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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군인은 살아남기로 했다-261화 (261/351)

제261화

261화

뮤턴트 젖소를 손에 넣으려는 것은 인간들뿐만이 아니었다.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뮤턴트 밀크를 생산하는 뮤턴트 젖소는 뮤턴트들에게도 탐나는 것이었다.

특히나 거미 뮤턴트는 생각보다 지능이 뛰어났다.

음모오!

거미 뮤턴트들은 뮤턴트 젖소들을 사로잡아서는 자신들의 둥지로 끌고 갔다.

그렇게 끌고 간 거미 뮤턴트들은 뮤턴트 젖소의 몸 안에 알을 심었다.

거미 뮤턴트가 심은 알은 부화해서는 뮤턴트 젖소의 살을 파먹고 기존의 거미 뮤턴트와는 다른 형태의 거미 뮤턴트가 탄생을 했다.

물론 이미 다른 뮤턴트들을 식량 삼아 태어난 다른 형태의 거미 뮤턴트들이 있었기에 이번이 특이한 경우는 아니었다.

인간들에게나 특이점이 되는 일일 뿐 거미 뮤턴트들에게는 새로운 변종이 탄생하는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거미 뮤턴트들에게 있어서도 특이점이 된 개체가 출현을 했다.

분명 거미였지만 다른 거미들과는 다른 거대함과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그건 여왕이었다.

마치 거미 뮤턴트들에게 있어서 진화의 끝에 도달한 개체인 것처럼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었다.

거미 뮤턴트들은 이제 막 태어나서 작디작은 여왕 거미에게 경의를 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거미 뮤턴트들은 자신들을 지배할 지배자가 탄생을 했다는 것에 기뻐하며 자라날 여왕에게 필요한 영양 공급을 위해 인간들을 더욱더 열심히 사냥했다.

-인간의 뇌를 가지고 와라.-

여왕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인간의 뇌를 가지고 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인간의 뇌를 섭취해 더욱 높은 지능을 얻으려는 것이었다.

여왕은 본능적으로 자신들의 종족들이 지구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육체적인 힘뿐만 아니라 지식과 지혜도 필요함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게 본능적으로 움직이던 거미 뮤턴트들은 여왕의 지도 아래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인간들을 사냥했다.

물론 인간들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오히려 거미 여왕과 거미 뮤턴트들은 인간들을 너무 자극했다.

“거미 뮤턴트다! 한 마리도 남김없이 박멸해야 해! 저놈들 알을 통해 번식한다! 전부 죽여!”

엔젤과 변이 유발 물질을 통해 변이되는 다른 뮤턴트에 비해 자체 번식을 하는 뮤턴트였다.

그렇기에 완전히 제거해야만 했다.

거미 뮤턴트가 보이는 족족 샅샅이 찾아 죽였다.

거미 뮤턴트들은 인간에 대항해 더욱더 격렬하게 저항을 했다.

뮤턴트들도 생존을 위해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뮤턴트들과의 생존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분명 뮤턴트들에 비해 약한 신체를 가진 인간이었다.

하지만 뮤턴트들은 알지 못했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종으로 살아남은 것은 그냥 자연의 선택만이 있어서는 아니라는 사실을.

“흐흐흐! 더러운 괴물 놈들아. 죽어라.”

거미 뮤턴트들과의 전투에서 고립된 인간들은 스스로 자폭을 해 가면서까지 강렬한 투쟁심을 보여 주었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한 것은 다른 종과의 경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었다.

“도망가지 못하게 몰아! 몰라고!”

“한 놈 도망간다! 이놈들은 머리가 아니라도 죽으니까 난사를 해!”

몇몇 인간들만이 알고 있는 진실이었다.

인간 또한 고대 뮤턴트 종족이었고 수많은 뮤턴트들과의 경쟁에서 최후까지 살아남아 지구를 지배하는 우월종으로 선택된 것이었다.

육체적으로 한없이 약해 보이는 인간들이었지만 그 어떤 뮤턴트들보다 생존력과 투쟁심이 강했다.

키에에엑!

죽여도 죽여도 끝없이 밀려왔다.

수없이 많은 개체를 가진 거미 뮤턴트들이었지만 그보다 인간들의 숫자가 더 많았다.

“사령관님! 전멸입니다!”

