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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자는 분식집을 합니다-27화 (27/156)

27화

아침 일찍부터 가게 문을 열었다.

쉬는 날이지만, 내가 쉬는 건 아니었다.

간단히 청소하고 습관처럼 들통에 물을 채웠다.

“대충 10인분 정도만 만들면 되겠지.”

바글바글 끓는 물에 여러 재료들을 넣었다. 그리고 색이 우러나는 걸 가만히 보는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육수라…….”

이게 아주 특별난 비법은 아니었다.

각종 야채와 건어물을 넣어서 우리는 것으로 분말 스프의 화학 맛, 기름 맛 같은 불쾌함을 희석시키는 것뿐이니까.

또 건더기 스프가 적어서 부족하게 느껴지는 감칠맛을 더욱 올려준다.

따지면 그 정도일 뿐.

“하지만 차이는 크지.”

결과로만 이야기하자.

평범하게 라면을 끓일 때와 다르게 국물이 거의 남지 않았다. 밥을 말지 않아도 음식물 쓰레기통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다들 깔끔하게 비웠던 것이다.

이건 음식 만드는 입장에서는 아주 기분 좋은 축복이었다.

정말 맛이 있으니 다들 안 남기고 드시는 거겠지.

“육수를 응용하라고 했지.”

당근은 최소한의 소금과 육수에 살짝 데쳤다.

유부를 볶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간장과 설탕을 줄이고 육수에 졸이듯이 만들었다.

그렇게 김밥 한 줄을 뚝딱 만들었다.

“일단 보기에는 그럴듯한데.”

막 썰은 김밥 하나를 입으로 가져갔다.

양을 줄였음에도 당근은 아삭했고, 유부의 쫄깃함 역시 살아 있었다.

문제는 뭔가 허전하다는 것.

“흐음. 이게 무슨 맛이지?”

확 끌어당기는 포인트는 없었다.

하지만 담백하고 고소하면서, 웃기게도 식감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

“확실히 맛이 없는 건 아닌데…… 어라? 벌써 다 먹은 건가?”

분명 맛만 본다고 하나씩 집어 먹었는데 한 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혹시나 싶어 다시 한번 김밥을 만들었다.

“이상하네?”

딱 이거다 하는 맛은 없는데 자꾸 손이 간다.

그냥 하나둘, 스멀스멀하게 목구멍으로 꼴딱꼴딱 넘어가는 거다.

“나도 모르게 진짜 마약이라도 뿌렸나?”

직접 만들었으니 그럴 리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하지만 순식간에 빈 접시만 남았으니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냉정하게. 냉정하게 평가하자.”

물론 내 입보다는 다른 사람이 더 정확하겠지.

마침 적당한 인물도 떠올랐고.

* * *

맛자랑 식당.

토요일 점심시간이 한참이나 지났음에도, 여전히 손님은 많았다.

주 메뉴는 목살 김치찌개.

여기는 매일 저녁 생고기를 들여 와 그걸 다음 날 새벽부터 커다란 솥에 잘 익은 김치와 함께 서너 시간을 푹 고우듯 끓인다.

그 맛은 정말이지 일품(一品)이었다.

듣기로 최근에는 다른 건 안 팔고 김치찌개만 한다더라. 어차피 손님들이 그것만 찾으니 팔리지도 않는 메뉴 대부분을 정리했다고 했다.

“어서 오세요.”

처음 보는 이모가 손짓을 하는데 살짝 당황했다.

원래 부부 두 분이서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가게 확장 이전하고 새로 고용한 모양이었다.

하긴 손님들이 홀에 꽉 찼으니 두 분만으로는 벅차겠지.

“혼자 오셨어요?”

“예.”

“그럼 이쪽에 앉으세요.”

권한 곳은 식탁이 아닌 벽 쪽이었다. 혼자 오는 손님들도 많은지 아예 바 형태로 자리를 만든 것이다.

이미 그쪽에는 혼술 손님도 둘이나 있었다.

푹 끓인 목살 김치찌개에는 소주가 딱이긴 하지.

“찌개 하나 주세요.”

“금방 나와요.”

정말 말 그대로였다.

바로 밑반찬이 놓이고, 컵에 물을 붓고 수저를 들자마자 뚝배기가 나오더라.

후루룹.

역시 김치찌개 맛은 여전했다.

약간 시큼하고 달짝하면서 기름 맛이 감도는 것이, 뭐랄까. 찌개라기보단 잘 익은 깍두기 올려서 먹는 곰탕 같은 느낌이랄까.

이러니 밥이 안 넘어갈 수 없지.

순식간에 한 그릇 뚝딱 비울 때쯤 손님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거의 세 시가 다 되었으니 조금 한가해질 만도 하겠지.

