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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군인은 살아남기로 했다-48화 (48/351)

▣ 제48화

48화

폐광의 입구가 뚫린 산 뒤쪽으로 또 다른 출입구가 나 있었다.

은밀하게 가려져 있었기에 위치를 알지 못한다면 찾기 힘든 곳이었다.

창수는 기절을 한 척 마피아 조직원들에게 끌려가서는 폐광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입구로 들어간 동료들이 걱정되었지만 마피아 조직원들에게 납치되었다는 코웬이 있는 곳까지 곧바로 갈 수 있을 기회였기에 놓칠 수 없었다.

‘아직까지는 무사했으면 좋겠는데.’

코웬이 뮤턴트가 되지 않았기를 비는 창수였다.

초인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 엔젤을 먹은 마피아들 정도까지는 제압할 수 있다지만 뮤턴트를 다시 되돌릴 능력은 없었다.

어떻게든 뮤턴트가 되기 전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이놈 어떻게 하지?”

“일단 가둬 둬.”

“도망가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면 일단 묶어라도 놔. 좋은 실험체니까. 아무렇게나 써버리기에는 아깝잖아.”

“그렇기는 하지.”

일반인들보다 육체적으로 더 강한 특수부대원들이었으니 뮤턴트로 만든다면 훨씬 강해질 수 있었다.

“그나저나 두목은 언제쯤 전사들을 통제하실 수 있으실지.”

“시끄러.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지! 네놈도 뮤턴트가 되고 싶은 거냐!”

“아…… 아니야! 미안해.”

한 마피아 조직원의 말에 그들 중에 대장으로 보이는 마피아의 조직원이 으르렁거리며 거친 언사를 토해냈다.

“발키리로 남고 싶으면 입조심 해라. 네놈들 따위 대체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다른 마피아들보다 서열이 높은 마피아의 으름장에 다들 눈치를 보며 입을 다물었다.

이내 폐광의 창고 안에 묶인 채로 던져진 창수였다.

끼익!

쿵!

철컥!

문이 잠기고 난 뒤에 걸음이 멀어짐을 들은 창수는 몸을 움직였다.

“무기는 조금 아쉽지만.”

창수가 가지고 있던 무기들은 당연하게도 가지고 가 버린 마피아들이었다.

꽤나 단단하게 묶여 있기는 했지만 창수는 힘으로 뜯어냈다.

“통제라. 그리고 발키리.”

대충 그 두 단어만으로도 헤인트가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는 알 수 있을 듯했다.

헤인트의 마피아들의 두목은 통제되지 않는 뮤턴트들을 통제할 방법을 찾고 있는 듯했다.

만일 그것에 성공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벌어지게 될 터였다.

더욱이 자신을 스스로 발키리라고 부르는 것으로 봐서는 마피아의 조직원들은 신적인 존재들이라 광신하는 집단이라 여겨졌다.

발키리는 북유럽 신화에서 신의 조력자이며 죽음의 천사이자 전투의 요정을 이르는 존재들이었다.

헤인트의 보스는 스스로 신이 되고자 하고 있으며 그의 부하들은 스스로 신의 사자라 여기는 미치광이 집단이 되어 있는 것이다.

“반드시 막아야만 해.”

창수는 스스로 영웅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무모하게 자신이 영화에서나 나올 악의 집단을 자신의 힘으로 때려 부수고 세상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 보지 않았다.

초인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신체는 총탄에 구멍이 뚫리고 피를 쏟아내며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은 한 명의 절대적인 영웅이 아니라 수많은 군인 중의 하나일 뿐이었다.

다만 군인들 중 최고인 특수부대원 중에 조금 더 최고인 군인인 것이다.

“일단 코웬을 찾자.”

어딘가에 갇혀 있을 코웬을 찾아 탈출시켜야 했다.

그리고서는 동료들을 데리고 지휘부에 헤인트의 의도를 알려야만 했다.

뮤턴트가 문제가 아니라 헤인트의 보스를 찾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해야 했다.

국제 테러 단체는 아무것도 아닐 만큼 위험한 집단이 되어 버린 헤인트였다.

창수는 조심스럽게 문으로 다가갔다.

문은 당연히 잠겨 있었지만 힘을 꾸욱 주자 자물쇠가 아닌 경첩 부분이 우그러지기 시작했다.

제법 단단하게 용접을 한 듯했지만 임계점 이상의 힘이 가해지자 뜯어지다 못해 찢겼다.

덜컹!

덩치와는 걸맞지 않게 고양잇과 맹수처럼 은밀하게 문밖으로 나온 창수는 짙은 어둠 속을 주시했다.

