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강 군인은 살아남기로 했다-288화 (288/351)

제288화

288화

과거였다면 확인 미상의 군부대가 이동을 하고 있으면 전화 한두 통으로 확인이 가능했지만 뮤턴트 사태가 크게 터지고 난 뒤에는 확인이 힘들었다.

산맥 쪽에 가까이로 와서 군부대가 순찰을 하는 것은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었다.

대대 병력은 될 법한 군 병력은 이내 뮤턴트 대원들을 발견하고서는 전투 태세로 전환해서는 포위를 해 왔다.

“우리는 육군 사령부 직속 특수군 소속이다! 아군이다! 뮤턴트가 아니다!”

대대장부터 인간 간부들이 있었다면 오해를 할 일도 없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인간 간부들이 사라져 있었다.

뮤턴트 대원들은 사색이 되어서는 경계를 하며 접근을 하는 군 병력에 자신들의 소속을 밝혔다.

그렇게 뮤턴트 대원들의 외침이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접근 중이던 군 병력에서 간부와 병사 몇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뮤턴트가 아니라고 했나?”

“그렇습니다! 우리는 특수군 소속의 뮤턴트 부대입니다! 최창수 원사라고 아실 테죠?”

“최창수 원사? 특수전사령부 소속의 최 원사님 말하는 건가?”

“그…… 그렇습니다! 최 원사님이 우리 부대 소속입니다.”

한국에서 웬만한 군인들 중 창수를 모르는 이는 없었다.

그렇기에 군 병력과 조우하면 창수의 이름을 통해 피아 식별을 했다.

“여기서 뭐 하는 건가?”

“산맥 내부 수색 작전 중입니다.”

“산맥 내부? 지리산?”

“그렇습니다! 지리산 내부의 버려진 건물들에서 내부 수색 작전 중입니다.”

“그대가 지휘관인가?”

“지휘관은 아닙니다. 산맥에서 내려오자 지휘부가 사라져 있어서 찾고 있는 중입니다.”

“무슨 소리야? 지휘부가 사라져 있다니. 뮤턴트들의 습격을 받기라도 한 건가?”

“그게.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듯이 부대 지휘부뿐만 아니라 인간 병사들도 보이지 않았다.

“최창수 원사 소속 부대라고 하지 않았나? 최 원사님은 어디에 계시는 건가?”

“그게. 최 원사님은 서울 청와대에 업무차 올라가셨습니다.”

“서울에? 흐음!”

창수가 서울로 올라가 있다는 말에 군병력의 간부는 잠시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서는 부대 지휘관에게 보고를 하려는 듯이 부대 쪽으로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령 계급장을 한 남자가 다가왔다.

“이름이 뭐야?”

“충성! 이창운 중사라고 합니다.”

뮤턴트 대원들은 부사관 대우를 받았다.

계급도 하사와 중사 계급이었고 일부 상사 계급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처음에는 병사 계급이 부여되기도 했지만 뮤턴트 부대가 정식 편제되면서 하사관 계급을 부여받은 것이다.

“이창운 중사?”

“예. 저희는 불완전 변이로 신체가 변이되기는 했지만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육본 소속의 특수군 부대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그렇구만. 그러고 보니 들어 본 적이 있는 것 같아. 특수군.”

“예. 일반 부대와 합동 작전을 하기도 합니다만 보통은 독립 작전을 주로 합니다.”

“그렇군.”

그나마 인간과 유사한 1형 뮤턴트로 변이된 이창운 중사가 다른 뮤턴트 대원을 대신해 대대장에게 대답을 했다.

“지휘부가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인가?”

“그게 저희가 버려진 초등학교 건물에 지휘본부를 차렸습니다. 전날 장벽 내부의 요양 병원 수색 작전을 마치고 돌아오니 지휘부가 사라져 있었습니다.”

“흐음! 그래? 그럼 한번 가 보지.”

대대장은 이창운 중사에게 앞장을 서 보라고 하고서는 뮤턴트 부대의 지휘부가 있었던 초등학교 건물로 향했다.

인간 군병력도 그런 대대장을 따라 초등학교 건물로 향했다.

뮤턴트 대원들의 숫자가 많아 봐야 사오십 명 정도였다.

그런 뮤턴트 대원들을 완전히 둘러싸는 수백 명의 군 병력이었다.

