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화. 네 번째 광장 (3)
“거리를 둬! 거리를!”
“절대로 혼자 나서지 마! 피하면 더 빠른 속도로 달려든다고!”
한편, 4번째 광장에 들어선 서문영의 일행은 악전고투 중이었다.
천마 일행과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천장에서 엘리트 가고일이 날아들었다.
탱커들이 앞을 막았지만, 방어가 무색하도록 압도적인 무게가 그들을 찍어 눌렀다.
콰창! 으아아악!
“휘정! 제기랄! 사상자가!”
“돌아보지 마! 지금 공격해야 돼!”
동요하는 파티원들에게 서문영이 일갈했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는 보았다.
탱커들이 볼품없이 튕겨 나가 굴렀지만, 아예 깔아뭉개진 이는 없었다.
충돌이 있은 순간, 방어하긴 했다는 거다.
애초에 힘을 올려 주는 거인의 허리띠를 차고 있었으니까.
다들 방어는 해냈다. 그럼에도 저렇게 튕겨 나간 것은 적의 무게가 무거웠을 뿐.
“스스로 밀려 나갔어! 걱정 말고!”
리더의 중요성은 이런 때 나타난다.
서문영의 정확한 판단과 시기적절한 명령에, 파티의 동요는 잦아들었다.
“알았어!”
“제기랄! 이 자식들!”
공포를 극복해 내자, 자연스레 분노가 치솟았다.
학관생들은 이를 악물고 달려들었다.
탱커가 튕겨 나갔다는 것은, 딜러와 적이 지척이라는 것.
사방에서 검기와 검풍이 쏟아졌다. 몇몇은 마정석을 던져 파이어 볼 형태의 공격도 시도했다.
투투퉁! 콰쾅! 쩌정!
가고일들이 충격에 뒤로 주춤주춤 밀렸다. 학관생들은 신이 나서 더욱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그렇게 추가타를 날리는 순간.
“이거 먹… 우왓!”
-고오오오오.
지근거리에서 불덩어리가 날아들었다.
더욱이 가고일들은 학관생들의 공격을 방어조차 하지 않았다.
놈들은 제 강철의 몸을 믿고 있었다.
주춤주춤 물러선 건 충격에 밀린 것뿐, 실은 배 속에서 화염을 긁어내고 있던 거였다.
“크윽!”
“아악!”
학관생 둘이 화염에 휩싸였다.
날아온 건 파이어 볼이 아니라 파이어 볼트. 폭발형 구체가 아니라 단발형 불덩어리다.
위력은 오히려 낮았다.
기껏해야 1에서 2서클. 하지만 초근거리에서 연사로 쏟아지는 불덩이는, 인간 상대로 충분히 치명적이다.
“사. 살려! 으아악!”
“응급조치 해… 컥! 바보 자식!”
“몸을 숙여……! 제기랄! 정정! 정정!”
진형이 엉망이 되었다.
그러자 서문영의 지시도 잠시 꼬여 버렸다.
작전 계획상에선, 부상자는 즉각 몸을 숙이고, 신속하게 뒤로 빠지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실전에서 제일 먼저 무너질 수 있는 게 작전 계획이었다.
화상은 부상 중에서 가장 지독한 고통을 주는 것. 불에 휩싸인 부상자는 반쯤 정신이 나갔다.
비명을 지르며 마구 뒹굴어 파티의 진형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결국 서문영은 생각을 바꿨다.
부상자를 후송하는 대신, 멀쩡한 전력을 이동시키기로.
“후위는 우측으로 이탈해! 전위! 합류하는 대로 부상자 수습!”
“알았어!”
“우측! 우측으로!”
타다닥! 챙! 챙!
서문영은 명령을 내리고, 직접 나서서 가고일들의 공격을 유도했다.
카드득!
화강암 가고일, 강화 가고일과 달리, 엘리트 가고일은 온몸이 쇳덩이였다.
