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4화 〉제 33화 아쿠아마린1 (34/127)



〈 34화 〉제 33화 아쿠아마린1

머메이드(인어) 소녀인 미나를 따라 도착한 곳은 '아쿠아마린'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으로 거의 결계의 외곽이었다.
빛을 내는 진주가 적은 곳이었기 때문에,
주위가 어두웠고 인어들의 도시와 다르게 생기가 적은 모습이었다.
벨라는 이곳으로 왜 왔냐고 미나에게 물으려는 순간.
반가운 일행들을 모두 볼 수가 있었다.

"모두 무사했네.
근데....말리고스...
넌 왜 거기 있는 거야?"

제우스의 어깨 위에 울상을 지으며 앉아 있는 말리고스가 눈에 뜨였다.
마치 싫은데 억지로 앉아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말리고스는 벨라의 물음에 신경질적으로 날갯짓을 했다.


"뀨웅... 나도 원해서 제우스 어깨 위에 있는 것이 아니야.
인어의 마법이 이 변태가 무의식적으로 흘리는 '파괴'에 부서져 버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가 옆에서 보충 해주고 있는 거야.
뇨롱.... 정말이지. '파괴'랑 '공간'은 최악의 상성이라고!"

"내 쪽도 여자라면 몰라도.
푸른 도마뱀은 사양이야."


제우스도 말리고스가 싫은지 미간을 찡그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뱃멀미가 완전히 가셨는지.
현재의 그의 안색은 밝은 상태였고, 람히르와 세레나도 상처 없는 모습이었다. 미
나는 모인 인원들을 보며 의미 모를 미소를 짓은 채로 그들 앞에서 부유했다.
그런 그녀를 향해 네메시스는 시선을 던지며 물었다.

"왜 이곳에 부른 건지 모르겠군. 푸른 아가미일족의 '엘더' 미나양."


"...에!? 잠깐. 네메시스. 저 꼬마 애가 머메이드의 '엘더'라고? 잘못 알고 있는  아니야?"

놀란 벨라의 목소리에 네메시스는 그런 벨라를 어린 듯이 힐끔 보더니,
시선을 다시 미나를 향해 돌렸다.


"놀라워할 것 없어. 머메이드의 ‘엘더’는 엘프와 달리 가장 오래 살아온 존재가 아닌 일족 중 제일 강한 존재가 선택되는 존재거든. 안 그래?"

"헤에☆. 알고 있었네요. 맞아요. 검은 머리 오빠."


미나는 네메시스의 말에 미소 짓더니 손을 자신의 머리 위로 뻗었다.
그러자 그 순간. 그녀의 손으로 물거품이 몰려들었고,
잠시 후. 그녀의 키만 한 스태프가 그녀의 손에 들려 있었다. 그녀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큰 크기.
그것이 그녀의 손에 들린 직후. 바다의 움직임이 뒤틀려졌다. 정확히는 바닷물이 그들이 도망치는 걸 막는 듯이 둥글게 요동쳤다.


"다시 소개하겠어요. 저는 푸른 아가미일족의 '엘더' 미나 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서 이곳에 불렸답니다."

"......"


"아참. 여러분에게 거부권은 없어요. 이번 일은 일족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거든요.
그러니 거짓된 답이 나오면 산산조각 내버릴 것에요☆..
그러니까 제가 당신들을 다치지 않도록 진실한 답을 해주시길..."


처음 봤을 때와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였다.
처음에는 아이에 가까운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칼날에 가깝게 날이 갈려 있었다.
그녀의 협박에 가까운 말은 거짓이 없었고 그녀는 필요하다면 정말로 손에 있는 푸른빛이 빛나는 스태프를 휘두를 것이다.
하지만 벨라는 오히려 미나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물속에서 머메이드는 당해낼 수 없는 종족이 거의 없는 강한 종족 중 하나지만...
지금은 상대가 좋지 않았다. 벨라는  발자국을 내디디면서 달래듯이 미나를 향해 말했다.

"손에 들고 있는 스태프를 내려둬."

“절~대 안돼요. 붉은 머리 언니.”

