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7화 기술 혁명 (4)
박철민이 말없이 눈을 깜빡였다.
눈 앞에 펼쳐진 상황에, 자신을 바라보는 한 사내의 모습에 이게 정말 현실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곧바로 본론부터 말하지. 로만 드미트리 황제 폐하가 직할대 전원에게 검을 보급품으로 나누어 주었다던데, 그게 정말 사실인가.”
사내의 정체.
바로 왕위룡이었다.
중국의 주석이자 세계 제일검(第一劍)으로 거론되는 인물.
박철민으로서는 흔히 만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보니, 그와 직접 대면하는 상황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왕위룡의 뒤에는 그보다는 아니나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샤오룽과 같은 인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들의 매서운 눈빛이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한다는 생각에, 눈의 깜빡임과 표정의 변화까지 느껴질 정도로 부담감이 밀려들었다.
대체 왜 자신을 찾아온 걸까.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왕위룡의 질문에 성실히 대답했다.
“……사실입니다.”
“미라클의 장인들이 검의 상태를 확인하고 극찬한 것도 사실이고?”
“예. 로만 드미트리 황제 폐하가 검을 직접 만들어 주셨을 때부터 대단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장인들이 말하길 기술 혁명을 일으킬 만한 요소를 갖추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왜 물어보시는 겁니까?”
왕위룡은 아군이다.
적의가 포함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나, 박철민으로서는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왕위룡이 신호를 보냈다.
탁.
샤오룽이 탁자 위에 무언가를 올려놓았다.
천으로 가려 놓은 것인데, 길쭉한 형태의 그것은 검이 분명했다.
사악.
천을 걷었다.
찬란하게 드러나는 자태에, 왕위룡이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말했다.
“이 검의 이름은 황룡(黃龍)이다. 네가 마나 무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중국 최고의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황룡에 대해서 한 번쯤은 들어 보았겠지. 같은 스킬이라 할지라도 세 단계 이상을 증폭시켜 주는 능력. 철제 무기로써의 강점조차 놓치지 않은 디테일에, 사람들은 S등급의 무기 중 황룡이 제일이라고 말하지. 이 검을 네게 주겠다.”
“예???!”
경악했다.
왕위룡의 설명처럼.
황룡은 마나 무기 시장을 대표하는 검이다.
정말 보물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인데, 그걸 자신에게 그냥 내준다는 말을 선뜻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때부터 손발이 덜덜 떨렸다.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황룡이 자신의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박철민으로서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조건은 단 하나. 보급품으로 받은 검을 내게 주면 된다.”
순간.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표정이 굳어 버렸다.
황룡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조건이었다.
웬만하면 거래를 받아들이겠지만, 로만 드미트리가 하사한 보급품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죄송합니다.”
“……황룡을 거절하겠다고?”
“황룡이 얼마나 대단한 무기인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제가 하사받은 검은 보급품일지라도 로만 드미트리 황제 폐하께서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직접 제작해 주신 검입니다. 오로지 저만을 위한 검이며, 대한제국의 국호 변경을 이루어 낸 상징성 또한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 검을 어떻게 내어 드릴 수 있겠습니까. 죄송합니다만, 방금 말씀하신 조건은 없던 일로 생각하겠습니다.”
“상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개인의 특성을 고려했을지라도, 황룡이 그 검보다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에는 B등급을 책정받은 검보다 황룡이 더한 이점을 안겨 줄 것이며, 네가 황룡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상이 너를 다르게 볼 것이다.”
“그렇게 대단한 검인데 왜 제게 주시려는 겁니까? 오히려 주석의 제안이 제 검의 가치를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말문이 막혔다.
황룡이라면.
상대가 덥석 받아들이리라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천마의 검을 차지하겠다는 생각에 한달음에 달려왔는데, 이렇게 난관에 부딪힐 줄은 몰랐다.
잠깐의 침묵.
왕위룡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황룡에 플러스 50억.”
“…….”
“플러스 100억.”
“…….”
“플러스 300억. 아니, 원하는 조건을 전부 말해라. 그게 무엇이든 들어줄 테니까.”
“죄송합니다.”
“빌어먹을!”
왕위룡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백지 수표를 내밀었는데도 거절당했다면, 사실상 정당한 방법으로 검을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박철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죄송합니다.”
더는 대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듯이,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나 버렸다.
* * *
왕위룡은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박철민이 아니더라도 검을 보유한 사람은 많았고, 직할대 인원들을 찾아가 하나하나 거래를 제안했다.
그 결과.
“절대 판매할 수 없습니다.”
“이 검은 직할대의 상징입니다. 검을 판매하는 순간 동료들에게 인정받지 못할 겁니다.”
“이번에 전쟁을 치르면서 느꼈습니다. 제게 완벽하게 부합하는 이 검을 영혼의 동반자로 삼기로. 왕위룡 주석께서는 아무리 많은 돈을 제시한다고 한들 동반자를 파시겠습니까?”
“죄송합니다.”
거절의 연속.
모두가 제안을 뿌리쳤다.
