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화 서울 정벌 (5)
밖에서 비명이 들렸다.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소리에, 구리의 시민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을 보였다.
“……우린 모두 죽을 거야.”
“하남에서 탈영한 병사들에게서 들은 내용인데, 로만 드미트리는 하남의 사람들을 단 한 명도 남김없이 모조리 죽여 버렸대. 하남시장의 머리를 효수까지 한 인물이니, 그가 우리를 살려 줄 리가 없어.”
“아아, 신이시여.”
로만 드미트리의 방식.
과격했다.
국제법을 어긴 것도, 적들을 자비 없이 죽여 버리는 것도, 실제로는 시민을 단 한 명도 건드리지 않았으나 효수라는 파격적인 방식에 소문은 와전될 수밖에 없었다.
정문호는 반란 세력의 정보를 파악하고 중앙 정부에 알린 존재다.
인천을 무너트리기 위해 앞장선 인물이니만큼 확실한 대가를 치렀지만, 그것이 정문호에게만 국한되는 처벌임을 알 방법은 없었다.
전염되는 공포.
의도적이었다.
상대를 완전히 찍어 누르기 위해서, 전장에서 적들에게 인간적으로 보일 필요가 없음을 알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바깥이 조용해졌다.
그때였다.
사람들이 몸을 숨기고 있는 공간이 활짝 개방되더니, 민간인처럼 보이는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구리 시민 여러분. 경계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인천시장 김준혁이며, 여러분들을 해할 의도가 없습니다.”
“인천시장?”
“인천시장이 여길 왜…….”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김준혁은 조금 전 하남에서 구리시장의 연락을 받았고, 지금은 하남의 상황을 모두 정리하고서 구리로 향한 상태였다.
인천에 대한 수비는 강민호에게 일임했다.
그가 로만 드미트리를 대신해서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그의 이름값이 사람들에게 안도감을 주기 때문이었다.
김준혁이 말했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지켜야 할 행동 매뉴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중앙 정부와 저희 반란 세력과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구리시장을 비롯한 중앙 정부의 사람들은 모두 죽었으며, 이곳은 지금부터 반란 세력의 영역입니다. 아직 대재앙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구리가 언제 공격받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인천은 기존 병력을 대신해 구리의 방어 체계를 형성할 예정입니다. 그러니 자리를 지키십시오. 만약 반란 세력의 명령에 응하고 싶지 않은 분들은 굳이 제지하지 않겠지만, 통제를 따른다면 인천이 여러분들의 안전을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의외의 상황이었다.
로만 드미트리는 시민들을 방관하지 않았다.
방어 병력의 전멸로 그들이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 인천의 병력을 투입해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했다.
배려였다.
시민들을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았다.
그들은 적대 세력의 시민이나, 앞으로의 미래에 받아들여야 할 국민임을 알았다.
“많이 두려우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심하십시오. 저희는 시민 여러분들을 절대 해하지 않습니다. 30분 뒤에 여러분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물자를 나누어 드릴 예정이며, 모든 상황이 종결된다면 그때 따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정말 우릴 해하지 않을 겁니까?”
“하남 시민들은 모조리 죽였다면서요. 설마 저희를 속여서 무언가를 하려는 속셈인 건 아닙니까?”
사람들이 불신의 눈빛을 보였다.
이해했다.
전쟁이란 그런 것이니까.
김준혁이 그들을 바라보며 단호한 표정을 보였다.
“저희가 왜 무고한 시민들을 죽이겠습니까? 로만 드미트리 님은 적에게 자비가 없을 뿐입니다. 중앙 정부의 부당함을 알고도 외면한 사람들은 가차 없이 처벌하지만, 상황에 휩쓸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처벌할 이유는 없습니다. 인천시장 김준혁의 이름을 걸고 확실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그분의 검은 절대 ‘일반 시민’들을 향하지 않습니다.”
당근과 채찍.
로만 드미트리가 채찍이라면, 김준혁은 당근이었다.
사람들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김준혁의 말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일단 안전을 보장해 주는 그 말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었다.
정말 어쩌면.
인천의 승리는 나쁜 결과가 아닐지도 몰랐다.