스태프가 휘둘려지는 순간. 미나라는 머메이드는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할 것이다.
벨라는 네메시스의 손이 검을 향해 다가가는 것을 힐끔 보고는 점점 다급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이야 웃고 있는 그였지만.
자신의 연인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다른 이의 피를 흘릴 것이므로...
자신이 먼저 말리지 않으면  되었다.

“그걸 휘두르면 다치는 것은  쪽이야..”


"그래도 싫어요. 질문할 테니까.  들어요!"


"...할  없네. <마법 정지>!"


마법 수식조차 존재하지 않는 단순한 말 한마디.
하지만 용의 여왕의 딸이자 마나의 종족인 그녀의 말은 절대적이었다.
요동치던 바닷물 속에 있는 마나가 벨라의 말에 강제적으로 멈추어졌다.
그리고 또한 미나의 손에 들른 스태프의 푸른빛이 희미해졌다.
스태프의 빛이 갑자기 약해지자.
미나는 멍청한 표정으로 자기가 들고 있는 스태프를 바라보았다.


"...에!?"


이상했다. 자신의 수족과도 같은 바닷물이 앞의 붉은 여자의 말 한마디에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녀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는 바로 앞에 허리에 손을 얹은 채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벨라의 모습이 보였다.


“하여간.. 곱게 말로 하면 듣질 않아요."


잠시 후. 미나는 벨라에게 꿀밤을 맞은 채. 바닥에 주저앉아 두 손을 들고 있었고 눈물인 듯한  액체가 커다란 눈망울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물은  진주가 되어 바닥을 향해 방울 모양으로 떨어졌고 벨라는 그런 그녀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자신이 나섰으니 이 정도에 끝났지.
어느 금발의 변태나 흑발의 괴물이 나섰으면 이 정도에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우에에엥. 맞았어..."


"...네가 한 것은 생각 안 나? 아무튼. 물으려는 거나 다시 말해봐. 어디 들어나 보자."

"후흑... 그게.. 여러분은 어떻게... 흑흑.
아쿠아마린의 결계를 뚫고 이곳에 들어온 건지 물으려고 했어요. 우에엥.
엘더로서 묻는  당연하잖아요."

"뀨웅.. 그것? 내가 한 결계에 쉽게 들어와 지던데."


"....그거 정말이에요!? 푸른 도마뱀. 사실이에요?"


말리고스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대답하자.
'엘더' 미나는 울음을 그치고는 옆에 다가온 말리고스를 목을 낚아채고는 흔들면서 물었다.

“푸른 도마뱀이 아니라. 말리고스야!! 으갸갸. 흔들지 마! 네메시스. 살려줘."

"넌 뭘 해도 죽지 않잖아. 그리고 의심 많은 머메이드 꼬맹이. 말리고스 말은 사실이야."

"그..그렇다면. 저희 일족을 도와주세요. 다리 달린 분들."


"....?"

--------------------------------------------------------------


잠시 후. 겨우 눈물을 그친 미나는 훌쩍이더니, 그들을 올려다보며 간절히 부탁했다.


"...이곳을 나갈  있게 도와주세요."

"...뭐?"

"현재 이곳 아쿠아마린을 감싸고 있는 결계는 과거부터 이곳에 존재했던 것에요."

"존재했었다..? 너희가 만들어낸 결계 아니었어?"


"아니에요. 누가 만든 건지는 아무도 몰라요.  과거부터 이곳에 존재했으니까요.
다만 이 결계는 머메이드 일족이나 우리가 인정한 존재만 들여보내 주고, 철저히 다른 종족을 배척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결계에요.
마치 우리들을 위한 듯한 결계이지요. 그 때문에 우리 종족은 수백 년간 모든 위험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어요.
...한 달 전쯤부터 이상이 생기기 전에는 말이에요."

"...한 달 전이라고?"

"네. 한  전쯤에 결계 밖에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이곳을 뚫기 위해  적이 있어요.
그때 금이 가자. 결계에 이상이 생기더니 배타성이 짙어졌어요.
저희들조차 왔다 가지 못하게 하는..
말 그대로 저희는 이곳에 갇혀 버린 거죠."