멀찍이 아주 희미한 빛만으로도 주변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었다.

눈의 시력을 열고 귀의 청력을 열고 온몸의 피부 감각을 연다.

아주 작은 감각의 자극을 찾아 창수는 어둠 속을 따라 걸었다.

그리고서는 신음이 들리는 것을 포착했다.

신음이 들리는 곳을 향해 다가간 창수는 사람들이 묶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눈과 입을 막고 있었고 팔다리는 묶여 있었다.

그들의 몸에는 가는 호스가 연결되어 있었다.

“함정이로군.”

몇 번이고 봤던 인간 부비트랩이었다.

창수는 힐끔 CCTV를 찾았다.

침입자를 발견하면 곧장 이들의 몸에 엔젤과 특정 물질을 주입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들은 2형 뮤턴트가 될 가능성이 컸다.

이내 두 개의 CCTV가 대각선 방향으로 엇갈리게 설치가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확인하지 못한 채로 들어가서 사람들을 구하려고 했다가는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터였다.

창수는 묶여 있는 사람들 사이로 코웬이 있는지를 찾았다.

눈과 입을 두꺼운 천으로 가리고 있었기에 얼굴을 알아보기는 힘들었지만 호주군 코만도 연대의 코웬은 웬만한 일반인들보다 훨씬 덩치가 컸기에 사람들 사이에서 구분을 하기에 어렵지는 않았다.

인간 부비트랩 사이에는 코웬이 없었다.

‘그놈들이 좋은 실험체라고 했으니 이렇게 낭비를 하지는 않겠지.’

3형을 보지 못했다면 1형과 2형만 존재할 것이라 여겼을 터였다.

만일 3형뿐만 아니라 다른 형태의 뮤턴트도 존재하게 된다면 코웬이나 자신과 같은 특수부대원들은 다른 형태의 뮤턴트를 만들어 내기 위한 실험체가 될 수 있었다.

‘다른 동료들도 위험해.’

베타 팀뿐만 아니라 오메가 팀도 위험해 질 수 있었다.

창수는 안타깝지만 여기서 마피아들에게 들킬 수 없었기에 CCTV가 보이지 않는 통로 쪽으로 최대한 몸을 붙여서는 계속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어느 정도 들어가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문제는 그 계단의 입구에서 마피아의 조직원이 경계를 서고 있는 중이었다.

“하암! 지겹군. 이쪽으로는 누가 온다고 이러는지.”

마피아의 조직원은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로 하품을 하고 있었다.

엔젤을 먹으면 활력과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었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그런 활력과 강력한 힘도 별 의미 없는 법이었다.

더욱이 엔젤의 효과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물론 적이 나타난다면 곧바로 가지고 있던 엔젤을 먹고 신의 사자인 발키리가 되어 적을 분쇄할 것이었다.

그렇게 하품하며 한눈을 파는 순간 강한 충격과 함께 의식이 끊어졌다.

몸이 축 늘어지는 마피아의 몸을 잡아서는 천천히 벽에 기대어 놓은 창수는 마피아가 장비하고 있던 대검과 무기를 챙겼다.

곧바로 들키지 않도록 마치 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위장을 한 뒤에 창수는 마피아의 몸을 뒤져 엔젤을 확보했다.

“일단 보슨에게 먹일 엔젤은 확보했고 후우. 내가 쓰지 않았으면 좋겠네.”

2형까지는 어떻게든 운만 따라준다면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3형 이상부터는 자신을 할 수 없었다.

생동성 시험 때문에 엔젤을 먹어도 안전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창수로서는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목숨이 위험해진다면 뭐든 해야만 했다.

그렇게 엔젤과 무기를 챙긴 창수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꽤나 깊이 아래로 내려가고부터 소음이 커져갔다.

생각보다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있는 듯했다.

그렇게 아래로 내려가자 창수는 엔젤 생산 공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열 명가량의 사람들이 엔젤로 보이는 것을 만들고 있었다.

총을 든 마피아 조직원들 셋이 그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빨리 움직여! 시간 없다!”

마피아의 조직원들은 마을 주민들로 보이는 이들에게 고함을 치며 일을 서둘렀다.

거의 마지막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 보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엔젤은 어딘가로 옮겨지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가서 혼란을 야기할 것이 분명했다.

창수는 고민했다.

‘아직 코웬을 찾지 못했는데.’

엔젤이 이곳을 나가는 것을 막으려면 지금이 마지막이자 최선의 기회로 보였다.

손에 익지는 않은 마피아의 무기였지만 셋 정도는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다.

