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0화 〉제 19화 달밤의천사 (20/127)



〈 20화 〉제 19화 달밤의천사



와아아아아아아아!!!

함성이 메아리쳤다. 수 백 명 중  8명만이 본선에 참여한 ‘블러드 토너먼트’이기 때문일까?
그는 대기실에 있었음에도 커다란 함성이 선명하게 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네메시스 참가자 승리! 다음 경기의 월검향과 폰 참가자 나와 주세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월검향은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벨르덴 성당을 떠나 근처 대장간에서 산 익숙하지 않는 검은 남의 팔을 억지로 이식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시끄러운 지금 같은 환경은 침묵을 좋아하는 그로서는 최악의 환경이었다.
하지만 광명으로 빛나는 그  눈은 맹수와 같이 날카로웠다.


터벅. 터벅.

"월검향 선수도 입장했군요!"


그는 링에  후 주위를 둘러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대회로 인해 달아올라 흥분된 사람.
가족이 같이 왔는지 화기애애한 사람. 등등..  월검향은 자신이 찾고 있는 존재를 찾을 수 있었다.
가장 높이 있어 관람하기 좋은 자리에. 많은 장신구가 달려 있는 의례용 옷을 입은 채 병풍처럼 서있는 그녀가 보였다.
신성제국의 성녀. 람히르.
그녀는 그와 눈이 마주치자 은빛 눈을 조용히 내리깔았다. 마치 일부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듯한 행동이었다.


"......"


"어딜 넋 놓고 그렇게 보는 거냐?"

폰이라고 불리는 상대방 참가자였다. 그는 월검향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보더니 이유를 안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너도 천족을 가지고 싶어 온 거구만?"

"...."

"아아. 천족이 아름답긴 하지. 안 그래?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합법적으로 천족을 소유 할 수 있다니! 정말 이 대회 상품을 듣고는 나를 위한 대회라 믿었다니까? 하하하하하하!!!"


'...람히르에겐... 나도 이런 자들로 느껴지는 건가..'

월검향은  생각에 입술을 깨물었고 검의 손잡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


"게다가  대회는 누가 참가하든 상관없어. 인간뿐만 아니라 이종족도 참가가 마음대로인 대회니까! 예를 들어....."


깡!!!!

'막혔다?'

은빛 섬광에 가까운 그의 검이 휘둘려졌지만 갑자기 나타난 검은 보호막에 참가자를 베지 못하고 멈췄고 그걸 보며 폰은 웃었다.


"...나 같은 마족이라도 말이지...."

그 순간 검은 기류가 그의 몸에서 흘러나왔다. 그것에 월검향은 뒤로 황급히 물러났고 검은 기류는 폰의 몸을 삼키고는 뻗어나갔다. 잠시  사그라졌을 때는 다른 존재가 있었다. 온 몸을 검은 갑주를 가린 채 붉은 안광이 흉흉하게 빛나는 존재였다. 몸에서 조금씩 흘러나오는 마력은 그가 마계의 종족 마족임을 증명하고 있었고 그 모습에 들어나자 관중석이 술렁거렸다.


'저..저건 마족이잖아!' '어찌 신성한  대회에서?' '당장 저 놈을 몰아내야 하오!'


술렁임이 점점 커지자 람히르는 조용히 손을 들어 올렸고 그걸 본 관중들은 일제히 침묵하기 시작하였다.


"모두 조용히"

관중들의 수 천의 눈이 람히르에게 향하였다. 순백의  날개를 핀 체 관중들을 조용히 바라보는 그 모습은 한없이 고귀했고 또한 권위 있었다.

"'블러드 토너먼트'는. 설사 마족이라도 참가할 권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대회 참가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참가자에게 어떠한 위해를 끼쳐선 안 됩니다. 이건 신성제국의 법률이자. 그리고 주신님의 계시입니다."


"예.. 성녀님의 말에 따라. 폰님과 월검향님은 다시 경기를 재개해주길 바랍니다."

"껄껄껄. 역시 신성제국의 법률은 확실하다니까. 어떠냐! 널 구해줄 놈 따윈 여기에 없어. 불쌍한 인간! 껄껄껄."

"....."


마족은 검의 손잡이를 잡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월검향을 보며 그가 겁에 질려서 몸이 굳은 거라 믿으며 웃으며 불에 타고 있는 붉은 채찍을 꺼냈다.

