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화 〉제 63화 일행들의 정체
발정기에 지친 수인들이 여기저기 널려 쓰러진 수인섬의 오후.
그 전날 밤의 난장판을 복구한 통나무집 1층 거실에 2층에 잠들어 있는 세린과 하린을 제외한 모두가 그곳에 모여 있었다.
세레나는 두 손을 허리를 집은 채로 네메시스에게 설명을 들을 때마다 눈썹을 찌푸렸고.
곧 그의 설명이 끝나자. 주위 동료들을 둘려보고는 입을 열었다.
“음... 그러니까.... 당신들은...”
“3세계 마나의 주신인 용의 여왕의 딸. 벨라스트라즈야.
차기 마나의 주신이 될 제 1계승자이고 대충 드래곤 캐슬의 공주라고 알고 있으면 돼.”
“1세계 빛의 주신. 켈렌트님의 딸. 전투천사 람히르입니다.
중간계에 파견 나왔다가 네메시스님을 감시하게 될 임무를 받게 되었어요.”
“.......”
별 거 아니라는 듯이 말하는 벨라스트라즈와 우아하게 자신을 소개한 람히르의 모습에 세레나는 침묵하며.
그들을 바라보았고 그런 그녀를 네메시스는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왜 안 믿겨져?”
“다른 건 다 몰라도. 당신의 설명 중 이해가 안 되는 것이 하나있는데요..”
세레나는 말을 흐리더니 현재 상황이 뭐가 재미있는지 히히덕거리는 제우스를 가리키고는 말을 이었다.
“저 변태.. 아니 인간이 4개의 세상 중 하나를 지배하고 있는 주신이라는 것이 전혀 믿겨지지 않는데요?”
“제우스는 하는 일이 다른 주신과는 다르게 때려 부수는 것이 전부라 그래.
저 녀석은 업무는 부관에게 전부 맡기고는 떠돌아다니거든. 그리고 말리고스도....”
“그건 신성모독이야! 네메시스! 난 무려 모든 것들의 어머니인 창조주의 자식들 중 가장..”
“잉여이자. 백수고. 변태지.”
“무슨!!! 난 변태가 아니야! 신사지.”
“......”
세레나는 제우스의 그런 모습에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런 것이 주신이라니.
용케 2세계란 곳이 멸망하지 않는 것이 용했다. 그리고 그런 제우스랑 투닥거리고 있는 네메시스는..
“당신은.. 한때 이 드림랜드를 멸망시킬 뻔했던 천 년 전 전쟁의 악마들 중 하나고요?”
“악마가 아니야 ‘괴물’이지. 그리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난 그것들의 왕이고.”
“어째서죠?”
하나의 질문. 하지만 거기에 담긴 것은 세레나의 수많은 의문이었다.
어째서 과거의 수많은 생명을 해치는 최악의 전쟁을 일으켰는가?
처음부터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는가? 등등의 수많은 물음들. 그 말에 네메시스는 난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아직 말해줄 수 없어.”
“....질문을 바꾸죠. 플로라는 누구죠?”
“내가 사랑했던 여자이자. 과거의 너이며. 또한 미래의 너.”
“좀 더 말해 봐요.”
그가 사랑했다는 여자 부분에 세레나의 귀가 거칠게 흔들어지더니, 표독스런 표정으로 그녀는 물었고.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살며시 미소 짓더니 말을 이었다.
“내가 그녀에게 알고 있는 것들을 알고 싶은 거야?”
“그래요.”
“....그렇다면 할 수 없지. 가슴 사이즈 C의 매우 글래머스러운 몸매에, 좋아하는 속옷색상은 검은색에 쓰리사이즈는..”
“현재의 저랑 몸매가 너무 차이 나잖아요!! 게다가 제가 묻는 것은 그것이 아니고요!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상세하게 알고 있는 건데!? 당신 제우스랑 동류였어!?”
“잠깐! 왜 내 이름이 거론되는 건데? 내가 뭐 어땠다고?”