‘레비아탄 녀석 때문이겠네...’

거대한 푸른색 몸체의 산에 가까운 바다괴물.
그것은 너무나도 거대한 크기의 존재로 제우스에 대한 원한으로 그들이 타고 있던 배를 침몰시켰고 이곳에 그들을 몰아넣었다.
아마도 지금 결계 밖에서 헤엄치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제우스가 나오기를 이를 갈고 있거나.

"..그 때문에 결계를 뚫고 이곳에 들어올 수 있었던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해요.
저희가  결계를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냥 이곳에 살아도 문제없지 않아?"


벨라의 질문에 미나는 부정하듯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에 따라 그녀의 해초 빛 머리카락도 흔들렸다.


"...안돼요. 아쿠아마린은 식량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지만.
이 안의 바닷물이 썩어버리면 저희는  수가 없어요.
현재 이곳의 바닷물을 제가 움직여서 썩는 것을 최대한 막고 있었지만 이제 한계에요..
아마 결계가 사라지지 않으면 며칠 못가  안의 바닷물은 썩기 시작할 것이고 저
희는 죽어버리고 말 거에요..
아까 거칠게 대한 것은 죄송해요... 그러니까.. 제발... 저희를 도와주세요."


울먹이면서 그들을 바라보는 미나의 모습에 네메시스는 귀찮은 일에 걸려든 것 같다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


말리고스는 눈을 감은 채로 천천히 날개를 폈다.
그에 따라 그의 주위로 흩날리는 '공간‘의 선들이 탐색하는 듯이 결계에 다가갔다.
그것들은 결계의 벽에 도달하자. 탐색하는 듯이 거미줄처럼 흩어져 뻗어 나갔다.
그것은 마치 식물의 뿌리와 같은 모습이라고 벨라는 생각했다.


꿈틀꿈틀!

5분 정도 지났을까? 말리고스가 눈을 뜨자.
'공간‘의 선들은 다시 그에게 돌아갔고,
그것들이 모두 회수되자. 말리고스가 일행들에게로 내려왔다.

"말리고스. 부술  있겠어?"

"....이 결계는 물리적으로 부수는 것은 벨라 정도만 돼도 가능해..
하지만.. 함부로 부수면 안  것 같아. 뀨웅."

"에? 부수면 왜 안 돼? 이까짓 결계 부술 수 있다면. 내가 부수는 것이 낫지 않아?"

말리고스는 그녀의 말에 부정적으로 고개를 젓더니 보란 듯이 날개를 퍼덕였다.


"보는 것이 빠를 것 같으니까 잘 봐."

말리고스의 날개 짓에 따라 '공간'이 움직였다.
‘점’들이 이어져 ‘선’으로. ‘선’들이 모여 ’면‘으로.
그의 '공간'은 뻗어 나가 무언가를 그려갔다.
어느 정도 현상이 갖추어지자 인어들의 엘더인 미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아쿠아마린의 지도?"


그들의 앞에 축소된 '아쿠아마린'의 모습과 그것을 둘러싼 결계가 보였다.
말리고스는 모두의 시선이 지도로 집중되자. 앞발로 결계 위의 소용돌이를 가리켰다.


"아쿠아마린 위의 소용돌이 보이지?
저것은 결계가 대기의 마나와 바다의 마나를 동시에 빨아들이면서 생긴 현상이야.
저곳이 마나 공급원이기 때문에 저곳을 공격하면 손쉽게 이곳의 결계를 무너뜨릴 수 있어.
하지만..."

말리고스가 집중하자 지도가 더욱 선명해져 갔다.
그러자 아쿠아마린 밑쪽으로 작디작은 수많은 선 같은 것들이 희미하게 보이더니 곧 뚜렷한 모습이 되었다.
당장이라도 무너지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많은 균열이 아쿠아마린 밑으로 나타나 있었고 좀  밑쪽에는 활발하게 움직이는 마그마로 보이는 것이 보였다.


!!!

