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마, 리치왕의 무림을 부수다-282화 (283/310)

282화. 신화경, 혹은 신마경 (23)

허억. 허억.

제갈유진이 거칠게 숨을 쉬었다. 나이 든 몸이 떨리며 중심을 잃었다.

정도무림맹.

지금은 학관연합에 흡수되어 사라진 단체지만, 그 이름은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제갈유진은 그곳의 마지막 군사였기에, 하나도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들이 행한 협행과 선행을.

무림맹.

그 초기 구성은 구파일방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맹이라고 부르던 것이, 이후에 오대세가를 비롯한 여러 중소 문파가 가입하여 무림맹이라는 연합이 되었다.

그러던 그들에게 어느때 부터인가 ‘정도’라는 글자가 붙었다.

그건 스스로 붙인 이름이 아니었다. 당시 무림맹에서 활동하던, 수많은 협객 협사들의 의로움을 보고, 세간에서 바친 찬사였다.

-한 자루 검을 들고 협의에 몸을 바친다. 묻노니 내게 말하라. 죽어 마땅한 이를.

대문파가 가진 기반이 많아 물질적 욕망에서 자유롭다고 해도, 한 줌 무력으로 이익을 위해 남을 짓밟는 악도들은 너무나도 많았다.

작게는 시장통에서 패악질을 부리는 파락호에서, 크게는 소금값을 쥐고 전국을 흔들어 민초들의 고혈을 쥐어짜는 해사방까지,

강에는 수도 없는 수적들의 장강수로십팔채.

산에는 바글대는 산적들의 녹림칠십이채.

바다에는 해적까지 있었다. 왜구라고 불렸지만, 실제로는 왜인보다 한인이 더 많았었다.

조정이 나서야 했지만, 황군은 지역 토호들을 경계하느라 정예군의 소모를 꺼렸다.

반역을 경계하는 중앙 때문에, 관아는 평시에 군사 훈련이 부족하여 오합지졸이었다.

그래서 그런 악도들과 싸운 것은 무림맹이었다.

무수한 피가 흘렀지만 개의치 않았다. 거기서 죽어 간 이들도, 그 죽음을 본 이도 그 죽음이 가치 없다 하지 않았다.

-남아로 세상에 태어나, 죽을 자리 찾기조차 어렵거늘! 오늘 이 자리에서 흘린 피로, 세상을 조금이나마 평화롭게 만들 것이다!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수 많은 영웅들.

무예가 뛰어나서 영웅이 아니라, 가슴에 품은 뜻이 영웅이 걸을 발자취를 따르고 있었기에 그렇게 불렸다.

새외에서 장성을 넘어 들어오는 옛 몽골의 마적들,

잊을 만하면 툭툭 튀어나오는 마두들,

주화입마로 살인귀가 되어 버린 광마들을 상대로, 피 끓는 젊은이들은 죽음을 불사했다.

그들이 믿는 ‘정도’ 그 이름을 위해서.

그런 움직임은 무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무림맹에 가입한 문파들은, 작게는 지역 유지였고, 크게는 지방의 군벌이었다.

맹에서 직위를 받을 만한 사람들은, 대개 문무를 겸비한 이들. 당연히 자신들 가문의 힘이, 자신들의 영역에서 나옴을 알고 있었다.

또한 실리만이 아니라 명예도 중요하게 여겼다.

-이 땅에 우리 이름이 걸려 있거늘, 어찌 곤란을 보고 가만히 있으랴!

엉덩이가 무거운 관군 대신에, 그들이 인근의 도적들을 토벌했다. 때로는 민초 간에 시비가 벌어지면, 배운 지식으로 판관의 역할을 했다.

문파에서 배운 의술로 인명을 구하고 다녔고, 장강 인근에서는 상시 물난리에 대비했다. 하루아침에 집과 밭을 잃은 이재민들은, 가까운 도관이나 불당에서 숨을 돌렸다.

‘그랬던 정도무림맹의 이름을…….’

천마가 가차없이 부정하는 말을 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후욱… 후욱…….”

제갈유진은 한때 군사였던 몸. 평정을 잃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흔들리는 까닭은.

천마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그의 지적대로 명나라 조정에 대해 반감을 가진 무림인은 많았다. 특히 주원장의 폭거에 분노하여, 반드시 천벌을 받을 것이라 말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았다.

제갈유진이 준비한 서화는 그런 무인들의 의기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저 찻잔 속의 태풍일 따름이었다.’

