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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군인은 살아남기로 했다-279화 (279/351)

제279화

279화

누가 인충인지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인간과 뮤턴트를 구분할 때 체온으로 구분이 되었다.

인간보다 훨씬 강한 육체적 활동으로 인해 심장이 비대해지고 많은 혈류를 뿜어낸다.

그로 인해 인간보다 훨씬 높은 체온을 가지는 뮤턴트였다.

인충 또한 인간보다는 체온이 높았지만 그 체온이 확연하게 구분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신체의 조직을 떼어내어 유전자 검사를 돌려본다면 차이를 알 수 있었지만 전 국민을 한 명 한 명 전부 검사를 할 수는 없었다.

그 정도의 자원도 능력도 없었다.

그렇게 인충들은 인간들이 자신들보다 많을 때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다가 혼자 있거나 숫자가 적어지면 습격을 했다.

그러고서는 지하 하수구나 버려진 건물의 지하실에 자신들의 알을 낳았다.

알에서 부화한 인충의 애벌레들은 인충들이 잡아 온 먹이를 먹어 치우며 자라서는 고치가 되었다.

고치가 된 뒤에 부화를 한 인충들은 성인의 모습으로 부화했다.

부화를 하자마자 바로 번식을 할 수 있는 성체 인충들은 곧장 인간들을 다시 노렸다.

인충들에게 인간들은 손쉬운 식량이자 번식을 위한 영양분이었다.

그렇게 모든 인간들을 다 잡아먹고 인충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인간들 또한 마냥 당해 주기만 하진 않았다.

“애벌레 찾았습니다!”

“좋아! 전부 잡아 와!”

“알겠습니다!”

대규모 병력으로 인충의 애벌레들을 수색했다.

처음에는 그냥 애벌레들을 찾아내자마자 태워 버리거나 죽였지만 방식을 달리하게 됐다.

“저…… 저게 뭐여?”

“뭔 애벌레가 저리 커?”

마을의 광장 중앙에 인충의 애벌레가 모였다.

크기는 일반 벌레의 애벌레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일부는 거의 사람 크기만 한 정도여서 이제 곧 고치가 될 상황이었다.

인충의 애벌레도 인간들을 잡아먹었지만 애벌레의 형태였기에 그렇게 속도가 빠르진 않아 공격력은 높지 않았다.

그렇게 수십 마리의 애벌레들이 마을 광장의 중앙에서 꿈틀거렸다.

“전부 모였지?”

“예. 전부 모였습니다.”

“좋아. 시작하지.”

“예!”

마을 주민들이 전부 모여 있을 때 애벌레를 향해 화염 방사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뭐…… 뭐야? 애벌레를 구워 먹으려는 거야?”

“이제는 먹을 것이 없어서 애벌레까지 구워 먹는구만.”

“그런데 저렇게 구우면 어떻게 먹으려고?”

식량 부족으로 굼벵이와 같은 애벌레를 먹는 것도 이제는 드물지 않았다.

낙엽 진 곳이나 커다란 돌 아래에 굵은 애벌레들은 고단백의 영양소였다.

그렇게 화염 방사기로 애벌레를 구워 버리는 모습에 일부 주민들은 군침을 흘리기도 했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몸을 덜덜 떨었다.

애벌레의 입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흘러나오지 않았지만 고통스러운 듯이 온몸을 뒤틀어대었다.

몸에 붙은 불을 스스로는 끌 수 없었다.

“애벌레 쪽이나 화염방사병에 달려드는 인충은 사살해라.”

“알겠습니다.”

저격수가 대기를 했다.

“그런데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없으면 마는 거지. 어차피 저 괴물 애벌레 놈들 전부 살처분이 원칙이다.”

“뮤턴트가 지 새끼에 대한 애정 같은 것이 있을까요? 인간도 아닌 것들이.”

“본래는 인간이었잖아. 인간의 감정이 남아 있……. 움직였다!”

고통스럽게 몸부림을 치는 애벌레에 한 여인이 결국 참지 못하고 달려들었다.

커다란 애벌레에게 달려간 여인은 자신의 옷을 벗어서는 애벌레의 몸에 붙은 불을 끄려고 했다.

물론 기름이 묻은 애벌레의 몸통에 붙은 불은 그 정도로 꺼지지 않았다.

꽤나 기괴한 광경이었다.

애벌레의 몸에 붙은 불을 끄려는 여인의 몸에도 불이 옮겨 붙었다.

그렇게 불에 타면서도 연신 불을 끄려는 여인의 모습은 숭고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군인들은 여인이 인간이 아닌 뮤턴트임을 아는 것이다.

