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3화
93화
창수가 빅과 함께 주변 정찰을 나간 사이 호프 701팀은 도라노몬 힐스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엄청난 숫자의 뮤턴트들을 목도하고 있었다.
“뭐냐? 왜 뮤턴트들인 거야?”
“뮤턴트들이 너무 많습니다!”
“저지해! 임무가 끝나지 않았다! 닌자 팀에게도 퇴각하라고 연락해!”
비록 1형이었지만 감당하기 힘든 숫자의 뮤턴트들이었다.
황급히 통신병과의 대원은 아타고 신사 안으로 잠입해 들어간 닌자 팀에게 긴급 신호를 했다.
통신을 받을지는 장담을 할 수 없었다.
완전히 통신 침묵 상태로 작전을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도 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통신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호프 701팀의 화력을 쏟아붓는 소리를 듣는다면 작전이 실패했음을 직감하게 될 터였다.
닌자 팀의 임무가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그 전까지는 호프 701팀의 작전이 시작되지 않는 것이 순서였기 때문이었다.
비록 보병이었지만 화력전에 특화되어 있는 호프 701팀은 곧장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강력한 무기들을 쏟아냈다.
두두두두두두!
2형이나 3형을 저지하거나 제거하기 위한 고화력 장비들이었다.
당연히 1형 뮤턴트들의 몸은 갈기갈기 찢어 낼 정도로 강력한 화력이었다.
일직선 상에 놓인 1형 뮤턴트의 몸 다수가 관통 파괴될 정도로 강력한 화력이 퍼부어지는 것이다.
“폭격 요청해!”
“알겠습니다!”
해머 대위는 오래 시간을 끌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도라노몬 힐스를 폭격해 달라는 요청했다.
이미 도쿄 상공에 떠 있는 폭격기에서 호프 팀이 레이저 조준기로 표시하고 있는 도라노몬 힐스를 향해 미사일을 투하했다.
순식간에 도라노몬 힐스는 거대한 폭발에 휩싸였다.
대지진에도 버티고 있던 도라노몬 힐스였다.
하지만 대지진으로 인해 약화되어 있던 도라노몬 힐스도 미사일 공격에는 별수 없었다.
완전히 붕괴되지는 않았지만 건물 내부에 있던 뮤턴트들의 운명은 꽤나 비극적인 것이었다.
붉은 화염으로 불타오르는 초고층 빌딩의 화염은 옛 영화를 자랑하던 일본의 수도의 종말을 알리는 횃불과도 같아 보였다.
“팀장님! 캡틴의 연락입니다! 뮤턴트로부터 도쿄 전체가 포위되어 있답니다! 즉시 퇴각하라고 합니다!”
“닌자 팀은?”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닌자 팀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임무는 당연하게도 실패했음을 직감했다.
“6시 방향 뮤턴트 다수!”
“8시 방향과 11시 방향에도 뮤턴트!”
대원들의 외침에 뮤턴트들에게 포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퇴각한다! 빌! 에쉬! 퇴각로까지 길을 뚫어!”
“알겠습니다! 가자! 에쉬!”
“오케이! 오늘 죽어 보자!”
강화 물약을 사용한 빌과 에쉬는 무거운 중화기를 장난감 다루듯이 하며 퇴각로 쪽으로 몰려오는 뮤턴트들에게 강력한 강철의 장막을 선사했다.
“신사 팀은 어떻게 합니까?”
“닌자 팀 확인 후 확인되지 않으면 폭격하라고 그래!”
“알겠습니다!”
아타고 신사 쪽에서도 뮤턴트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그 말은 닌자 팀이 전멸했음을 의미했다.
“C4 폭발시키겠습니다!”
“바로 해!”
도라노몬 힐스를 폭격했지만 여전히 많은 숫자의 뮤턴트들이 몰려오고 있었기에 뮤턴트들의 진격로를 차단해야만 했다.
곧장 C4 폭탄이 폭발을 일으키며 도로가 건물의 잔해로 차단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 버틸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폭발과 함께 미련 없이 몸을 돌리는 호프 팀이었다.
그렇게 퇴각하려는 순간 아타고 신사 쪽에서 기괴한 소리가 오싹하게 들려왔다.
키에에에에에엑!
“뭐야? 무슨 소리야?”
“한 명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 명인 듯한데. 특수 뮤턴트일까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대하고 싶지 않은 존재들의 울부짖음 소리였다.
“팀장님! 뮤턴트들이 아타고 신사로 향하고 있습니다!”
“뭐? 아타고 신사로?”
호프 701팀을 향해 달려들고 있던 뮤턴트들이 전부 아타고 신사 방향으로 틀었다.
