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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군인은 살아남기로 했다-260화 (260/351)

제260화

260화

난장판이었다.

창수와 뮤턴트 대원들에게 갑작스럽게 부여된 임무는 자신들이 호위를 하던 뮤턴트 젖소들의 회수 임무였다.

창수의 후송 부대에서 젖소의 분실은 없었지만 다른 후송 부대에서 놓친 뮤턴트 젖소가 상당했다.

커다란 덩치 때문에 도망을 쳐도 꽤나 눈에 띄는 뮤턴트 젖소들이었다.

그렇게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뮤턴트 젖소를 본 굶주린 사람들이 문제였다.

“크아아아아!”

“죽어! 죽어! 죽어 버린 말이다!”

공포에 질린 뮤턴트 젖소가 생산한 뮤턴트 밀크를 먹은 이들은 광기에 휩싸여 모든 사람들을 공격해 대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살인을 벌이는 사람들의 광기에 할 말을 잃어야만 했다.

“제압해.”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 광기는 옅어진다.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

다만 하루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광기가 누그러들어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 정도였다.

그렇게 뮤턴트가 아닌 사람들을 마냥 죽일 수는 없었다.

퍼억!

다소 거칠게 후려쳐서는 진정이 될 때까지 온몸을 묶어 둔다.

“이거 놔! 이 자식들아! 죽여 버릴 테다! 죽여 버릴 거야!”

발악을 하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제압해 가며 사태를 진정시켜 나갔다.

“정말 많이도 나눠 먹었네! 이놈들 끝이 없어!”

“아…… 아퍼! 물지 마! 물지 말라고! 뮤턴트도 물리면 아프다니까!”

온 마을 사람들이 전부 몰려나오기라도 했는지 다들 입가에는 노란 액체가 묻어 있었다.

“젖소 도망 안 가게 잘 잡아! 저거 또 도망가면 골치 아파진다!”

공격적인 사람들도 제압을 해야 했지만 뮤턴트 젖소들을 회수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사람을 광기에 빠트리는 물질을 만들어 내는 뮤턴트 젖소를 왜 회수해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명령을 따라야만 했다.

그렇게 수십 마리의 뮤턴트 젖소들을 회수하는 것에 성공을 했지만 충분히 예상을 한 일 또한 벌어졌다.

* * *

“중대장! 젖소를 먹어 버린 것 같습니다.”

“그렇군. 고기는 충분히 공급되고 있었던 것 같은데.”

“한국인들에게 그게 충분히 공급이 되었다고 보긴 힘들 것 같습니다.”

한국인들은 의외로 대식가들이었다.

고기 보급이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결코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젖소치고는 너무 크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다지 공격적이지도 않았고 묘하게 군침이 도는 냄새를 풍겼다.

노란색의 변질된 뮤턴트 밀크를 마신 건 이 때문이었다.

그렇게 뮤턴트 밀크만으로 만족을 하지 못한 일부의 사람들이 공격적이지 않은 뮤턴트 젖소들을 죽이고서 고기를 먹는 것은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일부는 완전 범죄라도 벌이려는지 완전히 도축을 해서 뼈까지 사골로 끓여 버린 경우도 있었다.

소의 거의 모든 부위를 다 먹는 한국인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뮤턴트 젖소의 고기를 먹은 듯한 상황에 창수는 마을 주민들을 살피기로 했다.

“공격적일 수 있으니까 조심하고.”

“알겠습니다! 다들 들었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수색한다!”

공격적이지 않다고 하더라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 것이었기에 자신들의 짓이 아니라고 발뺌을 할 터였다.

물론 처벌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처벌을 할 생각도 없었다.

이미 잡아먹어 버린 뮤턴트 젖소를 되살릴 수는 없을 터였으니 젖소 고기를 먹은 사람들의 상태만 확인하면 창수의 임무는 끝났다.

다행히 뮤턴트 젖소를 잡아먹은 사람들에게서는 공격성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개울가에서 젖소를 도축하던 사람들이 군인들을 보고서는 도망을 가 버렸다.

거의 반이 넘게 도축이 되어 있었고 도축되고 남은 고기는 보이지 않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받아간 듯했다.

