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강 군인은 살아남기로 했다-348화 (348/351)

제348화

348화

봄이 오는 동안 울버린들의 마을 주변의 뮤턴트들을 꽤나 부지런하게 아담으로 바꾸었다.

“아담에서 인간으로 변이시키는 것에 성공한다면 다시 세상을 복구할 수 있기는 하겠습니다만.”

데런의 고향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있던 곳에서 과거 생물학과 생명 공학을 전공했던 이가 한 명 있었다.

그는 인간을 울버린으로 변이시키는 것에 매우 큰 흥미를 보였고 창수에게 자신이 돕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그렇게 빈센트라는 이름의 생명공학자는 창수가 보여 준 거대 빈대를 보고서는 창수의 예상처럼 연구 시설에서 만들어진 것이 분명하다고 말을 했다.

물론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창수로부터 아담이 본래 인간의 변이 전 존재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듣곤 창수의 일에 협조를 하기로 했다.

세라핌을 통해 뮤턴트를 아담으로 되돌리고, 이 아담의 몸을 빈대 뮤턴트를 통해 울버린이 아닌 뮤턴트로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물론 빈대 뮤턴트에게 물리면 인간도 울버린도 아닌 두더지 뮤턴트가 탄생을 한다.

그렇기에 빈대 뮤턴트와 유사하지만 다른 것을 만들어 내야만 했다.

“인간이 황금과 엔젤을 통해 탄생을 했다니. 정말이지 놀라운 일이네요.”

“놀라운 일이기는 하지만, 아담을 인간으로 변이시킬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창수의 말에 빈센트도 동의를 했다.

아담들을 잡아 한 명 한 명 일일이 엔젤과 금가루를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기에 기생충을 이용하려는 창수였고 빈센트도 꽤나 가능성이 높다고 여겼다.

적당한 숫자의 빈대들을 풀어놓으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점차 지구 곳곳으로 퍼져 나가 아담들을 인간으로 만들어 갈 것이었다.

물론 야생 동물들을 빈대가 물었을 때가 문제이기는 했다.

아담이 아닌 일반 동물들이 빈대에 물렸을 때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걱정이었다.

그렇기에 야생 동물들을 붙잡아 거대 빈대에게 물리게 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야생 동물들에게서는 별다른 변이가 일어나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서 아담을 붙잡아 실험을 했더니, 아담은 두더지 뮤턴트이기는 하지만 인간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변이를 했다.

“아무래도 만들어질 때 인간의 특정 유전자에 반응을 하도록 조작이 된 것 같습니다.”

“그 유전자가 아담에게도 있단 말입니까?”

“아마도 그럴 겁니다. 뮤턴트에게도 변이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창수는 빈센트의 말에 뮤턴트도 한 마리 잡아 와서는 거대 빈대에게 물리게 해 보았다.

그러자 뮤턴트도 변이에 작용을 하는 특정 유전자가 존재하는지 변이가 되는 것이다.

다만 뮤턴트의 종에 따라 변이되는 형태는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그렇게 빈센트는 당장은 어렵지만 충분한 연구 시설과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아담을 인간으로 변이시키는 작용을 연구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간으로 변이시키는 변이 유발 물질을 알고 있었으니 그나마 시도라도 해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아담들 중에 어린아이들은 엔젤과 금가루를 이용해 어린아이로 변이를 시켰다.

이 아이들은 울버린들과 사람들이 키우기로 했다.

모든 주민들이 울버린으로 변이가 된 것은 아니었고 주민들도 적정 인구가 필요했기에 실험으로 변이된 어린아이들을 자신들이 인간으로 키워 보기로 한 것이다.

성인이 된 상태라면 사회화를 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어린아이들은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게 겨울이 가는 동안 울버린들은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 때문인지 지하를 파냈고 그곳에 마을을 만들었다.

사람들도 어둡기는 하지만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지하로 들어갔다.

물론 인간은 두더지처럼 지하에서만 살 수는 없는 존재들이었기에 활동은 지상으로 올라와서 하다가 다시 지하로 들어가고는 했다.

울버린들이 지하를 파면 인간들도 함께 지하 도시를 만들어 갔다.