* * *
그 시각, 서울.
서울은 한참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몬스터 웨이브로 인해 끊임없이 몬스터가 밀려들었고, 밤낮이 뒤바뀌는 사투 끝에 몬스터 웨이브를 소멸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콰앙!
콰르르르르릉!
“몬스터 웨이브를 소멸시켰다!”
“우리가 승리했다!”
“와아아아아!”
승리의 기쁨이 전염되었다.
환호하는 사람들 틈에서, 금빛의 갑옷을 착용한 사내가 투구를 벗으며 거친 머릿결을 드러냈다.
천검(天劍) 민찬기.
그의 정체였다.
민찬기가 수하에게 말했다.
“현재 다른 곳의 상황은?”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한 금천구와 은평구에서도 상황을 거의 정리해 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지원군이 도착한 덕분입니다. 그들이 힘을 보태 몬스터들을 밀어내고 있으며, 늦어도 며칠 안으로는 모든 위험 요소를 해결할 것 같습니다.”
“……중국이라. 결국에는 독이 든 성배를 마시는구나.”
민찬기가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중국.
현재 세계를 대표하는 강대국이다.
그들은 대재앙 초기 때만 하더라도,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거대한 땅덩어리에 너무 많은 사람이 사는 것도 문제였지만, 명령 체계가 원활하지 않다 보니 대한민국의 지방 정부처럼 각 지역을 다스리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중국의 분열. 그때는 중국의 미래가 희망적이지 않았는데, 10년 전에 한 인물이 나타나며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스스로를 황제라 칭하는 존재.
그가 중국을 통합했고, 그 이후로 중국은 호시탐탐 다른 나라들을 집어삼키려는 야욕을 보였다.
그 말인즉.
중국의 도움은 대가성이었다.
대한민국은 앞으로 그들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만약 반란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김정태 대통령은 끝까지 중국의 도움을 받지 않았겠지. 명분이야 반란 세력 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 이번 선택으로 김정태 대통령은 본인의 바닥을 드러냈어. 알량한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 나라를 팔아먹을 수 있는 매국노. 그게 그의 본질인 거지.”
“……앞으로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반란 세력이 처음 그 의도를 드러냈을 때. 우리는 그들에게 명백한 의사를 밝혔어. 대재앙 도중에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는 반란에는 가담할 수 없으며, 우리는 정치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서울의 안위를 확보하기 위해 집중할 것이라고. 대재앙이 마무리되고 있는 지금은 선택해야만 하겠지. 방관이 해결책이 되지는 않을 테니까.”
민찬기의 말처럼.
천검을 비롯한 길드들은 한 발짝 물러났다.
국가 단위의 싸움에서, 개별적인 세력인 길드마저 참전한다면 대한민국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길드 대표 회의.
민찬기가 주도했다.
그의 주도하에, 길드들은 대재앙에 집중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수하가 말했다.
“반란은 이미 돌이킬 수 없습니다. 이미 하남과 구리가 그들의 손에 떨어졌습니다.”
고민에 빠졌다.
상식적으로는 중앙 정부를 택해야 했다.
중국이 지원군을 보낸 지금, 국제법 위반이라는 명분까지 부여한 상황에서 반란 세력의 승리는 불확실했다.
그리고 천검은 서울에 모든 기반이 마련되어있다.
반란 세력이 서울을 쓸어버린다면 천검의 기반이 무너지겠지만, 민찬기로서는 섣불리 반란 세력을 적대할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로만 드미트리를 적대할 수 없었다.
강민호가 한참 명성을 떨칠 때, 천검은 민찬기의 명령으로 로만 드미트리와 강민호를 영입하려 했다.
그때.
그들은 본질을 보았다.
로만 드미트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내가 파악한 자료대로라면 로만 드미트리는 아직 한계를 가늠할 수 없다. 그때도 홀로 전조 현상과 레드문을 처리했으며, 대재앙 발발 이후에는 S등급 몬스터와 몬스터 웨이브를 소멸시키는 모습까지 보여 주었다. 그는 명백하게 S등급, 그 이상의 존재. 백의의 마법사라 불리는 박민우조차도 그를 따르는 상황이라면, 로만 드미트리를 적대하는 일은 자살행위일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는 실익을 판단했다.