학관생들의 검기로는 흠집만 날 뿐, 제대로 된 타격을 주지 못했다.
‘한 마리, 일단 한 마리만이라도!’
아비규환 속에서 서문영은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무리를 해서라도 한 놈을 빨리 제거해야 될 듯싶었다.
세 마리 중 한 마리라고 하면 적게 느껴지지만, 제거하는 순간 그 의미는 한 마리에 그치지 않는다.
적의 수도 줄어들지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돌아온다. 그건 자신들의 능력을 백분 발휘하게 만드니까.
“종천도! 언규!”
챙! 캉!
서문영은 열심히 불덩이를 쳐 내며, 자신의 뒤를 맡길 만한 학우 두 명을 불렀다.
“여기 왔다!”
“말해!”
역시나, 눈여겨본 이들답게 빠르게 다가왔다.
그들은 불덩이를 막고, 엘리트 가고일의 육중한 공격을 피하면서, 엉망이 된 진영을 복구하고 있었다.
악전고투 중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눈빛이 미더웠다.
“일단 저놈 먼저 처리한다.”
“좋아. 뒤는 나에게 맡겨.”
“나는 따라간다!”
두 학관생들이 동의하자, 서문영은 즉각 실행에 옮겼다.
“흐읍!”
팟.
자리에서 무려 3장 이상이나 도약한 서문영.
목표로 한 엘리트 가고일의 머리가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뭔가가 접근한다는 걸 느낀 것이다.
‘끝이… 헉!’
히죽 웃으려던 서문영의 눈이 커졌다.
화르르륵!
돌아보는 가고일의 아가리에는 이미 화염이 일렁이고 있었다.
위력은 최소 2서클. 종류는 블레이즈(Blaze: 화염 방사).
이제 보니 녀석은 자신을 보고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이미 이런 걸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브, 블링크!”
-화아아아악.
불꽃에 휩싸이는 순간 서문영의 신형이 사라졌다.
팟!
그리고 불을 토해 낸 가고일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크윽?
“개자식! 이 귀한 걸 쓰게 만들었겠다!”
서문영의 한 손은 가슴, 옷 아래의 목걸이에 닿아 있었다.
블링크의 목걸이.
짧은 거리를 순간 이동할 수 있게 해 주는 마법이 담긴 것으로, 기습당하거나 혹은 기습 공격을 하기에 최고의 아이템이다.
이것이 서문영의 비장의 수였다.
-크와악!
“하아앗!”
불꽃을 피한 서문영이, 적보다 더 강렬한 불의 힘을 담고 가고일의 머리를 향해 검기를 내리그었다.
콰아앙! 크륵!
온몸이 강철인 엘리트 가고일의 핵은 바로 목젖. 일단 공중에서 떨어뜨리고, 지상에서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펄럭! 펄럭!
휘청거리며 떨어지던 강철의 가고일이 거대한 날개를 펼쳐 날아올랐다.
“종천도!”
“하아앗!”
쏴아악!
종천도가 가고일의 날개를 노리고 검기를 쏘아 냈다. 눈부시게 하얀 검기는 그대로 날개에 적중하여 허연 서리를 피워 냈다.
그 덕분에 퍼덕이던 가고일의 날개는 꽁꽁 얼어붙어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프로스트(Frost : 빙결) 마법?’
서문영의 눈이 커졌다.
비장의 수를 숨긴 건 그만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언규의 건틀렛은 힘이나 기량 증가 대신, 강력한 빙결 마법이 내장되어 있었다.
“잡았다! 언규!”
“오오오!”
종천도의 일갈에 그대로 돌격한 언규가 권을 내질렀다.
그의 주먹에는 희미한 아지랑이가 일렁이고 있었다. 때를 놓치지 않은 합격.
콰지지직!
강력하지만 평범한 권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강력한 빙결 마법에 꽁꽁 얼어붙은 채였다. 아무리 금속 같은 몸이라 해도, 얼어붙은 상태로는 깨지기 쉬운 법이다.
