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기억과 다른 세상 (2)
기(氣).
어디서 생겨난 말인지에 대한 기원은 불분명하다.
멀고도 먼 과거, 옛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계절의 변화와 생명의 탄생을 보았고, 그걸로 말미암아 근원적인 힘을 기(氣)라고 여겼다.
그리고 그 바탕.
중심에는 우리가 숨 쉬고 먹고 잘 수 있는 자연이 있었다.
스으으으.
가부좌를 튼 천마가 지금 받아들이는 기운도 모두 자연에서 비롯되었다.
배꼽 아래, 하단전을 통해 기(氣)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가두는 작업.
즉, 내공으로 바꾸는 운기조식을 하고 있었다.
새로 깃든 몸 이한의 기억을 되짚으며.
「140년 전. 곤륜파 정상에서 거대한 구멍이 뚫렸지. 거기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었다.」
「오늘 너희 수업을 맡게 된 송훈이라고 한다. 열심히 학습해서 좋은 고등학관을 들어갈 수 있도록.」
「집중하세요. 괴수들과 마물을 통칭하여 몬스터라고 부른답니다. 앞으로 학관생분들이 성장하면 그놈들과 싸워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켜야 해요.」
「반드시 졸업까지 마칠거야…….」
「이한! 성조 발음에 유의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몽스터가 아닌 몬스터다.」
‘몽스터가 무슨 뜻인지 알겠군.’
이한의 기억 속에서 천마는 중요한 정보를 되새기기 시작했다.
강시 같은 놈과 싸운 후 140년이 지났다는 것.
마물들이 중원으로 쏟아져 나왔다는 것.
그놈들을 대비해 학관이 세워졌다는 것.
잠시 멎었던 기억은 다시금 흘러 나갔다.
「축하한다. 이번에 너희들이 입관한 천무학관(天武學官)은 중원에서 다섯 손가락에 들어가는 고등학관이다. 너희들이 배우는 교재 중 일부분은 여기 계신 학과장님 편찬하신 거지.」
「떠들지 말고 집중하라! 오늘 나눠준 지도 편람에는 전국 각지에 퍼져 있는 수천 개의 굴혈(掘穴)이 명시되어 있을 것이다. 아참. 명칭은 기억하고 있겠지? 던전이란 단어를 말이다.」
「지금 너희들이 배우고 있는 무공 교재는 중원 모두의 문파를 집대성한 것이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기회라는 걸 알아 두거라.」
“흠!”
기억을 읽어 가던 천마의 미간이 모아졌다.
모든 게 놀라웠지만, 특히나 마지막 떠올린 기억은 충격에 가까웠다.
‘중원의 모든 문파와 세가가 무공을 교류했다고?’
그의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문파가 절기를 서로 나누는 것은, 자신들의 자금줄을 스스로 끊어 내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비급을 넘기지 않으려고 자기 목숨을 끊은 무인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명문 문파의 절기를 훔치다가 일어난 싸움 또한 일일이 셀 수 없었다.
‘그럼에도 서로 비급을 교류하며 나눈다라…….’
혹시나 하여 다시 한번 이한의 기억을 재확인해 봤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100년 사이에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 거다.
「난 너 같은 놈들이 젤 마음에 안 들어. 실력은 없으면서 교재만 달달 외워서 통과한 놈.」
「공교롭게도 같은 반이구만? 각오하라고. 학기가 시작되면 반쯤 죽여 줄 테니.」
「반드시 졸업까지 마칠거야…….」
별 시답지도 않은 기억은 빠르게 넘겼고.
「마법의 원리는 간단해요. 차원이죠. 이차원에서 삼차원으로 선을 그으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이렇게 불꽃을 생성해 낼 수 있죠.」
번쩍.
그 순간. 천마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리고 다시 기억을 반대로 되감기 시작했다.
「반갑습니다. 처음으로 수업을 맡게 됐네요. 제 이름은 리그웨더라고 합니다.」
지이익.
또다시 그 전으로.
「반갑습니다. 처음으로…….」
거기서 멈췄다.
내공을 쌓던 운기조식도 함께.
천마는 이한의 기억을 통해 여인의 눈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 여자……. 인간이 아니잖아?”
새파란, 그래서 더 이질적인 눈.
완벽한 이성과 이지를 가진 눈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천마는 이질감을 느꼈다.
인간이라면, 절대 저런 완벽한 지성을 가질 수 없다.
“혹시 그놈하고 관련이 있나?”
투욱.
