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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군인은 살아남기로 했다-268화 (268/351)

제268화

268화

당장이라도 옆집으로 가서 확인을 해 보려는 남편을 붙잡는 아내였다.

자신이 귀신 잡는 해병대 출신이라고 허세를 부리는 남편이었지만 상대할 옆집 아저씨는 귀신이 아니라 뮤턴트였다.

“절대 안 돼요! 여보, 우리 이사 가!”

“어떻게?”

옆집의 은밀한 비밀(?)을 파헤치는 것보다 이사를 가고 싶어 하는 아내였지만 옛날과 달리 이사 가고 싶다고 마음대로 이사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옛날이면 상가마다 부동산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없었다.

그렇게 옥신각신하며 밤을 지새울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 아침 남편은 군부대에 신고를 하겠다며 아내에게 집 안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정말 괜찮을까? 여보?”

“걱정 마! 괜찮아. 괴물이면 군인들이 처리해 줄 거니까. 요즘에는 약을 먹으면 군인들이 괴물들만큼이나 세진다잖아.”

“그러면 다행이지만.”

아무래도 불안하기만 한 아내였다.

그렇게 현관문을 나온 남편은 아내의 성화에 허겁지겁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갔다.

여전히 불안했지만 이대로 집 안에 갇혀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남편이 계단을 통해 내려가고 아내는 베란다에서 아파트 출입구로 남편이 무사히 나오기를 기다렸다.

“여보!”

“어! 괜찮아! 괜찮아! 조금만 기다려! 조금만!”

남편은 아내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괜찮다는 말을 하고서는 군인들이 있는 초소로 달려갔다.

도시나 마을 곳곳에 경계 초소들이 있었기에 뮤턴트가 나타나면 가까운 군인 초소로 달려가 보고를 하면 되었다.

그렇게 자주 오고 가며 보다 보니 눈에 익은 군인들이 있는 초소로 달려온 남편은 군인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하아! 하아! 뮤턴트! 뮤턴트!”

“어! 인철이 형. 뮤턴트요?”

“어! 뮤턴트 나왔어!”

“어디요? 무슨 형태인데요?”

뮤턴트가 나타났다는 말에 군인 초소에 있던 군인들 사이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군인이라고는 하지만 모든 군인들이 뮤턴트와의 전투를 경험해 본 것은 아니었다.

언제든 뮤턴트와 전투를 하게 될 것이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막상 그 순간이 되자 긴장이 되는 것이다.

“형태는 모르겠어. 우리 집 옆집 김 씨 아저씨가 뮤턴트가 돼서 사람을 잡아먹었대!”

“김 씨 아저씨요? 그 검은 모자 쓰시는 아주머니하고 함께 다니시는 분이요!”

“어! 그래! 맞아! 그분!”

“한동안 모습이 안 보이시더니. 뮤턴트가 되신 건가?”

어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어제까지만 해도 옆에서 함께 웃고 떠들던 사람도 오늘 뮤턴트가 되어 있을 수 있었다.

물론 엔젤을 먹지 않는다면 뮤턴트가 될 일이 없었지만 그렇게 경고를 해도 경고를 따르지 않는 것이 또 사람들이었다.

“그럼 한 사람만입니까? 김 씨 아저씨?”

“어! 그게. 나는 보질 못했는데 우리 아내가 봤다고 하더라고. 김 씨 아저씨가 알몸으로 웬 남자를 공격했다고.”

“아주머니는 보지 못했구요?”

“어. 못 봤어. 아마도 잡아먹히신 게 아닌가 싶네.”

“알겠습니다! 김 일병! 부대로 가서 지원 요청해!”

“알겠습니다!”

초소에 많은 숫자가 있는 건 아니었다.

뮤턴트가 인간보다 월등한 힘을 가지고 있었기에 일반 군인들은 단독이나 소규모로는 뮤턴트와의 전투를 최대한 피하고 상급 부대에 지원을 요청하게 되어 있었다.

그렇게 부산스럽게 본부대에서 수십 명의 군인들과 함께 장갑차까지 달려왔다.

다소 과한 화력이 피해보다 나은 법이었다.

그렇게 김 씨 부부와 남편의 아파트 입구에는 수많은 군인들과 장갑차가 아파트 단지를 봉쇄했다.

“무슨 일이야? 대체?”

“뮤턴트가 나타났대요!”

“뮤턴트가? 우리 아파트에?”

“예! 그렇다네요.”

“아이고! 집값 떨어지면 어째!”

“…….”

팔 수도 없는 아파트의 존재하지도 않는 집값 걱정을 하는 웃지 못할 말에 다들 어이없어했다.