‘지금!’
서문영은 최적의 기회를 잡았다.
느려지고 약해진 강철의 가고일을 향해, 몸을 베어 버릴 기세로 검기를 쏘아냈다.
화르르륵!
그의 검기에는 시뻘건 화염이 같이 뻗어 나갔다.
그렇지 않아도 얼어서 쩍쩍 금이 가던 가고일의 날개는, 급격한 온도 변화를 버티지 못하고 와장창 깨어졌다.
그리고 완전히 노출된 가고일의 머리.
“잡았……!”
-그르르르르.
한데. 일격을 날리려던 세 명에게 갑작스러운 반격이 날아들었다.
꽈드득! 패애애액!
“윽!”
“큭!”
“으윽!”
가고일은 날개가 쩍쩍 깨져 나가자, 주저 없이 휘둘러서 제 몸을 무기로 썼다.
그로 인해 서문영과 종천도가 빠르게 벗어났고.
“개자식이! 날개를!”
방패로 방어하던 언규가 욕설을 퍼부었다.
-그우우우우!
그 틈에 날개를 잃은 가고일은, 다른 가고일들과 합류했다.
약해진 동족을 지켜주듯, 멀쩡한 두 놈은 허공 위를 빙빙 돌았다.
“제길…….”
서문영이 침음했다.
강철 같다는, 엘리트 가고일의 방어력은 예상했었다. 그래서 충분히 공격력을 올렸다.
하지만 예상도 못했던 곳에서 곤란을 겪게 되었다.
‘지능이 있는 놈이라더니…….’
엘리트 가고일은 머리를 쓸 줄 알았다.
단순히 본능적인 공격만 하는 앞서 가고일들과 달랐다.
놈들은 제 몸의 방어력을, 그리고 무게를 어떻게 쓸 줄 아는 몬스터였다.
거기에 동료와 함께 협동할 줄 알고, 파티로 움직이는 인간의 약점을 찌를 줄 알았다.
그저 이것만으로도 지독하게 까다로운 적이 되었다.
전 단계까지의 반복적인 전투로, 후위는 방심하다가 큰 타격을 입고, 같은 아군에게 짐이 되고 있었다.
“으아아! 이놈들아!”
“나한테 덤벼! 나한테!”
그나마 탱커들, 전위에서 방어를 맡을 이들은 튼튼한 갑옷 덕분에 무사했다.
그들은 고함을 지르고 펄쩍펄쩍 뛰며 어떻게든 자신에게 공격을 유도했지만.
-크르르륵! 키키킥!
가고일들은 비웃기라도 하듯이 인간의 딱딱한 껍질, 탱커들을 피하며 말랑말랑한 약점, 딜러들을 노렸다.
대단히 불리한 상황이다.
여기서 만약 최근 들어온 정보대로, 엘리트 가고일이 추가로 더 합류한다면…….
‘도망쳐야 한다.’
최악의 경우, 전멸로 이어질 수 있었다.
서문영의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져 갔다.
* * *
“방어! 방어!”
“우선 막는 거부터!”
한편, 당무련 일행 역시 싸움이 한창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서문영보다 상황이 많이 나았다.
처음 엘리트 가고일 셋이 튀어나오자마자, 당무련은 즉각 진형을 갖추는 데 힘썼다.
붕! 부웅! 콰앙!
애초에 이 파티는 전위 무사 학관생 비중이 높았다.
그들이 지속적으로 앞에 나서서 성미를 긁은 덕에, 엘리트 가고일은 후위를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다.
“방윤! 조심해!”
“알고 있어! 으랏차!”
특히 소림사 삼인방은, 주도적으로 가고일의 물리 공격을 끌어내고 무산시켰다.
부웅! 쿠우웅!
육중한 강철의 주먹이 바닥 돌을 깨뜨렸다.