“사람들에게 도축된 고기 먹지 말라고 해. 위험할 수 있으니까.”

“이미 먹었으면 어떻게 합니까?”

“뭘 어떻게 해. 상태 확인해야지. 의료팀 요청하고 멀쩡해 보여도 피라도 뽑아야지. 마을 주민들 전부 격리할 수는 없는 거 아니야.”

중대장은 마을 주민들에게 실망을 했지만 마을 주민들에게 실망했다는 것을 보여 줄 수는 없어 아쉬웠다.

마을 쪽에서 비명소리는 나지 않으니 공격성을 보이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군인들이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마을의 문을 두드리며 주민들에게 일일이 묻는 군인들이었다.

“도축된 고기 드셨습니까?”

“아이고! 안 먹었어요! 안 먹었어!”

“다행이네요. 그거 뮤턴트 고기입니다.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니까 절대 드시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가지고 계시면 반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정말 먹으면 안 되는 겁니까?”

“예. 커다란 젖소 보셨잖습니까. 그게 보통 젖소겠습니까? 지금 그것 때문에 난리입니다. 아무튼 안 가지고 계신 거지요? 행여라도 잘못 드시면 위험할 수도 있는데.”

수색을 하는 군인들의 엄포에 겁에 질린 주민들 중에 일부가 숨겨 둔 고기를 내왔다.

“아니! 내가 안 먹는다는데 계속 주더라니까. 정말 우리는 안 먹었어요. 정말이에요.”

“예. 이것이 전부지요?”

“전부요! 전부!”

자신들은 전혀 먹지 않았다며 고깃덩이를 내주는 노부부였다.

그렇게 처치 곤란하기는 했지만 뮤턴트 젖소의 도축 고기를 회수하기는 했다. 전부 회수를 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정말 안 받으셨습니까?”

“안 받았다니까!”

“고기도 안 드신 거 맞죠?”

“안 먹었어! 받지를 않았는데 먹었을 리가 있나!”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리지만 처벌을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모르기에 고기를 드셨다고 해서 불이익이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안 먹었어!”

이미 먹었을 것 같다는 의심이 들었지만 한사코 먹지 않았다고 하는 것에는 별수 없었다.

광기에 차서 사람을 공격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기에 다행이었다.

그렇게 마을 주민들을 어르고 달래서 도축을 한 고기를 회수했다.

“양이 많이 부족한 것 같은데.”

“배 속으로 들어가서 찾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기 도착하기 전에 고기 굽는 냄새도 났구요.”

“고기를 구워서 먹으면 괜찮은가?”

“음!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불에 익히면 이상 물질 같은 것도 다 파괴되지 않을까요?”

“그럼 우유도 끓여 마시면 괜찮지 않을까?”

“그건 모르겠지만 충분히 그럴듯한 생각입니다.”

변질된 뮤턴트 밀크를 끓여 먹으면 광기에 휩싸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실험의 대상이 되고 싶은 마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주민들이 먹기 전에 회수가 된 경우도 있었지만 회수가 되지 못한 곳도 있었다.

“이게 얼마 만에 소고기야! 아주 그냥 살살 녹네. 살살 녹아!”

“그러게, 히히히! 젖소라서 질기고 냄새날 줄 알았는데 엄청 맛있잖아. 한우보다 나은 것 같아.”

“한우라. 다시 맛볼 수 있는 날이 오려나 모르겠네.”

뮤턴트 사태 전에도 큰마음 먹고 먹어야 하는 한우였다.

물론 지금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다들 이런 세상이 올 줄 알았다면 원 없이 먹어나 볼 걸 하는 후회가 들었지만 이미 늦었다.

“그런데 괜찮을까? 젖소긴 한데 일반 젖소는 아닌 것 같은데. 혹시 괴물 젖소 아닐까?”

“괴물 젖소든 아니든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그리고 이 정도 먹었지만 아무 이상 없잖아. 그 엔젤인지 뭔지 하는 것은 먹자마자 이상해진다며.”

“그렇긴 하지. 하긴 육회로는 영 찝찝해서 구워 먹고 있잖아.”

