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09화 (409/615)

409화 대륙 정벌 (8)

때는 동북쪽 연합회를 흡수한 직후.

로만 드미트리의 부름을 받은 루카스는, 예상치 못한 명령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설마 크로노스 제국과 싸우실 작정입니까?”

방금의 명령.

전쟁 말고는 해석의 여지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만 하더라도 드미트리는 카이로의 한 가문에 불과했고, 베네딕트 후작과 같은 실세들이 중앙 정부를 장악한 상태였다.

그런데 크로노스와의 전쟁을 대비하는 명령이라니.

로만 드미트리가 예사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가 생각하는 그림은 상식의 선을 벗어났다.

로만 드미트리가 말했다.

“루카스. 이미 카이로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다니엘 카이로 국왕은 나라를 지킬 힘이 없으며, 각기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는 여러 세력이 카이로를 장악한 상태다. 네게 묻겠다. 만약 우리가 중앙 정부와 대척하게 된다면, 단순히 눈앞에 있는 적을 쓰러트린다고 해서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아마도 배후가 개입하겠지요.”

“그렇다. 크로노스든, 발할라든. 그들은 카이로가 안정을 되찾는 과정을 그냥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다. 카이로의 내란은 분명히 제국의 개입을 초래할 것이고,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 훗날 제국과의 전면전을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한 예상이 아니다. 반드시 일어날 미래이고, 그렇기에 나는 지금부터 그들과의 전쟁을 준비하고자 한다.”

남부 전선.

헥토르를 쓰러트리고 금의환향한 로만 드미트리는, 논공행상(論功行賞) 과정에서 자신을 차지하려는 수많은 움직임을 목격했다.

다니엘 카이로는 그러한 판도를 제어하지 못했다.

귀족파의 베네딕트 후작, 발할라파의 덴버 백작, 크로노스파의 그레고리 백작이 달콤한 제안을 해 오는 상황에서, 카이로 왕실은 눈뜬장님처럼 왕국 내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았다.

결국.

내란은 일어날 것이다.

나라의 안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제국의 개입은 필연적이었고, 그렇기에 로만 드미트리는 카이로에 들이닥칠 폭풍에 대비하고자 했다.

드미트리가 카이로의 내란을 정리할 것이다.

그래서 동북쪽 연합회를 흡수하며 기반을 다진 것이며, 나아가 제국과의 전면전 또한 생각했다.

전쟁이란 그렇다.

그것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적당한 선에서 끝나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을 먹는다면, 크로노스와 발할라의 연합 같은 변수에 쓸려 버렸을 것이다.

고로 처음부터 전쟁은 예정된 미래였다.

대륙의 양대산맥과 언제고 끝을 보리라는 생각에, 단순히 전쟁을 대비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을 굴복시킬 미래를 머릿속으로 그렸다.

그 명령에.

루카스는 숨이 막혔다.

‘당신은 대체…….’

로만 드미트리.

상식을 벗어나는 존재였다.

남들은 카이로의 내란을 말할 때, 그는 그 배후에 있는 제국과의 전면전을 대비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미친 짓이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동안 경험했던 로만 드미트리의 모습에.

말도 안 되는 일들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그의 저력에, 루카스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명령대로 처리하겠습니다.”

그날.

둘의 비밀스러운 대화는, 드미트리의 먼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초석을 쌓았다.

* * *

다시 현재.

루카스가 말했다.

“그동안 드미트리 정보 길드는 크로노스 제국, 발할라 제국과의 전쟁을 대비해 수만의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그중 크로노스 전복(顚覆) 계획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는 크로노스 제국 내에 정보망을 형성, 크로노스 황궁과 연결되어있는 비밀 통로를 조사했습니다. 오랜 역사가 흘러오며 크로노스는 큰 위기를 맞이한 적이 없지만, 황제의 안위는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기에 비밀 통로의 존재를 확신했습니다. 그 결과 비밀 통로의 위치를 찾았습니다.”

“……비밀 통로라니.”

