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강 군인은 살아남기로 했다-71화 (71/351)

▣ 제71화

71화

“연구소의 본 건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지하 출입구를 통해 이동을 해야 해.”

뮤턴트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연구소의 모든 출입구는 사고 발생 시 완전히 봉쇄된다.

결국 평상시에는 절대 이용되지 않는 통로를 통해서만 진입이 가능했다.

유출된 뮤턴트의 제압이 실패한다면 이 외부 통로 또한 완전히 봉인되고 연구소는 영원히 격리되어 버린다.

그만큼 뮤턴트의 유출 사건은 최고의 위험 등급을 가지고 있었다.

이십오 미터를 통로 속으로 달려들어 간 대원들은 지하로 나 있는 수직 갱도와 마주하게 되었다.

“신속하게 내려간다!”

수직 갱도는 70m 가까운 길이로 지하로 내려가게 되어 있었다.

그렇게 철제 손잡이를 잡고서는 지하를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창수도 지하를 내려가면서 수직 갱도의 곳곳에 엄지손가락만 한 굵기의 파이프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수장이라도 시키려는 건가?’

만일 외부 통로까지 뮤턴트가 들어오게 된다면 수직 갱도는 창수의 생각처럼 물과 함께 특수 경화제가 쏟아져 부어질 것이었다.

그렇게 바닥까지 내려가자 은행의 금고에서나 볼 법한 단단해 보이는 문을 볼 수 있었다.

개문 순서에 따라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나서야 문을 열 수 있었다.

“들어가자.”

“이거 들어오면 안 될 곳으로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그러게 말이야. 이 정도로 보안이 심할지는 예상조차 못 했는데.”

다들 혀를 내두를 만큼 삼엄한 보안이었다.

그렇게 다시 내부 통로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끝난 것은 아니었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한 폭의 통로를 따라 움직여야만 했다.

“정신 팔지 말고 따라와라! 놓치면 나갈 수도 돌아갈 수도 없으니까!”

다음에는 미로였다.

그리 긴 미로는 아니었지만 시간을 끌기에는 충분한 미로로 서 팀장은 박충렬이 준 단말기에 표시되는 미로 통과 루트를 따라 이동했다.

어느덧 서 팀장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갑갑하고 무거운 지하 공기 때문일 수도 있었지만 외부 통로를 지나가면서 점점 자신들이 상대해야 할 괴물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었다.

그렇게 미로를 통과하고 난 뒤에야 마지막 문에 도달할 수 있었다.

마지막 문까지 열고 연구소의 내부로 진입한 대원들은 신속하게 사주 경계를 하며 각자의 자리를 잡았다.

“정찰 보내.”

“예.”

서 팀장의 말과 함께 대원 하나가 자신의 배낭에서 정찰용 RC카를 꺼내어서는 바닥에 내려놓았다.

촤르르륵!

이내 정찰용 RC카는 빠르게 통로로 이동하며 정찰을 시작했다.

뮤턴트와 조우를 하고 난 뒤에는 이미 늦은 뒤였기에 먼저 발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다만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부팀장은 영식이하고 철우 데리고 안전 구역으로 가서 연구원들 탈출 준비시켜. 시간은 한 시간이다. 한 시간 내에 끝내지 못하면 우리도 나갈 수 없다.”

“예?”

“시간 없어! 빨리 움직여!”

작전에 한 시간 이상이 경과된다면 외부에서 작전 실패로 여기고 연구소의 완전 폐쇄 절차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 전에 실험실에서 탈출한 뮤턴트를 제압하든 연구원들만이라도 탈출시키든 해야만 했다.

다들 제한 시간이 있는 임무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당황했지만 그만큼 뮤턴트에 대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였다.

국토의 협소함은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준비가 잘 되어 있네.’

창수는 개마무사 팀이 잘 훈련되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서 팀장의 팀은 과거 22 특전대대의 3팀이었던 이성훈 팀장의 팀과는 달리 실내 전투에 특화된 팀이었다.

제1팀인 이성훈 팀장은 야전에서 뮤턴트들을 제압하는 전투를 주로 담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3팀인 서 팀장의 팀이 내부 시설 전투에 특화된 장비와 훈련을 받은 팀이었다.