천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급한 것은 처리했으니 나머지는 직접 알아봐야 할 일이다.
이후, 다시 자신의 몸을 점검하던 천마는 곧 인상을 찌푸렸다.
“이제 겨우 반 갑자…….”
요 며칠 사이, 그는 역혈신공으로 이한의 내공을 반 갑자 가까이 끌어올렸다.
누가 들었다면 절대로 믿지 않을 테지만, 천마는 오히려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이 공들여서 며칠이나 애를 썼는데 겨우 반 갑자라니.
“강제로 환골탈태했다간… 죽을 몸이다.”
이한의 근골은 너무 연약했다.
아니, 객관적으로 보면 좋은 편. 무인들 기준에서 보면 평범한 정도였다.
하지만 천마가 보기에는 처참함 그 자체였다.
목숨 걸고 내력을 채워 봐야 한계치는 일 갑자.
더 채웠다간 그릇이 산산이 깨어져 버릴, 연약하기 짝이 없는 근골이었으니까.
“어디서 영약이라도 구해 먹여야 하나…….”
몸뿐만이 아니었다.
이한의 기억도 문제였다.
그의 몸으로 강제적으로 들어오면서 큰 문제가 생겼다.
이한의 기억 일부가 소실되어 버린 것이다.
과거의 기억을 일일이 되짚지 않으면 곧바로 떠올릴 수도 없었다.
“다행히 몸에라도 들어왔으니 망정이지.”
천마는 그때의 아찔한 상황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기억의 소실. 불안정한 정신. 기준치 미달인 몸.
3박자를 고루 두들겨 맞은 것이다.
“보통의 방법으론 그를 죽일 수 없는데…….”
천마는 잠시 리치왕과의 싸움을 떠올렸다.
정말이지 상식을 벗어나는 자였다.
생전 처음 보는 무공들과 어떠한 준비도 없이 발동시키던 술법.
특히나, 하늘에서 운석을 떨어뜨리는 진법(陣法)은 아직도 충격적 가시지 않을 만큼 그를 놀라게 했다.
‘…그래도 한 방 먹이긴 했지.’
천마는 140년이나 지나는 동안 리치왕이라 불렸던 놈이 활개를 치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때 당시 어설프게나마 발현한 탈강기.
그 힘은 주변을 겹겹이 쌓아 놓은 놈의 결계를 부수고 가슴에 정통으로 적중했다.
물론 그놈의 능력을 봤을 때 죽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지대한 타격을 입힌 건 확실했다.
“이번엔 다를 것이다. 그때처럼 주화입마에 걸리는 불상사는 일어날 리 없을 테니.”
이한의 기억을 그만 갈무리했다.
지금 환경이 어떻게 바뀌었던 간에, 리치왕은 결국 자신이 상대하게 될 것이다.
이 중원에선 그만한 놈과 대적할 자는 자신밖에 없을 테니.
다만 튼튼하지 못한 몸 때문에, 과거의 경지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그 여인은 한번 만나 보러 가야겠군. 리치왕이란 놈과 어떤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 아 물론 그 전에.”
드릉.
바닥에 놓은 검을 든 천마.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좀 돌아다녀 보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동굴 속을 걸어 나왔다.
몸통이 제각기 잘린 마물 수십의 파편을 밟으면서.
* * *
석삼(石三)이 장사를 한 지는 10년이 넘지 않았다.
처음엔 작은 골동품 가게를 열었고 돈이 좀 모였을 때쯤 보석상을 차렸다.
수완이 좋아 사람들이 늘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관(官)과 무림맹의 인맥으로 어느 가게보다 값을 더 쳐 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올해 봄.
석삼은 사천 땅에서 가장 큰 전당포를 차릴 수 있었다.
“이보시오.”
아침 일찍 출근한 석삼은 문 앞에 서성이는 청년을 발견했다.
육 척의 키에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내려오는 자였는데 무엇이 의아한지 계속 뭔가를 뚫어지라 보고 있었다.
<< 가격표 >>
구울, 구울라의 이빨 <은 다섯 냥.>
오크의 송곳니 <금 한 냥.>
가고일의 핵 <금 다섯 냥.>
위치의 지팡이 <금 백 냥.>
바질리스크의 표피 <가격 절충.>
……
……
“뭐, 사고 싶은 게 있으시오?”
석삼이 거듭 물음을 던져서야 가격표를 빤히 바라보던 청년이 반응을 해 왔다.
“아니. 살 건 없고 팔러 왔는데.”
“뭘 말이오?”