"죽어랏!!!!"

불꽃의 채찍이 뱀처럼 기괴하게 움직이며 그에게 날아왔다. 그에 월검향은 검을 뽑지도 않은 채.  일격을 숙이며 피하더니 마족을 향해 달려갔다. 그 모습은 눈으로는 쫓기 어려울 정도의 빠른 속도였고 또한 어찌 움직이는지 불규칙적이라 동선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잡것이!"

달려오는 그를 향해 마족은 손을 내밀었고 그곳에 나타난 마법진에선 검은 색 늑대에 가까운 무언가가 그에게 날아갔다.


싹둑!


'...? 검을 뽑는 것이 보이지 않았다?'

늑대에 가까운 무언가는 순식간에 잘려나갔고 마족은 그 모습 놀라며 채찍을 재차 휘둘려 했지만 어느 세 다가온 월검향이 보였다.


"!!!!"

마족의 몸을 보호하는 검은 보호막과 월검향이 검이 부딪혔다.

찌직!


순식간에 마족의 보호막에 금이 갔다.  모습에 마족은 채찍은 휘두를 생각을 그만두고 그에게 손을 뻗어 마법을 시전 하러했지만.

"시끄러워"

빠지지직! 푹찍!


"커억!!!"

순식간에 보호막을 뚫고 들어온 월검향의 검이 마족을 절반가까이 베었다. 그제야 마족의 눈에 그의 검에 푸른 마나가 옅게 둘러 있는 것이 보였다.


"너어...“

뒷말은 나오지 않았다. 아니 말할 수 없었다.

"...그녀를...모욕하지마라."

싹둑!

마족의 허리가 깨끗하게 잘려 땅에 떨어졌다. 그 직후 마족의 몸은 검은 재가 되어 사라져갔다. 그 모습에 관중들은 얼어붙었고 심판이 그나마 제일 정신을 먼저 차렸는지 월검향에 다가가 그의 손을 들어 올렸다.

"...우..월검향 참가자 승리!!!!"

와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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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시스는 1차전을 끝내고는 배치표에 상대 선수의 이름이 X표가 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흐음.. 이걸로 4명이 남은 건가?"

8명이서 하는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이미 한 번의 경기를 끝낸 네메시스는 2번만 더하면 되는 거였다.


'흐흐흐 향신료라~ 무슨 요리를 만들어 볼까. 아아! 세레나~~~'


"네메시스. 무슨 생각하는지 눈에 보여."

'공처가 확정이네 쯔쯧.'

말리고스는 네메시스의 헤벌쭉 하는 모습을 보며 한심한 듯이 고개를 흔들었고 네메시스의 다음 상대가 누구인지 알고자 배치표에 시선을 던졌다.

"어....? 어어어어어어!? 이놈이 여기  있어? 뀨우우우우우!!"


"왜 그래. 말리고스?"


네메시스는 말리고스의 행동에 의아해하며 그가 떨리는 앞발로 배치표를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자 네메시스도 놀랐는지 눈을 크게 떴다.

"제우스라고?!!!"


결코 이 세상에 있어서 안 되는 2세계의 주신의 이름이 그곳에 떡하니 써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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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잔뜩 낀 보름달이 흐릿하게 비추는 밤. 지붕 위에 그녀는 조용히 내려앉았다.
그녀는 곧 주위를 둘러보며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했다.


섬뜩!

"밤손님은 환영받지 못하는 법이라고. 친구."

스륵!


그녀가 들어가려는 순간 기척 없이 다가온 푸른 검은 그녀의 목에 겨뤄졌고,
어둠 속에서 달빛에 빛나는 두 개의 눈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곧 그 존재는 어둠에서 나오더니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라? 천족 꼬맹이 람히르잖아."


"...네메시스.."

"어떻게 된 거야?  늦은 시간에?"


"...고민.. 있으면 오라면서요..?"


"예?..아아. 그랬지. 들어와.“

네메시스는 발코니로 그녀를 안내하더니 곧 따뜻한 음료를 내왔다.


"..그래. 무슨 일?"


"......."

그녀는 김이 나는 음료가 서서히 식어갈 때 쯤 네메시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모르겠어요.."