“그곳을 통해 수도에 잠입하겠다는 겁니까?”

수뇌부들이 놀랐다.

비밀 통로를 찾았다니.

로만 드미트리의 준비성에, 그리고 성과를 냈다는 사실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루카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처음에는 그 부분도 고려했으나, 비밀 통로는 황실의 혈통이 아니라면 저절로 붕괴하는 구조로 만들어졌습니다. 그것은 마법 방어를 해제하려고 시도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되기에, 비밀 통로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해서 직접 활용할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미 없는 성과는 아닙니다.”

촤르르륵.

지도를 펼쳤다.

비밀 통로의 구조를 기록한 것이었는데, 복잡하게 얽혀있는 그것은 눈으로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비밀 통로의 존재가 낯선 것은 크로노스 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황궁이 건설될 당시에 비상시를 위해 제작되었지만, 그것은 단 한 번도 실제로 사용된 경우가 없기에 크로노스 제국의 사람들은 비밀 통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합니다. 우리는 그 부분을 공략하고자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비밀 통로를 통해 연기를 보낼 것입니다. 사람들이 그 연기의 출처가 비밀 통로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고의가 아니라면 연기가 일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 침입을 예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적들을 혼란에 빠트릴 함정입니다. 갑작스러운 변수에 적들의 병력이 분산된다면, 우리는 곧바로 두 번째 작전을 진행할 것입니다.”

시선이 집중되었다.

다들 마른침을 삼켰다.

늘 의문을 제기해 오던 크리스조차도, 루카스의 준비가 철저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실 두 번째 작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밑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드미트리 정보 길드의 근간은 피지배층(被支配層)에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권력자로 분류되지 않는 존재들을 확보해, 그들을 통해 얻어 내는 실낱같은 정보의 조각들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드미트리 정보 길드의 목적입니다. 두 번째 작전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크로노스에서 일하는 노동자 신분으로 잠입하는 것. 전쟁이 시작된다면 모든 나라는 공통적으로 노동자들을 투입, 성벽과 같은 부분들을 보수하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만약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에 노동자들을 회유한다면 신분과 그들의 행동이 의심받게 되겠지만, 문제가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 진행되는 작전은 적들의 의심에서 벗어납니다. 그것이 바로 첫 번째 혼란으로부터 얻어 내고자 하는 진정한 목적입니다.”

노동자 말을 움직였다.

그들을 성벽 근처.

예상치도 못한 곳에 내려놓자, 사람들은 소름이 돋았다.

“크로노스 성벽에 걸려 있는 마법 방어는 매우 단단합니다. 그간 진행해 왔던 전쟁과는 다르게 성벽을 무너트리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노동자들을 통해 마법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폭탄을 성벽 내부 곳곳에 심어 두었습니다. 그것은 성벽과 똑같은 재질로 이루어졌기에 발각되지 않았으며, 성벽에 엄청난 충격이 가해졌을 때 연쇄 폭발을 일으키며 성벽의 내구도를 약화시킬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성벽을 공격하는 타이밍에 맞춰, 내벽에도 마법 폭탄을 터트릴 계획입니다.”

슥.

고개를 들었다.

경악한 사람들의 시선을 둘러보더니, 담담하게 작전을 듣던 로만 드미트리에게서 시선을 멈추었다.

“제가 준비한 작전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전력의 분산과 성벽의 약화. 그 이후의 상황은 주군의 몫입니다.”

* * *

다음 날.

작전이 시작되었다.

갑작스럽게 황궁 내부에서 피어오른 연기에, 황궁의 경비병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뭐야? 연기가 어디에서 나오는 거야?”

“비밀 통로다! 비밀 통로가 확실해!”

위험을 인식하는 순간.

황궁이 발칵 뒤집혔다.

곧바로 비상 경비 체계가 발동되었고, 이 사실이 멤피스 후작에게 전달되었다.

“다시 말해 봐. 뭐라고?”

