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화 〉제 17화 월검향의 결심.
신성제국에서 가장 거대한 성당이자. 교황이 거주하고 있다고 알려진 벨르덴 성당 앞.
현재 그곳에서 경비 두 명이 서로 웃으며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래 그래서”
“오오!”
“.....?”
“그래서 말이지.. 깜짝이야! 왔으면 말을 해. 식객.”
경비는 어느 사이에 앞에 다가온 추레한 검은 도복의 월검향을 보자. 놀라더니 곧 안심하는 눈초리를 했다. 그는 람히르가 구한 인간이자.
그 이후로도 성당에 자주 람히르를 만나러 오는 사내였기 때문에, 익숙한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자네라면 검문 같은 것은 필요 없어. 그러니 방해하지말고 어서 지나가!”
왠지 모르게 월검향이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는 눈치였다. 그 모습에 호기심이 생긴 월검향은 그들을 스쳐지나가면서도,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근데 그 말이 사실일까?”
“블러드 토너먼트 소문 말이야?”
“응! 우승 ‘특별상품’이 성녀님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잖아!”
“설마... 신성제국의 보물인 그분이 상품일 리가...”
우뚝!
“잠깐! 지금 무슨 말이오?”
그들을 평소처럼 조용히 지나가려는 월검향이였지만.
곧 그들을 말을 듣고는 멈춰서더니, 그들에게 물었고 그 모습에 경비들은 놀란 눈으로 월검향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알기로는 월검향은 묻지 않는 이상. 스스로 말을 꺼내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 이 소문? 저 벽보를 봐.”
경비는 성당 벽에 붙어 있는 홍보용 벽보를 가리켰다. 월검향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하자. 경비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설명했다.
“저기에 교황이 주는 '특별상품'이라고 써져있지?
처음에는 금화다 뭐다 추측이 난무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 람히르 성녀님이 상품이라는 소문이 갑자기 생긴 거야!
이 때문에 정보 길드가 직접 나서서 조사해봤는데.. 고위귀족에게서 나온 정보라 사실인 가능성이 크데! 어때 놀랍지?”
“....”
“그래서... 이번 블러드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사람을 성녀님께서 따라가게 되었다고 하더라! 상상해봐! 그곳에서 우승만 하면! 그 아름다운 천족인 람히르 성녀님과 함께 할 수 있는 거야! 아니! 소문이 사실이면 ‘소유’한다고 볼 수 있지!
이게 얼마나 멋진.... 어라? 어디로 갔지?”
경비가 벽보에서 시선을 떼어, 월검향을 돌아봤을 땐. 그는 이미 사라져있었고 그의 곁에 있는 동료도 월검향이 사라지는 것을 못 본 듯이 눈을 비비고 있었다.
“헛것을 봤나? 거참... 이상한 일이네...”
그리고는 평소처럼 경비를 서는 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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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벅! 터벅!
월검향은 빠르게 경비들을 지나쳐, 성녀 람히르가 있는 방을 향해 걸어갔다.
중간에 그가 아는 얼굴들이 몇몇 보였지만. 그는 목례 정도로만 간단하게 인사하며 지나쳤다.
그는 방금 전에 자신이 들은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람히르가...? 람히르가?....’
어쩌면 노예가 될지 모른다는 사실에.. 월검향은 마음 속 한구석에 설마라는 말과 함께 발걸음 속도를 올렸다.
그것이 사실일 리가 없었다. 자신이 이 1세계로 오게 된 이후. 다친 그를 우연히 치료한 것이 람히르였으며, 네메시스란 인물에게 베인 후에도. 치료해준 것이 그녀였다.
그런 그녀가... 그런 대우를 받아서는 결코 안 되었다!!!
월검향은 곧 그녀의 방문 앞에 도착하자. 마음이 급한지. 노크도 안하고 밀치는 듯이 문을 열어제겼다.
“람히르! 그 소문이 사실이오!!?”
“...어라? 월검향?”
방 안에는 람히르가 있었다.
다만... 그곳이 자신의 방이기 때문인지. 그녀는 편하게 있기 위해서 속옷만을 입고 있었는데.
그녀의 등 뒤로 뻗어나온 백색의 날개들 때문인지.
람히르가 입고 있는 것은 등이 보이는 형태의 속옷이었고, 천으로 만든 코르셋으로 조인 것으로 인해 그녀의 가슴과 몸매가 드러나있었다.