엔젤을 먹은 마피아들이 아무리 강하고 빠르다고 해도 총알보다 빠를 수는 없었으니 정확하게 머리를 노린다면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적들에게 들키게 될 것이 분명했다.

동료를 선택해야 할지 눈앞의 엔젤을 제거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사실 간단하다면 간단했다.

처음부터 창수의 임무는 엔젤의 제거였다.

탕! 탕! 탕!

순식간에 이루어진 세 발의 총성과 함께 마피아 조직원들의 머리에 구멍이 났다.

“으아아!”

“당장 여기서 나가! 나가라고!”

창수는 엔젤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당장 나가라고 외쳤다.

이제 시간 싸움이었다.

“혹시 엘리스 동생 있나? 엘리스 동생!”

혹시나 엘리스의 동생이 있는지 외쳐 보았지만 엔젤을 만들고 있는 이들은 대답 없이 눈치만 볼 뿐이었다.

“나가! 빨리! 저쪽 통로로 가면 밖으로 나가는 길이 있다!”

창수는 일반인들이 나갈 수 있도록 출구를 가리켰다.

하지만 바로 그때 엔젤을 손으로 움켜쥐는 이를 보고서는 곧바로 엔젤을 먹으려는 남자의 머리를 노려 방아쇠를 당겼다.

탕!

“…….”

“내려놔. 뒤지고 싶지 않으면.”

관자놀이를 스치고 지나간 총알에 엔젤을 한 움큼 움켜쥔 남자는 몸을 덜덜 떨었다.

엔젤을 먹고 초인이 되기 전에 창수의 총알이 먼저 자신의 머리를 관통해 들어갔을 터였다.

“당장 나가.”

살기가 느껴지는 창수의 목소리에 결국 엔젤을 만들고 있던 이들은 엔젤 생산 공장을 나가서는 밖으로 뛰어나갔다.

“최대한 빨리 뛰어나가는 것이 좋을 거다. 후우.”

창수는 위에 있는 인간 부비트랩을 떠올리고서는 한숨을 내쉰 뒤에 곧장 한쪽에 쌓여 있는 엔젤들을 향해 불을 붙이기로 했다.

엔젤의 성분이 연기가 되어 흡입을 할 수도 있었기에 창수는 방독면을 착용하고서는 기름으로 보이는 액체를 찾아 엔젤의 위에 뿌린 뒤에 그대로 불을 붙여 버렸다.

만들어져 있는 엔젤의 양만 해도 수십만 명분은 되어 보였다.

절대 밖으로 나가게 할 수 없었다.

불이 붙은 엔젤을 확인한 창수는 곧장 폐광의 안쪽으로 달렸다.

위에서 괴성이 들리는 것으로 봐서는 예상했던 것처럼 2형 뮤턴트가 변이되는 듯 보였다.

탕! 탕!

엔젤 생산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했음을 깨달은 마피아들이 달려 나왔지만 창수의 앞에서 고꾸라질 뿐이었다.

“적이다!”

황급히 엔젤을 먹고 대응하려고 했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다.

엔젤을 먹은 마피아의 조직원들보다 창수가 더 빨랐고 고도로 훈련되어 있었다.

다만 좁은 폐광 내부의 통로였기에 창수도 무턱대고 밀고 들어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시간은 창수의 편이 아니었기에 창수로서도 모험을 해야만 했다.

창수는 폐광의 천장을 향해 소총을 난사했다.

흙더미들이 천장에서 쏟아지며 시야를 가릴 때 권총을 들고 달려가며 마피아의 조직원들을 향해 연신 방아쇠를 당겼다.

눈먼 총알이 창수의 몸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에 창수의 피부에 소름이 돋았지만 멈추면 죽는다는 것을 알기에 멈출 수 없었다.

그렇게 마지막 마피아 조직원의 몸에 마지막 탄환을 박아 넣은 창수는 마피아의 무기와 탄창을 챙기고서는 더욱 깊숙한 곳으로 달렸다.

CCTV에 잔상만을 남기며 지나가는 창수의 모습에 헤인트의 마피아들은 적이 엔젤을 먹었다고 확신했다.

“엔젤을 먹은 특수부대원이다! 저놈 엔젤을 먹은 것이 분명해!”

상대가 엔젤을 먹었다면 자신들만으로는 상대하기 힘들었다.

“1번 용액을 살포해!”

“하지만 아직 발키리들이 있습니다!”

“상관없다! 저놈을 죽이는 것이 우선이다!”

엔젤을 먹은 이들을 변이시키는 약을 폐광 내부에 살포하려는 헤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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