“……아무래도 드미트리가 비상 통로를 통해 침입한 것 같습니다. 비밀 통로는 절대 연기가 들어올 수 없는 구조인데, 그곳으로부터 연기가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황실의 혈통이 아니라면 비밀 통로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인데, 상대는 로만 드미트리지 않습니까. 매번 상식을 벗어나는 존재라면 분명히 비밀 통로의 문제를 해결했을 겁니다.”

“이런.”

수하의 보고에.

멤피스 후작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드미트리와의 전쟁은 장기전으로 끌고 가야만 했다.

겨우 며칠 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크로노스 제국의 항전은 어떠한 결과도 얻을 수 없었다.

“지금 당장 병력을 불러들여라. 내부에서 적들의 침입을 허락한다면, 우리는 절대 드미트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상대는 로만 드미트리다. 단 한 명이라는 안일한 마음가짐을 가졌다간, 우리는 과거의 패배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다급한 외침이었다.

그동안의 전쟁.

매번 단 한 명 때문에 패배했다.

안으로 침입하는 인원이 소수라고 한들, 그 인원에 로만 드미트리가 포함되는 순간 그것은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경기를 일으키는 듯한 반응은 너무나도 당연한 모습이었다.

멤피스 후작의 부름에 순식간에 병력이 투입되었고, 비밀 통로를 중심으로 겹겹이 방어 체계가 형성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현장에 도착한 멤피스 후작은, 병사들을 향해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다.

“지금 당장 비밀 통로를 폐쇄하라. 그리고 내부에 적들이 존재할 수 있으니, 통로 안에 독가스를 투입하라.”

“알겠습니다.”

완벽한 대응이었다.

비밀 통로 안에 적들이 존재한다면.

로만 드미트리라 할지라도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물론 마음속에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다.

왜 연기가 일어난 것일까.

사실 비밀 통로를 통해 이동했다면, 연기와 같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것이 정상이지 않을까.

하지만.

상대가 로만 드미트리기에, 변수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만에 하나. 연기가 적들의 실수를 나타내는 시그널임을 우리가 알아보지 못한 것이라면, 우리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을 맞닥트리게 된다. 적들이 어떤 의도로 비밀 통로를 활용한다고 한들, 우리로서는 전력을 다해 변수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

암담한 현실이었다.

변수의 존재를 알아도.

대응은 강제되었다.

멤피스 후작은 빠르게 상황을 정리했고, 입구가 폐쇄되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감정이 들었다.

그때였다.

콰앙!

콰르르르르르르르릉.

저 멀리.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고개를 홱 돌려 소리가 난 방향을 확인한 멤피스 후작은, 그제야 일이 잘못되었음을 알았다.

“……빌어먹을.”

확실했다.

성동격서(聲東擊西).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다.

* * *

황궁이 난리가 난 그때.

로만 드미트리는 성벽을 향해 걸어갔다.

“로만 드미트리다!”

“공격하라!”

성벽 위.

병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궁수들이 앞으로 나서며 화살을 발사했고, 뒤이어 마법사들의 마법이 발현되었다.

단 한 명을 상대로 과할 정도의 공격이었지만, 그들은 로만 드미트리만 처리할 수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기세였다.

안타깝게도 공격은 통하지 않았다.

펠릭스와 피닉스의 마법사들, 에드윈 헥토르와 천공의 마법사들이 로만 드미트리를 보호하기 위해 마력을 끌어올렸다.

“실드(shield).”

“실드.”

콰앙!

퍼퍼퍼퍼퍽.

모든 공격이 마법 방어에 막혔다.

자욱하게 일어나는 먼지구름 사이로 로만 드미트리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성벽과 멀지 않은 거리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크로노스 수도의 성벽은 거대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높이에, 단단한 재질의 성벽과 겹겹이 설치되어 있는 마법 방어는 역사상 단 한 번도 무너지지 않았다.

세상 모든 사람.

그들은 제국의 위용에 고개를 조아렸다.

모두가 압도되었던 풍경을 바라보며, 로만 드미트리는 오히려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삶.