그것이 얼마나 매혹적인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찔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방 안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꽃향기는, 그녀의 현재 모습과 어울려져. 람히르란 여인이 천족보다는 오히려 여신에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흐... 흠! 죄송하오! 이번에 노크를 하지 않는 것은 나의 불찰이오... 그러니..”
이 순간. 월검향은 아까 전에 노크를 안 한 것을 후회하면서도, 동시에 잘했다는 모순된 감정을 느꼈지만. 곧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에,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헛기침했다.
“월검향 왜 그래요? 얼굴이 빨가신데... 상처 때문에 열이라도 있으신가요?”
“...”
'지금 시선을 어디에 둬야하는지 모르겠소!!!'
람히르는 자신과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는 월검향을 보며 물었지만. 그는 시선을 돌린 채로 힐끔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언제나 보는 그녀의 모습이지만... 오늘은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렇게 상념에 빠진 월검향이었지만. 그의 상념은 오래가지 못하였다. 월검향이 목석처럼 방 문 앞에 멈추어져 있자. 람히르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에게 물어왔기 때문이었다.
“근데... 무슨 일로 오셨죠?”
“...아! 흠.... 흠흠! 현재 성당에 돌고 있는 소문에 대해 물으러 왔소.”
“소문이라니요?”
람히르는 정말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였고 이에 월검향은 심장이 머질 것 같은 감각을 느끼며 애써 표정을 관리하였다.
만약 여기서 표정을 풀어버리면... 그 이후로는 자신은 스토커로 낙인찍혀, 다시는 람히르의 곁에 다가갈 수 없을 지도 몰랐다.
“.....블러드 토너먼트의 ‘특별상품’에 대해서 말이오.”
월검향의 물음에 람히르의 두 눈이 커지더니, 곧 가늘게 좁혀졌고 그녀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는 입술을 떨며 입을 열었다.
“....사실이에요.”
람히르 스스로도 인정하고 싶지 않는 듯한 말이었다. 그 대답에 월검향은 두 눈을 크게 떴다.
"말도 안 돼!!!"
평소 묵묵한 모습과는 다르게, 월검향은 정말로 경악하여 외쳤다. 그의 모습에 람히르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소문 그대로에요. 내일이면 시작 될 블러드 토너먼트의 ‘특별상품’이... 바로 저에요.
교황님에게 직접 전언을 들은 이상.. 확실한 내용이에요.”
“하지만! 당신은 신성제국의 성녀잖소!”
당신은 신성제국을 대표하는 성녀 아닌가?! 근데 당신이 노예마냥 상품으로 주어지다니 말도 안 된다! 그녀는 그의 말에 담긴 뜻을 알았지만. 고개를 흔들었다.
“제가 이곳의 성녀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이에요.
교황이 명했고 또한 주신님이 저에게 명한 일이에요.
그 어떤 일로도 취소하지 못하는.... 저의 운명과도 같은 거라고요.”
“.....”
애초에 신성제국은 종교국가다. 종교 대리자인 교황의 말은 곧 법이자.
바꿀 수도 없는 운명과도 같은 것. 이 사실에 월검향도 할 말이 없는지 멈추었다.
“하지만....!!”
“당신이 저에게 무슨 상관이죠?”
“....”
'상관있어!! 그것도 매우 많이!! 난 너를.... 너를....!!!!!'
하지만 입 밖으로 그 말을 내뱉지 못하였다. 이 사실에 월검향은 그 자리에 서있을 수밖에 없었고 그 모습을 본 람히르는 흥! 하는 코웃음과 함께 고개를 돌렸다.
“제가 당신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상처가 치유될 때까지 이곳에 남으시고... 회복되신 후에 이곳을 떠나세요.
이제 앞으로는... 이곳에서 저를 보지 못할 테니까요...”
“람히르!!!”
“경비! 어서 와서. 이 무례한 자를 끌고 가세요!”
람히르의 차가운 말에, 문에서 경비 두 명이 월검향의 팔을 잡아. 끌고 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월검향의 눈은 그녀를 향해 고정되어있었다.
'람..히...르.. 난.... 난.....!!!!'
“그럼 안녕히 가시길.. 월검향...
그동안 즐거웠어요.”
그 말을 끝으로 람히르의 방문이 닫혔고, 경비는 저항하지 않는 월검향을 그의 방까지 데려다주었다.
이 상황에 월검향은 입술을 깨문 채로 멍하니 서있었다...
마치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듯이...
그러나 잠시 후. 그의 눈에 광채가 돌더니, 곧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그것이 당신의 운명과도 같은 일이면..!! 내가 그 운명을 부수겠소!! 람히르!!!”
‘분명... 블러드 토너먼트라고 했지?...’
