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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화 〉제 15화 만남1 (16/127)



〈 16화 〉제 15화 만남1

딸랑!

"어서 오시게. 어라? 자네 오래만이군."

로브를 몸을 감싼 누군가였다.
새하얀 로브는 흔히 사제들이 사용하는 옷으로 신성제국에서 흔한 옷이지만.
고급스러운 옷감은 그녀가 결코 신분이 낮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낡아 보이는 서점으로 들어서자. 주인이 특유의 털털한 미소를 지으며 맞이했다.

끄덕!


"흐음. 오늘도 책을 보고 갈 텐가?
가끔씩은 사가라고, 책은 마음의 양식이니까."

"책을.. 살펴보고요."


겉으로는 차가웠지만. 부드러운 소프라노의 목소리로,
그것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편해지게 하였고.
이에 주인은  목소리가 마음에 드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역시 자네 목소리는 대단해. 음유시인의 일이라도 하고 있는 건가?”


“.......”

 질문에 그녀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이며,
주인을 스쳐 지나가 서점의 한구석에 있는 '신성제국 역사'라는 책을 꺼내었고,
평소에 자신이 책을 읽는 장소로 걸어갔다.

'응?'

하지만 먼저 와 있는 인간이 있었다.
그 존재는 흑발의 청년이었는데. 옆에 두꺼운 책을 3권 정도 쌓아두고 현재 읽는 책을 심각하게 보고 있었고,
그 옆에 퍼런 이상한 도마뱀 같은 것이 앞발로 이것저것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월검향처럼 흑발이네..'

그 익숙한 모습에 그녀는 고개를 잠시 갸우뚱하고는 옆의 빈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그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니까. 네메시스! 이 요리를 저녁으로 해주면 안 돼?"


"..말리고스. 이것들은 제철이 아니라서. 안 돼.
오히려 이 요리가 낫지 않을까? 그녀들도 이 요리를 좋아할  같은데?"


"으으! 하지만  이게 맛있어 보이는데? 뇨롱..."


"네가 재료를 구해오면 생각해보지. 말리고스."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그들의 모습에 그녀가 문뜩 그들이 읽고 있는 책의 제목에 시선을 던지자...

'대륙의 요리법'
'도전! 오크도  수 있다. 제철요리!‘
'신선한 요리법. 쌀.'


....등의 책이었다. 그것은 한 눈에 보기에도 요리책으로,
남성이 읽고 있다고는 믿겨 지지 않는 분야였다. 이에 그녀는 스스로의 눈을 의심했다.

“...요리?”


““응?””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온 입을 손으로 감싸지만,
이미 그들은 그녀를 바라보았고 이에 그녀는 얼굴을 보이지 않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뒤로 물러섰다.


"남성이 요리하는 것이 이상한가?"

"아...죄송합니다. 솔직히 호기심에...
하지만 저의 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남성은 요리를 해서는 안 되고 여성은...'

"딱히 문제는 없어. 남자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할 수 있는 거지.
너희 잘난 주신의 개소리 따윈 접어 두는 것이 나을 거야."

“자.잠깐만요! 여긴 주신님을 모시는 신성제국입니다.
함부로 교를 모욕하면 주신님에게 천벌 받아요!”


 말에 도마뱀과 흑발의 청년이 서로 웃음을 참는 듯한 모습으로 바라보았다.


“말리고스. 나에게 천벌을 내릴 거야?”

“내린다고 곱게 받을 네메시스가 아니잖아?”

그 말을 끝으로 그들은  키득거리기 시작하였고,
그녀는 그 모습에 머리에 열이 나는 것을 느껴졌다.
그렇게 그녀가 화를 내려는 순간이었다.

"응?"

그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팔을 잡는 것이 보였고 이에 그녀가 뒤돌아보자.
3명 정도 되는 흔하디흔한 동네 양아치들이 보였다.

"휘유~ 정말 이 서점에 가끔 온다는 년이 존재했었네?"


"...무슨 일이시죠?"


"확인 차 묻는 건데...
너..  신성제국의 성녀냐?"


"...."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들은 그녀의 머리에 있는 로브를 벗겼고.
이에 그녀의 얼음 같은 은빛 눈과 황금빛 머리칼이 흘러내렸다.


"아니 정확히는 천족이라고 해야 하나? 내 형님들이 널 보고 싶어 하신다. 곱게 따라와."

희미하지만. 검은 어둠 속성의 냄새가 그 남자들에게서 흘러나오는 것이 느껴졌고,
그러자 그녀는 머리가 차가워지는 걸 느꼈다.


'..형님이란 존재는 마족이겠지.'


이미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녀가 이곳으로 소환된 이후.
밖에 나갈 때마다 가끔 오는 버러지들..
이에 그녀는 으쓱한 곳까지만 따라가고 처리할 생각을 했지만...


타앙!


"컥!"


무언가 발사되는 소리와 함께 맨 앞에 있던 남자의 몸이 기역자로 꺾였고 그가 쓰러지자.
그의 배에는 두꺼운 책이 꽂혀 있었다. 그와 함께 흑발의 청년이 서서히 일어섰다.