강자와의 싸움은 일상이었다.

강하기에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강하기에 서로를 무너트리고자 사나운 이빨을 드러냈다.

애초에 약자들은 범접할 수 없는 세계.

약육강식(弱肉強食)의 세상에서, 로만 드미트리는 포식자를 잡아먹는 포식자로 정점에 올랐다.

‘한때, 알렉산드르의 방식은 내게 의문을 부여했다. 그것은 분명히 잘못된 방식이나, 과도한 분출이 추구하는 파괴력은 때에 따라 절제된 힘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알렉산드르와 같은 강자를 상대할 때는 무공이 확실한 해결책이 되겠지만, 거대한 성벽을 마주한 상황에는 무분별한 분출 또한 나쁜 선택지라고는 할 수 없다.’

꽉.

검을 쥐었다.

자세를 잡았다.

시험해 보고 싶었다.

알렉산드르의 방식.

그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풀어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무림에서는 필요 없는 방법이었다.

무림은 성을 두고 싸우는 공성전이 아닌, 보통 무인들의 대결로 결판을 냈다.

그렇기에 다수를 상대로 무분별하게 공격하는 기의 분출은 비효율적인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도 무조건적으로 비효율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거대한 성벽을 공략하는 상황에서, 그것은 또 다른 방법이 될지도 몰랐다.

로만 드미트리는.

아니, 천마 백중혁은.

늘 그랬다.

편견 없이 세상을 받아들였고, 알렉산드르가 버렸던 힘이 로만 드미트리를 통해 새롭게 발현되었다.

탁.

한 걸음.

앞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로만 드미트리가 검을 뻗는 일련의 과정에 단전의 마나가 폭발적으로 들끓더니, 성벽을 향해 검을 휘두르는 순간 활화산이 폭발하듯 분출했다.

엄청난 폭발이었다.

검에서부터 무려 수십 미터의 오라가 일어났고, 그것은 마치 거인이 휘두르는 일격처럼 압도적인 존재감을 표출했다.

‘이것의 이름을 지금부터 천검(天劍)이라고 명명한다.’

성벽 위.

사람들이 넋을 잃었다.

어떻게 대응할 새도, 대응할 방법도 없었다.

거인이 내리치는 일격에, 그들은 그대로 오라의 폭풍에 휩쓸렸다.

콰앙!

콰콰콰콰콰쾅!

콰르르르르르르르릉.

* * *

쿠르르르르릉.

폭발의 여파가 들끓었다.

아직 충격이 가라앉지 않은 전장 위에서, 크로노스 제국의 병사들은 참담한 광경을 목격했다.

“으, 으아아악!”

“악!”

사방에서 비명이 들렸다.

거대한 성벽은 일부가 무너져버린 상태였고, 성의 잔해에 깔린 병사들이 고통에 찬 비명을 질러 댔다.

직접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로만 드미트리는 겨우 일격을 시도했을 뿐인데, 역사상 단 한 번도 적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았던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성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들로서는 알 수 없었다.

성벽 안에 심어진 마법 폭탄.

내벽에서 일어난 폭발.

그리고 로만 드미트리의 일격.

세 가지의 요소가 성벽을 단번에 무너트렸다는 사실을, 그들의 상상력으로는 차마 예상할 수 없었다.

충격적이었다.

모두가 넋을 잃었다.

그사이.

저벅저벅.

로만 드미트리가 걸음을 옮겼다.

먼지 바람이 휘몰아치는 공간을 향해 걸음을 내디디며, 검을 늘어트린 채로 담담하게 말했다.

“가자.”

그 순간.

“공격하라!”

“제국을 무너트려라!”

“드미트리를 위하여!”

바로 뒤에서.

열화와 같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크리스와 케빈을 필두로 왕국 연합의 병사들이 로만 드미트리를 지나치며, 그대로 일제히 크로노스 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불꽃이 튀었다.

이제는 정말로.

크로노스를 무너트릴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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