그렇게 창수는 이들 사이에 별다른 역할을 할 것이 없음을 깨달았다.

오히려 자신이 팀에 끼이는 순간 팀의 밸런스가 깨질 우려가 있었다.

서 팀장도 창수를 껄끄러워 하는 것에서 창수는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장님.”

“왜 그러시죠? 최 상사님.”

“저는 박충렬 팀장의 비밀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비밀 임무입니까?”

“예.”

“알겠습니다. 단말기에 피아 식별기도 들어 있으니 오인 사격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인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창수는 한 시간 뒤에 다시 이곳으로 모이기로 하고서는 홀로 서 팀장의 팀에서 빠져나왔다.

“역시 혼자가 편하기는 하네. 어떤 애완동물이 뮤턴트가 된 건지.”

창수는 인간이 아닌 동물이 뮤턴트가 되었다는 것에 뮤턴트 사태가 점점 걷잡을 수 없이 되어 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헤인트도 동물의 뮤턴트 화를 시도할 것이 분명했다.

그나마 헤인트도 선을 넘지는 않으려고 했던 것을 떠올렸다.

3형 뮤턴트에서 성인이 아닌 힘이 약한 소년을 뮤턴트 화한 것을 떠올린 것이다.

물론 자신들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일 터였지만 헤인트도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의도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세상을 지배할 야욕을 가질지언정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것은 아니었기에 대응이 가능한 것이다.

‘만일 정말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자가 엔젤을 손에 넣게 된다면.’

창수는 그런 정신병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했지만 세상에는 예상보다 더한 존재가 있는 법이었다.

“일단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부탁받은 것은 해 줘야겠지.”

창수는 정말로 박충렬에게 비밀 임무를 받은 것이 있었다.

“아무리 유출 사고가 터져도 연구 데이터를 포기할 수는 없겠지. 보자. 연구 데이터가 있는 곳이 어디일까?”

연구소와 연구원들은 포기해도 지금까지 확보한 연구 데이터는 포기할 수 없었다.

창수에게 이 비밀 연구 데이터를 확보해서는 탈출해 달라고 부탁을 한 박충렬이었다.

오죽하면 개마무사 3팀이 전멸하더라도 구하지 말고 혼자 탈출하라고 할 정도였다.

기가 막힌 요청이었지만 창수도 박충렬이 그렇게 말을 할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창수에게 부탁하지 않았다면 개마무사 팀은 연구 데이터만을 회수한 채로 연구소와 연구원들을 포기해 버렸을 터였다.

창수는 그렇게 박충렬이 준 연구 데이터 보관 장소로 향했다.

가장 중요한 연구 데이터였기에 보관 장소도 가장 깊숙한 곳에 있었다.

마스터키를 이용해 보안 출입문들을 통과해 지하로 내려간 창수는 중간에 생존해 있는 보안 요원들을 만나게 되었다.

“누…… 누구요?”

“구조팀입니다.”

“구조팀이면 뮤턴트는 제압된 겁니까?”

내부 폐쇄 절차가 진행되면서 보안 요원들이 가지고 있던 보안키로도 열리지 않던 보안 출입문이 열렸다.

자신들이 가진 보안키보다 상위의 보안키로나 열릴 것이었기에 문이 열리고 군복 차림의 창수가 들어오자 생존해 있던 보안 요원들은 안도했다.

“한 시간 내로 구조팀이 있는 4번 게이트로 이동하셔야 합니다.”

“한 시간 내로요? 혼자…… 아! 데이터 회수 임무이십니까?”

“예.”

“보안 절차가 있는데 보안 코드를 말씀해 주십시오.”

“웅녀. 동굴.”

“가…… 감사합니다. 저희가 도와 드릴 것이 혹시 있겠습니까?”

“아니요. 저 혼자 충분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먼저 올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오인 사격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십시오.”

“예.”

창수는 보안 요원들에게 경고를 해주고서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물었다.

“아! 혹시. 어떤 개체가 뮤턴트가 된 것인지 아십니까?”

“예? 아! 그게. 저희도 실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올라가십시오.”

“예! 그럼 수고하십시오.”