잠시 후 완전 무장을 한 군인들이 김 씨 아저씨의 집으로 계단을 통해 올라갔다.

커다란 방패와 온몸을 감싸고 있는 보호의를 착용한 채였다.

그렇게 계단을 통해 군인들이 우르르 올라가자 그제야 옆집의 아내는 현관문을 빼꼼히 열어서는 군인들을 보았다.

“괜찮으십니까? 신고를 받고 왔습니다. 뮤턴트를 보셨다지요?”

“예. 옆집이에요. 옆집! 옆집 아저씨가 어제 복도에서 사람을 습격했어요.”

옆집 아내의 말에 군인들은 당장에라도 문을 열고 들어가 뮤턴트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으려고 했다.

“뮤턴트의 약점은 머리다. 다른 곳 노려봐야 소용없으니까. 머리를 정확하게 노려! 오발 사고 조심하고!”

지휘관의 말에 병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들의 무기를 움켜쥔 채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옆집의 현관문이 열리는 것이었다.

끼이익!

신경에 거슬리는 쇳소리와 함께 열리는 문에 다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화들짝 놀라서는 열리는 현관문을 바라보았다.

일부 병사는 곧장 소총의 총구를 올려 현관문을 연 중년 여인의 머리를 겨누었다.

“어…… 어머나!”

문을 연 중년 여인은 수많은 군인들과 함께 자신의 머리를 향해 총구가 들이밀어지자 화들짝 놀라며 외쳤다.

“사격 중지!”

만일 지휘관이 사격 중지를 외치지 않았다면 오발 사고가 터졌을지도 몰랐다.

“무…… 무슨 일이신가요?”

문을 연 중년 여인은 놀란 듯이 무슨 일인지를 물었다.

아무리 봐도 뮤턴트의 상태는 아니었다.

여차하면 당장에라도 현관문을 닫으려던 옆집 여인은 놀란 눈으로 자신의 옆집 이웃을 바라보았다.

“괘…… 괜찮으세요? 여…… 옆집 아저씨.”

“우리 아저씨요? 지금 거실에 있는데요.”

분명 옆집 김 씨 아저씨가 알몸으로 사람을 공격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런 김 씨 아저씨에게 잡아먹혔을 옆집 아주머니가 그대로 살아 있었다.

다들 어찌 된 일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신고자인 옆집 여자를 바라보았다.

“부…… 분명 봤어요. 여기 앞에서 옆집 아저씨가…….”

자신이 분명히 봤다는 옆집 여인의 말에 지휘관은 아주머니에게 말을 했다.

“죄송합니다만, 남편분을 제가 확인을 해 봐도 되겠습니까?”

“아! 예! 들어오세요.”

순순히 들어오라는 아주머니의 말에 지휘관은 현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알몸의 뮤턴트라던 김 씨 아저씨라는 중년 남자가 거실의 소파에서 눈을 감은 채로 앉아 있었다.

‘옷을 입고 있는데.’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

“죄송합니다만, 집 안을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그러세요.”

아주머니의 허락을 받고서는 아파트 안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평범한 가정집일 뿐 별다른 이상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해가요? 세상이 무섭다 보니 그런가 봐요.”

“예. 요즘 밖으로 나오지 않으시는 것 같던데. 괜찮으신가요?”

“아. 저하고 남편이 감기에 걸렸어요. 얼마 전에야 겨우 나아서요. 밖으로 나다니기도 힘들고.”

“그러시군요. 식량은 괜찮으실까요?”

“예. 둘 다 많이 먹는 편은 아니어서. 이제 다시 식량 받으러 가 봐야지요.”

뮤턴트같이 공격성은 보이지 않았다.

무척이나 이성적인 모습에 지휘관은 다시 한 번 사과를 하고서는 철수를 명령했다.

“자! 다들 철수해.”

출동을 한 군인들은 실전이 아니라 해프닝으로 끝났다는 것에 안도를 했다.

그렇게 다들 안도를 하면서도 어이가 없다는 듯이 투덜대는 군인들이 계단을 통해 내려가려고 하자 옆집 아내는 기겁을 했다.

“왜요? 왜요?”

“옆집 아저씨. 이상 없습니다. 소파에서 옷 입고 앉아 계시네요. 아주머니도 멀쩡하시구요.”

“예? 그…… 그럴 리가.”

옆집 아내는 반대편 옆집의 현관문에 서 있는 아주머니를 보았다.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오고 가며 얼굴 마주치던 사이였으니 못 알아보는 일은 없었다.

뮤턴트가 되어 버린 옆집 아저씨에게 잡아먹혔을 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멀쩡한 것이다.

군인 지휘관이 옆집 아저씨도 직접 확인을 했다고 하니 기가 막혔다.

