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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군인은 살아남기로 했다-192화 (192/351)

▣ 제192화

192화

중국과 일본의 피난민들이 한반도로 넘어왔다.

한국 정부는 이 피난민들로 인해 꽤나 골치 아파하고 있었다.

“제길! 배급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데 저 난민 놈들에게 배급 물자를 줘야 한다니. 듣기로는 우유도 제공하고 있다며.”

“그러게 말입니다. 아기들 분유도 부족하다고 난리인데 성인들까지 우유 준다고 하더라구요.”

“나도 한국 놈이지만 한국인들은 그놈의 인정이 문제라니까. 정부 추방을 해야 하는데.”

북한 지역에 난민 수용소를 설치하고 중국과 일본에서 넘어온 난민들을 수용하고 있었다.

일부 러시아인들도 있었지만 그 숫자가 많지는 않아 외국인 수용소에 수용되었다.

국제 외교가 사실상 붕괴되고 외국인들이 자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합법적으로든 불법적으로든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도 대부분은 수용소로 격리되었다.

과거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 있을 수 없는 일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당장 유럽의 국가들은 자국의 시민권이 없는 사람들은 전원 추방을 하고 있었다.

그들을 다 먹여 살릴 수 있을 만큼의 식량과 생필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난민들이 엔젤을 유통시켜 뮤턴트를 만들어낸다는 인식까지 퍼지면서 외국인 혐오증은 커지고 있었다.

당연히 피난민 수용소는 예비군 병력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다.

일부 난민들이 난동을 부리기도 했지만 과거의 순하디순한 한국 정부가 아니었다.

경찰도 아닌 군대가 난동과 시위를 무자비하게 제압을 하고 있었고 그러한 사실을 정부에서도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었다.

난민 수용소 안으로 식량 운송 트럭들이 들어갔다.

“조심 조심히 내려!”

“알겠습니다.”

모든 물자가 다 부족했으니 자국민도 아닌 난민 수용소의 물자가 풍족할리는 없었다.

완전 무장을 한 군인들의 살벌한 눈빛에 난민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제길. 옛날에는 눈도 마주 못 볼 놈들이.”

“저 새끼들 북한 놈들이지?”

“맞아. 옛날에는 우리한테 쌀이나 타가던 놈들이 이제는 한국 놈들한테 빌붙어서는…….”

“니 지금 뭐라고 했니?”

“윽!”

중국인 피난민 수용소 안에서 중국인들을 통제하는 이들은 북한 군인들이었다.

여전히 북한 지역에서 뮤턴트 토벌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귀순을 한 북한 군인들을 관리하기 힘들어진 한국 정부는 피난민 수용소를 관리하는 데 북한 군인들을 동원했다.

어차피 북한 군인들뿐만 아니라 북한인들도 한국민이었으니 한국 정부로서는 전부 자국민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다만 아직은 완전히 믿을 수는 없었기에 비교적 전투가 아닌 관리 업무들에 투입했다.

의외로 북한인들은 중국인에 대한 적개심이 상당했다.

그 때문에 피난민 수용소를 관리하는 북한 군인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중국인들이 상당했다.

관리 책임자는 한국 군인이나 한국 정부 관리였지만 그런 모습에 크게 관여하거나 개입을 하지 않았다.

북한 군인들의 불만과 적개심을 한국이 아닌 외국인에게로 돌리는 것이다.

“어이! 김 중사. 적당히 해.”

“알겠습네다. 이 중위님.”

북한인 욕을 하던 중국인을 사정없이 두들겨 패던 북한 군인 출신의 김 중사는 한국 군인 출신인 이 중위의 적당히 하라는 말에 폭행을 멈추었다.

“똑똑히 들으시라우. 여긴 이제 북한이 아니라 통일 대한민국이라우! 네깟 놈들이 함부로 할 수 없는 통일 한국이니 처신 똑바로 하라우. 알갔스!”

집단을 관리하는 것에 있어서 미친개는 필요하다.

아니 사실 폭력과 압박 없이도 집단을 관리하는 것은 가능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관리자들이 매우 많이 노력을 해야만 했다.

관리자들이 노력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폭력과 공포로 집단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한 사실을 정부나 군대에서도 알고 있었기에 북한 군인들이 다소 폭력적으로 난민들을 관리하더라도 눈을 감아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사고는 터지기 마련이었지만 오히려 그런 사고를 바라기도 했다.