“맞아. 살짝 설익게 해야 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입 안에서 살살 녹네. 녹아.”

“킬킬킬! 그러게 말이야! 간만에 포식했어.”

많은 사람들이 뮤턴트 젖소의 고기를 먹었다.

하지만 별다른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다들 식사를 마치고도 별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그날 저녁, 변화는 일어나기 시작했다.

“여보.”

꺼림칙함에 젖소 고기를 먹지 않았던 여인은 자신의 남편이 잠들어 있는 방으로 향했다.

평소 코를 심하게 골아서 각방을 쓰고 있었다.

평소와는 달리 코를 골지 않는 남편의 모습에 잠에서 깬 아내는 왠지 모를 불길함을 느끼고서는 남편이 잠들어 있는 방문을 연 것이다.

전기가 끊겨 밤이 되면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창으로 들어오는 달빛에 의지해야만 했다.

두꺼운 커튼을 쳐서 어두운 방 안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열린 방문을 통해 들어오는 희미한 빛에 방 안이 보이기 시작했다.

“까아아아아악!”

공포가 느껴지는 높고 찢어질 듯한 비명소리가 아내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남편이 잠들어 있어야 할 방 안의 침대 위에는 사람 크기만 한 애벌레가 하나 있었다.

온몸이 하얀색인 애벌레는 연신 꿈틀거렸다.

딱히 공격적이지는 않았지만 애벌레는 입으로 보이는 곳에서 하얀 실을 뽑아내고 있었다.

그렇게 실은 온몸을 뒤덮어 고치가 되었다.

아내는 너무나도 공포스러움에 집 밖으로 뛰어나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사람 살려요!”

자신의 몸이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연신 살려 달라는 여인의 외침에도 처음엔 그 누구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뮤턴트.

도시 속에서 있어도 어느 순간 사람이 뮤턴트가 되어 버릴 수 있었다.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니야?”

“이 사람이 미쳤어! 그러다가 죽으면 나는 어쩌라고!”

이웃집의 사람이 도우려고 했지만 아내의 구박을 받고서는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일반인의 몸으로 무기도 없이 뮤턴트를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이었다.

아니 무기가 있어도 뮤턴트를 상대하는 것은 매우 위험했다.

그렇게 여인은 밤새도록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 누구도 도움을 주지는 않았다.

결국 해가 뜨고 난 뒤에야 사람들이 반쯤 미쳐 버린 여인에게 다가왔다.

“무슨 일이요?”

“하아! 하아! 나…… 남편이…… 남편이.”

남편이 뮤턴트가 된 것이라 다들 생각했다.

엔젤을 먹고 변이 물질에 노출되면 뮤턴트가 되기에 누구나 뮤턴트가 될 수 있었다.

그렇게 군인들이 달려오고 군인들은 완전 무장을 한 채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여인과 함께 여인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애벌레가 아닌 커다란 고치를 볼 수 있었다.

“이건 대체 또 뭐야?”

자신의 집 안으로 한사코 들어가지 않겠다는 여인으로부터 집 안에 거대한 애벌레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거대한 애벌레를 확인하기 위해 들어간 군인들은 애벌레는 보이지 않고 무언가의 고치를 발견한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떻게 하죠?”

“뭘 어떻게 해! 당장 쏴 버려!”

연구원들이었다면 당장 연구소로 가지고 오라고 했겠지만 일반 군인들에게는 괴물이 곧 나오려는 상황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고치를 향해 총을 난사해 버리고서는 불에 태워 버렸다.

고치 안에서는 무언가 알 수 없는 액체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괴물이든 뮤턴트든 뭐가 나오기 전에 처리할 수 있었지만 모든 고치를 다 처리한 것은 아니었다.

가족 전부가 먹은 경우에는 집 밖으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어떤 경우는 마을 전부가 고치로 변해 버린 곳도 있었다.

누구도 방문을 하지 않는 집 안에서 고치 안의 무언가가 자라기 시작했다.

인간의 발전된 문명은 예상보다 훨씬 위험한 양날의 칼날로 인간들에게 되돌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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