누군지 모를, 어느 무인의 협의지심을 담은 서화.

자칫 반역이나 역천으로 몰릴지 모르는 위험한 그림.

그것이 불태워지거나 없어지지 않았던 까닭은, 어쩌면 초대 맹주의 유작일지도 모른다는 소문 탓도 있었다.

하지만 소문이 아니더라도, 일국의 황제에게도 검을 들이대는 강맹한 기백에 감탄하며, 조정의 눈치를 보아야 했던 무림맹의 맹주들은 비밀스럽게 애장하여 관람했다.

덕분에 그 존재를 아는 사람은 적지 않았다.

무림맹이 존속되는 동안, 수많은 무림 명숙들이 맹주직을 거쳤고, 맹주 이외에도 중요 직책을 맡은 이들도 많았으니까. 한데.

마교가 실은 억울한 누명을 쓴 이들이라는 것은 누구도 앞서서 말하지 않았다.

사실을 밝히기보다 침묵했다.

서화의 내용을 이해 못 해서? 아니다. 몰라서가 아니라 알고도 덮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비참하게도 명 황실이 두려워서… 조차 아니었다.

‘명예. 자기 손으로 자기 사문의 명예를 더럽힐 수가 없었을 것이다.’

대개 맹주직에 오를 정도의 무인이라면, 무예가 고강한 것은 기본이고, 성품과 지혜도 있어야 했다. 또한 그를 받쳐 주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세력 또한 필요했다.

그렇기에 역대 무림맹주 대부분은 거대 문파 출신, 혹은 지지를 받은 이였다. 그 때문에… 침묵한 것이다.

설령 맹주 본인이 청백하고 불의를 용납 못 하는 이라 해도 자신을 따르는 수많은 이들의 명예까지 한순간에 다 날려버릴 수는 없었다. 애초에 그런 인물이라면 높은 자리까지 오르지도 못한다.

‘또한 명예는… 곧 이권이다.’

과거에 있었던 수많은 협행과 미담으로, 정도무림맹의 명성은 높았다. 소속 무인들은 그냥 길만 지나가도 선물이 들어오고 환대를 받았다.

은퇴 후에 표국이라도 열라치면, 시작부터 엄청난 신뢰를 받으며 일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무림맹에 소속되지 않은 이들과는 출발선부터 다르다.

그러니, 굳이 이걸 제 발로 걷어차는 자가 누가 있겠는가. 가만히 입만 다물고 있으면 이득이 굴러 들어오는데, 가문이 부강해지는데,

‘견제 또한 있었을 것이다. 모두 다 공범이었으니.’

설령 백에 하나, 아니, 만에 하나.

맹주가 그 모든 손해를 감수하고, 사실을 밝히고자 하더라도, 다른 문파나 세가에서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저 서화가 세상에 드러나면, 그 순간부터 역모 혐의로 관군과 충돌하게 된다. 무림맹의 명예는 땅에 떨어지고, 힘을 잃으니 강호에는 혼란이 일어날 터.

맹주 개인의 청백을 위하기엔 너무 많은 피가 흐른다. 수십에 달하는 무림 맹주들 중 누구도 이것을 꺼내지 못했던 까닭은, 이토록 복잡하고 고뇌할 사안이 엉켜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무림맹의 사정일 뿐,

그들에게 핍박받고 사냥당했던 마교의 입장에서는, 모르고 달려오는 칼잡이보다, 사실을 알고서도 끝내 입을 다물었던 ‘강호명숙’이라는 자들이 더욱 증오스러웠을 터.

‘위선자.’

제갈유진은 눈을 감았다.

정도무림맹과 싸우며 마교가 항상 내뱉었던 말.

그건 불의를 알고도 침묵하는 겁쟁이라는, 당장 손에 쥔 권세와 이익을 포기 못 하는 욕심쟁이라는, 혹은 사정을 알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앞세우며, 뒤에서 뻔뻔하게 모가지를 들고 있는 강호 명숙들에 대한 분노였다.

‘과거의 잘못이 발각될까 두려워 더욱더, 피해자를 악의 주구로 몰아붙였었다……. 입막음을 위해.’

제갈유진은 이제야 전말을 알 수 있었다.

천마 구옥경은 교주다. 무림맹의 허물도, 천마신교의 억울함도 모두 알 사람이다.