-폭력 시위 발생. 폭도 발생. 관리대는 즉시 출동 바람!-

재판 같은 것은 없다.

아니 있지만 난민 수용소의 소장 직권으로 처리가 가능했다.

어차피 난민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대중의 관심 밖이었다.

“오늘 난민들 몇 명이나 들어온대?”

“칠십 명 정도 되나 보던데요.”

“여기만?”

“여기만이겠지요. 으이구! 지금도 가득 찼는데 얼마나 더 들어오려는지. 하루에 천 명이 넘게 밀입국한대요.”

“뭐가 그리 많아.”

“세계에서 가장 인구 많은 국가가 바로 바다 건너에 있지 않습니까. 더욱이 남쪽에서도 매일 수백 명씩 바다 건너오나 보더라구요. 일본 열도는 완전히 지옥이랍니다. 지옥.”

“하아! 이거 환장을 하겠네.”

처음부터 한국 정부가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대규모 뮤턴트 해저드가 발생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한반도로 난민들이 밀려들어 오는 것이다.

처음에는 식량을 얼마간 주고서는 다시 배에 태워 돌려보냈지만 다시 상륙을 하려는 것에 난민들을 수용소에 격리하고 난민선은 보는 족족 다 부숴버렸다.

그렇게 수천 척의 난민선들을 부쉈음에도 불구하고 끝도 없이 밀려들어 오고 있었다.

나중에는 난민들을 구조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몰래 한반도에 들어온 난민들이었지만 그들이 한국 사회에 동화될 가능성 따위는 없었다.

교통이 통제된 사회에 처음 보는 이들이 들어왔으니 못 알아보는 것이 이상했다.

시민들의 신고에 수백만 명의 군인들이 며칠 되지 않아 난민들을 사로잡아 난민 수용소로 보내었다.

“그나저나 매일 우유네요.”

수용소의 망루에서 우유를 배급받고 있는 난민들을 부러운 듯이 바라보고 있는 군인 하나에 상사가 피식 웃으며 대답을 했다.

“저거 우유 아니야.”

“예?”

“우유 아니라고.”

“그럼 뭡니까?”

“몰라. 하지만 우유는 아니야.”

“드셔 보셨습니까?”

“그래. 조금. 그리고 중대장님께서 절대 먹지 말라고 그랬어.”

“중대장님께서요?”

“그래.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놈들 저거 실험용 모르모트다. 아기들 먹을 분유도 부족한데 저놈들한테 어련히 우유를 주겠다. 뭔지는 모르지만 지금 실험 중일 거야. 저놈들이 먹어도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말이야.”

“이상이 없으면?”

“우리가 먹는 거지. 생각보다 맛은 있더라고.”

“아! 그럼 이상이 있으면?”

“다 죽이겠지.”

“…….”

상관의 오싹한 말에 몸이 부르르 떨렸다.

난민들에게 한국인들도 못 먹는 우유를 제공하는 것에 불만이던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렇게 3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난민들에게 뮤턴트 밀크를 제공했다.

* * *

“이 정도 실험해 봤으면 문제없어 보이는데. 더 이상 아깝게 줄 필요 없어 보여.”

“하지만 고작 3개월 정도밖에 지켜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나? 미국에서 이달부터 곡물 수출의 20%를 축소한다고 통보해 왔어. 북한 주민들까지 먹여 살려야 하는데 식량 자급률이 최악의 상황이야!”

뮤턴트 사태가 일어나기 전만 해도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먹고 살던 국가가 한국이었다.

육류와 어류뿐만 아니라 과일과 채소 및 곡물까지 대식의 민족답게 엄청나게 먹었다.

중간 유통 마진이 과도하다는 말이 있기는 했지만 의외로 대한민국의 식품 내수 시장은 상당히 컸다.

그만큼 잘 먹었다는 것이었다.

여러 사회 문제가 있었지만 적어도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들의 식량 문제 만큼은 철저하게 챙겼다.

국민이 굶주린다는 것은 정부의 존재 이유를 부정한다는 의미였다.

그렇게 뮤턴트 사태가 벌어지고서도 한국 정부는 어떻게든 식량 문제만큼은 지켜내야만 했다.

“더욱이 말이야. 인구가 늘고 있어.”