“제발!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자신의 몸이 불에 녹아내리면서도 애벌레의 불을 끄려는 여인의 외침에 몇몇 사람들의 몸이 덜덜 떨렸다.

“쏩니까?”

“기다려 봐.”

여인에게 사격을 하려는 것을 멈추게 한 지휘관은 사람들 틈에서 몸을 덜덜 떨고 있는 이들을 보았다.

인충일 가능성이 높았다.

‘더럽게 많네.’

지금 움직이지 않더라도 분노하고 있는 이들을 하나하나 조사할 예정이었다.

“저기 애벌레 도망가잖아! 태워 버려!”

뜨거운 불길에 도망을 가는 애벌레들을 태우라는 지시에 화염방사병은 다시 화염 방사기를 작동시키려고 했다.

그리고 그런 화염방사병을 향해 달려드는 남자들이 있었다.

“사격.”

탕! 타탕!

화염방사병을 향해 달려드는 남자들의 몸에 여지없이 총알이 날아가 박혔다.

머리가 터져 나가는 남자도 있었고 몸이 꿰뚫린 채로 땅바닥에 쓰러져 꿈틀거리는 남자도 있었다.

크아아아아아!

입에서는 기괴한 울부짖음 소리가 들렸다.

마을 주민들은 너무나도 놀라서는 뒤로 물러섰지만 이미 군인들이 도망을 가지 못하게 완전히 틀어막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오!”

“뮤턴트들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을 하고 있었지만 살기가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몇몇 남자와 여자들이 애벌레와 군인들에게 달려들었지만 이미 대비하고 있던 군인들에게 사살되었다.

그러고도 남은 이들은 있었다.

중대장은 유심히 지켜보았던 이들을 하나하나 색출해 내기로 했다.

“너! 나와.”

“왜…… 왜 그러십니까?”

“나오라고 했잖아! 나와!”

사람들 무리 안에서 나오라는 말을 하자 남자는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중대장은 남자를 나오라고 하면서 권총의 손잡이로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렇게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즉결 처형을 할 것이라는 분위기에 남자는 마치 죽으러 가는 듯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리고 입을 벌린 채로 중대장을 향해 달려들었다.

탕!

어쩔 수 없는 공격이었다.

아무것도 못 해 보고 죽을 수는 없었기에 반항이라도 해 보고 죽으려는 것이었다.

다만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머리가 터져 버리며 죽어 버리는 인충의 모습에 중대장은 또 다른 여자를 가리켰다.

“너 나와.”

“저…… 저는 정말 괴물이 아니에요! 정말 괴물이 아니라구요!”

“나와! 괴물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면 되니까! 소대장! 그거 가지고 와!”

“알겠습니다!”

“이거 마셔. 인간이면 아무 이상 없지만 뮤턴트라면 마시는 순간 온몸이 타들어 가며 죽는다.”

여자는 중대장의 말에 멍하니 페트병 안의 노란 액체를 바라보았다.

사실 그냥 식용 색소가 든 액체에 불과했지만 중대장은 제법 머리가 좋았다.

“죽여 버리겠다! 이 인간 놈들아!”

탕!

여자의 머리가 날아가며 땅바닥에 쓰러졌다.

중대장은 여자의 몸을 불에 타고 있는 애벌레들의 더미에 던져 버리라고 말을 하고서는 또 다른 이를 지목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사람들 사이에 숨어 있던 인충들이 도망을 가기 위해 군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한 놈도 남김없이 전부 죽여. 인간이 아니다. 괴물이다.”

그렇게 모든 인충들은 전부 도망을 치다가 포위하고 있던 군인들에 의해 전부 사살되었다.

중대장은 겁에 질려 있는 사람들의 앞에서 인충들의 시체의 입 안에서 대롱과 같은 인간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기관을 끄집어내어서는 보여 주었다.

“이…… 이게 뭡니까?”

“뮤턴트입니다. 1형의 변종 뮤턴트로 인간들 속에 숨어 있다가 인간들을 공격하는 괴물입니다. 이제 다 처리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정말 다 잡아 죽인 거요?”

“예. 다 죽인 것 같습니다.”

중대장뿐만 아니라 다른 군인들이 유심히 지켜보았다.

동족인 성체가 사살될 때는 크게 동요를 하진 않았지만 애벌레가 사살될 때는 급격하게 동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세부터 30세까지의 청년은 추가 입대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추가 입대? 아니 왜?”