 모습을 보고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짓자.
말리고스는 예상했던 반응인지. 차분한 어조로 설명을 이어나갔다.


"여긴 '천 년  전쟁'에서 괴물과 신의 치열했던 전쟁터  하나야.
그러니 이상할 것 없잖아?
특히 괴물들 중 하나인 13위 레퀴엠이 썼던 ‘<모든 것은 핏빛으로 물들여라>’가 지금도 흔적이 남아 있을 정도로 강하게 박히면서 지질을 망가뜨렸어. 뀨웅....
본래라면 풍화 작용으로 인해 어느 정도 안정화 돼야 했지만.
이곳의 결계로 인해 풍화도 되지 않아서 현재의 이곳 땅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야.
그나마 결계가 억지로라도 이곳 땅을 붙잡아 주고 있기 때문에 아쿠아마린이 멀쩡해 보이는 거지. 뇨롱.”


“.....”

“만약 결계를 강제로 무너뜨린다면.
그 즉시. 이곳 지대가 무너지면서 바닷물과 함께 모두를 지하로 끌고 가.
마그마에 노릇노릇하게 익혀지고 말걸? 그럼 베드엔딩이라고 뀨웅."

"그..그렇다면 결계를 부수는 것이 아닌. 빠져나가는 것은...?"

"무리. 이곳 결계를 조사한 결과 들어오는 것은 내가 친 결계랑 상성이 좋아서 가능했어.
하지만 내부 결계는 완전히 반대성향이야.
마치 계란 껍질과 닮았달까? 이 결계는 외부의 충격에 강하지만 내부의 충격에는 약해. 뀨웅.
우리들이 들어올 때처럼 억지로 나가려고 하면.
그것만으로도 결계가 무너져서 똑같은 결과가 되고 말거야. 뀨웅."


"...정말 귀찮아져 버렸군."

네메시스의 투덜거림만이 들리는 가운데.
인어들의 '엘더'인 미나는 울먹이는 표정을 짓더니 말리고스에게 다가갔다.

"..그러면... 저희 일족은.. 이곳에서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건가요?"


"그건 아니야. 마나를 정제하는 장소를 찾으면 내가 해결할 수 있어. 뀨웅!"


"..정제하는 장소요?"

"응. 이곳의 결계가 위의 소용돌이부터 마나를 빨아들여서 유지된다고 했잖아? 뀨웅.
하지만 결계라는 것은 자연상태의 마나가 아닌. 정제된 마나만 받아들일 수 있어.
그러므로 마나를 정제하는 장소가 반드시 존재하지.
그곳에 내가 간다면 결계를 안전하게 해제하고 또한 지대를 안정화할 수 있어. 하지만.."


"마나가 모이는 곳을 추격할 존재가 필요하겠군."


네메시스의 말에 말리고스는 끄덕였다.

"맞아. 게다가 이 결계는... 1세계의 마법 공식뿐만 아니라.
3세계에 있는 공식까지 더해져 있어. 이걸 해석하려면 마법 분야에 전문가가 필요해."


그 말을 끝으로 네메시스 일행의 시선이 모두 벨라를 향하였다.
그에 벨라는 예상한 듯이 머릿결을 뒤로 넘겼다. 마법이라면 용의 전문 분야니까.


"흐음. 내가 나서야 하는 거야? 내 인건비는 비싸다고. 네메시스."

"아아. 나중에 내지. 벨라스트라즈."


“기대할게♡. 네메시스.”

--------------------------------------------------------------


잠시 후. 벨라는 출발하기 전에 모인 일행들을 보며, 의아한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어째서 일행 구성이 이런데? 나랑 말리고스만 가도 충분하지 않아?"

"말리고스가 없으면 나에게 걸린 인어의 마법이 깨져버려서.
어쩔  없이...
나. 제우스도 가야 한다는 말씀! 하하하핫!!"

"...이 바보를 통제할 놈이 나뿐이라. 어쩔 수 없어. 벨라."