“하아!”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 최악의 출생률을 찍었던 대한민국의 출생률이 폭발하고 있었다.

별다른 놀 거리도 없어져 버렸고 생존에 직접적인 위기가 찾아오자 그에 대한 반작용인지 결혼을 하는 남녀도 많아졌고 아기 출산도 늘었다.

더욱이 아기를 가진 가정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다 보니 산부인과가 부족해질 정도였다.

거기에 북한 주민들에게도 나름 양질의 식량과 의류 및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자 영아 사망률이 줄어들고 출산율도 올라갔다.

한국 정부로서는 지켜야 할 인구가 늘어나는 것에 기겁을 해야 했다.

그 때문에 과거의 산아 제한 정책을 다시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였다.

물론 산아 제한 정책의 부작용을 혹독하게 경험을 한 한국 정부로서는 절대 산아 제한 정책을 펼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출산율 증가로 인해 늘어난 아기들의 분유가 그만큼 부족해지고 있었다.

분명 좋은 일이었지만 정책 당국자들로서는 고통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럼 이렇게 해 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어떻게?”

“뮤턴트 밀크를 꼭 인간에게 먹일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럼 누구에게 먹이자고?”

“육류 소비에 대한 요구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소나 돼지의 사료로 사용하자고?”

“예. 난민들에게 먹일 바에야 가축 사료로 사용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난민을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는 말과 같았지만 정책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꽤나 구미가 당기는 것이었다.

“확실히 고영양가의 밀크니 사료로 사용하기에도 충분할 것 같기는 한데.”

“직접 섭취의 안전성 문제가 완전히 완료되지 않았으니 간접 섭취로 보다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입니다. 가축들의 수량도 늘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구요. 더욱이 분유 확보를 위해 젖소의 사료 문제 해결도 됩니다.”

“소나 돼지 그리고 닭으로 육류 공급을 하면 되고.”

“예. 밀크로 직접 단백질 공급을 하지 않아도 간접적으로 단백질 공급을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안전하다고 결론이 나도 밀크를 국민들에게 배급했다가 밀크의 진실이 밝혀진다면 곤란한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먹을거리에 진심인 민족이었다.

“좋아. 한번 해 봐.”

“그럼 난민 수용소의 식량 배급은 어떻게 할까요?”

칼로리가 높은 밀크의 보급으로 식량의 양이 적게 들어갔다.

밀크의 배급을 중단한다면 공급을 해야 할 식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런다고 밀크로 사육을 하는 가축의 육류를 공급할 수는 없었다.

“배급량 산출 다시 해.”

“알겠습니다.”

식량 공급을 줄이는 것은 기정사실화되었다.

당연히 폭동에 대비해 난민 수용소들에 병력 파병이 늘어났다.

비정하지만 잔인해진 세상이 되어 있었다.

* * *

한반도의 인구가 북적이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다른 존재들도 늘어나고 있었다.

“이거 부쩍 유기견들하고 들개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산속에?”

“예. 또 한 무리의 들개들이 지나가네요.”

“저 장막만 아니면 한 마리 잡아먹고 싶네.”

“히히! 그러게 말입니다.”

평지와 도시의 뮤턴트들은 처리할 수 있었지만 첩첩산중은 수색조차 엄두도 낼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중국 국경에 세워진 거대한 장벽처럼 깊은 산의 둘레로 장벽을 세워 둬야만 했다.

국경의 장벽처럼 높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지간한 뮤턴트들은 넘어오기 힘들 만큼의 높이였다.

그런 장벽 너머로 들개들의 왕국이 세워졌다.

“뮤턴트들이 저 들개들 잡아먹겠죠?”

“아무래도 그렇겠지. 그러니까 뮤턴트 놈들이 이쪽으로 많이 안 넘어오는 거겠지.”

“후우! 그러면 다행이네요.”

대한민국 정부는 산속에 돌아다니는 들개들 때문에 뮤턴트들이 인간들의 영역을 덜 건드는 것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물론 들개들 중에서도 뮤턴트가 된 동물형 뮤턴트들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런 동물형 뮤턴트들도 인간보다 들개나 들고양이들을 먹이로 삼을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들은 몰랐다.

들개와 들고양이들이 뮤턴트들의 식량이 아니라 뮤턴트들이 들개와 들고양이들의 식량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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