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제 20화 부러진 날개
2세계 주신의 전격의 창이 휘둘러졌다.
밝게 황금빛으로 빛나는 전격의 창은 자신의 앞에 있는 것을 모든 것을 베어 버리겠듯이 흉폭하게 흔들렸고,
실제로 휘둘러진 것만으로 발밑의 대리석에 찢어진 듯한 흔적과 함께 파편이 튀어 올랐다.
콰앙!!!!
그런 전격의 창이 네메시스의 팔에 막혔다.
그 어떤 금속 방어구보다 튼튼한 자신의 몸이라 말로 최고의 방어구였기 때문에,
그는 스스로 몸을 방패로 제우스의 공격을 막아내고 동시에 자신의 검으로 제우스의 목을 노렸다.
"큭! 더럽게 튼튼한 몸이구만!"
제우스는 검을 피해 뒤로 물러나면서 손을 휘둘렀다. 그 직후 바닥에 스파크가 튀었다.
네메시스가 제우스를 쫓아 그곳을 밟는 순간.
하늘에서 거대한 전력의 기둥이 내려꽂혔다.
그는 그곳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더니 흥미 있는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보며 쥐었다 폈다.
".....몸이 말을 잘 안 듣는군."
"<뇌옥>이란 것인데 나쁘지 않지?
이것자체는 일반인조차 죽이지 못할 정도의 살상력이 없지만 생체전류를 흩트려서 거의 마비에 가깝게 만들거든. 그 동안 너를 위해 개발한 기술이라고. 친구!"
전투가 지속된다. 하늘에서 내려쳐진 전력의 기둥은 네메시스의 이동을 방해하였고 주기적으로 떨어지는 번개는 경기장 자체를 황폐화시켰다.
둘의 무기가 충돌할 때마다 부서지는 대리석의 가루들은 경기장 밖을 향해 날아갔다.
"하하하하! 즐거워! 정말 즐거워!!!!"
"....."
"난 솔직히 4세계의 왕. 네가 등장한 걸 너무 고마워한다!"
번개의 창이 일부로 네메시스의 발밑의 대리석을 찢어갔다.
그러자 네메시스가 잠시 균형을 잃었고 그와 동시에 링 바깥쪽에서 수많은 전력의 기둥이 생겨났다.
제우스가 뒤로 물러나자마자 피할 장소조차 없이 기둥들은 네메시스를 향해 빠르게 돌진해왔다. 네메시스는 자신의 검을 휘둘러 기둥들을 잘라냈다.
"솔직히 그동안 너무 지루했어.
끝없는 세월을 살아오며 창조주가 말한 세상의 관리만하니. 말이야."
쿵!!!!
다시 그들의 무기가 격돌했다.
이번 격돌에는 네메시스가 작은 상처지만 제우스의 몸을 베었고,
제우스는 번개로 상처를 짓이겨서 출혈을 막더니 다시 달려들었다.
"근데 네가 나타난 이후 바뀌었어.
또 다른 강력한 힘! 또 다른 질서! 이건 우리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었고,
심지어 모든 주신이 한자리에 몰려드는 진귀한 현상조차 일어났지.
그 덕에 더 이상 우리 주신들은 지루해하지 않게 되었어!
모든 주신을 대표해 너에게 경의를 표한다! 괴물들의 왕이여!!!"
결국엔 그런 거였다. 수도 없이 긴 세월.
창조주의 명에 창조되어 기계적으로 세상을 관리만 하던 주신들에게 네메시스란 흥미를 불어넣어 주는 존재였다.
어쩌면 자신의 존재를 소멸시킴으로서 지긋지긋한 해왔던 일을 끝낼지도 모르는 구원요소.
그게 바로 주신들의 눈에 비치는 네메시스란 존재겠지.
제우스의 말에 네메시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4세계로 오지 그래? 제우스? 자리는 넉넉하다고"
"아아~ 마음 같아선 그렇고 싶긴 한데. 나에겐 지키고자 하는 것이 있어.
