 하여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한데, 공작님께선 이곳에 왜 계시는지요?”
듀란드 공작의 능청스러운 물음에 칼스테인 그 역시 능청스럽게 맞받아치며 되묻는다.
“후우….”
일순 듀란드 공작이 한숨을 크게 내뱉었다.
칼스테인의 말을 종합해 보자면, 이미 황실에선 반란군의 움직임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그러자 그간에 있었던 일들이 스쳐 지나가며 의뭉스러웠던 일들이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다.
무슨 짓으로 생명을 연장한 것인지 모르나, 미독에 중독되고도 아직도 살아 있는 황제.
그리고 그런 황제의 뜬금없는 유니콘 무관 학교와 기사 아카데미의 친선 경기 제안.
마지막으로 친선 경기 당일.
뜬금없이 칼스테인 백작을 초대한 황제.
모든 것이 듀란드 그 자신을 의식하고 함정에 빠트리기 위한 황제의 얄팍한 수작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듀란드 공작이 표정을 굳히곤 바로 본론을 꺼냈다.
“칼스테인 백작, 그리하지 말고 그대도 동참하시오.”
“…제게 반란에 동참해라 그 말이십니까.”
“반란이 아니요. 거사요.”
“…….”
“잘못 돌아가는 나라를 바로 잡을. 거사…!”
듀란드의 목소리가 정원에 쩌렁쩌렁 울렸다.
듣던 칼스테인이 낮게 한숨을 쉬었다.
“저 역시 공감합니다. 지금의 제국은 잘못 돌아가도 한참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걸….”
듣던 듀란드의 표정이 일순 환해졌다.
“하면…!”
“하나.”
듀란드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칼스테인이 재차 입을 떼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거사라는 이유로 말도 안 되는 핑계 대지 마시오. 따지고 보면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데 일조한 것은 그대들 탓 아니오?”
신경을 건든 모양새로 듀란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뭣이…?”
“폐하께서 병석에 있던 틈을 타 지금껏 제 입맛대로 나라를 휘둘러 온 것은 그대들이었소. 한데…. 그대들의 입지가 땅으로 떨어지니, 말도 안 되는 핑계로 군사를 일으켜 본인들 입맛에 맞게 권력을 다시 세우겠단 뜻 아니오!”
“…….”
“그대들에겐 대의가 없소. 그리고 대의 없는 군사 정변은 단지 반란에 불과할 뿐…!!!!”
쿠르르릉!!!!!
마치 천둥이 치듯, 칼스테인 백작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사방팔방 온 천지를 휘어잡는 그의 독보적인 기세에 반란군들이 저마다 움찔거리던 그때.
칼스테인의 허리춤에 있던 은색의 검집에서 검이 뽑혔다.
스릉.
새하얀 검신이 차츰 그 모습을 드러냈다.
흠잡을 곳이라곤 전혀 없는 깔끔한 발도.
날카로운 이를 드러낸 그가 쥔 검은 어느새 짙푸른 검기를 머금고 있었다.
가시화된 검기는 그 색이 짙을수록 경지가 드높음을 증명한다.
그때.
스스스스.
짙은 푸른색의 안개가 차츰 하나의 형태로 변해 갔다.
검의 날 위에 또 하나의 거대한 푸른색 날을 덧씌운 듯한 모습.
소드 마스터의 상징.
짙은 푸른색의 오러 블레이드가 칼스테인 백작의 검에서 또렷한 형체로 구현되고 있었다.
꿀꺽.
목도한 이들이 저마다 마른침을 삼켰다.
“오, 오러 블레이드….”
“저것이 오러 블레이드라고…?”
여기 있는 모두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칼스테인 백작의 경지가 소드 마스터라는 초인의 영역에 들어섰음을.
하나.
귀로 들어왔던 것과 실제로 보는 것엔 언제나 큰 괴리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적으로서 마주하는 이들은 그 괴리감에서 오는 현실이 얼마나 대단하고 아득히 높은지 몸소 느끼고 있었다.
아군에겐 더없이 든든한 동료요.