그렇게 멈출 것 같지 않던 겨울의 눈보라도 멈추고 폐허와 들판에도 푸릇푸릇한 초록의 풀들이 피어났다.

“죄송합니다. 팀장님.”

“죄송할 게 뭐가 있어. 처음부터 이러려고 했었잖아. 사람들 잘 돌보고.”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은혜인지 저주인지도 모르는데 뭘 갚나.”

인간이 아닌 울버린이 되었으니 마냥 축복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 터였다.

“팀장님 잘못도 아닌데요. 언제 한 번 다시 돌아와 주십시오.”

창수는 데런의 말에 대답은 하지 못한 채로 미소만 지어 주었다.

창수도 약속을 할 수 있을 만큼 확신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창수는 데런이 아닌 빈센트를 데리고서는 떠났다.

연구를 위해 빈센트가 필요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창수의 일행이 떠나고 데런은 봄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같은 울버린이 된 동료들과 계속 땅을 파며 자신들의 지하 도시를 만들어 갔다.

그리고 그러던 중에 지하에서 금맥을 발견했다.

“이거 금인 것 같은데?”

“금?”

“어! 금! 뭐 추출 과정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금맥이 분명해.”

금맥이라는 동료의 말에 데런은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금을 모아.”

“뭐?”

“세상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려면 아주 많은 금이 필요하다.”

엔젤과 금가루로 아담을 인간으로 변이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데런도 알고 있었기에 창수의 계획에 따라 데런은 금가루를 모으기로 했다.

다른 동료들도 뮤턴트를 아담으로 그리고 아담을 인간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들이 괴물이 된 이유가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금가루를 모아라! 전 세계를 다 뒤덮을 만큼 금가루를 모아야 한다!”

울버린들은 자신들의 사명을 찾았다며 지하를 계속 파 들어갔다.

하지만 지하에는 자신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두더지 뮤턴트가 존재했고 그것들과 만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창수가 보았던 거대한 통로를 만들어내는 괴물과도 조우할 수 있었다.

그건 터무니없는 괴물이었다.

하지만 데런은 그 터무니없는 괴물로 인해 지하의 고속도로가 만들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울버린들과 두더지 뮤턴트들이 하루 종일 파 봐야 수십 미터를 파지 못하는 것에 비해 거대한 괴물은 하루에 수 킬로미터의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게 지상에서는 알지 못하는 지하의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 * *

데런의 고향에서 계속 서쪽으로 향했다.

“독일의 바이에른에 생물학 연구 시설이 있습니다.”

빈센트는 서쪽으로 가는 길에 생물학 연구 시설이 있다는 말을 했다.

“그곳이 아직도 멀쩡할지 알 수 없을 텐데요.”

“그러긴 합니다만, 그곳에서 쓸 만한 자료들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실험 도구들도 구할 수 있다면 구해 놓는 것이 좋고요.”

계획을 구상한 것은 창수였지만 창수라고 해서 전문 연구원이 아니었으니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결국 빈센트의 말에 따라 독일의 생물학 연구 시설로 향했다.

그렇게 독일의 남동부인 바이에른으로 향하던 중, 창수의 일행은 한 무리의 아담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겨우내 뮤턴트들을 아담으로 만들면서 생겨난 아담들이 모여서 공동체를 형성한 듯했다.

겨울 동안 잘 버틸 수 있을까 싶었지만, 아담들은 어떻게든 겨울을 버텨낸 듯했다.

땅에서 솟아나는 어린 풀들을 뜯어 먹거나 땅속의 지렁이 등을 파내서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야생의 원숭이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지만, 원숭이들보다는 지능이 뛰어난지 돌이나 나뭇가지를 도구 삼아 사용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문명을 이룰 정도는 아니겠지만 공동체를 통한 구석기 문명까지는 오래지 않아 형성할 수 있을 듯 보였다.

“저들을 인간으로 변이시킨다면 적응을 할 수 있을까요?”

“적응을 했으니 우리들이 있었겠지.”

창수의 말에 납득을 하면서도 빈센트는 한 가지 또 다른 의문이 들었다.