눈앞에 보이는 정보.
천검이 감수해야 할 손해를 고려한다면, 로만 드미트리를 적대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너무 많았다.
손속 또한 잔인했다.
그를 적대한다면 자비는 바랄 수 없었다.
하지만.
‘잔인한 손속이 문제다. 그가 하남 사람들을 전부 죽였다면, 나는 그에게 타협할 수 없다.’
마음에 걸렸다.
시민들의 학살.
민찬기는 개인의 야망을 위해 천검을 이끌지만, 그렇다고 목적을 위해 악의를 드러내는 부류의 사람은 아니었다.
나라가 온전하길 바랐다.
시민들이 무사해야 나라의 의미가 있는 법인데, 시민들을 학살하면서까지 반란을 일으키는 로만 드미트리는 그야말로 악마처럼 보였다.
결국.
중앙 정부밖에 정답이 없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서울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에 힘을 실어야 했다.
그런데 그때.
“길드장님. 하남의 일로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또 다른 길드원.
그의 말에, 민찬기가 의문스러운 눈빛을 보였다.
* * *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소문으로는 하남의 시민들이 모두 도륙당했다고 했는데, 하남 출신이라는 사람의 말은 전혀 달랐다.
“제 가족이 하남에 있어서 연락을 해 봤는데, 하남 시민들은 전부 무사하답니다. 로만 드미트리에 관한 소문은 전부 거짓입니다. 그가 반란 세력에 대항하는 병사들을 모조리 죽여 버린 것은 사실이나, 시민들은 단 한 명도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몬스터들이 시민들을 위협할까 봐 방어 체계를 형성해 주었고, 물자를 보급하며 시민들의 건강을 챙겨 주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제 누가 악인지, 누가 정의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중앙 정부는 대재앙이 시작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서울의 안위를 챙기기에 급급했지만, 로만 드미트리는 단시간에 지방 정부 전체의 안위를 확보하지 않았습니까?”
그의 증언.
모든 전제를 무너트렸다.
로만 드미트리가 악인이기에 중앙 정부를 따르려 했건만, 이렇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랐다.
‘선이 확실한 사람이라는 건가.’
그동안 알아본 결과.
인천 사람들은 로만 드미트리를 존경했다.
그의 검이 적에게만 잔인함을 드러낸다면, 굳이 반란 세력에 대항할 이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중앙 정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다. 처음에는 분명히 대한민국의 안위를 위해 서울을 최우선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소수 권력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체제로 변했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 나는 힘을 가진 사람으로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
고민이 깊었다.
한참을 생각했다.
로만 드미트리는 문제가 많았다.
타국의 출신.
불분명한 신원.
그를 따르는 데는 많은 의문이 따라붙었지만, 민찬기는 단 하나의 사실을 믿어 보고 싶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시민들의 안전을 생각한 부분. 그것이 로만 드미트리의 본질이라 믿는다.’
결단을 내렸다.
민찬기가 말했다.
“비밀리에 길드 마스터들을 모두 소집하라. 우리는 앞으로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 * *
벌써 여섯 번째 도시였다.
끝까지 결사 항전하는 광명을 무너트린 직후, 로만 드미트리는 민찬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반란 세력에 가담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사사로운 이득 때문은 아닙니다. 저희 또한 반란 세력에 가담하는 것이 서울에서의 기반을 무너트리는 일임을 알지만, 김정태 대통령의 만행이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서울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해 준다는 단 하나의 약속이면, 천검을 비롯한 서울의 길드들은 힘을 보태 드릴 수 있습니다.]
의외였다.
서울의 길드들.
그들은 끝까지 방관자로 남을 줄 알았다.
그런데 서울의 안전을 확보해 가는 상황에서, 그들은 예상과는 다른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건 기회였다.
내부에서 서울의 길드들이 들고일어난다면, 반란 세력은 단번에 승기를 휘어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로만 드미트리는 차갑게 반응했다.