애초에 노리고 이 시간에 들른 것도 있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이모가 말리려고 하는데, 때마침 안쪽에서 사모님이 나왔다.

“미진 씨, 4번에 뚝배기 두 개…… 어머, 이게 누구야. 현성이 아냐?”

“예. 사모님, 안녕하세요.”

“그래, 강희한테 분식집 차렸다고 듣기는 했어. 그런데 장사할 시간 아니야?”

“저희 가게는 당분간 주 5일만 해요.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서요.”

“장사가 그러면 되나? 매일매일 꾸준히 해야 손님들이 모이고 단골들도 생기는 거지. 그래, 밥은 먹었어?”

“예. 방금 한 그릇 뚝딱 했습니다. 오랜만에 먹는데도 아주 꿀맛이더라고요. 그런데 강희는 있습니까?”

“아! 잠시만.”

곧 안쪽에서 손강희가 나왔다.

고무장갑에 앞치마 차림인 걸 보니 한창 설거지하다 나온 모양이었다.

“오~ 라면 오빠. 어쩐 일로 여길 다 온 거야?”

“쉿! 너 그러면 나 혼난다.”

“에이, 그것도 옛말이지. 요즘은 안 그래요.”

그러면서 손강희는 슬쩍 주방 안쪽을 쳐다봤다.

“엄마, 나 안 거들어도 되지?”

“그래. 둘이 오랜만에 보는데, 나갔다 와.”

정말 많이 달라지셨구나.

옛날 같으면 몸 아픈 딸에게 몰래 라면이나 먹이는 놈이라고 욕부터 하셨을 텐데. 실제로 혼난 적도 여러 번이고.

물론 휴가 나와 한 번씩 들렸을 때는 별말 하지 않았지만, 보는 눈이 고왔다고는 할 수 없었다.

“오빠, 나가자.”

순식간에 앞치마를 벗고 코트를 챙긴 손강희가 자연스럽게 팔짱을 꼈다.

“왜 이래? 부모님 보시면 어쩌려고.”

“보라고 그러는 거지.”

“그러다 예전처럼 도마 날아오면 어쩌려고.”

“아유~ 괜찮아요. 벌써 오빠한테 시집가기로 했다고 말했거든요.”

뻔히 장난인 걸 알지만 덜컥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서빙 이모가 놀란 눈으로 보고 있으니 난감하기도 했고.

서둘러 바깥으로 나왔는데…….

“오빠, 우리 집으로 가자.”

“뭐?”

“나 배고프단 말이야. 근데 이 동네는 비싸기만 하고, 또 오빠도 밥 먹었다면서.”

“그, 그렇기는 한데.”

거의 끌려가다시피 움직이는데, 손강희는 여전히 말이 많았다.

“여기 라멘집은, 계절 한정 굴라멘이 최고더라. 비싸서 문제지.”

“원래 이 자리가 송씨네 분식이었는데, 가게 옮기고 나니 잘 안 가지게 되더라고. 너무 깔끔해져서 옛날 분위기가 안 나.”

“오빠! 저 집은 비빔라면이 맛있다. 깻가루랑 김 가루 엄청 뿌려주는데 고소하고 달달해.”

아무래도 대학생이 아닌 면 평론가로 전직하기로 한 모양이다.

아주 그냥 동네 가게들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이야기해 주는데, 머릿속에 무슨 검색 엔진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그러던 손강희가 걸음을 멈췄다.

“오빠도 분식집 하니까 하나하나 알려주는 거지. 참고하라는 거야.”

“아, 그래서.”

“그리고 이 집은…….”

“엉? 여긴 전혀 음식점같이 안 보이는데?”

“우리 집!”

“헐.”

지대가 약간 높긴 하지만 제법 큰 이층집이었다.

얼핏 봐도 70평은 넘을 듯했는데, 마당도 깔끔했고 4인용 야외 테이블도 보였다.

“이 층이 내 방 겸 작업실. 이쪽 계단으로 오면 돼.”

“너, 자랑하려고 부른 거지?”

“어? 들켰네.”

그러면서 배시시 웃는데, 기분이 살짝 묘해졌다.

이 층으로 올라가 현관문으로 들어서자,

“대박.”

“놀랐지?”

“어.”

진심으로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정면 주방에 무려 양문형 냉장고가 두 대나 있었다. 그 옆에 있는 건 커다란 냉동고에, 김치 냉장고도 따로였다.

“나도 이 정도는 아닌데. 너 무슨 장사하냐?”

“에헴. 우리 식당 메뉴 김치찌개 개량한 게 저랍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도 나중에 가게 낼 생각이야. 오빠 망하면 내가 고용해 줄게.”

