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마, 리치왕의 무림을 부수다-12화 (13/310)

12화. 마교의 무공 (3)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고 있소?”

흑객이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

소수마공.

한때 마교가 자랑하던, 비전 무공 중의 하나.

하지만 140년 전 천마신교의 멸문 이후, 지금의 강호에는 알려지지 않은 마공이다.

비무를 주관하던 교관과 교두들도 뭔지 모르는 눈치.

한데 새파란 고용주가 그걸 한눈에 알아본 것이다.

“주워들었어.”

‘미친놈.’

기막혀하는 흑객을 무시한 채 천마는 딴청을 피우며 말을 이었다.

“야, 그게 중요하냐? 전 재산을 투자해 구해 온 용병이란 놈이 처맞고 돌아다니는데 어느 고용주가…….”

“처맞지는 않았소!”

버럭!

흑객이 눈이 튀어나올 듯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자존심이 꽤나 상했는지 미간에 힘줄 몇 가닥이 도드라져 있었다.

“…….”

“…….”

여전히 의심스러움이 담긴 천마의 눈초리.

분노가 가득한 흑객의 눈빛이 허공에서 서로 얽혀 들어갔고.

그 틈으로.

흑객이 짧게 덧붙였다.

“전력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을 뿐.”

“그건 몰랐군.”

천마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천마는 더 말을 하지 않았고, 그렇게 묵묵히 있다 보니 흑객만 속이 근질근질해 왔다.

“한데 소수마공을 어떻게 안 것이오?”

“음.”

천마가 뭔가 심각하게 고민하듯 팔짱을 끼다 그를 향해 검지 하나를 위로 척, 올렸다.

흑객이 물었다.

“무슨 뜻이오?”

“알려 주면 한 달 계약 연장. 어때?”

“정신 나간 소리!”

흑객이 버럭 소리쳤다.

그는 당장에라도 칼자루를 쥐려는 손을 멈추며, 마지막 인내심으로 또박또박 말을 내뱉었다.

“이봐 고용주, 적당히 하시오. 어디서 주워들은 것 가지고 무인에게 거래를 하려고 하다니. 정말이지 당신은 계약 관계만 아니면 벌써 내 손에 죽…….”

“…….”

천마가 대답이 없자 흑객은 고개를 저었다.

애송이의 장난질에 괜히 말려들어 화를 낸, 자기 자신을 책하는 것이었다.

척. 척. 척.

그렇게 그는 지나쳐서 갔고 천마는 말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또로록.

천마의 눈알이 옆으로 돌아갔다.

분명 복도를 지나간 사라졌던 그가 다시 나타난 것이다.

“기간 연장은 무리야. 대신 밥을 좀 더 맛있게 지어 주지.”

천마가 피식. 웃었다.

“얼마나?”

“본교 대대로 내려오는 양념장이 하나 있소. 그걸 쓰지 않았지.”

“그 말은 이제껏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계약서에 양념장까지 명시되어 있지 않았을 뿐.”

“…….”

“…….”

미묘한 시선의 얽힘이 다시금 이어졌다.

그리고 천천히 미심쩍은 천마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양념장의 추가는 구두계약으로 하지.”

“좋소.”

천마와 흑객은 서로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소수마공은?”

계약이 되자마자 흑객은 맹렬하게 눈빛을 뿜어냈다.

“소수마공의 구결은 말이지. 손바닥 노궁혈을 통해…….”

“잠깐!”

순간 흑객이 막았다.

기겁한 그가 주위를 손짓하고는 나지막이 말했다.

“여기는 보는 눈이 많으니 자리를 옮기는 게 좋겠군.”

천마신교의 절기, 소수마공의 유출을 극도로 꺼리는 모습이었다.

“뭐. 그러든가.”

물론 천마는 이래도 저래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 * *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올려다 보이는 천무학관 옥상.

평시에는 문이 개방되어 있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었다.

“쌈박질 하기 좋은 날씨다.”

일각(십오분)에 걸쳐 소수마공의 구결을 불러 주고, 천마가 툭, 던진 말이었다.

구결을 되새기고 있던 흑객은 다른 의미로 얼굴이 구겨졌다.

“당신, 소수마공을 어떻게 알게 된 거요?”

“주워들었다니까?”

“끄응…….”

얼척없는 소리. 무공 이름만 아니라 구결까지 소소히 알고 있는 게 어떻게 주워들은 거란 말인가.