그런 그가 볼 때, ‘천망회회 소이불루’ 하늘의 눈은 아무것도 놓치지 않는다는, 이름조차 쓰지 않은 낙관이.

‘얼마나 가소롭게 보였을까…….’

사기로 평생을 승승장구한 상인이, 제가 세상에서 제일 도덕적이라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교가 왜 정파, 정도 무림맹에 뿌리 깊은 악감을 가졌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를, 어 원한의 고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엄두도 나지 않았다.

그나마 모르고 저지르는 죄는 감안할 수 있다. 하지만 알고도 계속 저지른 잘못은… 대체 무어라고 변명해야 할까.

‘사과를… 하고 있지 않았다.’

돌아보면 자신 또한 별다를 것이 없었다.

애초에, 이제 와서 이 그림을 꺼낸 까닭이 무엇이던가? 천마의 말처럼, 도리와 법도를 우선해서가 아니었다.

그저 힘이 필요하니까. 신마경에 근접한 탈마의 고수 구옥경. 그의 무력이 필요하니까 머리를 조아리며 미안하다고, 이해해 달라고 말 한 것이었다.

그렇게 목적이 뚜렷해서 하는 사과가 과연 진심어린 사과일 수 있는가? 아니다. 당장 본인이 급해서 머리를 조아리는 면종복배다.

그런 부끄러운 속내를, 천마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러니 대체.

누가 설득되고 마음을 풀겠는가.

비틀!

-제갈 호법.

제갈유진이 막 무너지려는 순간, 그녀의 정신에 차분한 염파가 꽂혔다.

-진실에 눈을 피하지 마세요. 지금 필요한 것은 용기입니다.

리그웨더의 메시지 마법. 동시에 가디언에게 드래곤이 부여하는 강력한 힘이 제갈유진의 정신을 회복시켰다.

‘…….’

용기.

잘못한 것을 잘못했다고 말 할 수 있는 용기.

그게 얼마나 끔찍한 각오를 필요로 하는지, 제갈유진은 알았다. 그리고, 자신 외에 누구도 그 일을 할 수 없음 또한 알았다.

‘나뿐이다. 나밖에 없다.’

그녀는 대격변의 날 이후의 유일한 생존자.

옛 정도무림맹과의 연결점이었다. 영광스러운 줄 알았던 선대들의 유산은, 어마어마한 책무를 함께 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녀가 말해야 했다. 이 책무는 너무도 무거워서 피하고만 싶지만 그랬다간.

마교의 옛 원한. 그들의 억울함과 증오는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

“…천마 구옥경 대협.”

제갈유진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그녀는 바닥까지 의지를 긁어모아 간신히 입을 열었다.

“교주다.”

“…예, 신교의 교주시여.”

대협이라는 의례적인 호칭조차 역겹다는 얼굴. 그 얼굴을 똑바로 마주하며 제갈유진은 숨을 들이 마셨다.

“하신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습니다. 실로 그러합니다. 과거의 정도무림맹은 씻지 못할 잘못을 저질렀고, 뉘우칠 기회가 있었음에도 뉘우치지 않은 추악한… 자들이었습니다.”

마지막 말은, 입에서 꺼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제갈유진은 해야 했다. 탈마의 고수 앞에서, 진심을 담지 않은 말은 하지 않으니만 못했다.

“그래서?”

이제 와서 어쩌자고? 하는 천마의 물음에 제갈유진이 답했다.

“진실을 모두 밝힐 것입니다.”

“…뭐?”

“당장 내일, 옛 정도무림맹의 패악질을 자백하겠습니다. 그간 알려진 것과 달리, 사실은 비겁하고 용렬한 소인배들의 온상이었음을. 시작부터 위선자들로 채워진 더러운 곳임을, 세상 만방에 알리고 후세에 남기겠습니다.”

“……!”

그건 정말로.

결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결단이었다. 유서 깊은 중원의 모든 명문가의 이름에 똥물을 붓는 일이었다. 천마조차도 잠시 놀라서 입을 벌릴 정도였으나.

“지랄싸고 앉았네. 필요없다. 그런 것.”

“……예?”

“사죄문 몇장. 반성한다는 말 몇 마디. 그런걸로 본교의 수많은 생명이 돌아올 수 있나? 대체 핏값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너희들은.”

“…….”

“그리고 과거 과거 하는데, 그딴 식으로 꼬리 자르는 게 먹힐 것 같냐? 그걸 과거라고 주장하려면, 죽을 때까지 입 다물고 있었던 너희 맹주들 무덤부터 파 뒤집어. 그쯤 한다면 믿어 주지.”

