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1화 : 모자(母子)의 각오 (71/210)


71화 : 모자(母子)의 각오
2021.12.13.


-맹으로 가자!

처소로 돌아온 뒤에도 진천우의 머릿속에는 학수선의의 제안이 떠나지 않았다.

“후우!”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만큼 맹으로 떠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때, 처소 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소가주님.”

현석이었다.

“무슨 일이냐?”

“아침 문안드릴 시간입니다.”

“아, 그랬지. 들어오너라.”

“실례하겠습니다.”

하인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동안, 진천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장삼을 걸쳤다.

“어머님께서는?”

“어젯밤에 따로 이야기를 올렸으니, 가주전에서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

이른 아침, 자식이 부모를 찾아가 인사 올리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

허나 자신은 지난 십여 년간 그 당연한 일을 하지 못했다.

언제나 어미가 자신을 찾았다.

이는 불효(不孝).

그는 몸이 낫자마자 가장 먼저 효를 행하기로 마음먹었다.

“가모님께서 혹시나 몸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찾아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아니다. 내 몸은 멀쩡하니, 너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시다면.”

물론 여전히 많은 이들이 자신을 걱정했다.

이 때문에, 진천우는 차마 그들에게 학수선의를 따라 맹으로 가겠다고 말을 꺼내기 힘들었다.

‘틀림없이 어머님께서 가만있지 않으시겠지.’

가볍게 뒷산에 산보 가는 것조차 그렇게나 걱정하셨는데, 그 산보조차 도중에 사고가 있었다.

그게 불과 며칠 전 일.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어미가 맹으로 떠나는 걸 허락할 리 없었다.

“후!”

진천우가 크게 난감해하며 처소를 나섰다.

어찌 됐든, 부모의 허락 없이는 가문을 떠날 수 없었다.

이미 두 분 가슴에 무수히 많은 대못을 박은 자신이 조금의 양심이 있다면, 이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소가주님, 무슨 걱정이라도?”

현석은 제 주인의 좋지 못한 표정에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다.”

“그러십니까? 그래도 혹시 무슨 걱정거리가 있으시다면, 꼭 제게 말해주십시오. 이놈이 성심성의껏 돕겠습니다.”

“하하!”

그의 위로에 진천우가 한결 편히 웃어주었다.

아무리 녀석의 충심이라도 가모의 고집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리 말해주는 것만으로 크게 안심이 되었다.

그렇게 처소 밖을 걸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저 앞에서 조그만 무리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

“호호호!”

“까르륵!”

진가의 시녀들이었다.

그중 아는 얼굴이 보였다.

“어머 소가주님!”

지난날, 잠깐이지만 다친 현석을 대신해 자신을 돌본 시녀가 진천우를 알아보고 급히 고개를 숙였다.

뒤따라 그녀의 동생과 다른 시녀들도 고개를 숙였다.

진천우가 가볍게 손을 들어 이들의 인사를 받았다.

그대로 지나칠 수도 있지만,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는 시녀들에게 말을 걸었다.

“너희들은 진씨세가를 어찌 생각하지?”

“네?”

질문을 받은 시녀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전에 진천우의 도움으로 동생의 안위를 확인한 일을 떠올리고, 소가주의 질문에 솔직히 답했다.

“당연히 아주 마음에 든답니다.”

“그래? 어째서?”

“그야 저희 또래에 이만한 직장 구하기가 어디 쉬운가요? 게다가 얼마 전까지는 가문 분위기가 어렵고 사람도 적어 항상 일에 치였지만…… 아, 소가주님, 이건 어디까지나 옛날이야기랍니다. 요즘에는 일손도 늘고 분위기가 밝아져서 정말 괜찮다고 생각한답니다. 진짜예요!”

시녀가 잠시 옛이야기를 꺼내다 당황한 듯 말을 우수수 쏟아냈다.

진천우는 그녀의 고충을 이해했다.

‘과거에 가문 분위기가 나빴던 건 다 나 때문이지.’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천하에 어떤 가문이 후계자가 언제 죽을지 몰라 골골대는 데 분위기가 좋겠는가.

그래도 지금은 시녀가 그때를 이렇게 웃으며 말할 정도로 회복되었다.

“그리고 일손만 편해진 게 아니랍니다. 요즘 진가에 맹에서 온 손님들이 자주 머문다는 소문이 돌아서, 저잣거리에 나가도 사람들이 저희를 보는 눈이 달라진답니다.”