적에겐 한없이 두려운 존재이자 재앙이 될 소드 마스터 칼스테인 백작이 그렇게 한 발을 내디뎠다.
쿵.
단지 한 발짝 앞으로 내디뎠을 뿐이건만, 태산 같은 웅장한 기운이 사방에 깔린 반란군들의 전신을 짓누르듯 압박해 왔다.
“크흡…!”
일순 숨통을 조이는 듯한 압박감은 비단 사람만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푸르르릉!! 히이이잉!!!!”
반란군들이 타고 온 말들조차 발작을 일으키며, 그 압박감에서 벗어나겠다고 난동을 치고 있었다.
원체 들썩이는 탓에 안장 위에 기사들은 바닥을 구를 뻔할 정도였다.
급변한 이 모든 상황이 오직 칼스테인이라는 단 한 사람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었다.
듀란드가 목에 핏대를 세우곤 버럭 외쳤다.
“칼스테인!!!!!”
줄곧 존칭을 쓰다가 이름을 부르짖는다.
칼스테인 백작의 눈썹이 일순 꿈틀거리며 사방을 짓누르던 압박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듀란드가 바짝 핏대를 세운 채 재차 외쳤다.
“내 옆에 함께 서라. 칼스테인!!!!”
“싫습니다.”
“대체 왜!!!! 아슬란은 이미 이빨 빠진 호랑이다. 그깟 무능한 황제가 뭐라고 어찌하여 그리 고집을 부리는 것이냐!!!! 현실을 직시해라. 그리고 네놈의 위치를 파악해!!!! 너와 난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네 놈은 내 사위라고!”
“그 전에!!!!”
쿠르르르릉!!!
칼스테인 백작에게서 재차 천둥 번개가 치듯 우렁찬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곤 늘어뜨리던 검을 바짝 세우니, 짙푸른 광채를 띄며 명멸을 반복하던 오러 블레이드가 하늘 끝까지 닿을 것처럼 더욱 높이 치솟았다.
쥐고 있는 검의 오러도.
그리고 눈에 발하는 이채도.
하나같이 서슬이 퍼런 섬뜩한 모습.
칼스테인이 느릿하게 무겁던 입을 뗐다.
“…그 전에 난, 아슬란 폐하의 신하요.”
듣던 듀란드의 눈에 핏발이 섰다.
“멍청한…!”
어찌나 세게 악물었는지, 짓씹으며 노기 띤 음성을 내뱉던 듀란드의 입술에서 핏물이 주룩 새어 나왔다.
사실 이는 충분히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오래전, 재능이 출중했던 젊은 시절에 칼스테인을 사위로 받아들인 이래로 평소 제국의 대한 그의 충성심이 남다르다는 것은 이미 진즉에 알고 있었다.
해서 오랜 세월 반란을 준비하면서도 칼스테인에게 한마디 입 뻥끗하지 않았던 것은 지금 같은 상황을 우려해서였다.
그렇게 이미 충분히 예상한 반응이건만….
부르르 떨릴 만큼 있는 힘껏 주먹을 쥔 듀란드의 손이 시뻘겋게 물들며 핏대가 그득하게 섰다.
손바닥엔 손톱이 파고들어 핏물마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가 이토록 분노하는 이유.
가족 이전에 나라와 황제의 안위부터 걱정하며 뒤돌아선 그의 모습이 그토록 못나 보였던 것이다.
하나.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노선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이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
얼굴 한가득 일그러뜨리며 성난 표정을 짓던 듀란드의 눈이 착 가라앉았다.
스윽.
반란군의 수장, 듀란드 공작의 손에 쥐어진 검의 끝이 천천히 움직이며 칼스테인을 겨눴다.
그의 목에 핏대가 그득 서며 얼어붙어 있던 반란군의 정신을 바짝 일깨웠다.
“일은 이미 저질러졌다. 우리의 거사를 방해하는 저 우매한 자들을 당장 쓸어 내라!!!!!!”
듀란드의 명이 떨어지기 무섭게 하나둘씩 정신을 차린 반란군들의 눈에 재차 흉흉한 빛이 일기 시작한다.