“…….”

부관참시. 죽은 시신을 꺼내어 욕보인다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 조건이었다. 제갈유진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있을 때.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할까. 다시 세상에 나오고 나서, 학관에서 수업을 듣다 말고 내가 크게 웃은 적이 있어.”

천마가 픽 웃으며 한마디를 더했다.

“…무엇이십니까.”

“음. 딱히 내 얼굴에 금칠할 생각은 없지만… 리치왕. 그 해골바가지를 막은 건 나야. 그런데 너희들 말야.”

툭툭.

천마는 손가락을 툭툭 두드리다가 파삭 하고 웃었다.

“그놈이 너무 많은 힘을 쓰다가 스스로 자멸했다고 가르치고 있더라? 바보냐? 아니면 자존심이야? 어떻게 그걸 모를 수가 있지?”

“…….”

“십만대산이잖아. 거기서 놈이 멈췄잖아. 당나귀도 그쯤이면 알아먹을 거다. 아, 천마신교랑 붙어서 깨졌구나 하고. 그런데 뭐? 자멸? 아이고~ 세상 보고 싶은 것만 봐도 정도가 있다. 대가리에 먹물만 든 머저리들아.”

“……!”

제갈유진의 안색이 굳었다.

그랬다. 대격변의 날. 해일같이 몰려들던 몬스터들이. 천마신교의 본단이 있는 십만대산에서 행진을 멈췄다. 무적으로 여겨졌던 리치왕을 천마가 막아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런 예상을 하지 못했다. 당시에 악과 악이 서로 만나 자멸했다고 웃는 이들도 있었다. 사필귀정이라고 후련해하는 이들도 있었다.

혹여 마교 교주가, 리치왕과 대등한 싸움을 벌여, 치명적인 피해를 주었을 거라는 의견은, 모두들 흰소리로 듣고 넘겼다.

골드 드래곤. 리그웨더가 누 차례 제기했음에도.

“아아…….”

그건 비뚤어진 자존심 때문이었다. 정도무림맹도 감당 못 하고 궤멸당한 대재앙을, 어디 마교 따위가 막아섰겠냐는.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어린아이나 부릴법한 어리석은 고집이었다.

“말했지? 너희들은 참 변함이 없다고.”

“…….”

제갈유진은 이제 얼굴을 들지도 못했다.

이제껏 천마가 정도무림맹을 비난할 때, 지금은 학관 연합이라고 내심 피해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그녀다.

하지만 이제 보니, 이 또한 정도무림맹의 유산이었다. 학관연합은 옛 정파의 무예만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들 외에는 사람이 없다는, 오만함까지 물려받은 것이다.

‘사필귀정… 어쩌면 결국…….’

제갈유진은 망연한 얼굴로 눈에 눈물을 맺었다.

정도의 이름을 자청했으면서.

명예에 눈이 멀었다. 명예가 가져다주는 이권에 눈이 멀었다.

숨기지 말았어야 했다. 어떤 비난이나 욕됨을 당하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할 줄 아는 것이 군자의 도이자 도리였다.

정도문파가, 그 도리를 잊어버리고 세속의 명예에 집착하게 되었을 때부터, 이미 기강이, 근원이 흐트러진 것이다.

“그러니까. 하지 마라. 값어치도 없는 사과 같은 것.”

천마의 얼굴에는 냉랭한 서리가 낀 듯했다.

그는 진심으로, 정도무림맹도, 학관연합도,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얼굴이었다.

“그게 너희가 받을 벌이다. 영원한 족쇄. 뉘우칠 기회조차 빼앗는 것. 그게 내가 원하는 바다. 알아듣겠냐?”

“…….”

“대답은?”

“…알… 겠습니다…….”

제갈유진의 목소리는 죽어 가는 사람의 그것과 같았다. 영혼까지 무너져내린 그녀의 얼굴을 보고, 천마는 히죽 웃었다.

짝!

“좋아. 그럼. 학과장님? 우리 이야기를 하실까?”

그리고는 리그웨더. 침잠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골드 드래곤에게 물었다.

“실마리를 주겠다고 했지. 차원 간 게이트. 그건 대체 무슨 현상이야?”

“…….”

제갈유진이 어쨌건, 리그웨더가 어쨌건. 그로서는 이것이 본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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