다른 시녀들도 대화에 끼어들었다.

“아무렴요. 저희가 일을 마치고 돌아가면, 가족들이 다 그 얘기만 하는걸요?”

“저도 그래요! 특히 며칠 전에 나타난 인마(人馬)는 정말!!”

‘인마?’

진천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람과 말?

마부와 말?

무슨 소리?

“시키던 심부름은 안 하고, 여기서 뭣들 하느냐!”

호기심이 생겨 물어보려는데, 조금 전 시녀들이 왔던 방향에서 아낙 하나가 나타나 크게 소리쳤다.

“어머머, 소가주님 아니십니까?”

선배 시녀로 보이는 그녀가 뒤늦게 진천우를 발견하고 허리를 숙였다.

“이 아이들에게 따로 시키실 일이라도?”

“아니, 우연히 지나다 만나 몇 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나 때문에 일에 지장이 생긴 모양인데, 부디 너그러이 봐주십시오.”

“배려 감사합니다.”

그는 곧바로 시녀 무리를 보내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얼마쯤 걸었을까?

“합!”

“악!!”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굳센 사내들의 함성이 들렸다.

“마침 중앙 연무장에서 진검대 무인들이 훈련하는 모양입니다.”

현석이 즉시 무슨 일인지 알려주었다.

“그래?”

“혹시 관심이 있으시면 한번 둘러보시겠습니까? 틀림없이 진검대주님과 다른 무인들도 기뻐할 겁니다.”

녀석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진검대는 진씨세가의 유일한 무사대로, 비록 그 수가 많지 않지만 유사시에 가문을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방패였다.

진천우도 항상 그들의 수고에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았다.

특히 가주의 잦은 출타로 어쩔 수 없이 어머님 홀로 가문의 일을 도맡아야 할 때 번번이 진검대주가 뒤따라 그녀를 지켜주니, 그 감사함이 더더욱 뼈에 사무쳤다.

“그런 내가 어찌 그분들의 훈련을 방해하겠느냐? 되었다.”

진천우는 진검대의 훈련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중앙 연무장을 크게 우회했다.

옆에서 현석이 절대 그럴 리 없다며 몇 번이나 말했지만, 이미 돌아가기로 정했기에 굳이 발걸음을 돌리지 않았다.

우회로는 가볍게 둔덕을 넘어야 했기에, 위에서 연무장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악!”

“합!!”

진검대 무인들은 둘로 패를 나눠 따로 훈련했다.

그들 사이로 진검대주가 긴 장봉을 들고 돌아다녔다.

그는 때때로 훈련을 지시했고, 또 누가 잘못된 자세를 취하면 즉시 교정해주었다.

슥!

그때 진검대주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이 진천우를 향했다.

‘딱히 기척을 숨긴 건 아니지만, 이만큼 거리가 떨어졌는데도 단번에 눈치채다니.’

필시 진검대주는 자신이 막연히 생각한 것 이상의 고수가 분명했다.

‘진검대주도 아버님께서 데려오셨지.’

이 둘은 단순한 주군과 가신 관계 이상의 막역한 친우 사이라 들었다.

슥!

진검대주는 훈련을 멈추지 않고, 대신 절도 있는 포권례로 소가주를 배웅했다.

그도 얼른 진검대주의 손동작을 따라 하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전부터 생각한 거지만, 진검대는 그 수가 너무 적구나.’

수도 수지만, 그들의 복장 또한 멀리서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군데군데 헤진 부분이 눈에 띄었다.

‘진씨세가의 자금은 어머님께서 일일이 확인하시니, 따로 새는 곳은 없을 터.’

아니, 지금까지는 가문의 모든 자금이 자신의 병구완에 집중되었다.

그나마 이제 그 문제가 해결됐으니, 앞으로 진검대에 좀 더 많은 예산이 돌아갈지도 몰랐다.

아니, 반드시 그래야 했다.

‘그러기 위해 내가 더 노력해야 한다.’

꽉!

진천우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부모님은 물론이고, 가문의 다른 모든 사람에게 너무 큰 신세를 입었다.

이 크나큰 은혜를 갚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다.

‘아무래도 이 시기에 맹으로 떠난다는 말은…….’

할 수 없다.

도저히!

그렇다 해도 딱히 아쉽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조금 전 자신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자각했고, 스스로 그러하겠다 결심하니 되레 맑아진 기분이었다.