왕위룡은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제안을 말했지만, 직할대 대원들은 전쟁을 치르며 로만 드미트리의 검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를 깨달았다.
거기다 상징성마저 갖추었다.
대한민국이라 불리던 시절에 검을 손에 쥐었고, 그것으로 로만 드미트리를 막아서는 적들을 베어 내며 대한제국의 국호 변경을 이루어 냈다.
애초에 인천이 밑바닥인 시절부터 직할대의 일원이 되기를 결심했던 직할대원들 중에, 이토록 중요한 상징성을 포기할 사람은 없었다.
왕위룡으로서는 속이 타들어 갔다.
천마의 검에 대해 들었을 때.
자신도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선조가 말했던 천마의 검을 손에 넣는다면, 그것으로 펼치는 천마검법은 그야말로 꿈이 실현되는 순간일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감정이 벅차올랐다.
그래서 황룡에 수백억까지 거래 조건을 준비했던 것인데, 설마 30명의 직할대원 전원이 매몰차게 거래를 거절할 줄은 전혀 몰랐다.
계속되는 거절.
마지막은 이태성이었다.
그의 검은 S등급에 해당하는 만큼, 황룡과 같은 대안으로는 절대 설득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도 찾아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예상대로 거절당했지만, 이태성으로부터 특급 정보를 들었다.
“로만 드미트리 황제 폐하의 검을 원하시는 거라면, 앞으로 한 달 뒤에 대한제국에서 큰 이벤트가 있을 예정입니다. 그 자리에서 로만 드미트리 황제 폐하가 본인이 직접 만든 검을 전시함과 동시에 판매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차라리 누군가를 위해 만든 검보다, 모두에게 공개되는 검을 구매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왕위룡 주석께서 제게 제안한 조건이라면, 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분명히 검을 구매할 수 있을 겁니다.”
눈이 번쩍 뜨였다.
천마의 검을 판매한다니!
살길을 찾은 기분이었다.
이전에는 이태성과 친분이 없었던 왕위룡이지만, 이번만큼은 그의 손을 덥석 잡으며 진심으로 말했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다. 절대로!”
그날.
중국의 수뇌부들에게 명령이 떨어졌다.
최대한의 여유 자금을 끌어모으라는 명령.
그때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중국의 행보가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예상하지 못했다.
* * *
그 시각.
미국에서도 미묘한 움직임을 포착했다.
비단 미국만의 일이 아니었다.
대한제국이 급부상하면서, 전 세계의 나라들은 대한제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관심을 보였다.
미국의 수뇌부가 말했다.
“아무래도 왕위룡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그가 갑작스럽게 대한제국을 직접 찾아갔는데, 정보원들이 확인한 결과 직할대가 보급받은 ‘검’을 구매하기 위해 직할대원 전체를 일일이 찾아갔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그 검은 최근에 대한제국의 장인 협회에서 한바탕 난리가 났던 검입니다.”
“대체 대한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존 해리슨이 의문스럽다는 표정을 보였다.
박철민의 검.
뜨거운 감자였다.
중국이 박철민의 소식을 들은 것처럼, 미국 또한 검 한 자루가 대한제국을 들썩이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왕위룡처럼 곧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천마의 검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모르기에 관망한 것인데, 왕위룡이 움직이자 마냥 지켜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존 해리슨이 말했다.
“지금 당장 정보망을 최대한으로 가동하라. 박철민의 검, 그것이 대체 어떤 검인지 반드시 알아내라.”
“알겠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정보원들은 임무에 성공했다.
로만 드미트리가 진실을 굳이 숨기지 않았기에, 진실을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정보원의 말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박철민의 검은 B등급에 불과하나, 현재의 마나 무기 제작 체계를 완전히 뒤바꿀 정도로 완벽한 형태의 검이었습니다. 문제는 그런 검이 겨우 보급품으로 지급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왕위룡이 거액을 주고 그 검을 구매하려고 안달이 난 이유는, 어떻게든 검을 선점해서 기술을 배우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회의실이 발칵 뒤집혔다.
마나 무기 제작 체계를 뒤바꿀 정도의 검이라니.
대한제국이 단순히 군사력뿐만 아니라, 그만한 기술을 갖추었다는 사실에 존 해리슨은 넋을 잃었다.
동시에 소름이 돋았다.
대체 로만 드미트리는 어떤 존재일까.
그가 나타난 이후로, 대한제국의 행보는 상식을 완전히 벗어났다.
존 해리슨이 말했다.
“아직은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새로운 기술의 존재를 우리가 알아차린 것만으로도, 비밀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은 대한제국에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단 최대한 우리는 기술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에 집중하라. 정말 그만한 기술이라면, 새로운 시대에 도태되는 나라들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미국만이 아니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등.
처음에는 단순할 수도 있던 사건이, 왕위룡이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전 세계가 검의 존재에 집중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시간이 흘렀다.
검의 진실은 밝혀내지 못했고, 다들 대한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궁금해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한제국에서 기술 발표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한 통의 연락.
전 세계가 진실을 확인할 자리가 마련되었다.
* * *
지난 한 달.
시간은 빛처럼 지나갔다.