네메시스는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그녀와 관련 깊은 한 인물이 떠오르는 걸 느꼈다.

"...월검향 말이야?"

"....네. 그가 저에게 품고 있는 감정을  후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

"....저는 그를 좋게 생각하지만.. 제 자신이 그를 생각하는 감정을 모르겠어요... 하지만. 거절하면 그는 상처입지 않을까요? 그리고. 어쩌면 저를 미워할지도 모르고요.."

"거절해."

"네에? 하지만..."

"확실히 거절하면 그는 상처 받겠지. 그렇다고 받아들이면?"


"...."

그녀의 눈동자가 그의 말에 동요로 흔들렸다.

"받아들인다고 치자. 아무리 행복하게 산다고 해도 인간은 80년 이상은 안 돼. 사랑하는 이가 늙어가는 걸 보며 너는 버틸 자신 있어? 그러다가 죽으면? 수명이 짧은 존재와 긴 존재의 해피엔딩은 동화 속에서나 있는 이야기야. 꿈 깨. 그리고"


"..."

"거절한다고 해도 그가 정말로 너를 사랑한다면 네가 거절해도 결코 미워하진 않을 거니 걱정 마."

"...마치 거절당해 본 것처럼 말하시네요.."

"응. 한 번."

"...정말로요?...어떻게 됐어요?"


"그거? 깨끗하게 포기하려..했지만 어쩌다보니 다시 만나서 같이 다니고 있어."

"아까 당신이 말한 거랑 다르잖아요!!!"


그녀의 말에 네메시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천 년을 기다렸어. 환생  때 까지."

"...네에?"


람히르가 무언가 잘못들은 듯이 다시 되물었지만 그는 그런 반응이 귀여운지 그녀를 보며 은은한 미소 지었다.


"왜 그렇게 놀래? 난 괴물이라 늙지 않는다고. 이번에도 그녀가 거절하면 다음 생에서라도 그녀를 기다릴 거야. 그게 설사 영원이란 시간이 흐를지라도"

그녀는 정말로 그의 말이 진심임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말대로라면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존재만을 사랑했다는 소리 아닌가? 그녀는 그런 그를 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힘든.. 사랑을 하셨군요.“


그들 사이로 침묵이 감돌았다. 그녀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잠시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천사 아가씨. 그래. 결단은 내렸어?"


"네.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고맙긴. 괴물로서 해야 하는 일이니까."


"풋.  대사는 천사이자 성녀인 제가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가지고 있던 고민을 해결해서 그럴까? 그녀의 목소리에는 묘한 즐거움이 담겨있었다.


"그건 아니야. 천사는 신의 뜻에 따라 필멸자를 인도하지. 하지만 괴물은 필멸자가 해답을 얻을  있도록 자극을 줄 뿐이야. 이 차이는 정말 크다고. 천사 아가씨"

".....고마워요."

"그럼 잘 가. 람히르"

그녀는 그가  이상 꼬마라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불러줌을 고마워하며 날개를 폈다. 곧 그녀는 맑은 푸른 달이 비추는 구름이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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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 위를 보자 황금빛 곱슬머리가 어울리는 미청년이 있었다. 부드럽고 새하얀 피부는 다른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끌었고 사파이어를 연상시킬 정도로 푸른  눈은 선명하게 빛났다. 그의 몸의 잘 발달된 근육은 전사나 검사에 가까웠고 입술에 걸려 있는 부드러운 미소는 여성 관객들을 애간장을 태우며 그를 응원하는 팬클럽을 만들 지경이었다. 잠시  네메시스가 올라오자 그 남자는 반가운지 눈웃음 쳤다.


"여어~ 이게 누구신가 4세계의  아니야?"

"..진짜 제우스였군.. 네가 여기 왜있어?"

"마누라를 피해 사랑의 도피 왔어."


"...."

"아아. 하필 즐거운 마음으로 예쁜 여인을 만났는데 또다시 걸려가지고 휴우~ 짐 쌀 시간조차 없이 급하게 '문'을 열어 도망치다보니 이곳으로 오게 되더라. 하하하하하하"

"또. 불륜이냐"


"불륜이라니 무슨 소리! 로맨스라고! 나는 이 세상 인구 절반의 여성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임무라고!!"