"여어~"

"넌 뭐야!?"


"난 말이야. 책을 정말 좋아해. 지식을 채워주는 특성이 너무 좋달까. 가령..."

“뭐라 하는 거야?”, “뭐래?”


"너희의 빈 머리통에도 말이지."

쿵!!!!


 다른 남성이 무거운 것이 머리에 박히는 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쓰러졌고,
이 상황에 남은 한 명은 그제야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너.. 너 뭐야!"

쿵!

대답할 필요 없이. 그는 책으로 머리를 내려찍었고,
그것으로 전부 아웃. 그 모습에 그녀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고 깨끗하게 처리되었다고 안심하며 책을 다시 줍고 있는 그를 보았다.

'마나의 유동이 없었어.
마족의 쓰레기들이라도 해도 일반인은 쓰러뜨리기 힘든 상대일 텐데? 그래도...'


"...감사합니다."


“딱히 감사할 필요는 없어.  독서 시간을 방해받는 것이 싫을 뿐이니까.
책 읽는 장소에선 정숙을 해야지. 안 그래?”


그는 그 말과 함께 으쓱이더니,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멍하니 본 그녀는  로브를 고쳐 쓰고 그의 옆에 앉았다.
 존재에게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 몸속에 있어야 하는 기본적인 속성인 ‘생명’이나 ‘마나’조차도...
그녀의 눈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마치 텅 빈 존재와 같았다.
천족의 눈에서 숨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텐데...?
호기심이  그녀는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죠?"

“음.. 글쎄? 누구일까나? 나도 내 종족은 잘 몰라서.”


장난스럽게 대답하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눈썹을 찌푸렸다.

'이 남자... 지금 나랑 장난치자는 건가?

"어이. 그런 표정으로 보지 말라고. 정말로 나도 나란 존재를 잘 몰라. 천족꼬맹이."


[네메시스!!!! 여기에 있나요?]


문밖에서 누군가 부르는 목소리에 그 남자의 얼굴이 밝아지더니, 그는 황급히 책을 챙겼다.


“그럼 다음에 보자고. 천족 꼬맹이. 후후...”

“.....”


그와 곁에 있던 도마뱀이 황급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녀는 문뜩 그의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았다.


“...네메시스라고? 분명... 어떤 책에서 들은 듯한.... 이름인데? 어디서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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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의 종류 : '파괴' '빛' '어둠' '혼돈' '시간' '공간' '생명' '마나'
이것들은 주신이 담당하는 8대 속성이자. 그들의 힘이 되는 것들로 과거에는 이것들이 전부라고 여겨졌으나, 플로라의 '조화' 속성, 네메시스의 10번째 날개 '??자료부족' 등이 나타나면서 다른 속성이 존재함이 알려졌다.
현재 이 점에 대해선 '용의 여왕'의 드래곤캐슬에서 유일하게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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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제국의 성녀. 람히르가 방 안의 문을 열자.
그곳에는 검은 도복을 입고 있는 월검향이 가부좌를 한 모습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람히르의 방문에 그는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나 편하게 앉았다.
그의 가슴에는 붕대가 감겨있었고,
그곳을 물들고 있는 붉은 얼룩은 그가 얼마나 상처가 심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모습에 표정을 찡그리더니 곧 그의 옆에 다가섰다.


스르르륵!

그리고는 그의 가슴에 있는 붉은 붕대를 풀고는, 새 붕대로 갈아주더니 물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다친 것이에요?”

“요즘 하는 일이... 있어서..”

뒷말을 흐리는 월검향의 모습에 람히르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짐짓 화난 목소리로 그의 머리에 꿀밤을 때렸다.

“당신 정도 되는 남자가 맞고 다녀요? 네?!!!”

"..저기. 잠.ㄲ.."

그가 뭐라 대답하려고 했지만, 속사포 같은 람히르의 말은 월검향의 헛된 저항을 차단하였고 이에 월검향은 당황해하였다.

"변명은 필요 없어요. 지금 제가 궁금한 건! 당신이  이런 상처를 입었고!
그리고 왜 강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냐는 거죠!
다행히도 출혈을 제외한 나머지는 몇 달 쉬면 낫는 상처라 다행이지...
만약에 죽을 정도로 다쳤으면 어떻게  생각이었어요?!
저보고 당신의 시체를 치우라는 건가요? 네에!?"


“헙헙! ....미안하오.”

자신을 걱정하며 화내는 그녀의 모습에 월검향은 부끄러운 듯이 헛기침을 하면서도, 순순히 사과하였고 이에 람히르의 분노가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는지. 그녀의 표정이 풀어졌다.

“...보나마나 당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과 관련된 거겠죠?”

“....”

정답. 람히르는 그의 표정에 드러난 감정을 읽고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에 월검향은 말없이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런 그의 모습에 람히르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 정말이지.. 제발 다음에 올 때는 다치지 말아요!
괜히 걱정되잖아요...”