연구소의 데이터 서버가 있는 장소를 지키고 있던 보안 요원들은 창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서는 황급히 위로 올라갔다.

창수는 그들의 등 뒤를 바라보고서는 보안문으로 향했다.

틱!

마스터 보안키와 함께 보안 코드를 입력하고서는 보안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자 보안 카메라가 보였다.

손을 들어 보안 카메라를 향해 흔들자 원격으로 조정이 되고 있는 것인지 보안 카메라가 인사를 하듯이 움직였다.

확인되지 않은 이가 들어온다면 숨겨져 있는 총구에서 불청객의 몸에 총알구멍을 내주었을 터였다.

그렇게 보안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통로를 지나쳐 마지막 방에 도착하자 연구소의 데이터 서버 저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연구 데이터가 있는 장소에 도착한 창수는 데이터 저장 하드를 찾아서는 분리했다.

총 3개의 데이터 저장 하드를 분리한 뒤에 창수는 외부 수송 포트를 찾아서는 그 안에 데이터 저장 하드를 집어넣었다.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대비해 연구소 외부로 데이터 하드를 내보낼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이 있으면 이렇게 번거롭게 안 해도 될 거 아니야.”

그냥 보안 요원을 통해 데이터 하드를 연구소 밖으로 내보내면 될 것을 자신에게 직접 이런 일을 시키는 것에 혀를 차는 창수였다.

그만큼 연구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비였다.

그렇게 데이터 하드를 내보낸 창수는 빠르게 데이터 서버가 있는 장소에서 빠져나갔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박충렬이 자신이 안에 있음에도 데이터 서버가 있는 장소를 봉쇄해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창수의 생각은 기우였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막대한 돈과 자원이 들어간 연구소를 어떻게든 살리고자 했다.

그렇기에 데이터 하드를 무사히 외부로 내보내고 난 뒤에 창수의 임무는 뮤턴트의 제거로 바뀌었다.

물론 이제 남은 시간은 40분 정도였고 40분 안에 뮤턴트를 제거해야만 했다.

아직 연구소 내부는 조용했다.

폭풍우 전의 고요함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것이 곧 시작될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때 창수는 강아지의 신음을 들었다.

“범인은 강아지인가?”

실험체가 강아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창수는 자신의 무기를 한 번 살펴보고서는 강아지의 낑낑거림이 들리는 곳으로 조용히 이동했다.

그리고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겁에 질린 강아지 한 마리가 어쩔 줄을 몰라 하며 복도에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비글이네. 변이된 모습이 저건가?’

아무리 봐도 변이가 된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동물형 뮤턴트는 처음 접하는 것이었기에 안심할 수는 없었다.

창수는 비글의 머리를 향해 총구를 조준하고서는 방아쇠를 당길 준비를 했다.

인간에게 잔인한 실험을 당한 실험체가 된 것이 안타깝고 미안했지만 변이된 뮤턴트일 수도 있었기에 처리할 수 있다면 처리해야만 했다.

그렇게 비글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는 그 순간 연구소 내에서 총기 사격 소리가 맹렬하게 들려왔다.

개마무사 팀과 뮤턴트가 마침내 조우하게 된 것이다.

“너는 아니구나.”

멍? 멍!

총소리에 놀란 비글은 창수의 목소리에 창수를 발견하고서는 꼬리를 흔들며 창수에게 달려왔다.

사람을 만나게 되어서 반갑다는 것인지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모습이었다.

창수는 자신의 다리에 자신의 몸을 비비며 좋아하는 비글의 모습에 난처해 했다.

당장 서 팀장의 팀에게로 달려가 도와줘야 할 창수였다.

그렇게 비글을 놔두고 가려던 창수였지만 여전히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하는 비글에 창수는 자신이 그냥 놔두고 가면 죽을 것임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에 데리고서는 총기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렸다.

“전투 중에는 보호 못 한다! 알아서 얌전히 있어야 해! 알았냐!”

멍!

한 손으로 자신의 몸을 안아 쥐고 달리는 창수에 비글은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연신 꼬리와 몸을 흔들어 대었다.

“아우! 미친 짓 한다! 미친 짓 해!”

창수는 자신이 생각해도 미친 짓임을 알고 있었지만 이제 와서 버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