네메시스는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벨라를 껴안으려는 제우스의 귀를 잡아당겨서 그의 행동을 막았다.
벨라는 그 둘의 모습에 한숨을 쉬더니 옆에 있던 작은 머메이드 소녀에게 시선이 갔다.

"미나. 너는 왜 따라오는데?"


"....‘엘더’로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미나는 그 순간. 네메시스를 곁눈질로 바라보더니 곧 홍조를 띤 채로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벨라는 머리에 피가 쏠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 그렇겠지... 네메시스.
차라니 이런 인원으로 갈 거면 람히르나 세레나도 데려오는 것이 낫지 않아? "

"배 안에 우리만 타고 있던 것이 아니잖아?
곧 다른 인간이나 수인들도  잠에서 깨기 시작할 거야.
그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통제할 인원이 필요해서 그곳으로 보냈어."

그 말에 벨라는 끄덕였다. 확실히 배에 있던 다른 존재들도 지금쯤이면 깨어나서.
생전 처음 보는 수중 동굴 안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기억에는 배가 침몰하는 장면이 마지막이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럼 출발할 거니까  따라와.“


--------------------------------------------------------------


 시각. 벨라스트라즈의 일행들을 관찰하고 있던 ‘목소리’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하아... 하아. 드디어 돌아오셨어. 지금 이 순간!
나의 ‘왕’께서 이곳으로 오고 계셔....!!!”

‘목소리’는 거울에 비추어지는 '왕‘의 모습이 사랑스러운 듯이,
정성을 들여 껴안고 얼굴을 비볐다.
그러나 잠시 후. 그녀는 무언가 깨달은 표정으로 그의 모습이 비치고 있는 거울에서 떨어지더니,
옆에 있는 다른 거울로 다가가 자신을 모습을 비추어 보며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앗!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지금 내 상태가...
아! 어쩌면 좋아! 이 모습으로는 왕을 맞이할 수가 없어!!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카벙클’?”


그녀가 옆에 ‘카벙클’이라고 부른 존재는 거의 증기에 가까운 몸체를 하고 있었다.
그것에게 뚜렷이 보이는 곳은 머리에 큼지막한 붉은 보석과 빛나는 눈의 안광뿐이었다.
 외에는 놀라울 만큼 흐릿했고 또한 투명했다.
그리고 크기가 상당한지 그녀의 방안에 머리만 들이밀었을 분인데도 그곳의 반을 채우고 있었다.


[_________]


그녀의 말에 그것은 마치 동의하는 듯한 긴 울음소리를 냈다.
 응답에 ‘목소리’는 즐거운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맞아. 처음에 내 결계를 머메이드의 인정도 받지 않고 통과하기에 혹시나 했는데...
정말로 우리 ‘괴물들의 왕’이라니 정말..
지금 이 기분은...! 너무나도 행복한걸! ‘카벙클’!
너도 너의 왕을 만나니.
기분 좋은가 보구나?”


[_______]


“그래.. 정말 우린 오랫동안 기다렸어..
그분이 오시기만을..
그러니 카벙클. 우리들의 왕께서 곧 이곳에 오시니.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해.”


[_______]


“아! 왕의 옆에 있는 떨거지들은 어떻게 해야 하냐고...?
왕의 재회를 방해하는 떨거지들은.....
한 놈도 남김없이 모두 죽여버려. 귀찮게 하지 못하도록.”

그에 카벙클이라고 불린 생물체는 반대하는 듯이 날카로운 소리를 냈지만.
그녀가 눈썹을 찌푸리며 화를 내는 시늉을 하자. 곧 소리를 줄였다.

“꼭 죽이지 않아도 돼. 적당히 방해하지 못하도록 만들면 되니까.
그리고 꾸며야 하니까. ‘네메시스’님도 늦게 오도록 손  써줘. 부탁해! ‘카벙클’.
나의 오랜 친구야.”


사르르르.


그 말에 ‘카벙클’은 동의한 듯이 끄덕이고는  그녀의 앞에서 투명해지며 모습을 감추었다. 그것이 사라지는 모습을 본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다시 만날 그를 기대하면서....
그녀는...
4세계의 ‘괴물’이었으니 말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