그가 말없이 침묵하자. 람히르는 붕대를 갈고 난 후. 자신의 날개에서 깃털을 하나 뽑아 붕대위로 올렸다. 그녀의 깃털은 붕대 위에 올라가자마자. 빛으로 산화하면서 스며들었고 그 모습을 확인한 그녀는 뒤로 물러섰다.


“아무튼! 한동안은 요양하셔야 하니.
곧 시작될 신성제국의 '블러드 토너먼트'나 구경하고 돌아가세요.”


“음? ‘블러드 토너먼트’?”

“아.. 당신은 모르는 일일까요?
제가 소환된 신성제국에서 5년마다 행사로 '블러드 토너먼트'라고 전국 각지에서 용사를 꿈꾸는 멍청이들이 나가는 대회에요.
마법을 쓰든. 검을 쓰든. 정령을 쓰든 마음대로라.
가끔 마족의 떨거지들이나 각종 이종족들도 참가하는 세계적인 대회라고요.
상품들은 각 대회마다 다르지만. 이번 대회는 상품은 매우 특이해서..”


그녀는 거기까지 말을 하던 중.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고, 그러한 그녀의 태도 변화에 월검향은 람히르에게 무슨 일인가 하여 물어보기 위해 다가가려 했지만,
그녀는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죄송해요. 그럼 다음에 보죠. 월검향.”

쿵!


“...람히르? 잠깐!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월검향은 쓸쓸하게 방을 나간 그녀의 뒷모습을,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가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래도... 방금 전의 그녀의 태도는 평소의 람히르와는 너무나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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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전.

끼이이익!


"천족 람히르. 주신님을 뵙니다."

그녀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그녀의 앞에는 교황이 있었다.
작은 소년의 몸에 마치 황금을 박아 둔 듯한, 빨려들어 갈  같은 황금빛의 눈.
빛의 주신 '켈렌트'는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왔어? 나의 사랑하는 딸... 람히르.”

“네....무슨 일이시죠? 아빠...”

“으음? 그건 말이지...
이걸 봐. 짠!”

“이건...?”

그녀는  상태에서 그가 주는 종이를 공손히 받아들였다.


'블러드 토너먼트 상품 목록'

“바닐라. 생강, 박하... 이것들은 향신료 목록이군요..”

그녀는 음식에 쓰이는 향신료 목록이 나와 놀랐지만.
드림랜드의 향신료 가격을 생각하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여 조용히 내려놨다.
 후에 그녀가 조용히 고개를 들자. 그녀의 앞에 장난치기 좋아하는 소년의 얼굴이 있었다.

“맨 뒤까지 읽어보렴.”

“...우승자에겐 교황의 '특별 상품'이 수여 될것임... ?”


“응! 그것이 뭔지 알겠어?”


그녀는 문뜩 불길한 기분을 느꼈다.
특별 상품? 자신이 그런 것을 알 리가...
설마?! 이에 그녀는 켈렌트를 노려보았다.


“바로 너~”


“아빠!!!!”

“뭐 '특별 상품'이라고 해놓고는, 뒷부분으로는 다 알린 상태야.”


“빛의 주신. 켈렌트님. 이건... 대체 어떻게 된 거죠?”

그녀가 진지하게 앞에 있는 빛의 주신을 노려봤지만.
그는 조용히 다가와 그녀의 볼을 손으로 어루만졌다.

“혼란스러운 너의 마음은 잘 알아. 하지만... 이건 꼭 해야 하는 일이야.
빛의 주신으로서. 그리고 1세계의 미래를 위해서.
이것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랄까? 그러니.. 부탁한다. 나의 딸아.”

진심이었다. 그는 평소에는 장난기가 많은 소년에 가깝지만.
일을 할 때는 확실히 하는 진지한 성격의 주신으로,
현재 켈렌트 모습은 주신으로서의 일을  때의 얼굴이었다...


“....”


“지금 이곳으로  사실을 듣고는 수많은 강자들이 몰려들고 있어.
아마 조금이나마 '그'를 알게 하는 데에 도움 되는 실력자도 포함될지 모르지...”

'그?'

“대회는 반드시 '그'가 우승할 거야.
암. 그럴 수밖에 없지. 누가 ‘최악의 존재’를 이길 수 있겠어?
그가 바로 네가 드림랜드로 소환되는 이유이자.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야.
너는 '그'의 아내가 되든. 친구가 되든. 설사 노예나 그 이하가 되더라도 반드시 함께 해야 해. 이건 주신으로서 너에게 내리는 명령이다.”

거부를 할  없는 주신의 명령.  말에... 람히르는 떨리는 눈동자로 켈렌트를 보더니,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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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월검향의 방을 급하게 뛰어나와. 아무도 없는 곳까지 이르자 서서히 멈추었다.


"....싫어... 정말... 싫어.."


천족에겐 주신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따라서 그녀는 결코 거역하지 못하다.
 사실에 그녀는 벽에 힘없이 기대었고 그리고 소리 없이 울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람히르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월검향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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