나의 세상. 나의 가족들. 등등.
명색이 주신이란 자가 그것들을 버려서는 안 되잖아? 그리고 말이지...."
콰앙!
둘이 무기를 사이로 두고 서로를 마주 보았다. 곧 제우스는 환하게 미소 지었다.
"모든 세상의 여성을 구원하는 것이 내 일이라서 말이야. 하하하하"
그 말에 네메시스는 어쩔 수 없는 놈이라고 중얼거리며 검을 밑에서 위로 휘둘렀고,
그걸 막아낸 제우스의 몸이 붕 떴다. 그러자 네메시스의 차가운 목소리가 꽂혔다.
"...피했어야지. 제우스."
둘 다 체중에 비해 너무 강한 힘을 지녔기 때문에,
위로 올리는 공격을 받아내면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네메시스는 자세가 흩트려진 제우스의 멱살을 잡았다.
콰아아아앙!
"커억!"
그대로 땅으로 메치자 대리석으로 만든 링에 거미줄처럼 균열이 퍼져나갔다.
그에 제우스는 커다란 충격을 받은 듯 입에서 피를 토하였다.
그는 곧 정신을 차리더니 구르며 피하자.
그곳에 네메시스의 다리가 대리석을 뚫고 박혔다. 제우스는 곧 자세를 바로잡아 일어섰다.
"이야. 방금은 정말 아팠다고 친구."
우두득!
간단한 스트레칭만으로도 몸의 부러진 뼈가 맞춰진다.
애초에 주신이란 존재는 재생력부터 어떻게 막지 않으면 제압하기도 힘든 존재였다.
제우스는 무슨 생각이 났는지 링을 감싸고 있는 빛의 결계를 향해 달려나갔다.
"...?"
네메시스가 그 행동에 어리둥절하여 지켜보는 동안.
제우스는 빛의 결계를 디딤돌로 밟아 하늘을 향해 서서히 올라갔다.
그는 곧 결계의 끝에 이르자 하늘을 향해 창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황금빛으로 빛나던 전력의 창에 검붉은 얼룩 같은 것이 생겼다.
"...저건.. 본 적 있어."
관중석에서 세레나가 하늘을 향해 창을 올린 제우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메시스가 준 단검. 그거랑 같은 기운이야."
그제야 세레나는 그 단검을 만든 존재가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아마 저 사람이 네메시스에게 준 것이겠지.
그녀의 허리에 달린 그 단검이 그 힘에 반응하는 듯이 꿈틀거렸다.
"8명의 주신이 있었네. 그중 제우스라는 멋지고 잘난 최고의 미남신이 있었다네~"
흥얼거리는 2세계의 주신 제우스의 노랫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그 모습에 네메시스의 눈이 커졌다.
"제우스! 이 자식!!! 힘 조절을 안 할 생각이냐!!!!"
치직 치지지지지지지직!!!!!
노이즈와 같은 소리가 결계 안을 채워 갔다.
전력의 창은 검붉은 불길한 기운에 완전히 삼켜졌고 거기에 담긴 기운에 의해 그 주위는 마치 뒤틀리는 듯이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그에 따라 제우스는 정말 즐거운 듯이 입의 미소가 점점 커져갔다.
"모든 신이 나를 시기하고 질투했지만~ 난 결코 패배하지 않았네~"
'전투에 취해 버렸잖아!!! 게다가 저 엿 같은 노래는 뭐지!?
새로운 형태의 정신 공격이라도 되나?'
그런 제우스의 모습을 보며 네메시스는 설득하는 것을 포기하고,
곧 자신의 검을 향해 힘을 흘려보냈다.
그에 따라 그의 검에 담긴 룬이 손잡이부터 빛나기 시작하였다.
"주신들 중 최강이며 제일 잘난 신! 그게 바로 2세계의 올림푸스의 왕!!!
자 받아라!! 네메시스! 신의 심판을!!!!! 울어라!!! <아스트라페>!!!!!!"