“아타고 신사 주시하고 있는 팀에게 상황 보고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아타고 신사 쪽에도 레이저 조준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대원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연락했지만 이미 아타고 신사 쪽을 주시하고 있던 대원들은 멍하니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
“저게 대체 뭐야?”
“일본 쪽 애들 같은데?”
“저게? 대체 무슨 짓을 한 건데?”
엔젤을 먹거나 한국에서 만든 강화 물약을 먹으면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슈퍼 솔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인간이었다.
슈퍼 솔저라고 해서 총알에 맞고도 죽거나 부상을 안 당하는 것이 아니었고 체력도 한계는 존재했다.
오죽하면 최강의 군인이라는 창수도 전투가 끝나고 나면 기진맥진해서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초콜릿을 까먹으며 늘어져 있었다.
물론 전투 중에는 혀가 내둘러질 만큼 날뛰는 창수를 볼 수 있기는 했다.
그런데 아타고 신사에서 날뛰고 있는 건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그 어떤 것이었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뮤턴트들을 난도질하고 있었다.
“무슨 만화 영화에 나오는 괴물 놈들 같아. 저거 정상인 거 맞지?”
“저게 정상이겠어? 당연히 비정상이지!”
둘이 보고 있는 건 부스터 샷이라는 일본에서 만든 강화 물약이었다.
당연히 엔젤을 기본 베이스로 해서 만든 것으로 한국에서 만든 강화 물약처럼 성능은 떨어지지만 부작용을 줄인 강화제가 아닌 성능을 극단적으로 상승시킨 강화제였다.
당연히 부작용이 줄어든 것이 아닌 부작용이 더욱더 극대화된 것이었다.
사실상 뮤턴트화 되는 변이물질이나 다를 바 없었다.
-아타고! 아타고!-
“어? 통신 들어오고 있는 것 같은데?”
“큭! 여기는 아타고!”
통신이 오고 있는 줄도 모를 만큼 정신을 놓고 있었다.
-아타고 신사 쪽 상황 보고 바람!-
“큭! 일본 닌자 팀이 괴물로 변이해서 뮤턴트들과 전투 중이다. 뮤턴트가…… 뮤턴트가 몰려오고 있다!”
-폭격 조준할 수 있나?-
“가…… 가능하지만…….”
닌자 팀이 변이가 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사용한 것인지 확인을 할 길이 없었다.
“닌자 팀이 길을 뚫고 있다! 이성은 있는 듯하다!”
변이체들은 기본적으로 이성이 없다고 한다.
날뛰고 있는 닌자 팀은 마치 탈출을 하려는 듯이 일직선으로 길을 뚫고 있었다.
-폭격기가 도쿄 상공에 대기 중이다! 아타고 신사를 폭격 조준하라!-
“수신!”
닌자 팀을 돕기 위해서라도 아타고 신사 쪽으로 몰려가고 있는 뮤턴트들을 제거하거나 저지해야만 했다.
곧장 아타고 신사 팀은 레이저 조준기로 아타고 신사를 조준했다.
닌자 팀이 피해를 적게 입게 하기 위해 어느 정도 거리를 둔 레이저 조준이었다.
그렇게 레이저 조준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사일이 아타고 신사를 날려버렸다.
뮤턴트를 제압하기 위한 목적이었기에 아타고 신사에 떨어진 미사일은 네이팜 탄과 같은 기화 폭탄이었다.
뮤턴트들의 몸이 고온에 의해 시커멓게 타 버렸고 타들어 갔다.
“지독하군.”
“몸이 타들어 가는데도 저렇게 달려가다니.”
몸에 불이 붙은 채로 뛰어다니는 뮤턴트들의 모습은 공포스럽기도 했지만 아름답기까지 할 정도였다.
“그만 가자고.”
“그래. 그런데 캡틴은?”
자신들의 임무가 끝났으니 이제 퇴각을 할 때였다.
물론 퇴각을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지만 죽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발악을 해 보아야 할 터였다.
“캡틴 걱정을 우리가 왜 하냐? 알아서 돌아오시겠지.”
“하긴. 가자고.”
어떻게든 살아서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창수였다.
그렇게 둘은 빠르게 합류 지점으로 달렸다.
중간중간 뮤턴트들이 보였지만 둘 다 인간 흉기라 불리지 않으면 서운할 괴물들이었다.
“노인분들이라 미안하기는 합니다만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십시오.”
그렇게 호프 701팀은 창수를 제외한 전 대원들이 모여서는 도쿄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호프 팀과 닌자 팀을 구조하기 위한 구조 헬기가 도쿄 시내로 들어오고 있었다.
* * *
닌자 팀의 위력에 놀란 것은 호프 팀뿐만이 아니었다.
창수도 닌자팀이 만들어 내고 있는 붉은 피의 길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저놈들 대체 뭘 한 거야? 2형? 아니 3형?”