그리고.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고막이 터질 듯한 함성이 사방에서 울리며, 칼스테인과 막아선 수비대를 향해 반란군이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번진 전투의 불길.
터진 둑에서 범람하는 물줄기처럼 쏟아져 오는 반란군들을 향해 오러 블레이드를 겨누던 칼스테인이 천둥과 같은 고함을 질렀다.
“막아라!!!!!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
쿠르르릉!!!!!
하늘도 놀란 걸까.
천둥과 같았던 고함에 새벽하늘이 화들짝 놀라며 번쩍하더니, 비를 우수수 쏟아 내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악!!!!!!”
사방에서 외마디 비명이 쏟아졌다.
목청에서 핏물마저 쏟아 내듯 찢어질 듯한 비명이었지만, 이젠 그마저도 익숙했다.
시신으로 산을 세우고, 핏물로 혈해(血海)를 이루는 이 싸움터에서 비명은 소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창과 칼.
그리고 방패가 맞부딪치는 금속 소리와 같은 그런 소음에 불과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재차 어디선가 들려오는 외마디 비명.
비명을 지른 이의 몸이 반으로 반듯이 갈라지고, 사방에서 붉은 핏물이 솟구치며 뿜어내는 모습은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지만, 반란군에게 있어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오, 온다…!!!! 도망쳐!!!!!!”
일순.
단지 살점으로 변한 눈앞의 동료가 쏟아 내던 핏물 사이로 푸른 섬광이 번쩍였다.
휘이이이이이익!!!!
분수처럼 뿜어지는 핏물 사이를 뚫고 온 푸른 빛이 공포에 질린 반란군들을 훑고 지나갔다.
그리고.
“끄아아아아아아악!!!”
푸른 섬광이 훑고 간 그 자리에 서 있던 반란군들은 외마디 비명만 남긴 채 몸의 형체를 잃고는 사방에 떨어져 나갔다.
스으으….
사방팔방을 휩쓸던 푸른 섬광이 칼스테인의 손에서 일순 멈추었다.
그리고 재차 그 위엄을 드러내는 짙푸른 색의 오러 블레이드.
그 위력을 증명하듯 칼스테인의 주변에 난자당한 시신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얼마나 베어 넘기고, 얼마나 죽였는지 셀 수 없을 만큼 사방에 널브러진 시신들.
그리고 그 시신들이 쏟아 낸 핏물은 강처럼 불어나 비로도 씻겨 내려가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그 시신 중엔 반란군의 것도 있고, 몇 되지 않지만 수비대의 것도 있었다.
칼스테인의 서슬 퍼런 눈빛이 빠르게 사방을 훑었다.
‘위험하다. 이대론 곧 뚫린다…!’
제아무리 초인의 소드 마스터라 한들. 압도적으로 차이 나는 인해전술 앞에선 그 역시 인간이었다.
칼스테인 백작의 등 뒤를 받쳐 주던 수비대의 수도 이제 겨우 수십 조금 남아 있던 상황.
이 역시 칼스테인이 몰려오는 반란군 대부분을 막아 냈기에 피해를 최소화시킨 것이었다.
하나.
그것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쿠우우우우우우.
그때, 어디선가 들리는 굉음.
칼스테인의 눈동자가 일순 위로 치켜세워졌다.
그가 자신의 등 뒤를 받쳐 주던 수비대를 향해 버럭 소릴 질렀다.
“방패 머리 위로!!!!!!”
칼스테인의 외침에 수비대는 저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한 손에 들던 방패를 머리 위로 올렸다.
칼스테인이 하늘 위로 오러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휘이이익!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순간, 거대한 폭음과 함께 무수히 많은 불씨 조각이 치켜세운 방패 위로 떨어졌다.
하늘 위로 오러 블레이드를 휘둘렀던 칼스테인의 시선이 전방에 어느 곳을 향했다.
칼스테인의 시선이 닿은 곳.
거기엔 오벨슈타인 영주가 한 손에 마법진을 그리며 연신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이, 개자식…!”