제우스의 창 '아스트라페'의 본래 용도는 휘두르는 창이 아닌 투척을 위한 창이었다.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속성 '파괴'을 최대한 담아 투척하는 그의 기술은 웬만한 4세계의 괴물조차 막지 못하고 소멸해버릴 정도였다.
만약 현재 저 무식한 정도의 힘이 담긴 창이 지상에 내리쳐지면 그대로 결계고 뭐고 간에 말 그대로 경기장 자체가 증발해버리겠지.
곧 제우스는 웃으며 그 멸망의 창을 네메시스에게 투척하였다.
"정신 차려! 이 미친 놈아!!!!!!!"
그에 맞서 네메시스의 검이 제우스를 향해 휘둘러졌다.
그의 검에서 푸른 해일과 같은 빛이 하늘을 향해 치솟아 올랐다. 두 기운이 서로 부딪히기 위해 날아가는 모습에 모든 관중들이 놀라며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고,
곧 양측의 빛이 충돌하였다.
파아아아아악!!!
제우스의 투척된 번개의 창은 네메시스의 검에 발하는 푸른빛에 부딪히자 잠시 주춤하더니 곧 푸른빛을 부수고는 지상을 향해 내리쳐졌다.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어쩔 수 없는 듯 고개를 떨구었다.
“마나 속성은 상성상 파괴 속성을 이길 수 없는 것은 알았지만.
제기랄...!”
서서히 다가오는 흉폭한 기운에 네메시스를 입꼬리를 올렸다.
“........이라고 할 줄 알았냐? <아이기스>!!!"
내려오는 죽음을 향해 고개를 들어 손을 뻗는다.
그의 손에서 본래 제우스의 것이던 방패가 나타나 '아스트라페'에 부딪혔다.
차아아아아악!
잠시 후 방패에 부딪힌 번개 창은 빨려드는 듯이 '아이기스'에 흡수 되어갔고 그 모습에 지상에 낙하하고 있던 제우스의 눈이 커졌다.
저것은... 그 누구보다도,
그 자신이 알고 있는 방패였기 때문이었다.
"뭐!!!! 어째서 내 방패가 너에게?!!!!!"
분명 네메시스에게 씹어 먹혔던 팔에 있었던 방패.
네메시스는 제우스의 '아스트라페'를 막아낸 아이기스를 공중에서 잡아챘다.
그 방패를 잡은 그의 손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퍼져갔다.
파괴 속성에는 네메시스의 방어능력도 소용없기 때문이겠지.
잠시 후. 네메시스는 두 손으로 그 방패를 들고 제우스가 떨어지는 예상위치에 서서 제우스를 바라보았다.
"여어. 제우스. 좀 아플 거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제우스가 지상에 떨어지기 직전.
네메시스는 '아이기스'에 최대한 힘을 담아 휘둘러, 그의 몸에 명중시켰다.
그러자 거대한 소리와 함께 제우스의 몸이 결계를 종이처럼 부수고 바닥을 향해 굴렀다.
"커억!!!!"
"...제..제우스 참가자 아웃! 네메시스 참가자 승리입니다!!!“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경기장의 지면이 황폐화되고, 호수위에 튕겨진 조약돌마냥 튕겨나간다. 그렇게 제우스는 관중석 바로 앞에 벽에 부딪혀, 피투성이가 되었다.
2차 전 승자가 결정 된 이후. 네메시스는 바닥에 쓰러진 제우스에게 다가갔다.
"여. 내려온 그 순간에 팔로 막아냈네. 역시“
“안 막았으면, 배가 찢어지는데. 당연한 거 아니야?
난 이곳에 신체 분해 쇼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고? 네메시스.”
네메시스의 말에 제우스는 서서히 일어나 앉더니 너덜너덜한 자신의 팔을 바라보았다.
파괴 속성 때문인지. 그의 상처가 검게 물들여졌고,
막아낸 충격이 얼마나 대단한지 팔이 덜렁거렸다.