“어디 부대 소속이래?”

“몰라. 그것까지는 못 물어보겠던데.”

“으이구! 물어봐야지.”

“네가 한번 물어봐라.”

대대장에게 차마 어디 소속이냐고는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는 뮤턴트 대원이었다.

몸은 뮤턴트여도 정신은 여전히 한국인이었다.

물론 자신들의 부대 인간 간부들에게는 으르렁거리고 있었지만 그건 자신들의 소속 부대 간부들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

인간에게 불신을 가진 것이 아니었기에 타 부대 인간 간부들에게까지 불신을 가지는 건 아니었다.

그렇게 지휘본부를 마련했던 학교 건물로 도착을 했다.

사람만 없을 뿐 다른 물품들은 그대로였다.

대대장은 건물 내부를 돌아다니며 살폈다.

확실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뮤턴트 대원들만이 있을 뿐이었다.

“우리가 여기서 잠시 머물면서 수색을 해야 할 것 같군. 지휘관이 아무도 없는 거라면 임시적으로 내가 자네들에 대한 지휘를 하고자 하는데 동의하는가?”

일반 부대 소속이었으니 중령 계급의 간부여도 특수군 소속의 뮤턴트 부대를 지휘할 권한은 없었다.

하지만 뮤턴트 대원들도 자신들을 지휘해 줄 간부가 없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간부가 한 명…….”

“아! 저희끼리 잠시 상의를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중대장이 한 명 있기는 했다.

다만 그 중대장을 뮤턴트 대원들이 강제로 기절시켜서는 반감금을 시킨 상태였다.

그런 그를 눈앞의 인간 대대장에게 데리고 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는 사실 뻔했다.

그렇게 잠시 상의를 하겠다며 뮤턴트 대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어떻게 하지?”

“이장구 중대장을 데리고 가면 명령 불복종으로 우리를 전부 체포하거나 사살하라고 할 것 같은데.”

“하! 일이 꼬이네.”

자신들의 부대 지휘부 간부가 자신들을 싫어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믿는 구석은 있었기에 대응이라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타 부대는 자신들의 특수성에 대해서 알 리가 없었다.

만에 하나 충돌이 일어나 누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골치 아플 수밖에 없었다.

“지휘권을 달라고 하는데. 줘야 하나?”

“주고 말고를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거야?”

“그건 아니지만 지금 위급 상황이잖아. 위급 상황에서 상급자의 지휘를 받는 것은 당연한 거고.”

“최 원사님 조금 있으면 오지 않을까?”

“최 원사님?”

“그래. 최 원사님 오기 전까지만 지휘권을 양도한다고 하는 것은 어때?”

“그럼 이장구 중대장은?”

“일단 숨겨 두고 최 원사님 오시면 이야기를 해 보자고.”

“후우! 어쩔 수 없지.”

문제가 생길 것을 알고 있었지만 뮤턴트 대원들도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뮤턴트 대원들의 지휘권을 양도하기로 하자 일반 부대 대대장은 곧장 인간 병사들과 뮤턴트 부대원들을 묶어서는 주변을 수색 정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뮤턴트 부대원들로서도 자신들의 지휘부를 찾는 것이었기에 거부를 할 이유가 없었다.

지휘부의 실종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일 때 서울에서 대통령을 만나고 남원으로 내려가고 있는 창수는 계속된 검문에 시간을 너무 지체하고 있었다.

문제는 검문소의 군인들이 인간인지 인충인지 딱히 확인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대부분은 창수의 신분과 이동 허가서를 확인하고서는 통과를 시켜 주었다.

만일 인충이었다면 혼자 차량으로 이동 중이던 창수는 맛 좋은 먹잇감일 터였다.

정부에서 뭔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지만 창수는 영 믿음직스럽지 않았다.

그렇게 대전에서 검문소를 통과하고서는 계속 남원을 향해 내려가던 창수는 일단의 군인들이 이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인충인가.”

군인들만 이동을 하는 것이었다면 모르겠지만 군인들의 뒤로 여자들이 함께 이동 중이었다.

군대가 여자들과 함께 이동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물론 먹고 살기 어려운 세상에서 여자들이 군인들에게 몸을 파는 일이 드물진 않았다.

아무리 정부에서 먹고살 수 있도록 노력한다지만 상황은 점점 좋아지기보다는 나빠지기만 할 뿐이었다.