“제우스. 당신은 끼어들지 말고 그냥 구석진 곳에 박혀서 조용히 좀 있어요!”
세레나의 말에 제우스는 구석진 곳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더니 바닥을 긁기 시작하였고.
그런 그를 람히르가 토닥거려주었지만 곧 벨라가 다가가 람히르를 데려갔기 때문에 그는 혼자가 되었다.
“내가 아는 것은 이게 전부야.”
“뭐라고요? 지금 장난...”
“어쩔 수 없어. 그때는 콩깍지가 많이 꼈거든. 난 그녀의 모든 것이 좋았어.”
“.........”
네메시스의 설명에 세레나는 할 말을 잃은 듯이 침묵하였고 네메시스는 변명하듯이 말을 이었다.
“뭐. 지금 분명한 점은.”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합께 살짝 미소 짓더니 세레나에게 다가가고는 그녀를 껴안았다.
“현재는 너를 사랑한다는 거지. 처음부터 밝히지 못해서 미안해. 세레나.”
“....!!!!”
세레나는 그가 갑자기 자신을 껴안자 볼을 붉혔고 그런 네메시스의 머릿속으로 앙그라 마이뉴의 목소리가 울렸다.
[크크크큭. 거짓말. 정말 웃기지도 않군. 네메시스. 안 그래?]
‘닥쳐라.’
[나의 일부가 네 녀석에게 흡수되면서 너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읽혀지는 게 느껴져.
이 거짓말쟁이. 하핫. 정말 나보다 악 같아서. 뭐라 할 수가 없군. 괴물들의 왕. 하하하하]
“사랑해. 세레나.”
“네메시스...”
끼이이익. 쿵!!!!
“.....”
“....”
갑작스런 소음에 네메시스와 세레나는 소음이 들려온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네메시스와 세레나를 바라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세 명의 모습이 서서히 닫히는 문 사이로 보였다.
마치 일부로 자리를 비켜주는 것처럼. 곧 문틈이 살짝 열리더니 그 틈 사이로 세 쌍의 눈들이 보였다.
마치 다음 진행될 상황을 기대하는 듯이..
“......네.. 네메시스. 당장 떨어져욧!!!!! 그리고 지금 문 뒤에 있는 분들! 도대체 무슨 상상하고 있는 거야!!!!”
곧 상황이 이해된 세레나는 얼굴과 귀를 붉히며 소리쳤고 문 밖에서는 쳇! 하는 무언가 아쉬워하는 듯한 탄식이 흘려 나왔다.
-------------------------------------------------------------------
“냐하핫. 고맙다냥.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냥. 하하하핫.”
“됐고 약속대로 그곳의 길안내나 해줘.”
“그전에 보여줘야 하는 것이 있다냥.”
고양이 수인 세린은 그 말과 함께 품속을 뒤지더니 한 장의 종이를 네메시스에게 꺼내 보였다.
“....?”
“네메냥. 당신이 이전에 준 골드 덕에 오늘 아침에 이곳 땅을 구매할 수 있다냥.
다행히도 여기가 외진 곳이라 땅값이 싸서 다행이다냥. 고맙다냥.”
“..그 말은?”
“그렇다냥. 드림랜드 대륙 법에 따라. 이곳 집과 온천은 내 소유가 됐다냥. 냐하하핫.”
“.....어이?”
네메시스로서는 언제까지나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만든 거라 그다지 상관은 없었지만.
세린의 너무 고양이다운 모습에 네메시스는 황당해서 물었다.
“하핫. 왜 놀란 표정을 한다냥. 이걸로 좀도둑질만 하던 나에게 직업이 생겼다냥.
난 이곳에서 여관업을 할 생각이다냥. 대신 네메냥이 저 바보 같은 엘프와 이곳으로 올 때마다.
남녀혼욕탕의 우선 이용권을 주겠다냥.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 음란한 고양이가!!”
“왜 그렇게 얼굴을 붉힌다냥? 욕탕은 단순히 씻기 위한 장소일 뿐이다냥.
