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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군인은 살아남기로 했다-105화 (105/351)

▣ 제105화

105화

탄창이 바닥난 창수는 결국 자신의 총을 버리고서는 대검을 뽑아 들었다.

강화 물약을 사용한다면 짧은 시간이나마 막강한 위력을 펼쳐 보일 수 있을 터였다.

물론 마지막에는 힘이 빠져 뮤턴트들에게 붙잡힌 뒤에 마더의 한 끼 식사가 될지도 몰랐다.

“뮤턴트들이 뒤덮여 있는 곳 안쪽에 있는 마더를 제거해야만 합니다.”

거대한 마더를 떠올렸을 때 일반적인 총알이나 폭탄으로도 제거할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었다.

“제이미!”

“예!”

“데빌탄 사용해!”

“알겠습니다!”

강력한 위력의 대물 저격 총을 꺼내 든 제이미라는 대원이 특수 탄환을 자신의 무기에 장전하고서는 방아쇠를 당겼다.

텅!

묵직한 총성과 함께 마더의 몸을 감싸고 있던 뮤턴트들의 몸에 맞았다.

워낙에 강력한 위력이었기에 뮤턴트의 몸은 폭탄에 터지듯이 박살이 났다.

첫 번째 뮤턴트의 육체가 터지고 그 아래에 있던 두 번째 뮤턴트의 몸도 박살이 났다.

그리고 그 안쪽의 세 번째 뮤턴트의 몸에 데빌탄이라는 특수 탄환이 박혀 들어갔다.

그리고서는 데빌탄에 몸이 뚫린 뮤턴트들의 몸에 녹아들어 갔다.

“녹는다?”

마더의 몸을 감싸고 있던 뮤턴트들이 떨어져 나갔지만 그 틈을 다른 뮤턴트들이 감쌌다.

장갑차의 장갑도 뚫을 만큼 강력한 위력이었지만 고작 세 마리의 뮤턴트들을 뚫고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다시 한 번 더!”

“예!”

다시 한 번 더 장전하고 방아쇠를 당기자 바로 전처럼 뮤턴트의 신체에 터지면서 주변으로 파편을 뿌리고서는 검게 녹았다.

어떤 원리인지는 알 수 없겠지만 데빌탄에 맞은 뮤턴트는 신체의 어느 부위에 맞든 신체를 완전히 녹여버릴 수 있는 듯했다.

“큭! 철갑탄이 아니어서 3마리 이상은 뚫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집중사격해서 구멍을 내 버려!”

마더를 둘러싸고 있는 뮤턴트들을 떨구어 내고 그 안에 있는 마더의 몸 안에 데빌탄의 특수 탄두를 밀어 넣어야 했다.

뮤턴트가 아닌 인간마저도 완전히 녹여 버릴 수 있는 데빌탄이었다.

탄두에 스치기만 해도 살아남기 힘든 최악의 독이 함유되어 있는 데빌탄이었다.

다만 탄두의 위력이 약해 관통력이 다소 좋지 않다는 약점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사실 상처만 내도 될 것이었기에 관통력은 그다지 고려의 대상은 아니었다.

그렇게 마더를 감싸고 있던 뮤턴트들을 향해 일제 사격을 가해 보았지만 일반 탄환들로는 뮤턴트들에게 효과가 없었다.

더욱이 마더의 우유를 마시고 있던 가장 안쪽의 뮤턴트의 신체 강도는 2형 뮤턴트를 뛰어넘고 있었다.

일제 사격으로도 뮤턴트들을 벗겨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타타탕!

“야! 사격 똑바로 하라니까!”

“아우! 똑바로 하고 있는데 제대로 되질 않습니다!”

브레인의 영향까지 더해지니 엉뚱한 곳으로 사격해 버리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었다.

아직 탄환의 여유는 있었지만 이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탄환도 바닥이 나 버릴지도 몰랐다.

이미 일부 대원들은 강화 물약을 자신의 몸 안에 투약하고서는 달려오고 있는 뮤턴트들을 직접 상대하고 있었다.

뮤턴트들 중에 가장 약한 1형 뮤턴트들이라 쉽게 끝이 날 것이라 생각을 했지만 오산이었다.

그렇게 처음에는 압도적인 화력으로 연신 밀어붙이는 듯 보였지만 점차 가장 믿었던 화력이 바닥이 나고 있었다.

창수는 이 상황에서 둘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함을 깨달았다.

‘후퇴하거나 아니면 모험을 하거나.’