"아아... 져버렸네. 하하하하하. 그래도 즐거웠어. 네메시스."
몸의 상처로 통증이 심할 텐데도, 제우스는 웃더니 곧 힘들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설마 내가 나의 방패 '아이기스'에 맞아서 이렇게 돼 버리다니.
몰랐어. 하하하! 뭐 모처럼 즐거웠으니 되려나?"
“...나참. 역시 넌 주신보단 괴물이 어울리는 성격이야.”
주신이라기에는 사고방식이 너무나 뒤틀어졌다.
고통을 즐기고, 앞뒤 안 가린 전투를 통해 쾌락을 얻는,
네메시스가 알고 있는 ‘동료’들의 성격과도 너무나 흡사했다.
그런 면에서 주신 제우스는 네메시스에게 그 어떤 주신보다도 친숙한 것이겠지.
네메시스가 희미한 웃음을 짓자.
제우스는 자신의 팔을 힐끔! 보고는 네메시스에게 말을 걸었다.
"찾아갈 테니. 이따 보자. 4세계의 왕.
각자 세계의 주인으로서,
같이 이야기나 나누자고."
“자... 잠깐! 제우스!”
사제들이 치료하고자 급하게 달려왔을 때는 이미 제우스는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다.
이에 네메시스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이 망할 녀석이 세레나나 벨라에게 달라붙으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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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2세계의 주신이자. 올림푸스의 왕.
2세계의 또 다른 주신 티탄들의 지배자인 크로노스와 균형을 이루어 2세계를 이루는 존재였다.
그가 천 년 전 전쟁에서 홀로 괴물들의 왕과 맞서,
후퇴하는 연합군이 괴물에 대비할 시간을 번 사건은 모든 세상에 전설로 퍼져 있을 정도이며,
태초의 세상으로부터, 오랜 시간 동안 악을 토벌해온 주신으로서,
그는 8명의 주신들 중 독보적으로 강하였다.
그의 손에 수많은 ‘악’들이 죽었으며, 그렇게 죽은 이들은 모두 4세계로 모였다.
그런 그가 창조주에게 받은 속성은 '파괴'로.
전쟁에서 어떤 방어든 부수며, 4세계의 괴물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입힐 수가 있었다.
고귀하며 굳은 의지의 최강의 주신.
"...라고. 어머니에게 배웠는데. 어딜 봐서...“
우걱! 우걱!
품위라곤 눈곱 마치도 없이, 음식을 맨손으로 집어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중간마다 네메시스는 요리한 음식을 탁자에 두고 빈 그릇을 챙겨갔다.
빠른 속도로 음식이 사라지는 모습에 세레나는 질린 듯이 다른 탁자에 앉아 있었고,
벨라는 자신이 어머니에게 배운 지식과 대조하며 턱을 괸 채로 제우스를 바라보았다.
'저 모습이.. 어딜 봐서 고귀해?'
물론 그녀의 어머니인 마나의 주신. 이세리아(용의 여왕)도 깨는 모습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기품 정도는 있었기에 벨라는 속으로 투덜거렸고,
제우스는 모든 음식을 비운 후. 배가 부른지 식기를 내려놓았다.
"꺼억. 오랜만에 잘 먹었다.
과연 음식 솜씨 한번 대단한데? 네메시스."
"그동안 안 먹고 살았냐?
거지위장을 가진 잡신녀석아."
"흑흑! 그동안 이런 음식을 먹을 기회가 없었어."
그 말에 잠시 네메시스의 눈에 측은함이 감돌았지만. 곧 냉랭한 어조로 말했다.
"그래.. 다 먹었으면 이제 가지?"
"아아. 안되지~ 따로 할 일이 있어서 온 것인걸?"
"...."
"근데 이 여인들은 누구?"
슥!
제우스의 손이 세레나에게 향하였지만,
어느 사이에 다가온 네메시스가 그 손을 쳐냈다.
처음부터 예상했다는 태도였다.