“전멸이면 더 밀어 넣어! 백 명이 죽으면 천 명을 밀어 넣고 천 명이 죽으면 만 명을 밀어 넣어! 인간과의 전쟁이 아니다! 괴물들과의 전쟁이다! 여기서 밀리면 인간은 끝이다. 괴물 놈들을 한 놈도 남김없이 전부 죽여! 전부 죽이란 말이다!”

지금까지 뮤턴트들에게 계속 밀리던 인간들이었다.

인간들은 지금까지 잊고 있던 유전자 속의 강렬한 살육 본능을 깨웠다.

물론 이 살육 본능은 이제 거의 모든 인간들에게 퍼져 나간 엔젤의 영향으로 깨어난 것이다.

“대대로 번식되어 가면서 인간 몸 안의 뮤턴트 유전자는 점차 약화되었다. 더 이상 뮤턴트로서의 본능을 드러낼 필요가 사라진 거지. 하지만 인간은 다시 뮤턴트가 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한 거야. 인간이 뮤턴트를 세상에 깨운 것이 아니다. 세상이 인간을 뮤턴트로 다시 깨우고 있는 거야.”

* * *

공포.

거미 뮤턴트는 처음으로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다.

먹잇감으로나 여기던 인간들이 먹잇감이 아닌 생존 투쟁의 경쟁자임을 깨달은 것이다.

그것을 넘어 이미 생존 투쟁의 승리자였던 존재들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 괴물 놈은 뭐야?”

“괴물 놈도 아닌 것이 인간도 아닌 것이. 뭐야?”

“인간이 아닌 것에서부터 이미 괴물 아니야! 죽이자!”

거미 뮤턴트들을 죽이고 또 죽이며 거미 뮤턴트들의 둥지 안으로 들어간 인간들은 그 안에서 아직 자라지 못한 연약한 거미 여왕을 발견했다.

그런 거미 여왕의 주위로는 뇌만 파먹힌 인간들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인간들의 뇌를 먹었다면.’

처음에는 그냥 인간들을 양식으로 제공받았다.

그러던 중에 여왕 거미는 인간의 뇌를 섭취하며 자신의 지능이 비약적으로 상승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능과 육체를 아울러 가지게 된다면 무수하게 많은 뮤턴트들을 제치고 지구의 지배종이 될 수 있으리라 여겼다.

하지만 그 여왕 거미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려는 것이었다.

아직 덜 자랐지만 싸운다면 몇몇 인간들을 죽일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결국에는 인간들에 의해 죽을 것임을 여왕 거미는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은 삶과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왕 거미는 죽음이 아닌 삶을 선택하기로 했다.

“인간들이여. 협상을 원한다.”

“뭐? 뭐야? 이 괴물 놈이 지금 말을 한 거야?”

“그 불완전 뮤턴트인가 하는 건가?”

군인들 사이에서 뮤턴트들 중에 인간의 기억이 있어서 인간들의 편에서 싸우는 뮤턴트가 있다는 사실은 꽤나 유명했다.

“빌어먹을! 불완전은 무슨! 이 괴물 놈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동료들이 죽었는데! 당장 죽여 버리자고!”

동료를 거미 뮤턴트에게 잃은 병사 하나가 당장에라도 여왕 거미를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허락되지 않았다.

“멈춰!”

“주…… 중대장님!”

“협상을 원한다고 했나?”

“그렇다. 우리는 그대들과 협상을 원한다.”

“괴물 놈들! 불리하니까 어떻게든 비굴하게 살아남으려고.”

인간들은 혐오스러운 괴물을 바라보는 듯이 여왕 거미를 바라보았다.

여왕 거미는 그런 인간들의 시선에 비참함과 모멸감을 느꼈지만 살아남고 싶었다.

“비굴하다고 해도 상관없다. 무의미한 희생을 멈추려고 한다면 나와 협상을 하는 것이 그대들에게도 유리할 것이다.”

“유리?”

여전히 거미 뮤턴트들은 많았다.

대한민국의 국토 안에 얼마나 많은 거미 뮤턴트들이 있는지 알 수도 없었다.

눈앞의 여왕 거미를 죽인다 한들 싸움이 끝날지는 장담을 할 수 없었다.

중대장은 고민 끝에 자신의 선에서 처리할 수 없는 문제임을 깨달았다.

“감시해! 만일 도망치려고 하거나 다른 수작을 부린다면 죽여 버려.”

“알겠습니다!”

중대장은 보고를 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왕 거미는 승리자들의 전리품이 되었다.

인간들의 포로가 된 것이다.

온몸이 묶인 채로 어디론가로 옮겨지는 여왕 거미였다.