칠 인의 기사 중 유일무이 마법사인 오벨슈타인.
그는 7서클에 달하는 고위급 마법사였다.
전쟁터에서 아군이라면 더없이 든든한 동료였겠지만, 적이라면 제일 성가신 것이 바로 마법사의 존재다.
칼스테인 역시 그것을 알기에 이를 악물곤 오벨슈타인을 향해 몸을 날리려던 그때.
피이이이이이이!!!! 쉬이이이이이익!!!!
째질 듯한 날카로운 쇳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칼스테인이 본능적으로 오러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채채채챙!!!
칼스테인의 오러 블레이드가 휘둘러진 곳에 화살 세 개가 갈라지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칼스테인의 시선이 이번엔 트럼프 영주를 향했다.
트럼프 영주가 오러를 머금은 세 개의 화살로 칼스테인의 숨통을 노리며 겨누고 있었다.
그리고.
휘이이이이이익!!!!
칼스테인의 뒤를 노리며 휘둘러지는 또 하나의 검.
칼스테인의 오러 블레이드가 뒤에서 자신의 목을 향해 날아드는 검을 빠르게 쳐 냈다.
채애애애애애애앵!!!!
후우우우우우웅!!!!!
커다란 금속음과 함께 사방에 혈흔 섞인 바람이 튀었다.
칼스테인이 바득 이를 갈았다.
“버몬트…!”
칼스테인의 눈이 찰나 버몬트 영주의 검을 훑었다.
칼스테인의 오러 블레이드만큼 견고하고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검’의 형태와 가까운 짙푸른 안개.
소드 마스터 직전이라 일컫는 소드 익스퍼트 최상급의 경지가 버몬트의 검에서 구현되고 있었다.
휘두른 검을 회수한 버몬트가 멀찍이 떨어지곤, 입을 뗐다.
“제아무리 소드 마스터라 한들 우리 셋 전부를 이겨 내기는 힘들 테지.”
버몬트의 시선이 칼스테인의 뒤쪽을 향했다.
그의 시야에 점점 그 수가 줄어 가는 수비대의 모습이 보였다.
버몬트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어쩔 생각이지? 네 녀석이 우리 세 사람을 상대하는 사이, 길목을 지키는 수비대는 반란군들에게 몰살당하고 황궁에 들어서기 무섭게 황제의 목은 우리 수중에 들어올 터. 자, 그 명성대로 기적을 보여봐라. 칼스테인! 어디 그 잘난 실력으로 황제를 지켜보란 말이다!!!”
버몬트의 얘기는 틀린 것이 없었다.
제아무리 칼스테인이 소드 마스터라 한들.
혼자서 이 전부를 상대하며 황제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끄아아아아악!!!!”
재차 뒤에서 울리는 비명.
필시 수비대의 비명일 것이다.
수세에 몰리는 상황에 칼스테인이 이를 악물었다.
‘…한 명만 더… 나 같은 소드 마스터가 한 명만 더 있었다면…!!!’
버몬트와 트럼프 그리고 오벨슈타인 영주가 각자에 장기로 칼스테인을 압박하며 발을 묶어 놓던 그때.
콰과과과과과아아아아앙!!!!
하늘과 땅이 뒤집힐 듯한 엄청난 폭음이 반란군의 뒤, 성문 쪽에서 들려왔다.
모두의 시선이 일시에 거대한 폭음이 들려온 곳을 향했다.
콰과과과과광…!!!!
마치 포탄이 터진 듯한 아찔한 폭발과 함께, 반란군의 진영이 쑥대밭이 되어 가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악!!!!”
그리고 곧바로 들려오는 반란군들의 비명.
그곳을 주시하던 칼스테인의 눈이 일순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
연달아 폭발이 났던 반란군의 진영 속에 그곳을 휘젓고 다니는 누군가를 보았기 때문이다.
칼스테인이 눈을 크게 뜨고 집중했다. 그러자 그 소란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이가 육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너무도 낯익은 얼굴.
칼스테인이 저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외쳤다.
“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