그렇다고 그녀가 직접 확인을 해 볼 용기는 나지 않았다.

군인들이 다들 내려가 버리자 젊은 아내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아주머니의 모습에 소름이 돋아서는 현관문을 닫아 버려야 했다.

그렇게 한참 지나고 난 뒤에 남편이 돌아왔다.

남편은 내려온 군인들에게 자초지종을 듣고서는 연신 사과를 해야만 했다.

아내가 뮤턴트 사태로 인해 큰 충격을 받고 집 안에서도 계속 홀로 있었던 것에 정신적으로 좋지 않아졌을 것이라는 변명을 해야 했다.

오인 신고가 그리 드물지는 않은 일이었고 오인 신고라도 처벌을 하면 진짜 위급한 상황이 왔을 때 신고를 하지 않아 상황이 악화될 수 있었기에 웬만하면 넘어가고는 했다.

물론 옆집 신고의 경우는 두 집안 사이로 껄끄러운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그렇게 복귀하는 군인들에게 한참을 사과하고 난 남편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살짝 화가 나기도 했지만 집에만 있던 아내가 안쓰럽기도 했다.

그렇게 이번에도 허겁지겁 문을 열어서는 남편을 받아들인 젊은 아내는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여보. 진짜야! 나 진짜로 봤다니까!”

“후우! 당신이 헛것을 본 거겠지.”

“아니야! 정말로 옆집 아저씨가…….”

“아니! 소대장님이 직접 확인까지 하셨다잖아! 아저씨 멀쩡하게 잘 있고 아주머니도 살아 있다며. 자기도 봤다며.”

“보…… 보긴 봤는데.”

아내는 정말이지 귀신이 곡할 노릇인 상황에 혼란스러웠다.

“저…… 정말 내가 잘못 본 건가?”

“그래. 자기가 요즘 많이 피곤해서 그래. 뭐 들으니까 뮤턴트들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불안해해서 문제가 많다고 하더라. 그래서 정신과 상담도 많이 받는대. 자기도 한 번 받아 봐. 자기가 정신병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나도 요즘 통 잠을 못 자잖아.”

“정말 그런 건가?”

“그렇다니까. 옆집은 내가 사과를 할게. 이해해 주실 거야. 집에 전에 들어온 과일 좀 있지?”

“어. 있긴 한데.”

“줘 봐.”

“지금 가서 사과하려고?”

“그럼 시간이 지날수록 기분 나빠할 텐데. 빨리 사과하는 게 낫지. 하루 이틀 보고 말 사이도 아니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찝찝해질 뿐이야.”

“아…… 알았어.”

아내는 여전히 불안했지만 잡아먹힌 아저씨의 시신이나 흔적도 없고 옆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둘 다 전혀 이상함이 없다는 것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자주 보급되지 않는 과일을 챙겨서는 남편이 옆집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에 옆집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나왔다.

“안녕하세요. 저기. 저 옆집 남편입니다.”

“안녕하세요.”

“저기 방금 전에 일은 저희가 착각을 해서 사과드리려고 합니다.”

“…….”

남편의 말에 옆집 아주머니는 별다른 말 없이 남편을 바라보았다.

“아내분께서 많이 놀라셨나 봐요.”

“아! 예! 요즘 통 잠도 못 하고 힘들어하다 보니 헛것을 잘못 보았나 봅니다.”

“그렇군요. 저희는 괜찮아요.”

“하하! 감사합니다. 이거 약소하지만 받아 주십시오.”

“아이구. 괜찮아요. 이런 거.”

“아닙니다. 저희 아내가 마음이 불편해할 것 같아서요. 받아 주십시오.”

“저도 딸이 있어요. 많이 힘들 때지요.”

다정스럽게 이해를 해 주는 옆집 아주머니의 말에 남편은 미소를 지었다.

다행히도 좋은 분들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럼 가 보겠습니다.”

“저기…….”

“예?”

“아내분이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제가 가서 괜찮다는 말을 해 줘도 될까요? 말로 전해 주는 것보다.”

“아! 예! 예! 그래 주시면야 저야 좋지요.”

보기 껄끄러울 것인데 직접 자신의 아내에게 괜찮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는 옆집 아주머니의 제안을 남편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여보! 문 열어 봐!”

남편이 아내에게 문을 열라고 하자 잠시 후에 문이 살짝 열렸다.

“여보?”

“에이! 괜찮아! 옆집 아주머니가 다 이해하신대. 아주머니께서…….”

남편은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아내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남편 뒤에 있는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하며 고개를 숙이려고 했다.

“안녕…….”

그때 아주머니의 입에서 대롱 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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