“신경꺼라. 조금이라도 이들에게 손을 대면, 너의 성지를 불태워줄 테니. 각오해.”
네메시스가 그녀를 끌고 제우스와 거리를 두자.
제우스는 당황해하며 손을 휘저었지만,
그 손에 말리고스가 내려앉아. 지그시 제우스를 노려보았다.
“잠깐... 날 무슨 범죄자 보듯이 바라보는데.”
"범죄자 맞잖아. 뇨롱!"
“말리고스..너어...
같은 형제끼리 그런 말은 아니잖아...”
세레나는 여관에 갑자기 들어와 먹기 시작한 제우스가 싫은지 표정을 찡그리며, 네메시스에게 귓속말을 하였다.
"네메시스... 아는 사이에요?"
"응.. 오랜 친구야. 세레나 미안하지만. 벨라를 데리고 위에 올라가 있어 주겠어?
따로 이놈과 이야기해야 하는 일이 있을 것 같아서."
"알겠어요. 으. 저 기분 나쁜 인간 좀 빨리 내보내요."
세레나가 벨라를 데리고 그곳에서 빠져나가자.
그제야 제우스는 편하게 다리를 탁자에 올리며 네메시스를 올려다보았다.
"여어. 금방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네. 친구!"
"...됐고. 어떻게 온 거야?"
"켈렌트에게 물어서 찾아왔지. 하하하"
"...."
망할 꼬마. 네메시스는 작게 중얼거리더니, 그의 앞에 앉았다.
"그래. 그 할 일은?"
"내 '아이기스' 내놔.
애초에 그거 내 방패잖아? 너의 위장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
"너의 위장으로 들어간 내 방패를,
어떻게 네가 어떻게 얻은 건지 모르겠지만 주인에 돌려주는 게 예의 아니겠어?"
"안 돼. 아니. 줄 수 없달까."
"?"
"천 년 전 기억나? 내가 처음으로 너희들이랑 맞붙었을 때."
"처음으로 붙었을 때라?.. 으음.. 잠깐만. 기억 좀 더듬어보고. 아아. 생각났다!
네가 내 팔을 먹어버렸을 때 말이군."
제우스는 기억난 듯이 네메시스에게 왼팔을 보란 듯이 내밀었다.
탄탄한 근육이 감싼 어깨 부분과 연결된 팔은 어깨와 색이 미묘하게 달랐다.
도마뱀의 꼬리가 잘린 이후 다시 자란 꼬리가 본래의 꼬리랑 다른 것처럼 이질적이었다.
“..그래. 그때 너의 ‘아이기스’도 함께 삼켜진 덕에 나의 육체에 완전히 흡수되어버렸어.
주고 싶어도, 이것은 내 몸의 일부인지라 못 줘“
"끄응.. 그렇게 된 거였어? 대충 잃어버렸다고만 생각했는데.. 쳇."
제우스는 역시 무리였냐는 듯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탁자의 과일에 손을 뻗었다.
그 순간. 그는 무언가 생각났는지. 사과를 입에 가져가며 네메시스를 바라보았다.
“아참. 그때 내 팔 작살나면서 네 '10번째 날개'도 함께 날려 버린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날개는 잘 재생됐어? 하하하.
너는 머리가 잘려도 재생이 가능한 특이한 괴물이니 당연한 재생 했으려나?
정말 그땐. 그 날개에서 나오는 힘에 나도 죽는 줄 알았다니까!”
"...."
"어이. 네메시스 표정 왜 그래?"
"네메시스의 10번째 날개는 재생이 안 됐어."
"엥!? 그게 무슨 소리야. 말리고스?"
"말리고스 말대로다. 그 이후에 전혀 재생 안 됐다. 빌어먹을 놈아."
네메시스의 대답에 의외의 사실을 안듯이,
제우스는 눈을 크게 뜨더니 그에게 주춤거리며 다가왔다.
"...너어.. 정말..."
"그래.. 그때에 보았을 때보다.. 약..."
"등짝. 등짝을 보자!!!"