혼욕탕이라도 해도. 이용할 때는 시간을 정해서 들어가면 되지 않느냥.
후훗. 혹시 이상한 상상을 해 버린거다냥? 오히려 음란한 쪽은 그쪽이 아니다냥? 후후후후.”
“이이이익!!!!!!”
네메시스는 그 둘의 모습을 보더니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흔들고는,
세린을 반죽음으로 만들려는 세레나를 막아서고는 말을 이었다.
“둘 다 그만. 네가 이곳에서 뭘 해먹든 난 상관없지만. 약속은 어떻게 할 거야?”
“아. 그것은 걱정하지 마라냥. ‘비글 존슨’에게 친분을 가지고 있는 이는 나뿐만이 아니다냥.”
세린은 그 말과 함께 자신의 딸인 하린을 앞에 세우더니 말을 이었다.
“하린이가 안내해주면 될 거다냥.”
“....말도 아직 못하는 아이를 데리고 무슨 짓이야?”
“...할.. 할 수 있어요.”
“......?”
낯선 목소리. 이전까지 듣지 못한 어린 목소리가 들려오자 네메시스는 혹시? 라고 생각하고는 고개를 내려 하린을 바라보았다.
하린은 우물쭈물하면서도 입을 열었다.
“제.. 제가. 안내 해드릴 수 있어요. 오빠!”
“.....!!!!!!”
말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한 번도 입을 열지 않는 하린이 말했다! 그 모습에 주위 모든 일행들이 굳었고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제.. 제가. 어머니에게 부탁했어요. 네메시스 오빠를 따라 갈 수 있게 해달라고요!
그.. 그러니까. 절 데려가시면... 비글 아저씨에게 제가 찾아가드릴 수도 있고요. 그... 그리고.”
하린은 그 말과 함께 말을 볼을 붉히더니 네메시스의 시선을 피하고는 말을 이었다.
“그.. 그때 발정기라 정신없어서 잘은 기억나진 않지만... 그 숲속에서.. 계속 해 드.... 읍!”
“그만!”
네메시스는 그 순간. 하린에게 달려가 그녀의 입을 손으로 막았고 곧 주위를 둘려보았다.
어느 세. 그의 주위는 네메시스를 쓰레기로 보는 듯한 시선으로 변해있었고 심지어 뒤에서도 느껴지는 것이 느껴졌다.
“다들 진정하고. 무언가 심각한 오해가 있나본데.”
“서...설마냥. 내 딸을.. 지킨 것이 아니라냥... 그거였다냥!!!!
당장. 말해봐라냥! 네메냥!!!!! 숲속에서 내 딸을 어떻게 한거다냥!!!!”
“물어뜯지 마! 세린! 게다가 세레나는 왜 활을 매기는 건데?”
네메시스는 주위를 황급히 둘려보았고 곧 제우스를 바라보았다.
“어서 좀 도와...”
“너야말로 진정 어린이들의 친구야. 나의 신사의 길은 아직 먼 것임을 깨닫게 하는군. 친구!”
“제우스. 넌 도대체 무슨 소리하는 거냐...”
제우스의 위험한 발언에 네메시스는 표정을 구겼고 곧 다른 이를 찾던 중 세레나를 바라보았다.
“세레나. 너도 같이 있었잖아...”
“전 숲속에서 찢어진 옷으로 묶여진 하린이와 그런 하린이를 어떻게 하려는 당신 밖에 생각 안 나는데요. 네메시스.”
“........”
일행들의 침묵이 길어진다. 그리고 거기에 비례해 오해와 불신이 증폭되어 간다.
네메시스는 그 말에 포기하는 듯이 힘없이 손을 내리더니 말을 이었다.
“될 대로 대라지.”
콰아아아아앙!!!!
그 순간. 로리콘에 대한(오해지만) 징벌로서 벨라스트라즈의 마법이 그곳에 직격하였다고 한다.
-----------------------------------------------
“멈춰라!!!!!!”