걸리기만 한다면 인간의 피육 따위, 걸레짝처럼 찢겨 나갈 터였다.
“으하핫! 느리다! 느려!”
부우웅. 콰아앙!
하지만 걸리는 일이 전혀 없었다.
당문에서 제공된 회피 아이템 덕에, 전위 무사들은 날래게 치고 빠졌다.
“여기다! 여기!”
“쳐봐라! 쳐 봐!”
튼튼한 육체에 비약적인 속도까지 제공되니, 전위들은 두려움 없이 엘리트 가고일을 가지고 놀았다.
한주먹에 박살 날 날파리들이 겁도 없이 도발해 대니, 육중한 강철의 가고일들은 노성을 터뜨렸다.
-크와아아!
여기까지는 좋은 흐름이었다. 다만 문제는.
“헉… 헉… 당무련! 아직이야?”
아무리 단련된 전위들이라 해도, 체력이 영원할 수는 없다는 것.
엘리트 가고일의 몸은 강철이다.
적중당하면 탱커는 심한 타격을, 딜러는 즉사에 가까운 피해를 입는다.
그래서 아예 안 맞도록, 회피 위주로 아이템을 구성했고 전략을 짜 왔었다.
덕분에 현재까지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상대에게 준 피해도 없었다.
“좀처럼 잡기 힘들어! 잘못하면 너희들도 휘말려!”
“제기랄! 어떻게 좀 해 봐! 힘들어!”
당무련을 향해 전위 학관생 하나가 고함질렀다.
캉! 카앙! 허억! 헉!
온몸이 금속으로 된 몬스터를, 일격에 제압하려면 막대한 공격력이 필요하다.
그건 전위가 아닌 후위 무사들의 역할이었다.
“하압!”
“히얏!”
전위가 죽어라고 달리며 공격을 유도하는 동안, 마법 아이템을 가진 후위 무사들도 놀지 않았다.
특히 마법 아이템을 준비한 이들은 이따금씩 크게 벌어지는 가고일의 아가리를 주목했다.
-크르르륵!
“아이시클!”
벌어진 입에서 불꽃이 피어오르면, 즉각 냉기를 퍼부었다.
치이이익! 피식!
막 불을 토해 내려던 가고일은, 허연 증기만 뿜어냈다.
마법 공격력을 일부 포기한 대신, 당무련의 파티는 화염에 대한 철벽같은 방비를 얻었다.
“사격조!”
“알아!”
쏴사사삭! 휘리릭! 쾅!
적을 묶기 위한 쇠사슬, 혹은 폭약이 날아들었다.
특히나 벌써 세 번째로 명중시킨, 당문의 부식성 극독은 이 와중에 효과를 제대로 발휘했다.
쨍그랑! 치이이익!
-크와아아아!
박살 난 항아리에서 끈적한 녹색 유체가 흘러내렸다.
엘리트 가고일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고, 부식 독은 지독한 악취와 함께 쇠를 녹였다.
“명중! 잘했어!”
“칭찬 고마운데! 이제 남은 건 한 병이야!”
“…치잇!”
당무련은 입술을 깨물었다.
당문의 독은 이번에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온몸이 강철인 엘리트 가고일조차, 맞으면 몸이 녹아내렸다.
심지어 부들부들 경련하는 걸로 보아 마비 효과까지 있었다.
‘수량이 너무 적었어!’
하지만 강력한 극독일수록, 만들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쇠로 된 생명체를 녹이고 마비시키는 독은, 같은 무게의 금보다 더 귀했다.
게다가 엘리트 가고일은 똑똑한 놈들이었다.
처음 독에 맞았을 때는 어리둥절해하더니, 나중에는 제 몸에 묻은 걸 바닥을 굴러 털어 내거나, 심지어 인간들에게 뿌려 댔다.
지금처럼.
촤아아악!
“피해!”
“우악!”
치이이익!
