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강 군인은 살아남기로 했다-96화 (96/351)

▣ 제96화

96화

밀수 작전은 미군 특수 부대와 한국의 특수부대가 합작을 해서는 일본 정부 몰래 도쿄 뮤턴트를 생포 및 엔젤 확보를 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당연히 일본 정부도 모를 비밀 작전이었기에 UN군 산하의 호프 팀의 창수도 알지 못하는 작전이었다.

이 작전을 위해 진해의 해군 잠수함사령부에서 한국형 중잠수함 한 척이 은밀하게 잠수해 들어갔다.

이 한국형 중잠수함은 강릉으로 향하게 되어 있었지만 포항 인근에서 미 해군 보급함과 접선 후 흔적이 사라졌다.

과거의 장보고급이나 손원일급 잠수함에 비해 한국형 중잠수함의 크기가 더 커져 있었지만 특수부대 2개 팀이 함께 탑승해 있기에는 상당히 비좁았다.

“제길! 우리 쪽 핵잠수함으로 이동할 것이지. 좁아터진 재래식 잠수함이라니.”

“불만 가지지 마. 외교적 문제 때문이라잖아.”

“외교는 무슨 놈의 외교! 이미 망해버린 나라인데. 그놈들 눈치를 왜 봐.”

“그러긴 해도. 아직 완전히 망한 건 아니니까.”

“들리는 소문으로는 일본 정부 수도를 오사카에서 큐슈 쪽으로 옮길 생각이라던데?”

“나라가 반 토막이 났는데 거기서 다시 큐슈로 기어들어 간다고?”

“뮤턴트 놈들이 만만치가 않다고 하나 봐. 방어를 하기도 힘든 것 같고. 바다 쪽으로는 뮤턴트들이 못 들어오니 규슈의 칸몬 대교만 잘 틀어막으면 규슈 쪽은 안전하니까.”

미군 특수부대원들은 일본 쪽 사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정보가 있는 듯했다.

한국 쪽 잠수함 요원들은 그런 미군 특수부대의 잡담에 귀를 기울이며 정보 획득에 여념이 없었다.

“1차 방어선을 나고야 시 쪽으로 잡은 것 같은데. 2차가 오사카 3차가 나루토 시. 최종적으로는 기타규슈가 될 거라고 하더라고.”

“도쿄 수복은 안 할 거래?”

“현재 일본 상황으로는 쉽지 않지. 어차피 대지진으로 복구 비용이 감당되지 않아 도쿄를 포기했던 거니.”

일본 정부는 도쿄를 포기하지 말았어야 했다.

도무지 복구를 할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막대한 피해를 보자 포기를 한 것이 헤인트의 영향 아래 들어가게 만든 것이다.

그렇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모르고 있다가 결국 일본 땅 전체가 뮤턴트들의 해처리화가 될 위기에 처한 것이었다.

“차라리 핵으로 도쿄를 날려버려야 하는 건 아니야?”

“세 번째 핵까지 얻어맞고 싶지는 않을 거야.”

“그러긴 하겠지만.”

미국 정부에서도 일본 정부가 원한다면 도쿄를 전략 핵미사일로 지워 버려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나마 남은 일본 국민들로부터 일본 정부가 완전히 버림받을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도쿄에 대한 공습이나 폭격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본진이라고 할 수 있을 도쿄의 지하로는 손 하나 댈 수 없는 상태였다.

“그나저나 호프 팀도 아직 도쿄 인근에 남아 있다고 들었는데.”

“그 친구들 도움은 받기 힘들 거야. 은밀하게 도쿄 좀비들만 챙겨 오면 되는 거니까.”

“그런데 브레인인가 뭔가 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

“모르지. 하지만 일반 좀비와는 분명 다를 것이라고 하니까 수색 중에 잘 살펴보라고.”

가장 중요한 것은 브레인이었다.

정말로 브레인이 뮤턴트들을 조종할 수 있는 것인지만 알아내고 그 방법을 알아내기만 한다면 뮤턴트를 통제하는 것은 인간 정부 쪽이 될 것이었다.

그렇게 한국형 중잠수함은 쓰시마를 지나쳐 일본 남쪽을 돌아 도쿄 쪽으로 향했다.