수인들만 뿐만 아니라 인간들도 섞여 있는 10명 정도의 무리였다.
흡사 산적이라고 보이는 듯한 가죽 복장의 이들이었다. 그들은 네메시스 일행들의 앞을 막아서고는 소리쳤다.
“현상금이 있는 검은 머리다!"
“너희 중 검은 머리 녀석을 우리에게 넘겨랏!!!!“
그런 그들의 모습에 벨라스트라즈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보더니 곧 네메시스에게 물었다.
“.....휴우. 네메시스. 이거 몇 번째인지 알아?”
“30분 전에 만났던 이들까지 합하면 3번째군.”
그 말에 벨라는 머리를 뒤로 넘기고는 앞의 이들을 바라보았다. 루비를 연상시키는 붉은 눈에는 짜증만이 가득했다.
“그냥 좀 지나가게 해달라고!!!!!”
콰아아아아앙!!!!!
-------------------------5분후------------------------------
‘흐흐흐흐. 다 묶었군.’
제우스는 마지막 한사람까지 밧줄로 묶어두고는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의 얼굴에는 상쾌한 미소가 나타나있었다.
“네메시스. 다 묶었어.”
“제우스... 다른 건 몰라도 왜 귀갑 묶기인데?”
“남자의 로망이니까! 하하하하.”
“........”
네메시스는 시커먼 남자들을 귀갑 묶기를 묶어놓고는 화사하게 웃는 제우스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곧 한명씩 의식을 차리기 시작하자 물었다.
“아까 검은 머리라고 하면서 소리치면서 오던데 도대체 이유가 뭐야?
오늘만 ‘이데란 마을’로 가다가 너희까지 합해서 3번이 넘어가서 물어보는 건데.”
“크윽.. 내가 말할 것 같으냐?”
“제우스.”
파직! 파아아아아악!!!
“으갸갸갸갸갸갸걍!!!!!!!”
네메시스의 말에 제우스는 손가락을 튕겼고 그 순간. 네메시스에게 대답한 수인남자에게 벼락이 떨어졌고.
고통스런 외침을 내뱉었던 그 남자는 곧 몸에 덮여있는 털이 타서 그런지.
무언가 타는 냄새와 함께 연기가 조금씩 올라왔고 그것은 네메시스가 제우스에게 그만하라는 손짓을 하자 멈추어졌다.
“죄... 죄송합니다! 마.. 말하겠습니다!”
“필요 없어! 제우스!”
“히익!”
수인 남자가 한눈에 볼 수 있을 만큼 두려움에 떨자 네메시스는 곧 피식! 웃고는 말했다.
“농담이야.”
“.......네메시스 장난칠 때에요?”
“미안.”
세레나의 꾸중에 네메시스는 어색하게 뒷머리를 긁적였고 곧 제우스는 그런 그들을 보며 청춘이라 듯이 싱긋하고 웃더니,
두 명 정도의 남자를 숲 속으로 끌고 갔다.
파지지지지직!!!!
몇 번에 걸친 스파크가 섞인 전격의 빛이 반짝이더니.
잠시 후. 숲 속에서 제우스는 그 두 명을 데려와. 다른 산적으로 보이는 이들에 그들을 던지고는 말했다.
“이것들 현상금 사냥꾼들이야. 인간 왕국 중 하나인 ‘아스카나’에서 현상수배 했다고 하던데?”
제우스는 그리고는 현재 묶여 있는 이들의 품속에서 꺼낸 것으로 보이는 낡은 종이를 꺼내더니,
네메시스에게 던졌고 그는 그걸 받고는 펼쳤다.
[아스카나에서 연쇄 살인 후 도주한 범죄자를 찾고 있습니다.
현재 그 도주한 범죄자의 특징은 검은 머리카락에 남자라는 사실 정도이며.
이 범죄자는 ‘이데란 마을’로 가고 있습니다.
현재 이데란 마을에 파견 가 있는 우리 아스카나의 왕국군에게 이 범죄자를 넘기면 사례금으로 천 골드 가량의 보상금이......]