쇠도 녹이는 독은 극독 중의 극독이고, 당연히 인간에게도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전방의 전위들은 체력이 더욱 빠르게 소진되었다.
그들은 날아오는 독액을 피하는 건 물론이고, 누렇게 피어오르는 독 안개도 피해야 했다.
자칫, 단 한 모금만 들이마셔도 바로 중독된다.
물론 당문의 당무련이 있으니 해독은 가능하겠지만, 톤 단위의 쇳덩어리 공격이 수시로 날아오는 터에, 일시적 마비는 곧 죽음이다.
“허억! 허억! 수. 숨이……!”
“하. 한계야. 제발……!”
입과 코를 천으로 막고 달리던 전위들이 비명을 질러 댄다. 언제부터인가 그들의 얼굴은 호흡곤란으로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당무련! 폭약이 얼마 안 남았어!”
“당무련!”
“…윽.”
후방의 후위들이 그녀를 채근했다.
이대로 계속되면 결과는 뻔하다.
그들은 어떻게든, 리더인 당무련이 결정을 내려 주길 원했다.
“…철수하자. 좀 더 많은 준비를 해서 다시 와야겠어.”
뚜뚝.
당무련이 주먹을 말아 쥐었다.
가진 수단을 최대한 다 썼지만, 엘리트 가고일은 견고한 놈들이었다.
강건한 몸에 초보적인 지능까지 갖추니 지독하게 상대하기 어려워졌다.
지금 물러나지 않으면 나중에는 치욕이 아니라 치명적인 피해가 될 터였다.
“양미, 퇴각을 준비해 줘.”
“알았어.”
지시가 떨어지자, 양미가 손에 작은 수정구를 들고 전위의 무사들을 눈에 담았다.
“세트! 미러 이미지!”
바우웅! 빠직!
수정이 깨어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광장의 중앙에서 강렬한 빛 무리가 일어났다.
“바로 후퇴해! 바로!”
“알았다!”
가고일을 상대하던 전위 무사들이 빛을 통과하며 급하게 물러섰다.
그와 동시에.
스르륵. 스르륵.
그 전위 무사들과 똑같이 생긴 허상이 나타나 이리저리 달리기 시작했다.
-크르르르!
미러 이미지(Mirror Image). 거울상.
실제나 다름없는 생생한 환영을 만들어 적의 주의를 빼앗는 마법이다.
값비싼 1회용 아이템답게, 수정의 마법은 단번에 가고일들의 주의를 빼앗았다.
“퇴각해! 순차적으로!”
당무련의 명령에 딜러들이 공격을 멈췄다.
미러 이미지 덕에 여유를 얻은 탱커들이 뒤를 받치며 한숨 돌렸다.
착. 착. 착.
그렇게 당무련의 파티는 후퇴했다.
부끄럽게도 성과는 없었다.
하지만 시의적절한 판단이었기에 피해도 없었다.
“흐음.”
팔락.
한편 그들이 모두 물러난 후, 광장 한구석에서 조용히 숨어 있던 조교가 채점지를 꺼내 들었다.
치열한 전투가 이는 와중에서도, 그는 도움을 주거나, 동요하는 모습은 없었다.
<제4광장 수행평가 3조.>
-파티 리더: 당무련-방윤 공동.
-조직력 상. 판단력 상. 개별 무력 중하.
-가점 사항: 사상자 전무. 조원들의 협동력이 두드러짐. 전위 무사들은 전투 중 파티원 보호에 성공. 후위 무사들은 변수를 최소화하며 역할 수행.
-감점 사항: 처치 몬스터 없음. 방어에만 집중하다 전체적 화력 약화. 이로 인하여 전술 목표 획득 실패. 특히, 최초 작전의 핵심이었던 대속박 마법은 쓰지도 못했음.
-최종 평가:
‘흠.’
마지막 최종 평가란에서 그의 붓은 멈췄다.
아직 이 파티들은 엘리트 가고일을 포기하지 않을 모양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