그렇게 군부대의 주변에 여인들이 모여 사는 경우는 있었지만 군부대가 이동할 때 여자들이 그것도 군인들 숫자만큼이나 함께 이동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물론 군복을 입은 여자들도 있었다.

여군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지금은 군대가 직장이 아니었다.

남자도 버티기 힘든 세상에서 체력적으로 남자들보다 떨어지는 여자가 뮤턴트들과 전투를 진행하기는 어려웠다.

더욱이 무엇보다 비전투 인원인 여성들에게 나눠 줄 전투 물자가 턱없이 부족했다.

더 이상 소총도 생산되지 않았고 전투 장비의 생산도 없었다.

손망실만 계속될 뿐 군수 물자가 꾸준히 줄어들었기에 남아도는 남자 전투 인원들에게 쥐여 주는 것이 그나마 효율적인 것이다.

그렇게 군복을 입은 여군이 전혀 없을 수는 없었지만 단위 전투 부대에 여군이 너무 많았다.

번식을 위한 인충이라 확신하는 창수였다.

통신 장비라도 있었다면 보고라도 할 터였다.

아니라면 창수가 시간적 여유만 있었다면 전부 박멸을 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 창수는 그럴 여력이 없었다.

그렇게 그냥 지나쳐 가는 창수의 차를 인간 군대를 위장한 인충 군대는 힐끔 바라만 볼 뿐이었다.

군인들의 이동이었지만 꽤나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이었다.

근처 마을의 아이들이 마을의 입구에서 뛰어놀다가 군인들의 무리를 보았다.

“와! 군인 아저씨들!”

아이들은 무시무시한 뮤턴트들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주는 군인들에게 손을 흔들어 줬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에 군인들은 힐끔 자신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아이들을 보더니 마주 손을 들어 흔들어 주었다.

아이들이 있는 마을에도 사람들이 군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 사람들이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창수가 인충이 확실하다고 여겼으니 인충 군대는 그다지 경계심도 보이지 않는 인간 마을을 습격할 법도 했다.

하지만 인충 군대는 그 마을을 그냥 지나쳐 갈 뿐이었다.

그들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제법 많은 인간 마을을 지나쳐 갔다.

마치 그들은 인간을 먹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정처 없이 떠돌던 인충 군대들은 자신들과 같은 인충들도 만났다.

인간들은 인충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인충들끼리는 서로를 알아보았다.

오감이 아닌 다른 어떤 특수한 감각이 서로를 알아보는 듯했다.

서로 조우를 한 인충들은 무언가 대화를 나누다가 의견이 맞지 않았는지 갑자기 싸움이 일어났다.

인충들 간의 전쟁은 인간들로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물론 인충들 간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알지 못하는 데다 이 짧은 전투는 별달리 흔적도 남기지 않았기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과 같은 인충들을 먹어 치우고서는 다시 어디론가로 떠나갔다.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알 수 없는 싸움들을 뒤로하고 남원으로 달려간 창수는 마침내 주둔지로 삼은 초등학교 부지에 도착을 했다.

학교에 도착을 한 창수는 이내 뭔가 이상함을 느껴야만 했다.

자신의 부대 인간 병사들이 아닌 낯선 이들이 있는 것이다.

“어? 최 원사님!”

다행인지 자신의 뮤턴트 대원들은 있었다.

“무슨 일이야?”

“아! 그게. 저희가 수색 임무를 하고 돌아왔는데 지휘부가 전부 사라져 있었습니다!”

“아룬은?”

“지금 행방불명 된 지휘부를 찾고 있습니다.”

“당장 아룬 데리고……. 아니! 다른 애들 어디에 있어?”

“저기 안에 있습니다!”

창수는 굳은 표정으로 학교 본관 건물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고서는 건물 안에서 중령 계급의 타 부대 대대장을 볼 수 있었다.

“아! 자네가 최창수 원…….”

창수는 대대장의 머리를 자신의 검으로 관통해 버렸다.

“최 원사님?”

놀라는 뮤턴트 대원의 의문에도 창수는 무자비하게 인간 병사들을 빠르게 죽여 나갔다.

“인충들이다. 전부 제거해.”

창수의 말에 놀란 뮤턴트 대원들은 이내 표정을 싸늘하게 만들고서는 움직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