월검향의 그 생각을 끝으로, 그는 성당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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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네메시스님에게 충성하는 이유? 그거야 당연하잖아? 신은 못 믿어도, 그분은 믿을 수 있거든.
그분께선 내가 이곳으로 온 이후. 저주로 추악해진 나의 미모를 다시 회복시켜줬어.
다만 키가 좀 작아진 것이 흠이랄까. 다음 전쟁이 일어난다면 페르세우스인지. 페도세우스는 내 손으로 죽이고. 내가 4세계로 오도록 방치한 다른 신들도 내 손으로 찢어발기겠어!!!
-4세계 서열 587위 '메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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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연주가 고요하던 새벽의 예배당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오늘 연주하는 곡은 람히르가 평소에 연주하던 곡과 다소 달랐다.
그녀가 평소에 연주한 음악이 가볍고 밝은 느낌이라면.
현재 연주하는 음악은 무거운 무게가 느껴졌으며 정적이었다.
비교하자면 네메시스가 연주했던 음악과 비슷 하달까?
연주가 진행됨에 따라. 무거움에서 가볍고 정열적으로 음악의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더니,
최고조에 이르자. 그녀의 연주가 끝났다.
짝! 짝! 짝!
람히르의 등 뒤에서 갑자기 들려온 것은 누군가의 박수소리였다. 이에 그녀는 누가 그랬는지 짐작하며 고개를 돌리자.
예배당의 의자에 앉아. 그녀를 어린 아이 보는 듯이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는, 네메시스가 그곳에 있었다.
“네메시스...”
“휴우~! 훌륭한 걸? 오늘은 평소에 연주한 음악과 다른데?”
“이건 몇 시간 뒤에 있을 ‘블러드 토너먼트’ 개막식에 연주해야 하는 곡이니까요...
당신이 저에게 들려준 곡을 참고했어요.”
“그래? 한 번 밖에 듣지 않았을 텐데....
대단한 걸? 천족 꼬마아가씨.”
또 그 놈의 꼬마타령이다. 람히르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몸을 훑었다. 그녀의 육체는 꼬마라고 하기에는 충분히 성장한 것을 넘어서, 오히려 성숙하고 정결한 육체였다.
그걸 확인한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며 네메시스를 바라보았다.
“...저는 꼬마가 아니라 ‘람히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름으로 불러주시죠?”
네메시스는 그녀의 이름을 듣더니 묘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재미있는 걸 발견한 표정이랄까? 그 모습은 자신의 아버지인 빛의 주신 켈렌트와 닮아있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람히르라고?.. 진짜? 동명이인 아니고?”
“제가 알기론 신성제국에서 저를 제외한 이 이름을 사용하는 존재는 없습니다.”
네메시스는 정말 놀란 듯이 람히르에게 다가와 어깨를 잡고 추궁하였고 이에 그녀는 그 행위에 화가 난 듯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대답했다.
"..말도 안 돼. 이런 우연이 있나. 하하하하. 설마.. 그 이름을 여기서 들을 줄은.."
“....?”
“혹시 월검향을 알아? 배에 큰 상처가 있고 검은 도복 입고 다니는 흑발의 검사인데...”
월검향이라면... 얼마 전부터 어떤 이유에서인지. 홀연히 떠나버린 인간 남자였다. 그 물음에 람히르는 월검향을 떠올렸다.
블러드 토너먼트가 끝나면... 다시는 보지 못하는 인간이기에, 애써 기억 한 편에 묻으려고 했지만...
그럼에도 그에게 정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알고 있습니다. 그가 중상으로 쓰러진 것을 구한 것이...
바로 저니까요. 그것도 두 번이나...”
“두 번이나?”
“네. 몇 달 전에 피 흘린 상태로 갑자기 빛과 함께 나타나더니,
당시에는 공용어에 대해 전혀 모르더군요. 그래도... 곁에서 본 저의 눈으로 볼 때.
월검향은 행동이 다소 특이한 사람이지만... 그는 나쁜 인간은 아니에요.”
네메시스가 월검향을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람히르는 월검향을 변호해주었고 곧 역으로 그에게 되물었다.
“그런데... 당신이 어떻게 그를 알죠?
월검향은 저 멀리.. 중원이라는 듣지 못한 곳에서 왔다고 하던데...”
“아아아. 이곳으로 오기 전에 미에네 마을에서 월검향을 만난 적이 있거든.
얼마 전에 그의 배에 상처를 입힌 존재가 바로 나야.”
“....!!!!!”