상대는 대뜸 반말 투였지만 석삼은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오랜 장사 경험으로 이 정도는 작은 아량으로도 넘어갈 수 있었다.
“음. 뭐 이것저것. 그런데 여기 가격표에는 내가 팔 물건의 이름이 없군?”
“그거야 공시가니까 당연하지요.”
석삼은 말과 함께 청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리고 흥미를 느꼈는지 가게 쪽으로 손짓했다.
“아. 이러지 말고 일단 안으로 들어오시오. 가치가 있으면 어떤 물건이든 받아 줄 테니까.”
드르르륵.
석삼이 문을 열었다.
그러자 가게 안에 있던 종업원 다섯이 깍듯이 인사를 해 왔다.
“오셨습니까.”
“반갑습니다.”
“여어--.”
가볍게 손을 흔들고 본인의 책상으로 걸어간 석삼.
이내 차분히 의자에 자리에 앉으며 손을 들었다.
“자. 줘 보시오. 뭘 파시겠소.”
오늘 그의 첫 영업 개시였다.
* * *
140년 전, 몬스터가 나타난 이후 중원은 많은 것이 변화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학관이다.
태동은 당시 맹에 구속당했던 리그웨더의 입에서 나왔다.
-우리는 백 년을 목표로 준비해야 합니다. 머지않아 중원에 퍼진 마물들. 그들의 주인이 곧 나타날 겁니다.
처음 그녀의 말은 묵살되었다.
하지만 중원 각 곳에서 활개 치는 마물에 의해 수많은 무림인이 죽어 나갔고.
심지어 마물들이 무림맹까지 침입해 들어오자 결국 정사지간은 협력하기에 이른다.
-이건 마법이라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당시 맹에 침입한 마물을 압살해 버린 리그웨더.
그녀는 맹 인근은 물론이고, 정리가 되지 못한 중원의 외곽 지역들을 돌며 마물들을 학살해 버렸다.
그녀의 능력, 정확히는 마법에 무림인들은 경탄했고 떠받들기 시작했다.
그리 세워진 전국 수많은 학관들.
그 등급은 초, 중, 고로 나뉘었고. 고등학관을 졸업한 인재는 강력한 마물들을 잡는 최전선에 투입되었다.
두 번째 변화는 상단에 있었다.
예전에는 일반 포목점이나, 객점, 잡화점이 주류였던 저잣거리에, 예전에 없던 상점들이 생겨났다.
마정석, 가죽, 이빨 등의 몬스터 사체를 구매하는 잡화점.
그리고 신병이기라 불리는 골동품, 가죽점, 보석들을 파는 곳.
리그웨더가 전파한 마법으로 파생된 수많은 산업이 생겨난 것이다.
역설적으로, 마물이 들끓으면 들끓을수록, 중원은 발전과 번영을 맞이하고 있었다.
터억.
책상에 올려진 가죽 위로 검은 보석이 놓였다.
“어…….”
석삼은 눈을 껌뻑였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책상 위를 보곤, 보석을 내려놓은 청년을 올려다봤다.
“물건이 이상한가?”
청년이 묻자, 석삼은 급히 대답했다.
“아니, 그건 아니오.”
그리고 찬찬히 상대를 살폈다.
평범한 체구. 평범한 인상. 눈 밑이 살짝 거무스름한, 그게 조금 특징적인 얼굴.
표정은 귀찮다는, 세상 별것 아니라는 느낌이 전부였다.
석삼은 호흡을 가다듬고 재차 청년이 꺼낸 물건을 바라보았다.
검은 보석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보석이 아니었다.
와이번, 그것도 상급인 블랙 와이번 이마에 있는 마정석이었다.
“어떻게 이걸… 구했소?”
“산속에 있던데?”
‘뭔 개소리야.’
석삼은 그의 소리를 간단히 무시해 버리고 그가 꺼낸 보석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와이번.
최상급 몬스터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눈앞에 있는 이 와이번의 마정석만큼은 상품이었다.
그것도 극상이라 불릴 만한 물품.
일단 표면에 흠이 가지 않았고, 색은 자줏빛이라, 보기에도 아름다워 대갓집 규방 규수들이 선호하는 물품이다.
적절한 판매처만 잡으면 큰 이문을 볼 만한 상등품이다.
‘문제는 가격인데…….’
석삼은 청년을 힐끗 올려보며 본격적으로 셈 계산에 들어갔다.
척 보기에도 어린 티.
꼬질꼬질한 옷도 그렇고 산에서 수련만 하다가 내려온 몸 같다.