내일 있을 기술 발표회를 앞두고, 김준혁은 도시를 둘러보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하나-!”
훅!
“두울-!”
훅!
제1 훈련장.
그곳에는 수호대의 훈련이 한창이었다.
수호대는 강민호를 필두로 훈련을 진행했고, 그들은 수호문의 무공을 터득하며 전혀 새로운 영역에 들어섰다.
대한제국 내부에서 합동 훈련을 진행할 때마다 사람들은 가장 까다로운 적으로 수호대를 거론했다.
철저하게 방어에 특화된 검법은, 상대하는 적들에게 불편함을 선사했다.
그리고 특히.
강민호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는 지난 전쟁을 거치며 깨달음을 얻은 모양인지, 현재 A등급으로 책정된 등급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갖추었다.
최근에 내부에서 이태성과 그의 대결에 말이 많을 정도였다.
이태성이 우위에 있는 것은 확실하나, 강민호가 작정하고 방어했을 때 이태성이 뚫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걸음을 옮겼다.
제2 훈련장에 도달하자, 이번에는 이태성을 상대하는 직할대원들이 보였다.
카앙!
카카카카캉!
치열했다.
수라 검법을 익힌 직할대원들이 격렬하게 반격했고, 당장에라도 목이 날아갈 것 같은 치열한 순간에 이태성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의 쌍검이 폭발적으로 움직이며 직할대원들을 압도했다.
혼자서 직할대원들을 압도하는 이태성도 대단했지만, 그런 이태성을 상대하는 직할대원들도 예전의 그들이 아니었다.
겨우 한 달.
겨우가 아니었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를 되찾은 이후부터, 대한제국의 병사들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다.
다른 훈련장도 마찬가지였다.
수호대와 직할대뿐만 아니라 일반 병사들도 기본이 되는 훈련을 진행했고, 모두가 당장 전쟁에 투입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강군(強軍)이 되어갔다.
이는 로만 드미트리의 원칙 때문이었다. 로만 드미트리는 전쟁을 치르는 병력을 확실하게 구분했다.
유사시에 일반 사람들도 대항할 힘을 갖추어야겠지만, 직업 군인으로서 자리 잡은 이들에게는 훈련에 전념해도 생계에 조금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 만큼 확실하게 지원해 주었다.
물론 그로 인해서 상당한 예산이 소모되고 있었지만, 로만 드미트리의 계획을 알기에 그런 부분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그때였다.
콰앙!
콰르르르르르르릉.
멀리서 폭발음이 들렸다.
직접 확인할 수는 없지만, 백일의 마법 훈련장에서 나는 소리임을 알았다.
‘백의의 마법사가 김판석으로 개명했을 때 모두가 놀랐지. 그간의 명성을 버리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감히 추측하건대, 김판석으로의 개명은 대한제국에 헌신하겠다는 의미일 확률이 높아. 실제로 박민우라는 이름을 버린 이후, 김판석은 백일의 훈련에 그 누구보다도 진심이었어. 한 달 내내 훈련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정도로.’
격변의 시기.
모두가 악에 받쳐 노력했다.
대한제국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도태되는 이들의 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았다.
계속해서 걸어갔다.
인천은 몰라볼 만큼 번화했다.
대재앙이 마무리되고 도시를 빠르게 재정비했고, 로만 드미트리의 지원을 받으며 그동안 구현해 내고자 했던 것들을 인천에 적용했다.
사람들은 처음에 인천이 대한제국의 수도로 적합한지에 의문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의 인천은, 대한제국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로 변했다.
단단한 성벽.
완벽하게 맞물리는 체계.
김준혁은 인천을 무대로 마음껏 날뛰었다.
로만 드미트리가 날개를 달아 주니, 그는 인천과 대한제국을 위한 일들을 하나씩 진행해 나갔다.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장인들의 거리가 눈앞에 있었다.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광경.
다시 걸음을 옮겼다.
양옆을 둘러보자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장인들의 모습이 보였고, 장인들은 김준혁의 존재를 신경 쓰지 않고 작업에 몰두했다.
박광덕의 행보는 대한제국 장인들 전체에게 영향을 미쳤다.
장인 협회의 사람들이 대한제국에 충성을 맹세했고, 전폭적으로 지원받으며 작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은거하던 장인들도 속속들이 나타났다.
그렇게.
거리가 완성되었다.
드미트리에 대장장이의 거리가 있었던 것처럼, 인천에도 그들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해 주었다.
마침내 도착한 장소.
그곳에 한 사내가 있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는, 하얗게 바랜 머리를 늘어트린 채로 강렬한 존재감을 표출했다.
“준비되셨습니까?”
그의 이름.
박광덕이었다.
지난 한 달간 이곳에서 살았던 그가, 김준혁을 바라보며 확고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 완벽히 준비되었습니다.”
김준혁이 웃었다.
박광덕의 너머로.
전쟁터와 같은 공방이 그의 노력을 증명했다.
“그럼 이제 이동합시다. 곧 있을 기술 발표회에서 그간의 노력을 증명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기술 발표회.
전 세계의 나라들이 참석하는 자리에, 김준혁은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