흑객은 이를 갈았지만 더 따질 구석이 없었다.

천마신교에만 전해 오던 소수마공을, 입문에서 대성까지 소소히 구결을 알고 있다는 것은, 명백히 본교와 관련된 인물이라는 것이다.

“말이 안 돼. 내가 보기에 당신은 분명 본교와 관련이 있는 사람인데?”

“그건 질문 사항에 없었던 내용인데? 궁금해? 그럼 계약기간을…….”

“아니, 말할 필요 없소.”

흑객은 두 손을 들어 보였다.

아니, 사실은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본교 출신이 아닌 자가 소수마공을 알아챌리 없으니.

‘살다 보니 별일 다 겪는군. 이런 애송이가 어떻게 본교의 맥을 이었는지…….’

척 봐도 힘없고 나약하게 생긴 고용주인데 잊힌 천마신교의 후예라니.

최고의 후기지수로 성장해 온 흑객은 눈앞의 고용주가 자신과 같은 급의 사람이란 사실에 심히 불쾌해졌다.

‘흑혈단주(黑血團主)께 한번 여쭤 봐야겠다. 나 말고 다른 계승자가 있는지.’

“그것보다 용병, 왜 소수마공이 그놈에게 제대로 먹히지 않은지가 더 궁금하지 않냐?”

옥상 난간에 손을 올리며 천마가 물었다.

흑객은 고개를 끄덕였다.

“궁금하오. 왜 통하지 않은 것이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소수마공은 음의 기운, 9성 이상의 성취를 보지 못하면 남자인 네가 제대로 펼치기 힘들다는 것.”

“…….”

“또 하나는 대응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지. 어설픈 냉기를 쓸 게 아니라 열은 열로 잡아야 해.”

“열은 열로 잡는다고?”

상대가 애송이 고용주라는 사실을 벌써 잊은 듯 흑객이 물었다.

천마가 난간에 팔걸이를 하고는 느긋하게 뒤돌아섰다.

“혈수마공.”

흑객의 눈이 커졌다.

소수마공이 냉기의 극음이라면 혈수마공는 열기의 극양이다.

이자가 소수마공뿐만 아니라 혈수마공을 대체 어떻게 알고 있단 말인가.

아니, 그보다 그가 말한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남궁호는 신병이기, 강한 화염의 검을 썼었소. 그런 상황에 화염의 무공을 쓰라니? 말이 되는 소리요?”

“너 정도면 알 텐데? 혈수마공은 단순히 불꽃이 담긴 힘이 아니다. 극성까지 익히면 수화불침(水火不侵)의 상태가 된다는 걸.”

“……!”

“수르트의 검? 그 열기 때문에 고생하더군. 달리 말해 열기만 막으면 끝. 남은 건 순수한 검기(劍技)의 대결이지. 그 정도면 붙어볼 만하지?”

천마의 말에 흑객의 눈이 흔들렸다.

‘이건. 맞을지도 모른다.’

수화불침.

불꽃이나 물에도 저항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140년 전에는 수화불침도 지극히 높은 경지였다고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학관이 설립되고 문파가 서로의 장단을 보완하게 된 이 시대 무림은, 예전보다 전체적으로 수준이 상승한 것이다.

‘문제는…….’

고용주의 말대로, 열기를 차단할 수 있게 된다면 불리함이 줄어든다.

하지만 흑객에게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설마. 너… 혈수마공을 몰라?”

천마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 흑객은 굳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허허. 아주 폭삭 망해 버렸나. 참……. 소수마공도 반쪽이고 혈수마공은 아예 모르고.”

천마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그러다 또다시 뭔가 재미있는 걸 떠올렸는지 배시시 웃었다.

“그래. 혈수마공 알려 주면 계약 기간 한 달 추가. 이건 어때?”

“내가 당신을 뭘 믿고!”

씨익.

천마는 입꼬리를 올렸다.

믿을 수 없다고 고개를 흔들지만, 그건 믿게 하면 받아들인다는 말 아닌가.

찌이익!

그는 입고 있는 학의 한쪽 단면을 주욱 찢었다.

그리고 검지손가락을 살짝 깨물고는 찢어 낸 천 위로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흑객은 무슨 술수냐는 눈빛으로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잠시 뒤.

천마는 손가락으로 몇 자 써 놓은 천 조각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판단은 물건을 본 뒤에 해도 늦지 않겠나?”