혹시나 나중에 잘되면 얘를 스카우트하려고 했는데, 졸지에 당하게 생겼네.

“그리고 빨리 그거 줘.”

“어? 너 어떻게 알았어?”

“참기름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왜 몰라. 그거 나 먹어보라고 가져온 거잖아.”

“귀신이다, 귀신. 먹깨비 귀신.”

가방에서 찬통을 꺼내 내밀었다.

그걸 받아 든 손강희는 식탁에 올리더니 냉장고에서 밑반찬 몇 개를 꺼냈다.

찬통이 열리고 가지런히 쌓인 김밥이 등장했다.

“흐음. 이거 맛있다.”

“정말 괜찮아? 좀 싱겁거나 하지 않고?”

“딱 적당한데?”

“그게…… 맛이 좀 심심한 것 같아서.”

솔직히 털어놨다.

원래 기본은 소고기 김밥하고 비슷한 맛을 내려 했다고. 그러다 할머니 조언으로 바꿨는데 뭔가 포인트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우리 가족들은 현지 빼고 다 좋은 말만 하니 냉정한 평가가 안 나올 것 같았고.

“한 줄만 원래 스타일의 김밥이야. 그것도 먹어봐.”

“으음. 이것도 맛있네. 딱 김밥만 먹으면.”

“포인트는 뭔지 알겠지?”

“어. 확실히 고기 김밥 느낌이긴 해.”

갑자기 손강희가 미소를 지었다.

“나 찾아온 게 정답이네. 확실히 뭘 고민하는지 알겠어.”

“그래서 점수는?”

“그 전에 잠깐만 기다려 봐!”

손강희는 서둘러 움직이더니 냉장고에서 이런저런 재료를 꺼내, 라면을 끓여왔다.

황당하게도, 이건 우리 가게 라면에 가까웠다.

“너 이걸 어떻게?”

“해물 육수 팩 + 사골 분말 반 티스푼에 베이컨. 이 정도면 대충 흉내가 가능하더라고. 오빠네 라면처럼 제대로 된 맛은 아니지만.”

살짝 국물 맛을 보니 깔끔함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건 이거대로 괜찮기는 하네.

“블로그에는 요리한단 이야기가 없던데?”

“히, 그건 나중에 공개할 거야. 일단 라면이랑 김밥 같이 먹어봐.”

“어, 알았어.”

라면을 먹고, 김밥 맛을 음미했다.

그러길 서너 번.

이제야 덕순 할머니가 말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진짜 내가 멍청했구나.

* * *

내가 왜 김밥을 만들었나?

이 원론으로 들어가니 답이 나왔다.

일단 메뉴가 라면 하나뿐이었다.

김밥은 여기에 어울리는 음식이면서 호불호가 거의 없었고, 준비만 철저하다면 금방 만든다.

그런 사정들을 고려해서 선택해 놓고, 오히려 김밥 그 자체에 몰입해 버렸다.

물론 김밥 역시도 하나의 요리이긴 하다.

하지만 그 맛이 튀어 오히려 라면을 해쳐 버린다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되는 것이다.

손강희의 지적은 그거였다.

덕순 할머니가 양념을 줄이라고 한 것도 그래서일 거고.

“역시 이 정도 담백한 게 라면하고 딱이구나.”

“맞아. 사실 맛 자체는 이쪽이 훨씬 좋은데, 라면하고 먹기에는 약간 죄책감이 생긴다고 할까?”

“죄책감?”

“라면도 기름이 많잖아. 여기에 소고기 김밥이면, 염분 문제도 있어서 다이어트할 때는 좋지 않지.”

현지와 혜리가 참치 김밥을 반대한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솔직히 난 이쪽이 더 좋아.”

“맛이 강하지 않아서 오히려 좋다라…….”

“요즘 젊은 애들도 좋아할걸? 담백하고 특히 당근이 많아서 식감도 괜찮고, 또 샐러드 같은 느낌도 들고.”

조목조목 늘어놓으니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다.

“오케이. 그럼 이걸로 결정! 그건 그렇다 치고, 너 블로그에 글 안 올렸더라?”

“그게…….”

손강희는 잠시 주저하더니 엉뚱하게 김밥을 가리켰다.

“솔직히 내 블로그 보고 맛집 찾아가는 사람들도 많거든. 그런데 메뉴가 라면 하나뿐이잖아. 그것 때문에 글을 써놓고 못 올리고 있거든.”

“아! 그래서…….”

“일단 라면하고 김밥 하나만 가지고 좀 부족한 느낌이 들더라고.”

“메뉴는 천천히 늘려가야지. 나름 계획이 있거든.”

과유불급.