창수는 데빌탄의 위력을 보았다.

뭘 어떻게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데빌탄에 맞은 뮤턴트가 검은 액체로 녹아 없어져 버렸음을 말이었다.

“그거 마더의 몸에 맞으면 마더도 녹아 버립니까?”

“최 상사? 데빌탄 말하는 거야? 이거에 스치듯이 맞기만 해도 그대로 녹아 버려!”

“그럼 준비해 봐요!”

창수는 모험을 감행해 보기로 했다.

“뭐하려고?”

달려드는 뮤턴트의 머리를 대검으로 베어버리고 있던 창수는 강화 물약을 투입했다.

“뭐야? 강화 물약 사용하지 않고 있었어?”

창수에게 달려들던 뮤턴트들은 짚단 베어지듯이 베어지고 있었다.

다들 당연히 창수가 강화 물약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 정글도나 대검을 든 대원들은 모두 강화 물약을 사용하고 있는 중이었다.

제한 시간이 10분밖에는 남지 않아 10분이 경과하고 나면 위험해질 상황이었기에 그 안에 끝을 내야 했다.

“최 상사!”

혹시나 연달아 강화 물약을 사용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창수를 부르는 남규식이었지만 이미 창수는 맹렬하게 뮤턴트들을 부숴가며 마더를 향해 다가갔다.

뮤턴트들은 어떻게든 창수를 막으려고 했지만 마치 코끼리에 달라붙은 맹수에 불과할 뿐이었다.

코끼리의 몸에 상처는 입힐 수 있을지 몰랐지만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후우! 후우! 후우!”

창수는 자신의 대검의 검날에 걸리는 느낌이 없었다.

워낙에 강한 힘으로 인해 질긴 뮤턴트의 피부와 근육 그리고 단단한 뼈들이 공기를 베어내는 듯이 베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팔에 느껴지는 저항감은 없었지만 무한히 몸을 움직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무엇보다 브레인이 창수의 몸을 어떻게든 멈추게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뇌가 지끈거리고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조금씩 미묘하게 어긋나고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10m의 거리.

한 번 폴짝하고 뛰면 닿을 거리였다.

하지만 온몸을 던져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뮤턴트들 때문에 너무나도 멀게만 보였다.

“최 상사를 서포트 해!”

다른 대원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창수를 돕기 위해 애를 써 보려 했지만 그들도 밀려드는 뮤턴트들에 돕기 어려웠다.

“데빌 탄으로 길을 만들어 내라! 남김없이 전부 쏟아부어!”

대물 저격총에 장전된 마지막 데빌 탄만을 남기고서는 전부 사용하라는 델타포스 팀장의 지시에 따라 창수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뮤턴트들을 향해 자동으로 난사했다.

바닥은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검은 액체로 뒤덮였다.

질퍽! 질퍽!

질퍽대는 바닥을 박차고 마더를 감싸고 있는 뮤턴트들의 앞까지 도착한 창수는 남은 힘을 전부 쏟아부어 베어버리려고 했다.

지끈!

그리고 그 순간 창수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과 함께 대검을 휘두르려는 팔이 움직여지지 않는 것을 느꼈다.

뮤턴트들 사이에 숨어 있던 브레인들이 창수의 몸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브레인 놈들을 죽여!”

뮤턴트들 사이에서 창수를 바라보고 있는 브레인들이었다.

마더의 바로 앞에 서 있는 창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었기에 브레인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탕!

브레인들 모두가 창수를 막고 있었기에 브레인의 머리를 노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한미 연합팀의 대원들은 브레인의 두개골을 아낌없이 부쉈다.

철컥!

“제길! 탄창 남는 거 없냐?”

“저도 끝났습니다!”

넉넉하게 챙겨온 것은 아니었지만 몇 차례의 전투에 바닥이 나 버린 탄창들이었다.

이대로라면 더 이상 창수를 돕지 못하고 마더를 제거하지 못하게 될 것 같았다.

“크으! 이대로 끝인가?”

더 이상 탄환의 화약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최 상사아!”

움직이지 못한 채로 뮤턴트들에게 점점 둘러싸이고 있는 창수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때 한미 연합팀을 지나치며 뮤턴트들의 머리에 사격을 가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캡틴을 구해!”

호프 팀이었다.

호프 팀은 돌격 자세로 한미 연합팀을 지나쳐 뮤턴트들을 향해 연신 사격을 가했다.

타타탕! 타타당!

머리가 터진 뮤턴트들의 몸이 땅바닥에 연신 쓰러졌다.