“소가주님?”

그저 옆에서 따르던 현석만 뭔가가 마음에 안 드는지 자꾸 잘게 눈살을 찌푸렸다.

허나 진씨세가의 가장 충성스러운 하인도 그것이 정확히 뭔지 몰랐기에, 그는 계속 인상을 찡그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서두르자꾸나. 어머님께서 기다리시겠다.”

“네!”

결국 둘은 시녀들과 진검대를 거쳐, 간신히 진가 장원 가장 안쪽에 위치한 가주전에 도착했다.

진천우는 가주전 입구에 현석을 남겨두고 홀로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새벽부터 자신을 기다리고 계셨을 어미를 생각하며, 서둘러 긴 복도와 문 두 개를 지나쳤다.

그렇게 힘들게 어미 앞에 서자마자!

“천우야, 너 뭔가 고민이 있구나.”

놀랍게도 그녀는 문안을 받기도 전에 한발 앞서 자식의 가슴에 날카로운 비수를 겨눴다.

* * *

과연 어미라 해야 할까?

그녀는 아들의 속내를 꿰뚫어 봤다.

아니, 그 정도도 못 해서야 어찌 부모겠는가.

“고민이 무엇이더냐? 설마 아직도 몸이 아픈 게냐?”

진씨세가의 가모는 차분히 이야기하다 말고 갑자가 목소리를 높였다.

아무리 진정하려 해도 아들의 건강만 생각하면 절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또륵!

어느새 눈물이 나왔다.

정말 주책이다.

“아닙니다, 어머니. 제 몸은 괜찮습니다.”

아들이 황급히 다가와 소매로 어미의 눈물을 닦았다.

내 귀한 아들!

그녀는 혹시 몰라 진천우의 몸을 몇 번이나 세심히 살폈다.

멀쩡한 걸 확인하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천천히 정신이 안정되었다.

“그래, 그럼 고민이 무엇이더냐?”

바로 본론으로 돌아갔다.

허나 가모는 이미 아들의 고민을 짐작했다.

자신은 이 아이의 부모가 아닌가.

‘몸이 건강해졌으니, 틀림없이 밖으로 나가고 싶겠지.’

그녀는 아들이 몸을 회복하자마자 뒷산으로 산보하기를 청했던 걸 잊지 않았다.

‘이번에는 어디로 가려는 걸까?’

다행히 그때와 달리 지금은 꽤 여유가 있었다.

진검대주는 물론이고 진검대의 절반을 떼주고서라도 자식이 원하는 곳으로 보내줄 생각이었다.

물론 마음 한쪽에서는 이 아이가 또 사고에 휩쓸리지 않을지 걱정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었다.

“아닙니다. 제게 고민은…….”

“괜찮으니 말해 보거라.”

어미가 순순히 속내를 밝히지 않은 아들을 몇 번이나 채근했다.

그녀의 다정한 눈빛과 계속되는 채근에, 진천우가 끝내 가슴 속의 목표를 꺼냈다.

“맹?!”

설마 그 정도로 먼 곳은 생각하지 못했다.

뒷산에 보내는 것도 그렇게 마음을 졸였는데, 어찌 거기까지 아들을 보낸단 말인가!

“…….”

허나.

“……!”

꽈악!

어미는 그 여리고 파리한 손을 꽉 움켜쥐었다.

물론 아들이 그것을 보지 못하게 등 뒤에 숨긴 채.

그 뒤, 그녀가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가거라.”

‘언제나 이 아이가 건강해지기를 바랐다.’

기적적으로 그리되었다.

이 이상, 아들을 제 손에 움켜쥐고 놓지 않으면, 그건 너무 과한 욕심이리라.

어미는 모르지 않았다

최근 아들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걸.

당장 맹에서 나온 무사도, 천하제일 의원이라는 학수선의도 제 자식을 지켜보지 않았던가?

그걸 느낄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각오해야 했다.

언제고 이 아이를 놓아줄 때가 다가왔단 걸.

비록 그 시기가 제 생각보다 지나치게 빠르나, 그래도 다행인 점이 있었다.

‘신의께서 직접 아들을 데려가신다니까.’

그러니 울면 안 된다.

오히려 기뻐해야지.

기쁘게 아들을 보내줘야지.

슥!

어미는 곧바로 자식을 끌어안았다.

부르르!