강화 물약은 현재 3종이 있었다.
더 있을 수도 있었지만 그나마 안전성을 확인한 것이 3가지 종류였다.
스피드형은 1형 뮤턴트에서 추출한 혈청을 이용해 제작한 것이며 파워형은 2형 뮤턴트에서 혈청을 추출해 제작한 것이다.
엔젤을 투약한 인간의 혈청에서 추출한 것이었다.
그렇게 엔젤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닌 엔젤을 투약한 변이체나 인간에게서 추출하면서 부작용과 독성을 약화한 것이었다.
좀비처럼 중독성이 있지는 않았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창수는 그런 강화 물약과는 전혀 다른 변화를 보여주는 닌자 팀에 2형과 3형의 특성을 볼 수 있었다.
신체가 변이된 것은 아니었다.
인간의 모습이었지만 2형의 파워와 함께 3형처럼 신체가 결정화가 되어 있는 듯했다.
총과 대검이 아닌 맨손으로 뮤턴트들을 베어버리고 있었다.
그런 건 창수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저거 본래 상태로 되돌아올 수 있는 거지?”
창수는 자신이 엔젤을 먹은 상태보다 더 전투력 면에서는 뛰어난 상태인 듯한 닌자 팀의 대원들에 자신의 호프 팀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강화 물약을 투약하고서는 맹렬한 속도로 돌파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나마 1형 뮤턴트라서 가능한 것이었지 전부 2형 뮤턴트였다면 힘들었을 상황이었다.
더욱이 뮤턴트들이 닌자 팀에게 몰리면서 호프 팀의 탈출 부담이 줄어들어 있었다.
“후우! 저 친구들 덕분이니 돕기는 도와야겠지.”
창수는 미운 놈 떡이라도 하나 더 주라고 닌자 팀의 탈출을 서포트 하기로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빅이 어딘가를 향해 맹렬하게 짖었다.
컹! 컹! 컹컹!
“무슨 일이냐? 빅?”
컹컹!
빅이 짖는 곳을 바라보자 지하철의 출입구가 보였다.
처음에는 빅이 왜 짖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창수는 지하철 출입구에서 뮤턴트들이 하나둘씩 나오는 모습에 상황은 최악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세계 최악의 미궁에서 뮤턴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숫자의 뮤턴트들이 세계 최대의 도시 중 하나인 도쿄의 지하에 존재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지하 세계의 왕이라도 될 생각이냐!”
야마쿠치 야쿠자의 수장이 얼마나 많은 숫자의 뮤턴트들을 조종하고 통제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너무나도 터무니없었다.
창수는 닌자 팀을 도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으며 호프 팀에 통신을 넣었다.
구조 헬기의 위치 포인트를 알려달라는 것과 함께 닌자 팀과 함께 탈출하겠다는 연락이었다.
그렇게 창수는 미리 준비해 둔 트럭의 시동을 걸고서는 닌자 팀을 포위하고 있는 뮤턴트들을 향해 달렸다.
몇몇 뮤턴트들을 들이받았지만 창수는 뮤턴트들을 향해 트럭을 돌진시킬 생각이 없었다.
생각보다 트럭은 예민한 녀석이었다.
전차나 장갑차마냥 밀어버릴 수 있는 무기가 아니었다.
창수는 뮤턴트들이 몰려 있는 곳 가까이에서 트럭을 멈추고서는 운전석 창문을 향해 총구를 내밀고서는 탄창을 전부 비워 버리고 고함을 질렀다.
“내 말 알아들을 수 있으면 트럭 위로 올라타라!”
2형과 3형 뮤턴트의 힘을 가지고 있다면 뮤턴트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가능할 터였다.
만일 인간의 이성이 없다면 변이체로 여기고서는 그대로 출발을 할 생각인 창수였다.
“올라타!”
뮤턴트가 된 것은 아니었던지 니키타의 외침에 몇몇 닌자 팀의 대원들이 트럭의 짐칸으로 뛰어올랐다.
모두를 다 구할 수는 없었다.
몇몇 닌자 팀의 대원들은 힘이 다했는지 온몸을 허우적거리다가 뮤턴트들에 의해 사로잡혀 어딘가로 끌려가는 듯했다.
신 도쿄의 주인은 아무래도 닌자 팀에 관심이 많았던 듯했다.
“흐흐! 니키타 대장! 우리 몫까지 살아남으쇼!”
“몬타!”
니키타는 간신히 창수의 트럭 위에 올라탔지만 자신의 대원들이 끌려가는 것을 보았다.
곧장 다시 자신의 부하들을 구하려고 했지만 닌자 팀의 대원들은 동료들이 탈출하는 것을 도우려는 듯이 자신의 몸에 장착된 기폭 장치를 작동시켰다.
강력한 폭발이 주변으로 휘몰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