일본자위대의 전력이 많이 약해져 있었지만 여전히 일본 해상자위대의 전력은 강했다.

해상자위대가 도쿄의 뮤턴트에 신경이 가 있다지만 행여라도 대잠 작전에 걸리면 골치 아팠다.

그렇게 한미 연합 특수부대를 태운 한국형 중잠수함은 도쿄를 향해 계속 나아갔다.

* * *

창수와 호프 팀도 호주 호프 기지로 복귀하지 않은 채로 계속 도쿄 인근의 요코하마 외곽 남동쪽에 머무르고 있었다.

처음 오사카까지 대피를 했지만 뮤턴트들이 다시 지하도로 들어가면서 요코하마로 이동 후 대기하게 되었다.

임무는 실패했지만 도쿄 뮤턴트에 대한 대응책을 알아내야만 했다.

일본 정부나 UN 사령부에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브레인을 찾아내는 일을 창수의 호프 팀에서 맡아야만 했다.

당연히 호프 팀만으로는 불가능한 작전이었기에 또다시 일본의 특수부대 팀의 협조를 받아야 했다.

“닌자 다음은 사무라이냐?”

창수는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도 꽤나 유치한 부대 별명을 사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도 꽤나 유치한 부대 별칭이 사용되고는 했다.

물론 자국군이 아닌 타국군은 해당 별칭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기에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미국의 카우보이같이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는 단어 같은 경우는 예외였다.

그렇게 사무라이라는 별칭처럼 일본자위대 특수임무 팀은 닌자 팀과는 달리 화력 팀이었다.

호프 팀과는 서로 보완이 되지 않는 같은 특성의 팀이었지만 파괴 공작이나 요인 암살 및 보호 등의 다른 특성의 임무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상황에 따라 대응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임무가 할당이 될 때까지 대기하고 있을 때 사령부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뮤턴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움직이기 시작했다구요? 어디로입니까?”

“군마 쪽이야.”

“군마?”

창수는 군마가 어디인가 하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본의 지형을 창수라고 해서 다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동해 쪽 축선으로 이동 중이야.”

“동해요? 우리 쪽을 통해 시즈오카를 거쳐 나고야로 가는 것이 아니고요?”

“그래. 아무래도 해안선 쪽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함대들과 싸워야 하니 군마 쪽을 통해 내륙 먼저 점령하려는 것 같아. 물론 그놈들이 정말로 통제되고 있다는 가정하의 말이지.”

과거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지역을 잃고 도쿄까지 날아가 버리고 나자 북쪽의 홋카이도를 제외한 일본의 동북부 지역은 사실상 일본 정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일본의 군사력과 행정력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남서부 지역으로 밀집을 시켰다.

그나마도 오사카의 신수도 기능을 큐슈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은 문제였다.

“숫자는 얼마나 됩니까?”

“최소 3만.”

“예?”

“3만 대군이야.”

3만의 뮤턴트 대군.

그 많은 뮤턴트가 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정말이지 오싹해지는 숫자였다.

“뮤턴트 식량은 대체 어떻게 하는 거지?”

“뭐? 그게 무슨 소리인가? 최 상사?”

“뮤턴트는 좀비처럼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놈들이 아닙니다.”

창수는 뮤턴트는 영화나 소설 속의 좀비와는 다른 놈들임을 알고 있었다.

“많이 먹지는 않지만 그놈들 먹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많은 숫자를 유지하려면…….”

“설마 인간을 먹는다는 것은 아니겠지?”

“군마 쪽에도 사람이 살고 있습니까?”

“다…… 당연하지. 도쿄만 넘어간 거지 그 인근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살고 있어.”

꽤나 많은 이들이 나고야나 교토 쪽으로 피난을 갔다지만 여전히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도쿄 인근 지역에 살고 있었다.

“어쩌면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서일지도…….”

창수는 최악의 상황이 떠올랐다.

뮤턴트는 인간을 먹으면서 생존했고 더 이상 먹을 인간이 없기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니면 도쿄의 지하에 인간 농장이 있을 가능성도…….’