람히르는 순간적으로 자리에 일어나는 것을 떠나서. 허리춤에 있는 세이버에 손을 집었고, 그걸 본 네메시스는 괜찮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그런 시선으로 보지 마. 나도 내 일행을 지키기 위해. 별 수 없었어.
애초에 나의 일행을 먼저 습격한 것은 월검향 쪽이라고?”
‘월검향. 당신은.. 대체 뭐하고 다니는 거죠...?’
네메시스의 항변에 람히르는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 월검향이 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기에, 눈앞의 4세계 괴물을 습격하는 간 큰 짓을 한 것일까?
그것도 각종 전설에서 최악의 악마라 말하는 존재들인데?
평소의 월검향을 알고 있는 람히르는, 그가 자신의 고향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어쩔 수가 없이 네메시스를 습격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혹시... 둘이 연인 사이였어?”
“여...연인이라니요!!! 그는 저의 지인이긴 하나. 연인은 아닙니다!!!
애초에 전 천족, 그는 인간이라고요!!!”
“아 그래? 월검향. 그 녀석... 너무 불쌍하군...”
알 수 없는 중얼거림이었다. 그 말에 람히르는 고개를 갸우뚱하였으나, 네메시스는 그녀에게 다가와.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럼... 자."
고급스러운 선물용 상자였다. 그는 그 상자를 람히르의 손에 쥐어주었다.
“월검향이 나랑 싸우던 도중에 떨어뜨린 건데. 네가 좀 전해주겠어?”
“음.. 만나면 전해드리죠. 하지만 확신은 못 하겠네요.
월검향이 최근엔 모습이 보이지 않거든요...”
“그래?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걸? 후후... 그리고 상자 안은 보지 말라고.
월검향이 마음의 상처를 입을지 모르니까. 하하하하”
네메시스는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다음에 보자는 듯이 손을 흔들며 예배당을 벗어났고 그런 뒷모습을 그녀는 어리둥절하게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네메시스의 반응이 사뭇 달랐기 때문이었다.
‘마치 무언가를 기대하는 악동과 같은 표정이야... 이 상자가 대체 무엇이길래...?’
네메시스의 반응에 람히르는 잠시 고민하였지만. 곧 신도들이 올 시간인 것을 깨달은 람히르는 황급히 주위를 정리하고, 방으로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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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히르는 방안으로 돌아와. 작은 상자를 화장대에 올려 둔 채로 침대에 누웠다.
월검향이 성당으로 되돌아온다면, 미련 없이 돌려줄 생각이었던 것이었다.
"......"
5분 정도 흐르자. 그녀는 눈을 뜨더니, 침대에 걸쳐 앉아. 작은 상자를 바라보았다.
'안은 보지 말라고?'
“....하지만 그러면 더욱 보고 싶잖아.”
솔직히 궁금했다. 월검향은 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저 상자를 지니고 있는 걸까? 혹시 저것에... 그가 자신의 고향으로 되돌아갈 방법이라도 적혀져 있는 걸까?
어쩌면 저 안에 있는 무언가 때문에, 그가 네메시스란 이름의 괴물을 습격했는지도 모른다.
람히르는 그가 다시 자신의 고향으로 되돌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천족이었다. 이에 그녀는 침대에서 살그머니 일어나 작은 상자 앞으로 걸어갔다.
꿀꺽!
긴장감에 침을 삼키는 소리. 그와 함께 람히르는 살며시 상자에 손을 올렸다.
끼이익!
"...반지?"
그녀가 긴장감에 숨죽이면서 천천히 작은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작은 반지가 있었다.
그제야. 그녀는 왜 네메시스가 그 상자를 열어보지 말라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드림랜드의 청혼용 반지였다. 그녀는 그 순간. 호기심이 들어 월검향이 누구에게 청혼하고자. 이 반지를 샀는지 확인하기 위해. 반지 안쪽에 적힌 이름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월검향과... 그리고 저의 이름..이군요...”
'......절 이렇게 생각한건가요..? 월검향.'
그가 경비에 끌려갈 때의 모습이 기억이 났다. 저항은 없었지만..
자신을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한 월검향의 모습이었다. 그 기억에 그녀는 잠시 눈을 감더니, 반지가 담긴 작은 상자를 조용히 닫으며 중얼거렸다.
‘월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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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만나면 우연. 두 번째로 만나면 인연. 세 번째로 만나면 누군가의 계획이라지.
그렇다면... 괴물들의 왕. 너는 어때?"
-켈렌트가 전쟁 중에 네메시스를 바라보며 남긴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