‘인간이 아담에서 변이된 것이라면 인종은 어떻게 설명이 되는 거지?’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어 유럽과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퍼져 나간 인종들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아주 먼 과거에는 현대와 달리 지역 간의 이동이 힘들었기에 엔젤이나 변이 유발 물질의 확산이 지극히 느렸다.

변이 자체도 전 지구적인 변화가 아닌 국소적인 지역적 변화였을 터였다.

그렇게 과거를 엿볼 수는 있었지만, 과거에 정확하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알 수는 없었다.

아주 먼 미래가 되면 지금의 현상 또한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었다.

일본에서부터 중국과 러시아 동유럽에 이르기까지 아담들은 번식을 하며 그 숫자가 늘어갔다.

물론 아담들도 뮤턴트들에게 공격을 받는 일이 있었기에 아담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보다는 아담들이 생존 경쟁에서 다소 유리한 모습을 보였다.

뮤턴트들이 아담보다는 인간들을 더 공격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물론 인간들도 아담들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적개심이 들었지만, 뮤턴트들에게서의 생존에도 벅찼기에 이리저리 이동해 다니는 아담들을 박멸하기 위한 행동을 하지는 못했다.

그렇게 창수는 세라핌을 통해 계속 아담들을 만들어 나갔다.

어차피 뮤턴트들을 처리해야 생존해 있는 인간들이 한숨 돌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아담을 만들어내며 빈센트가 있다는 생물학 연구 시설을 찾은 창수는 그곳에서 뜻밖의 뮤턴트를 보게 되었다.

“골렘이군.”

“저것들은 먹지도 못할 것 같은데.”

“몸이 돌로 된 녀석들이야. 인간이 길들일 수 있는 녀석들이지.”

“호오! 인간이 길들일 수 있다라.”

석면과 엔젤을 이용해 골렘과 같은 생명체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인지 모를 뮤턴트를 만들 수 있었다.

창수는 꽤나 많은 숫자의 골렘들이 연구 시설을 지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 시설을 지키는 것이 목적인지 골렘들은 접근을 하는 것만을 막았다.

물론 골렘들이 창수의 일행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적당히 골렘들을 부수고 있자, 연구 시설 안에서 뮤턴트가 나왔다.

“그만 부수시오.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한다고 한들 그것들도 감정이 있는 존재들이오.”

“인간인 줄 알았는데 불완전 변이체들인가?”

“불완전 변이체? 변이 뮤턴트에 인간의 정신만 가진 걸 그렇게 부르나 보구만. 뭐, 비슷하긴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의지로 이런 모습으로 변한 것뿐이지.”

연구 시설에서 나온 건 마치 SF 영화에서 등장하는 금속액체 사이보그 같은 것들이었다.

창수나 빅도 저건 대체 어떻게 없애야 하나 고민이 들 정도였다.

“익스퍼트인가?”

“익스퍼트라. 그건 우리가 아니라 당신들 같은 존재겠지만. 뭐, 비슷하긴 하오. 엔젤을 통한 의도적 변이로 우리의 신체를 변형시킨 것이니. 우리에게 볼일이 있어서 온 것이오?”

“혹시 과학자분들이십니까?”

빈센트는 인간의 형태였지만 연구원들의 하얀 가운을 입고 있는 신체가 은빛으로 반짝이는 이들을 향해 과학자들이냐고 물었다.

“그대는…… 혹시, 빈센트?”

“어? 저를 아십니까?”

“오! 맞구만. 빈센트 군. 날세. 베이턴 교수라네.”

“예? 베이턴 교수님이요? 아…… 아니, 교수님이 왜 그런 모습으로?”

빈센트와 연구 시설의 사이보그 같은 뮤턴트의 존재가 아는 사이인 듯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빈센트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의 은사라고 했다.

빈센트 자신도 폴란드의 군 연구 시설의 연구원 출신이라고 했었고, 과거 독일의 대학에서 생물학에 대한 공부를 했었다고 했다.

그렇기에 독일의 생물학 연구 시설의 위치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 시절의 은사들이나 교수님들은 전부 사망을 했을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연구원들 전원이 뮤턴트화가 되어 있었다.

단지 연구원들 스스로가 원해서 한 행동 같았다.

그렇게 빈센트와의 인연으로 창수의 일행은 독일의 연구 시설로 들어갈 수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