“나는 모호한 관계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너희는 서울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명분으로 결정을 미루었지만, 그것이 단순히 서울 시민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판단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 반란이 이미 현실이 되어 버린 상황에서, 너희가 선택을 미룬 것은 시민들의 안위를 생각해서가 아니라 너희가 판도를 읽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해서겠지. 너희가 정녕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했다면, 너희가 주장하는 시민들의 안위는 지방의 현실도 포함했어야 했다.”
간단한 문제였다.
한발 물러났다고 해서.
눈앞의 문제가 알아서 해결되었을까?
아니다.
어떻게든 개입해야만 하는 상황이 찾아왔을 것이다.
서울의 길드들은 서울에 모든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서울의 권력자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만약 중앙 정부가 무너진다면. 그들은 기반을 모두 잃는다.
반대로 무너지지 않는다면. 그동안의 관계를 배신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중앙 정부에 낙인이 찍힐 것이다.
그래서 한발 물러났다.
물론 시민들의 안위를 생각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그들에게는 상황을 판단할 시간이 필요했다.
로만 드미트리.
그를 적대해도 되는지에 대한 불안감.
민찬기는 고민 끝에, 로만 드미트리를 적대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로만 드미트리가 그만큼 강하기도 하지만, 시민들을 살려 주었다는 부분이 결정적으로 마음을 돌렸다.
“너희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미래가 걸린 문제니 충분히 고민해야 했겠지. 하지만 이미 이 싸움에서 너희의 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앞으로의 미래를 같이하고자 한다면, 너희는 전쟁에 가담하지 않고 한발 물러나라. 인천을 비롯한 반란 세력이, 나 로만 드미트리가 중앙 정부를 어떻게 무너트리는지를 지켜보아라. 너희에 대한 평가는 그 이후에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는 지금의 선택으로 앞으로 특별한 혜택을 보장받는 것이 아닌, 나로 인해 새로운 판도가 만들어질 대한민국에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모든 것을 쟁취해야 할 것이다.”
오만했다.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선택임을 알면서도, 로만 드미트리는 서울의 길드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차피.
상관없었다.
처음부터 서울의 길드들은 그리 중요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고평가했을 뿐, 로만 드미트리는 차원이 다른 기준으로 전쟁을 판단하고 있었다.
“선택을 보류한 그때부터 너희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방관만이 너희가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이다.”
툭.
통신을 끊었다.
이태성이 다가와 물었다.
“이제 어쩌실 생각입니까?”
광명.
그곳이 마지막이었다.
중앙 정부에 붙어먹은 도시들을 모두 처리했으니,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계획을 실행에 옮길 차례였다.
로만 드미트리가 차갑게 말했다.
“박민우.”
“예.”
“네가 생각하기에, 전쟁을 가장 빠르게 종결시킬 방법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그건 당연히…….”
눈빛이 흔들렸다.
정답을 단번에 알았지만, 그건 문제가 많았다.
“적의 본거지를 공격해 지휘관을 제압한다면 전쟁을 단번에 끝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중앙 정부가 저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텔레포트로 내부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그들은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것이 분명…….”
순간.
입을 다물었다.
눈앞의 인물이 누구인가.
로만 드미트리다.
그 한 명에 의해 절망을 경험했던 것이 자신인데, 겨우 중앙 정부를 상대로 이따위 조언을 내뱉다니.
아니나 다를까.
“그래서 더욱 유의미하다. 적들이 전력을 다해 내부를 경계하고 있을 테니, 그들의 패배는 전략적인 요소를 배제한 압도적인 패배감을 경험할 것이다. 듣기로는 마법 방해를 뚫고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하는 게 쉽지 않다던데. 네 능력으로 텔레포트 마법의 사용이 가능한가.”
박민우가 입술을 씰룩였다.
그는 본거지의 위치를 알았다.
마법 방해를 뚫고 텔레포트를 사용할 능력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로만 드미트리는 자살행위라고 할 만한 전략을 실행에 옮길 힘이 있지 않은가.
신이 났다.
언제 한번 로만 드미트리와 이런 말도 안 되는 작전을 해 보고 싶었다.
“물론입니다. 지금 당장 포탈(portal)을 열겠습니다.”
척 하면 척.
박민우가 마력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