“이건?”

“미리보기지. 혈수마공의 초입 구결.”

“…무, 뭣!”

흑객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의 눈이 천 조각을 받아 빠르게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내 부릅뜬 눈으로 천마를 바라보았다.

“어때? 뒤가 궁금하지 않아?”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시오.”

파팟.

재빨리 사라진 흑객.

대답하던 사이 충격을 먹은 표정이 천마의 눈에 여실히 보였다.

“무공이 많이 소실되었나 보군. 그 흔한 혈수마공도 모르는 걸 보면.”

흑객이 사라진 방향을 슬쩍 바라보던 천마 다시 고개를 하늘로 올렸다.

“하긴. 뭐, 놀랄 일도 아니지. 고작 마물 따위가 세상을 점령했으니…….”

과거 중원에는 정파 사파, 그리고 마교가 천하를 삼분지계 했었다. 그조차도 마교가 중원 침공을 하지 않았기에 이뤄진 균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교는 없다.

오직 마물과 무림연맹. 이 두 곳만 있을 뿐.

오히려 정사지간이 합쳐진 무림연맹이 마물들에게 밀린다고 해야 하니.

“그보다 저놈, 그 화염의 검을 상대하려면 최소 염화공은 익혀야 할 텐데…….”

천마는 짧게 혀를 찼다.

수화불침이 된다고 해도, 흑객이 남궁호의 신병이기를 제압하기엔 쉽지 않아 보였다.

혈수마공이 아니라, 최소 염화공은 되어야 그럭저럭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염화공.

혈수마공의 상위 무공으로, 썼다 하면 사방에 불바다가 펼쳐지는 열양의 무공.

대성하면 푸른 빛.

극에 이르면 모든 것을 불태우는 하얀 백화(白火)가 일품이며, 과거 천마가 총단에서 썼던 무공이기도 했다.

“저 녀석 주제에 멸화공까지는 무릴 테고…….”

하나 천마는 염화공 위의 최상위 마공도 알고 있었다.

바로 멸화공(滅火功).

세상 모든 것을 불태우는 멸망의 검은 불꽃. 리치왕이란 놈이 이 힘을 썼었다.

덜컥!

흑객의 수준을 대충 재어 보는 중에 옥상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어? 미리 와 있었네?”

“……?”

난간에 기대 있던 천마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자신에게 손을 올렸던 백무룡이란 놈, 그리고 그와 함께 딸랑거리던 학관생 두 명도 따라와 있었다.

“언제 올라온 거야? 이한 이 새끼, 확실히 말은 잘 듣는단 말이야.”

먹잇감을 발견한 짐승처럼 거들먹거리며 그는 천마 앞으로 다가왔다.

천마는 무슨 영문 모를 표정으로 그저 그를 지켜만 보고 있었다.

“난 말이지. 사리와 이치에 맞는 행동을 좋아하거든. 아니, 아주 좋아해. 그런데 말이야.”

그는 고개를 까닥이며 말했다.

“이 천무학관에 있어서는 안 될 놈들도 들어온단 말이지. 실력이 아니라 돈, 그리고 인맥을 통해서. 난 그런 놈들을 아주 싫어해.”

돈과 인맥이란 말에 천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의아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가만. 그러고 보니…….’

천마는 잠시 이한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몇 번 더듬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떠오르는 장면들

「걱정마라. 마침 아버지가 아는 도사님이 천무학관과 연이 있단다.」

「너는 암기력도 뛰어나지 않느냐? 다들 큰 돈 들여서라도 천무학관에 가고 싶어 하니,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해 다오.」

천무학관의 입관 시험에서는 총 4가지를 보며 최소 2가지를 갖춰야 한다.

무공과 암기력.

특정 분야의 재능이나 기부금.

이 중 이한은 암기력과 집안의 배경으로 입관한 기부금 입학생이었다.

‘그랬군.’

그제야 이놈이 왜 이한을 따라다니는지 알 것 같았다.

돈으로 입학한 학관생에 대해 반발심이라도 품은 모양이다.

“무룡, 이놈 겁을 집어먹은 것 같은데?”

장발의 덩치가 천마를 손가락을 가리키며 낄낄 웃었다.

하는 짓이 척 봐도 백무룡 밑에 수하로 보이는 인물이었다.

“너무 겁주지 마. 이러다 부모님 부를지도 모르잖아.”