창수는 자신의 생각이 너무 앞서 나갔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십만이라는 숫자는 엄청나기는 했지만 일본의 인구는 1억이 넘었고 도쿄도의 인구만 천사백만 명이었다.

지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전부 죽었을 리는 없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쿄 외곽으로 피신을 한 상태이기는 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실종자가 추정치로 백만 단위가 넘어가고 있었으니 최악의 경우 백만 명이 넘는 뮤턴트가 있을 수 있었다.

‘하긴 그 전에 기아로 다 굶어 죽었겠지.’

탈출하지 못했다면 굶주림과 식수 부족으로 버티지는 못했을 터였다.

“희망 사항일 수도 있지만 3만이 뮤턴트들의 최대 숫자일 수도 있겠군요.”

“그건 모르겠지만 그랬으면 좋겠네.”

식량이 바닥이 나서 결국 식량을 구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하는 것이 가장 나은 결과였다.

“그러면 우리 쪽은 군마 쪽으로 이동하는 것입니까?”

“아무래도 그건 아닐 것 같네. 특수부대로 십만 뮤턴트를 상대할 수는 없는 법이지. 그건 정규 부대가 해야 할 일이고 자네들은 아마도 도쿄 내의 지하 미궁 탐사를 해야 할 듯해.”

“뮤턴트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확인해 보라는 소리군요.”

“그래. 텅 비었으면 좋겠지만 정말 텅 빈 것인지 확인은 해 봐야 할 테니까.”

창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중심부가 아닌 도쿄 외곽의 지하도를 수색해 주게.”

“알겠습니다.”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누군가는 해야만 할 일이었다.

그렇게 UN 신속 대응군과 일본 육상 자위대가 군마 방면으로 이동을 개시하는 사이 호프 팀과 사무라이 팀은 도쿄도청사가 있는 신주쿠로 향했다.

* * *

도쿄 23구 그중에서 미나토구와 시부야구 신주쿠구 등 도쿄 중심부 지역을 점거하고 있던 뮤턴트들이었다.

해당 뮤턴트들이 지하도를 통해 사이타마 시를 통해 북쪽으로 향하기 시작하자 도쿄 북부 지역은 피난민들로 가득 찼다.

이미 상당수가 피난을 가기는 했지만 피난을 간다고 해서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이들은 그대로 각자의 집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그렇게 각자의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수만 마리의 뮤턴트들이 이동을 시작하자 결국 남은 사람들은 각자의 터전을 버리고 피난을 가야만 했다.

“뮤턴트들의 식량.”

창수의 생각이 아니더라도 일본 정부도 자국민들이 뮤턴트의 식량이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한 명의 보통 체중의 인간이 뮤턴트 열 마리 내외의 한 끼 식사량이다.

물론 1형 뮤턴트의 기준으로 2형 뮤턴트의 경우는 두세 마리의 뮤턴트가 인간 하나를 잡아먹는다.

3만의 1형 뮤턴트는 3천 명가량의 인간을 잡아먹는 것이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 뮤턴트를 연구한 결과 먹지 않고 최대 2주 정도를 버틸 수 있는 놈들이다. 어떻게 저렇게 많은 숫자가 유지 될 수 있었지?”

가장 많은 숫자의 뮤턴트가 나타났던 칠레의 아리가에서도 실제 뮤턴트의 숫자는 만 마리가 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도시 하나가 세상에서 사라졌다.

물론 뮤턴트들은 인간뿐만 아니라 쥐와 동물들도 가리지 않고 잡아먹었다.

도시에 흔하게 널린 쥐들이나 고양이 그리고 개들은 전부 뮤턴트의 먹이가 된 것이다.

그렇기에 도시를 봉쇄해도 제법 오랫동안 뮤턴트들은 생존을 할 수 있었다.

더욱이 이성도 없었기에 그대로 식량을 구하지 못하고 굶어 죽는 개체가 상당했다.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통제가 되는 개체들은 이동하며 식량을 찾아다니게 되는 것이다.

일본의 육상 자위대들은 시민들을 피난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너무나도 많은 숫자의 사람들로 인해 쉽지 않았다.

“뮤턴트다! 뮤턴트가 나타났다!”

“사…… 살려 줘!”

결국 피난민들은 뮤턴트들의 습격을 받게 되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