“....천 골드?”
“큰 금액이야?”
“응. 세레나. 내가 지난번에 세린에게 준 것이 1골드잖아? 그 정도면 현재 드림랜드의 인간왕국 수도에서 6인 가구가 한 달은 먹고 살 수 있는 금액이거든.
이 정도면... 눈 돌아가서 검은 머리만을 잡아 다닐 만도 하네. 그런데 현상수배지가 조금 이상하군.
다른 인상착의가 쓰여 있는 것도 아니고. 수인 섬에 인간의 군대를 파견하다니.... 뭐.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겠지.”
“상관없고 간에 어떻게 할 거야? 네메시스. 내가 마법으로 염색시켜줄까? 지금 마을로 가면 이번처럼 귀찮아 질 것 같은데.”
“...내 몸이 마법이 안 듣는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텐데?
얼마 전에 날 마법으로 내가 서있는 땅을 날려버리는 것이 누구더라?
그 덕에 구름 위를 날아가는 경험을 했지. 정말로 날아 가버리는 경험을...”
“미안하다고 했잖아! 언제까지 그 일로 삐져 있을 거야? 쩨쩨하게.”
벨라는 퉁명스럽게 그렇게 말하고는 그를 훑더니 고개를 돌렸다.
자신이 생각해도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않고 로리콘으로 의심해 날려버린 것이 양심에 찔린 것이었다.
네메시스는 잠시 고민하는 듯이 턱을 집더니 곧 일행들을 바라보고 말했다.
“잠시만 여기 있어주겠어? 해결책을 구해올 테니.”
“?”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아까 제우스가 들어갔던 숲 속으로 들어가 모습을 감추었다.
그의 행동에 다른 이들은 이해 못한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곧 그곳에서 들려온 소리에 얼굴을 굳혔다.
스르르륵. 툭!
무언가 천이 땅으로 떨어지는 소리. 그 소리에 일행들의 자연스럽게 한 가지를 생각했다.
“아참! 세레나. 혹시 몰라서 말하는 거지만. 몰래 훔쳐보면 안 돼♡.
아무리 내 몸을 보고 싶어도... 나중에...”
“안 봐요! 뒤에 그 말은 무슨 소리에요!!!!!!!!! 그리고 지금 당신 뭐하는 건데!!!!”
“잠시 뒤에 보면 알거야.”
네메시스의 말에 세레나는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고 제우스는 이제야 이해간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그 방법이었나!”
“...무슨 방법인지 아시나요? 제우스님?”
람히르의 물음에 제우스는 자신감과 묘한 흥분에 젖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신의 추리를 외쳤다.
“네메시스가 하려는 것은!!!! ‘여장’이다!!!!”
“.......뭐라고요?”
그 말에 일행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한심하게 제우스를 바라보기 시작하였고.
그 시선에 당황한 듯 제우스를 손을 내젖더니 말을 이었다.
“아니 생각해봐. 현상수배에는 검은 머리 ‘남자’잖아? 그렇다면 여장을 하면 문제없잖아!
무엇보다 원본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훌륭하고! 다들 상상해봐! 네메시스가 여장을 하면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아?”
“......”
제우스가 언제나 하는 개소리였지만. 이번의 제우스의 말은 왠지 모르게 설득력이 있었다.
그 말에 각자 상상을 하기 시작하였다.
“네메시스님의...”
“...여장이라고?”
“.........”
잠깐의 침묵의 시간 후. 세레나와 하린은 전혀 떠오르는 것이 없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좌우로 내저었고 벨라스트라즈는 무언가 생각난 듯. 킥킥 웃었다. 하지만 람히르는...
“푸확!”
““.........”“
무엇을 생각했는지. 코에서 코피를 흘렸다. 그 모습에 일제히 일행들은 람히르를 바라보았고.
람히르는 한 손으로 급히 코피를 가렸다. 그녀는 그러면서도 어쩔 줄 모르는 듯이 볼에 홍조가 달아올라있었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벨라가 그녀에게 물었다.