“그러게 우리가 얘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잖아.”

“아하하, 그러네.”

옆의 놈도 배를 잡고 천마를 보며 웃었다. 그들은 이 상황이 매우 재밌는 듯 한동안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가 싸악, 백무룡이 얼굴을 굳혔다.

“이한, 기분 나쁘냐?”

“응?”

“기분 나쁘냐고. 내가 너네 부모님 욕하는데. 너 돈으로 들어온 새끼라고 욕하는데. 사내새끼라면 기분 나빠야지. 안 그래?”

“…….”

“좋아. 그럼 이렇게 하지. 내가 말이 심했으니까. 네가 나 한 대 쳐라. 맞아 줄게.”

백무룡이 말했다.

영문 몰라 하는 이한의 얼굴에, 패거리는 실실 웃었다.

‘시작하는군.’

패거리들은 백무룡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것 같았다.

한 대 맞아주고, 대신에 아작을 내어 버린다.

무턱대고 때렸다간 문제가 생기니, 쌍방 폭행이라는 명분을 붙이는 것이다.

“자. 얼른.”

가슴을 펴고, 턱까지 들이미는 백무룡.

그런 그를 보고 천마는 심히 걱정되는 표정으로 물었다.

“너… 괜찮겠냐?”

“이런 이런. 애송이.”

꾸욱.

백무룡은 주먹을 허리에 대고 눈을 부라렸다. 그리고 얼굴을 쭉 내밀고 말했다.

“…음.”

천마는 말의 의미를 곱씹다 천천히 고개가 저어졌다.

왜 이런 걸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뭐, 그러지.”

굳이 맞겠다는데 거절할 필요가 있을까 했다.

“와라.”

천천히 걸어오는 천마.

그가 눈앞에 섰을 때 백무룡은 눈을 부릅뜨고 힘을 주고 있었다.

천우기공(天優氣功).

철포삼처럼 몸을 수없이 단련하는 무공.

천위가의 독문무공이며, 백무룡이 먼저 치라고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천우기공을 운용하는 이상, 이한이 쇠망치로 후려갈겨도 아무 타격을 줄 수 없는 것이다.

“그럼 먼저 때린다?”

“오냐! 와라!”

백무룡의 몸에 강한 기운이 실렸다.

문득 이한이 피식 웃으며 주먹을 휘두를 때, 이거 뭔가 잘못되었다는 기분이 들었고.

뻐-------- 억!

그대로 저만치 날아갔다.

쿠-----웅!

그렇게 꽤나 긴 체공 시간과 함께 그가 처박히는 소리가 들렸다.

옥상이 아닌 천무학관 1층 바닥으로.

“…백무룡!”

“무룡아!”

패거리들은 천마를 보고, 아래를 보고, 그리고 식겁해서 옥상 문을 박차고 내려갔다.

“확실히 재밌는 친구야.”

잠시 그 모습을 보던 천마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굳이 백무룡이 자신을 때려 달라 하는지 이해를 못 한 것이다.

패기 직전, 삼류쯤 되는 외가기공을 운용한 것 같은데, 그런 종잇장이나 다름없는 걸로 자신의 주먹을 막을 건 아닐 테고.

“맞는 걸 좋아하는 건가?”

생각해 보면 과거 천마신교에도 이런 놈이 있었다.

맞을수록 강해진다고 자신을 더 때려 달라고 하던 놈이.

‘그러다 죽었지, 아마?’

“이, 이한…….”

갸웃갸웃 하고 있는데 뒤에서 낯익은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소진이 옥상 문에 서 있었다.

“어, 소진? 너는 웬일이냐?”

“아니. 그게…….”

소진은 조금 어리둥절했다. 조금 전, 백무룡의 수하들이 급하게 도망치는 걸 봤기 때문이다.

“백무룡이…….”

“아, 그놈.”

어리바리하게 묻는 소진에게, 천마는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떨어졌어.”

“왜?”

“글쎄…….”

투욱.

천마는 소진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건 그거고. 어서 가자. 기다리던 4교시 수업 들으러.”

가볍게 어깨를 친 천마가 고개를 돌렸다.

소진은 여전히 무슨 영문인지 모른 채, 백무룡이 떨어진 방향과 천마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이게 2학년의 입관 시험 중 하난가 본데. 다 치렀으니까.”

“…….”

그저 이한이, 정말 영문 모를 놈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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