퍼억!!!
"지금 장난할 때냐!!!"
네메시스는 달려드는 제우스의 배에 정확히 일격을 먹여,
허리를 기역자로 굽히게 한 뒤. 그대로 때려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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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야야! 잠깐! 농담 가지고 그러네. 친구 사이에"
잠시 후. 제우스는 맞은 배를 문지르면서 일어서면서 네메시스에게 미소 지었지만.
돌아오는 건 그를 쓰레기같이 바라보는 네메시스의 눈빛이었다.
"......"
"어이. 동성은 손 안된다니까."
"...."
어느 사이에 네메시스의 옆에 날아온 말리고스도 그 시선에 가담하였다,
"언제부터 내 신용도가 이렇게 바닥인데?"
"넌 주신들 중 최악일 거다. 신용불량자 주신 녀석아."
끄덕끄덕
"농담이라고!! 아무튼! 너 날개 재생되지 않는 거 사실이냐?"
"그래."
"말도 안 돼... 너 그러다가. 다른 괴물에게 훅 가는 거 아냐? 만약 알려지면...."
잡아먹히겠지. 제우스는 뒷말을 흐렸다. 4세계의 괴물들 사이에 자비 따위는 없다.
오늘 등 뒤를 믿으며 싸우는 존재라도, 약해지면 다음 날 잡아먹힐 뿐이다.
동정심도 그곳에선 사치였고 지옥이란 곳도 이곳에 비하면 관광지에 불과하였다.
그곳의 왕인 네메시스는 끊임없이 도전받고 싸우기 때문에 그런 그가 힘이 약해지는 건 치명적이었다. 제우스는 그 생각에 그답지 않게 걱정하는 목소리도 물었다.
“그 생각을 한 놈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밞고 왔으니 걱정 안 해도 돼.
내가 아무리 약해진다고 하들. 서열 3위 분노의 야누스 말고는 그 누구도 날 못 막아.”
"...."
“확실히 그때 이후. 몸의 균형이 무너졌어.
그때 무너진 균형을 이루기 위해 날개 하나를 줄여 균형은 다시 맞추어야 했지.
현재 전성기에 비하면 전체 힘은 절반 정도밖에 안 돼.
뭐. 그래도 방어능력은 그대로라 한동안 4세계의 왕은 나라고 친구.“
네메시스의 육체는 ‘파괴’ 속성과 ‘조화’ 속성을 제외한 모든 속성과 물리법칙, 마법을 막아낸다.
그 두 속성은 희귀속성으로 악명이 높기 때문에 네메시스는 항상 전투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제우스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순수히 사과했다.
“...미안”
“그때는 서로 어쩔 수 없었잖아? 애초에 서로가 적이었는 걸.”
서로가 죽이고 죽이는, 천 년 전 전쟁의 전장에서 네메시스와 제우스는 상대를 처음 만났고, 전쟁이 끝나기 전까진 서로가 물어뜯는 관계였다.
그때를 기억한 둘은 잠시 침묵하였고 그러한 침묵을 처음 깬 것은 제우스였다.
"....그런데..."
"...?"
"아까 그 여자들은 누구?"
"신경 끄라고...."
"맛있... 아니. 아름다운 여인들이던데. 흥미가 생겨서.."
"너 방금 본심을 내뱉었냐!! 당장 이곳에서 나가!!!"
역시 눈앞의 제우스란 이름의 주신은 세레나와 자신 사이를 방해하는 해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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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시스님? 아아! 멋진 분이시죠. 제가 사랑하는 달링♥.
반드시 그 분의 신부가 되는 것이 저의 꿈이랍니다.”
“껄껄껄! 지나가는 플로라가 웃겠다!”
“잠깐만요! 당신이 왜 비웃어? 감히 이 청순한 소녀의 사랑을 비웃어? 망할 고블린아!!!”
-by 옆에서 비웃는 서열 666위 고블링킹의 멱살을 붙잡으면서, 14위 레퀴엠이 남긴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