“뮤턴트들이 인간 흉내를 낼 때 나이대가 20대에서 30대 정도의 외모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나이대의 사람들은 다시 입대를 시키기로 했습니다. 혹시라도 안전 구역에서 재번식을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군대에서 직접 관찰을 하다가 돌려보내겠다는 것이었다.

완전한 박멸은 어렵겠지만 최대한 번식의 속도를 늦추겠다는 것이었다.

“그럼 젊은 여인들은 어떻게?”

“젊은 여인들은 일정 기간 수용 시설에서 뮤턴트 검사 후에 되돌려 보내질 겁니다.”

“아니. 다 잡은 거 아니었소?”

“사람도 사이코패스가 있는데. 뮤턴트에서도 사이코패스가 없을 거란 보장이 없잖습니까.”

“그런가?”

“그럼요. 솔직히 말해, 눈앞에 갓난아기를 불에 태우면 사람으로서 그거 그냥 놔둘 수 있겠습니까?”

“그건 그렇지. 그걸 어떻게 가만 놔둘 수 있나! 그러니까 괴물 놈들의 애미 애비가 달려든 걸 테지. 짐승도 지 새끼는 귀여워하는 법인데. 좀 그렇긴 하구만.”

“예.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전쟁이니까요. 그런데 사이코패스들은 그런 거 없지 않습니까. 행여라도 한 놈이라도 못 잡아내면 엄청나게 알을 까 댈 테니. 최대한 박멸을 해 봐야지요.”

“그렇긴 하겠지만.”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정부에서 새로운 방역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방역 대책?”

“예. 아직 상부에서 정확한 지침이 내려오진 않았지만 뮤턴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말인가? 정말로 완전히 해결이 되나?”

“일단은 한번 믿어 보시죠. 어떻게든 다들 힘을 합쳐야 할 테니까요.”

“그래.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면 그래야지.”

효과적으로 사람들 사이에 숨어 있는 인충들을 박멸하는 것에 성공을 한 경우도 있었지만 마을 전체가 이미 인충들로 점령된 경우에는 군인들이 거의 전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간 놈들. 지독한 짓을 하는구나.”

“인간들을 멸망시키지 않으면 당하는 것은 우리가 될 거야.”

“형제자매들이 많이 죽었다. 살아남은 아이들을 데리고 빨리 자리를 벗어나야 해. 인간들이 다시 올 거야.”

“안전한 곳을 찾아야 해.”

당연히 인충들은 군인들을 전멸시키고서는 자신들이 머물던 곳에서 도망을 쳤다.

아직은 인간들보다 숫자가 적었기에 전면전은 힘들었다.

더욱이 인간들이 집요하게 애벌레들을 노리기 시작하면서 증가하고 있던 인충들의 숫자도 줄어들 정도였다.

전국적으로 인간들과 인충들의 전쟁이 계속되면서 한반도의 인구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 * *

인충과의 싸움은 인간들만의 싸움이 아니었다.

컹! 컹! 컹!

깊은 산속의 응달진 곳에 있는 애벌레들은 들개들의 먹잇감이었다.

특히나 뮤턴트화 된 들개와 야생 고양이들은 인충의 애벌레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인간들을 공격하지 말라고 했지, 뮤턴트 놈들을 공격하지 말라고 한 것은 아니니까.”

“그러게요. 안 그래도 먹을 것이 부족해지고 있었는데 이놈들 먹을 만하네요.”

“그러게 말이야. 그나저나 빅 님은 언제 돌아오시려나?”

“북쪽 들개들한테 들으니까 인간들이 북쪽 땅을 막아 버렸다고 하던데요.”

“막았다고 빅 님께서 못 넘어오겠어?”

“그건 아니겠죠. 인간들이 빅 님을 막을 수 있을 리가.”

많은 숫자의 뮤턴트 들개들이 인간들에게 협조를 하며 산을 내려갔다.

하지만 모든 뮤턴트 들개와 야생 고양이들이 인간들에게 협조를 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많은 들개와 야생 고양이들이 자연에 남아 있었다.

그들은 인간들이 버린, 아니 이제는 인간들의 손길이 닿지 못하게 된 영역에서 살아갔다.

그렇게 다시 인간들에게 돌아가며 애완화 되어 가는 뮤턴트 개와 고양이들이 있었지만 야생화되는 뮤턴트 개와 고양이들은 완전히 다른 진화의 길에 들어섰다.

하지만 지금은 인충의 애벌레를 찾는 데 뮤턴트 들개들이 활약을 하고 있었다.

뮤턴트 들개들의 숫자가 좀 더 많았다면 인충 사태는 빠르게 정리되었을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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