창수를 구하려는 호프 팀의 돌격에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남규식은 고함을 질렀다.

“브레인을 노려! 브레인!”

브레인이 무엇인지 안타깝게도 호프 팀은 알지 못했다.

일직선으로 창수를 둘러싸고 있는 뮤턴트들만 제거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때 브레인들의 머리가 베어 물렸다.

컹!

브레인의 머리만 베어 물어버리는 빅이었다.

엄청난 속도로 브레인들만 제거하는 빅이었다.

그렇게 제거되는 브레인들에 멈추었던 창수의 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있는 힘껏 창수의 몸을 움켜쥐고 있던 일반 뮤턴트들이었지만 강화된 창수의 몸에 상처를 내지는 못했다.

아니 상처를 냈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고주파 작동시켜!”

남규식의 외침에 그동안 잊고 있던 고주파 발생기가 떠오른 대원이 고주파 발생기를 작동시켰다.

워낙에 강력한 위력이라 전력 소모도 막대했기에 계속 고주파를 발생시키고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고주파를 발생시키자 뮤턴트들의 몸이 흔들렸다.

그리고 그 순간 창수의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근육이 쏘아지듯이 휘둘러졌다.

쎄엑!

공기를 가르는 듯이 휘둘러진 창수의 대검은 마더의 몸을 뒤덮고 있던 뮤턴트의 몸들을 베어버렸다.

뮤턴트의 몸뿐만 아니라 마더의 신체까지 베어내면서 마더는 통증을 느끼는 것인지 거대한 몸을 흔들며 요동을 쳤다.

마더의 몸에서 불투명한 우윳빛 액체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렇게 벌어진 상처에 데빌탄을 장전하고 있던 미국 델타포스 저격수의 입에서 탄성 어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파이어.”

총구에서 화염과 함께 탄환이 쏘아져 나갔다.

온통 특수부대원들과 뮤턴트들로 난장판인 장소였다.

자칫 아군에게 맞거나 일반 뮤턴트의 몸에 가로막힐 수 있었지만 저격수는 자신의 실력을 믿었다.

셀 수 없이 많이 연습해왔고 그만큼 실전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낸 그였다.

저격수들은 생각 외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많이 겪는다.

조준경을 통해 적을 정확하게 노려보고 적이 피를 뿌리며 죽는 것도 보는 것이다.

적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적이 자신과 같은 인간임도 알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전역을 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안고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거나 아니면 죄책감이라고는 전혀 느끼지 못한 채로 감정 없는 악마 같은 이로 살아가게 된다.

자신이 얼마나 많은 적을 사살했는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이들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저격수의 사정은 뒤로하고 뮤턴트를 저격하는 것은 같은 인간을 저격하는 것에 비해 부담이 적었다.

아니 부담이라고는 없었다.

과거 뮤턴트가 인간이었든 어쨌든 자신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싸우는 명예로운 전사였다.

전 세계의 군인들은 현재 유례없는 명예와 지지를 받고 있었다.

뮤턴트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한 명예로운 전쟁을 수행하는 전사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세상을 구하기 위해 발사된 필사의 탄환은 창수의 머리 바로 옆을 지나쳐 마더의 몸 안으로 파고 들어갔다.

퍼억!

마더의 몸 안 깊숙이 파고 들어간 데빌탄은 마더의 몸 안에서 부서지며 탄환 내부의 물질을 뿜어냈다.

탄환 내부에는 두 가지 물질이 들어 있었다.

하나는 엔젤이었고 다른 하나는 변이 유발 물질이었다.

중요한 것은 변이 유발 물질이었지만 그 변이 유발 물질은 뮤턴트로 변이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포를 부패시키는 것이었다.

극도의 반응성을 보이는 엔젤과 결합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른 부패를 일으켰다.

그렇게 풍요의 여신은 검게 부패되어 갔다.

검게 부패해 버린 여신의 몸에 달라붙어 풍요의 우유를 탐하고 있던 뮤턴트들도 부패하기 시작했다.

“임무 끝. 우리는 저기 브레인만 가지고 떠나자고.”

한미 연합팀은 비교적 온전한 브레인을 챙겨서는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호프 팀은 그런 한미 연합팀을 붙잡을 생각도 없이 창수만을 챙겨서는 뒤로 물러서야만 했다.

그렇게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마더의 레어에서 기진맥진한 창수와 호프 팀도 일단은 물러서야 했다.

그리고 그때 야쿠자 둘을 태운 소형 전동차가 황급히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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