“거미 괴물들의 왕인가?”

“왕이 아니라 여왕인 것 같은데.”

놀랍게도 여왕 거미가 잡히자 인간들을 공격하던 거미 뮤턴트들은 더 이상 인간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잘만 하면 거미 뮤턴트들과의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럼 이제 뮤턴트들과의 전쟁도 끝인가?”

“끝은 무슨! 뮤턴트들마다 지들끼리도 싸우던데! 거미 괴물 놈들하고 싸움이 끝나도 다른 괴물 놈들은 그대로잖아!”

수십 어쩌면 수백 종류가 넘는 뮤턴트들이 존재했다.

이 모든 종류의 뮤턴트들을 제압하거나 제거해야만 끝이 날 전쟁이었다.

* * *

창수와 뮤턴트 대원들은 꽤나 혹독하게 굴려졌다.

대구 사건 이후 거미 뮤턴트들과의 전투와 뮤턴트 젖소들의 회수 임무에 투입이 된 것이다.

물론 두 가지 임무 모두가 매우 중요한 임무들이라는 것은 창수도 알고 있었다.

“이 싸움이 언제 끝이 나려는지.”

“싸움이 끝난다고 우리한테는 좋을 것도 없어 보이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덕수.”

“무슨 소리긴. 우리 같은 괴물들을 살려 두는 건 뮤턴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잖아.”

불완전 뮤턴트인 덕수는 꽤나 염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연구원들이 자신들의 몸을 본래의 상태로 되돌려 주겠다고 한 약속을 믿지 않았다.

사실 다른 불완전 뮤턴트들도 이제는 아무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괴물이 아닌 인간이라는 믿음 하나로 버티고 있었다.

사람들이 자신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차피 다른 인간 군인들도 자신들처럼 뮤턴트들과 싸우는 것은 동일했다.

그러니 자신들을 뮤턴트들처럼 죽이려 하진 않으리라고 믿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야! 덕수! 네 이름이 덕수인 것처럼!”

“하지만 다른 이들도 우릴 인간으로 봐 줄까?”

변이로 인한 폭력성 때문인지 아니면 인간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폭력성 때문인지 뮤턴트 부대의 뮤턴트들은 수시로 싸우려고 했다.

“그만둬.”

그런 싸움을 제압할 수 있는 이는 창수가 유일했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뮤턴트보다 더욱 강한 창수였다.

몇몇 뮤턴트 부대로 전입 온 뮤턴트 대원들이 창수에게 반항을 했다가 여지없이 박살이 나고는 했다.

물론 미노나 아룬에 의해 죽기 직전까지 당하기도 했지만 미노가 잡아먹어 버리려는 것을 본 창수는 자신이 직접 나서서 위계질서를 잡았다.

다른 인간 군인들과는 통제법이 달랐다.

오직 힘에 의한 통제만이 다툼을 잠재울 수 있었다.

창수는 그렇게 또다시 싸움이 생기려는 것을 말리고서는 자신의 부대 대원들에게 한 가지 사실을 알렸다.

“거미 뮤턴트와의 전투가 끝났다고 한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박멸했다는 겁니까?”

“아니야. 거미 뮤턴트에게 여왕 거미라는 지배자가 있는 것 같다. 그 여왕 거미를 생포했다고 하네. 생포로 인해 거미 뮤턴트들은 더 이상 인간들을 공격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창수도 놀랄 일이었다.

특수 뮤턴트들 중에 일부가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 있기는 하다는 걸 알지만 협상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협상이 아니라 아마 인질인 것 같기는 하지만.’

창수는 정확한 상황은 알지 못했지만 여왕 거미의 목숨을 담보로 거미 뮤턴트들을 제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했다.

그리고 인간이라면 그것을 넘어 여왕 거미의 목숨을 담보로 거미 뮤턴트들을 이용하려고 할 것임을 깨달았다.

‘문제는 그게 분쟁의 씨앗이 될까 봐 걱정인데.’

여왕 거미가 인간들을 증오하게 되어 훗날 더욱더 격렬한 싸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대장! 그러면 우리 멕시코로 가는 겁니까?”

더 이상 거미 뮤턴트와의 싸움이 없다면 한국에서의 할 일도 없다는 의미였다.

더욱이 거미 뮤턴트들을 이용한다면 다른 뮤턴트 개체들과의 전투는 거미 뮤턴트들이 담당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창수도 최대한 빨리 멕시코로 가고 싶었기에 차라리 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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