침상에 누워있을 때는 몰랐는데, 어느새 자신보다 한 뼘 넘게 커졌구나!

그러고 보니 몸에 살도 조금 붙은 것 같고?

아까도 물었지만, 정말 아픈 곳은 없니?

머릿속으로 오만가지 질문이 휘몰아쳤지만, 이 순간 자신이 아들에게 해줄 말은 하나뿐이었다.

“가거라.”

여기에 하나 더 있다면 이것뿐.

“가문은 걱정하지 말고!”

절대 그럴 일 없게 만들겠다.

암, 부모가 되어서 어찌 자식에게 걱정 받는단 말인가!

안 그래도 현재 진씨세가는 이전과 달리 가문 곳곳에 생기가 넘쳤다.

‘솔직히 조금 전까지만 해도 천우와 함께 진가를 가꾸길 기대했지만.’

어찌 그 마음을 모르겠는가?

어미가 자식을 모르지 않는 것처럼, 자식 또한 어미의 마음을 읽었다.

그렇기에…… 그렇기에.

“감사합니다. 어머니.”

진천우는 다른 어떤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감사함만을 표하며 어미에게 고개를 숙였다.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진천우의 맹행(盟行)이 결정되었다.

* * *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진천우는 맹행을 허락받은 당일에 바로 진씨세가를 떠났다.

진가의 가모가 마차와 호위, 재물 등 없는 살림에 이것저것 챙겨주려 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이것들 전부 따로 쓸 데가 있지 않습니까.

-널 위해 모은 것인데, 널 위해 쓰지 않으면 무얼 하란 말이냐!

하지만 어미는 아들의 단호한 눈빛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소가주님, 이 짐은 제가 들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갑자기 피곤해지거나 하면 반드시 제게 말해야 합니다.”

그녀는 진씨세가에서 가장 충직한 하인을 딸려 보냈다.

아들도 이것마저 내치지는 못했다.

오히려 몸이 건강해지면, 꼭 한 번 이놈과 가문 밖을 나서고 싶었다.

“왔느냐?”

가문 밖을 나서자 학수선의와 다섯 의원, 그리고 맹의 백풍대가 그를 기다렸다.

생각보다 단출한 구성.

말도 인원수의 절반이었고, 마차는 한 대뿐.

그저 짐을 싣는 달구지만 여섯이나 되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바로 출발하지.”

학수선의가 손짓으로 뒤를 가리켰다.

진천우와 현석이 의원 일행의 뒤에 붙었다.

그렇게 그들은 빠르게 가문을 떠났다.

그런데 얼마간 걸어 진씨세가의 모습이 더는 보이지 않게 되자.

“의원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뭐라 생각하느냐?”

“네?”

신의가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뭐지? 무슨 의미가 있는 질문인가?’

의원에게 가장 중요한 것?

당연히 의술 아닌가?

아니지.

의원은 반드시 악독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의 질문이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안 되었다.

그런데 그 질문에는 큰 의미가 없었다.

그러니까 질문 자체에 의미가 없다기보다, 무슨 답을 하든 상관없었다.

“답은 힘이다. 의원은 첫째가 힘이고, 둘째도 힘이다! 셋째, 넷째, 다섯째도 전부 힘!!”

“네?”

“의원을 그저 고상하게 의방에서 환자나 진맥하는 이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진짜 의원은 칼날이 난무하는 지옥에서 등과 양어깨에 한 사람씩, 최소 세 사람쯤은 가뿐히 들쳐 메고 그 지옥을 벗어날 힘과 체격을 갖춰야 한다.”

“그게 무슨?”

들을수록 뭐라 할 말이 많았지만, 상대는 전혀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되레 학수선의는 손가락으로 옆을 가리켰다.

빈 달구지.

언제 달구지를 끌던 말을 떼었지?

“이제부터 말 대신 네가 끌어라.”

“네?”

“뭘 계속 자꾸 네네 거려? 다른 사람들 하는 거 안 보이느냐!”

진짜였다.

지금 보니 다섯 의원 전부 어느새 직접 달구지를 끄는 게 아닌가?

“아!”

그 모습을 보고, 진천우의 뇌리에 떠나기 전에 시녀들에게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인마(人馬)!’

설마 그게 사람과 말도, 마부와 사람도 아닌, 정말 사람이 말처럼 달구지를 끄는 단어였을 줄이야!!

16550973041385.jpg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