지나치면 아니 한 만도 못하다.

가게 여건을 생각하면 단번에 메뉴를 확 늘리기가 어려웠다. 만들 줄 몰라서가 아니라, 하나하나 최대한 정성을 들여서 손님들에게 대접할 생각이었으니까.

하지만 가게 여건도 생각해야 했다.

실제로 전포동 일대 가게를 틈틈이 다녀봤는데, 혼자 장보고 음식 하는 곳은 많이 없었다. 홀서빙을 제외해도 최소 두세 명이고 진짜 혼자 하는 곳은 행복 분식보다 규모가 작았다.

하루 서른 그릇에서 오십 그릇.

그 정도가 아마 최대치가 아닐까?

임혜리 덕분에 하루 백 그릇의 라면을 팔고는 있지만, 더 확장하는 건 당분간 무리였다.

일단 임수원이 졸업하면 일을 적당히 넘길 생각이다.

호영이 녀석도 일 시켜달라고 하긴 했지만, 글쎄. 아무래도 사람을 빼 와야 하니 태수 생각도 해야 했다.

어쨌든 인원이 늘어나야 뭐라도 해볼 게 아닌가.

“오빠~ 앞에 예쁜 아가씨를 놔두고 무슨 생각을 하시나?”

“어? 아, 그냥 이런저런.”

“어쨌든 라면하고 김밥만 가지고는 손님들을 끌 만한 매력이 없어. 뭔가 다른 게 필요하다는 거지.”

“너네 가게도 메뉴는 하나잖아.”

“오빠. 단가가 달라요. 우린 한 그릇에 8,000원. 여기에 소주 매출이 제법 된답니다.”

확실히 손강희의 말이 맞았다.

하지만 행복 분식의 지향점은 다른 방향에 있었다.

보다 많은 손님들이 즐겁게 식사할 수 있는 가게.

그게 목표였기에 하루 한정 메뉴만 내고 있는 거니까.

“오빠는 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은데.”

“고민하고 궁리하고 연구하고 탐구해야 좋은 음식이 나오는 법이지. 그래야 먹는 사람도 행복하고.”

“난 많이 벌 건데? 어마어마하게 큰 가게도 내고, 돈 많이 벌어서 아빠 엄마 행복하게 해주는 게 꿈이거든.”

자신이 말해놓고도 순간 울컥하는지 손강희는 슬쩍 시선을 피했다.

난 충분히 이해가 됐다.

어릴 때부터 많이 아팠던 아이였다.

병원비로 온 식구가 갖은 고생을 했으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겠지.

나도 모르게 손강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기특하네.”

“아니, 돈 많이 벌어서 음식 잘하고 말 잘 듣는 남편감 만나려고. 헤헤헤.”

“근데 너 그거 아니?”

“뭘?”

“많이 뻔뻔해졌어. 은근슬쩍 말도 놓고.”

“그거야…….”

순간 손강희의 눈빛이 달라졌다.

분명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슬쩍 소름이 돋았다.

설마 내가 짐작하는 그건 아니겠지?

* * *

“여자가 적극적일 때는 다 이유가 있다.”

“엉? 뜬금없이 무슨 소리냐?”

당황해서 툭 묻자, 현지는 말없이 씨익 웃기만 했다.

생각해 보니 이 녀석, 강희랑 제법 친했었지.

“근데 오빠. 나 김밥 좀 해주라.”

“넌 소주에 김밥이 들어가냐?”

“피자에도 소주 마시는데 김밥이 대수가.”

저 녀석의 괴랄한 취향에는 답이 없다.

결국 김밥과 라면을 만들어 바치자마자 젓가락을 들더라.

후루루룹-

끄억.

“흐음, 이제 알겠다.”

“뭔 소리냐?”

“육수다. 김밥 재료 만들 때 육수를 넣으니까 라면하고 잘 어울리는 거다. 미묘한 상호작용이 있는 것 같다.”

“확실히 그럴지도.”

“하여간 맛은 있네.”

그 직후, 현지의 눈이 좀 풀렸다.

뜬금없이 임수원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피식 웃는 게 아닌가.

“우리 강아지, 이제 곧 졸업하지?”

진짜 임수원을 개라고 생각하는 건가?

더 황당한 건, 꼬리가 있다면 마구 살랑댈 것 같은 분위기라는 것.

“누나가 졸업 선물로 맛있는 거 사줄게. 사료 어떤 게 좋아?”

쿨럭, 쿨럭.

임수원이 연거푸 기침하는 순간, 결국 난 동생을 위해 비장의 선택을 했다.

약간의 폭력이 동반된.

“취했다. 눕히자.”

무슨 수로 기절시켰는지는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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