“람히르.”
“네.”
“.....너 의외로 위험한 것 같아. 제우스 급으로.”
“그... 그게 무슨!! 전 결코 여장한 네메시스와 제우스의 므훗한 장면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아... 죄.. 죄송합니다.”
람히르는 무언가 변명하는 듯이 말하였으나. 곧 자신이 무엇을 말했는지 깨닫고는 말을 멈추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
일행들 사이로 어색한 침묵이 흘렸고 잠시 뒤. 숲 속에서 무언가 그들에게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일제히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까 네메시스가 숲 속으로 들어갔던 방향이었다.
곧 발걸음 소리는 일행들의 코앞에 있는 나무 뒤에 멈추어서더니, 일행들은 무언가 그곳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 모습이 답답한 듯이 세레나가 물었다.
“....네메시스. 뭐해요. 빨리 나와요.”
“...노.. 놀리지 않을 거죠?”
“.....?????”
낯선 어린 소녀의 목소리였다. 그 모습에 모두가 의아한 듯.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 거렸고.
곧 나무 뒤에서 머뭇거리던 그것은 우물쭈물 하다가 튀어나왔다.
“아..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 아니. 다시 뵙겠습니다. 4세계 서열 1위 탐식의 네메시스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어?”
들어갔던 네메시스와 다른 소녀가 튀어 나왔다.
네메시스의 짙은 검은색의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하린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작은 소녀의 모습의 모습으로...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그리고 그 순간. 일행들 사이로 비명인지 어떤 변태의 환호인지 알 수 없는 외침이 흘려 나왔다.
------------------------------------------------------------
“......너 누구야?”
모든 일행이 소녀를 둘려 싼 상태로 모인 후 세레나는 물었다.
세레나의 말에 공감하는 듯이 일행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 모습에 소녀는 우물쭈물하다가 말을 이었다.
“저는 네메시스의 본인이기도하고 또한 아니기도 해요. 세레나님.”
“...알기 쉽게 말해봐.”
“음... 당신이 윤회의 궤를 통해 빛의 주신 켈렌트가 환생시켰다는 사실은 아시죠?”
“응. 믿어지지는 않지만.”
“저는 그때를 대비해서 네메시스에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만들어졌다고?”
“네에. 전 만약에 세레나님이 남자의 육체로 태어나거나 아니면 여자인 세레나님께서 이쪽 취향(?)인 경우를 대비해서 만들어졌답니다.
간단히 말해서 저는 또 다른 네메시스이지요. 뭐. 네메시스님은 저를 ‘헤카테’라고 이름 붙이셨지만 말이죠.”
“......근데 왜 하필 그 소녀모습인데?”
벨라의 물음에 헤카테라 불린 소녀는 싱긋. 웃더니 말을 이었다.
“음. 현재 제가 쓰고 있는 육체는 네메시스님께서 4세계에서 가장 자주 본 육체를 토대로 만들어진 거거든요.”
“...자주 봤다고?”
“네에. 정확히는 4세계 4위 '나태의 벨제부브'의 모습을 원본으로 만들어졌답니다.
아무래도 네메시스님이랑 같이 목욕하다보니까. 가장 정보가 많았거든요. 머리색을 제외한 털 한 올까지 동일하게 만들어 졌답니다.
물론 세레나 언니께서 특별히 원하시는 취미가 있으시다면 그쪽으로 모습을 겉모습을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뭐? 잠깐만! 털 한 올까지라고 했어? 지금 당장 네메시스에게 나오라고 해봐!”
세레나의 화난 듯한 모습에 소녀는 갸우뚱거리더니 말했다.
“음. 현재 네메시스님은 자신은 부재중이니 메시지를 남겨달라고 전하라고 했습니다.
앗!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요? 죄송합니다. 네메시스님...”
“.......”
그 모습에 세레나는 왠지 이번 마을에서는 피곤해질 듯한 강한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