저 반말 투도 그렇다.
어떻게 보아도 세상 물정 모르는 강호 초출.
스윽.
석삼은 주머니에서 외알 안경을 꺼내 끼고, 상대를 다시 보았다.
초조함이 없는 느긋함.
행색은 비루하나 몸에 흘러넘치는 여유.
저건 거꾸로 실전 경험이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 결정적으로.
“얼마나 되겠어?”
“…흐음.”
그 한마디에 석삼은 태도를 정했다.
드르륵!
석삼은 서탁 아래에 금고를 열었고, 그중 일부를 쥐어 위에 올려놓았다.
“금 50냥.”
덜그럭.
청년의 시선이 내려가자 석삼은 고개를 까닥이며 말했다.
“좋은 물품이야. 아니, 상급이지. 그래서 더 신경을 써야 하네. 이걸 내가 구했다는 얘길 듣게 되면 주먹 꽤 쓰는 놈들이 꼬일지 모르니까.”
석삼은 자연스럽게 말투를 내리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딴에는 이쪽이 패를 쥐고 있다는 자세였지만, 머릿속으론 온갖 생각이 지나가고 있었다.
“…….”
말없이 바라보던 청년.
그가 슥, 한 손을 슬쩍 들어 책상 앞으로 다가오자 석삼은 반사적으로 움찔했다.
상인의 감이랄까.
뭔가 이게 아니다 싶어진 것이다.
“금 100냥!”
멈칫.
청년이 손을 멈추고 석삼을 보았다. 석삼은 다급히 손사래를 쳤다.
“이보게. 가격이 마음에 안 든다는 건 알겠어. 하지만 우리도 이문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
“뭐. 이게 분명 좋은 물건은 맞지만, 구하느라 공도 들고 했겠지만, 우리도 팔 곳을 찾기란 쉽지 않거든. 그러니 이 정도로 타협하세나.”
“…….”
청년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거둘 것 같던 손을 다시 마정석 쪽으로 뻗었다.
“금 300냥!”
쾅!
석삼은 두 손으로 책상을 내려쳤다. 그의 눈에는 비장함이 감돌았고, 이빨은 부드득 갈렸다.
“인정하지. 내가 졌네. 뱃심이 아주 두둑하군. 하긴 그 정도의 배짱이니 이런 물건을 구했겠지.”
“…….”
청년은 침묵했다.
그에 불안해진 석삼은 금고에서 돈을 더 꺼내며 말했다.
“자넨 운이 좋은 걸세. 이 근방에서 이런 귀물을 알아보는 사람은 끽해 봐야 나 정도…….”
스윽.
한데, 석삼이 한참 말하는 사이 청년이 다시 손을 뻗었다.
“아씨! 금 500냥! 싫으면 그냥 가져가!”
쾅!
석삼은 기어코 금고 안에 든 돈꾸러미를 모조리 꺼내 놓았다.
그리고는 식식대며 휑하니 뒤돌아 앉았다.
제 가격대로 값을 쳐 주게 되었으니 속이 쓰렸다.
‘이상한 놈이군.’
천마는 눈앞, 중년인의 반응에 갸웃했다.
사겠다고 해서 돈을 들고 가려니 돈을 더 내놓고, 또 들고 가려니 더 내놓는 것이다.
그가 가지고 온 보석은 석삼의 말대로 와이번 이마에 박힌 보석이다.
중원에서 괜한 떨거지들과 엮이지 않는 방법을 궁리하다 돈이 가장 좋겠다고 판단하여 가지고 온 것이다.
찰그락. 찰그락.
천마는 서탁 위에 오른 돈꾸러미를 주섬주섬 들고서 뒤돌아섰다.
“잠깐.”
부루퉁한 목소리로 석삼이 불렀다.
“…뭔가?”
천마가 돌아보자 석삼이 말했다.
“거, 젊은 나이에 말이 너무 짧네. 조심 좀 하라고.”
“…….”
“여기 사천 땅에는 사람 말투 가지고 시비 거는 자들도 많아. 하오체라도 쓰지 않으면 신상에 좋지 않을 거다.”
“…하오체?”
천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의아했던 것이다. 그러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내 흥미로운 표정으로 변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것도 재밌겠군. 뭔가 새로운 인생을 사는 맛이 나겠어. 아니, 나겠소… 겠군?”
“…….”
천마는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가게를 떠나가는 석삼과 천마가 느끼는 감정은.
‘미친 또라이!’
완전히.
‘귀여운 녀석.’
완전히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