그 대답을 들은 네메시스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제우스 이 자식은 항상 이랬다. 언제나 스캔들을 일으키며 걸리면 올림푸스에 맨몸으로 쫓겨난다. 어느 정도라면 2세계의 올림푸스에 있을 때 보다는 다른 세계를 떠돌고 있을 때가 많을 지경이었다. 이 때문에 그의 아내 헤라는 다른 주신으로부터 많은 동정을 받다 못해 제 9번째 주신 취급할 정도이니 말 다했다고 할  있었다.

"뭐~ 이 대회의 '특별상품'에 관심이 생겨가지고 말아서 말이야. 하하하하. 그래서 네메시스... 양보 좀 해주면 안 될까?...."

웃으며 말하는 그의 몸에 작은 스파크가 튀었다. 말이 양보지 협박이나 다름없는 모습에 네메시스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아. 그건  되겠어. 제우스. 이번 상품은 나도 꼭 필요한지라."

켈렌트가 상품으로 올린 향신료는 네메시스 입장에서도 상당히 구하기 어려운 것이고 또한 앞으로 여행을 하면서 써야 하기 때문에 그는 거절하였다. 하지만 그 대답에 제우스는 정말 말도 안 돼는 걸 들은 듯이 눈을 크게 뜨더니 한걸음 뒤로 물러서면서 네메시스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예예예!? 네가!?"

"..?"


"아아.! 과연 그랬던 것이었나!!! 네메시스는 그쪽 취향이었던 거군! 이거 참고해야겠는 걸? 뭐 양보를 하지 않겠다고 힘으로 하는 수밖에!"

"...휴우."

네메시스는 자기스스로 적당히 결론을 내는 앞의 주신을 이해하기 포기하면서 한 번 더 한숨을 쉬었다. 어느 순간 내려 온 것일까? 교황 ‘켈렌트’가 링 밑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고 심판인 성기사는 그제야 교황이 밑으로 내려 온 걸 보고는 놀라며 예의 갖췄다.

"....심판"

"..네넵!!!!"


"지금 긁어모을 수 있는 마법사와 사제들 모두 모와 주겠어요? 결계를 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요."

"..네?.. 아. 알겠습니다!"

심판이 교황의 말에 어디론가 급히 달려갔고 그 모습에 관중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켈렌트는  자리에 서서 제우스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신들의 회의는 매일 빼먹으면서 이런 곳에 출전하는 건 뭐야! 제우스? 네가 그러고도  세상을 다스리는 주신이야? 응? 응? 다른  몰라도. 일처리는 다하고 오든가. 네가 일안하면 다른 주신들에게 일이 몰려진다는  몰라?"

켈렌트는  동안 동료 주신 제우스에게 쌓인 게 많은 듯이 그를 바라보며 말을 폭포수처럼 쏟아냈고 제우스는 그런 그를 보며 귀여운 듯이 실실거리며 웃었다.

"아무튼!  다 한번 붙기를 원하는 것 같으니 원하는 대로 해주겠어. 대신 적당히 좀 해. 알겠어?"


그 말에 둘은 알았다 듯이 끄덕였고 곧 경기장 한쪽에서 흰 로브를   명 정도가 나타났다.
켈렌트는 흰 로브를 쓴 그들에게 다가가더니 지시를 내렸고 그들의 마법에 의해 링 주위로 순백의 벽이 세워졌다.
제우스는  벽을 손가락으로 두드려보면서 네메시스를 바라보았다.

"인간 정도로 놀자고. 그 이상으로 하면 저 땅꼬마가 울 것 같으니. <아스트라페>"


과거에 다른 2세계의 주신인 크로노스를 패배시킨 전격의 창. '아스트라페'가 그의 손에 나타났다.
그것은 마치 흉폭한 뱀을 강제로 잡고 있는 듯이 순수한 번개가 손에서 꿈틀거렸고,
그것에서 나오는 온도만으로도 결계내의 공기가 달아오를 정도였다.

"인간 정도라며? 그걸 꺼냈을 때부터 이미 인간 영역을 지난 건 갔다만.. <루나>"


서리와 같이 푸른 도신의 검이 네메시스의 손에 나타났다.
괴물들의 왕을 상징하는 네메시스의 열쇠검 '루나'였다.
그들은 무기를 든 채로 상대를 지그시 바라보더니 곧 상대를 향해 달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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