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 미안해 친구야 (2)
"이게 뭐야? 너 아직도 이런 거 보냐?"
최동석, 나랑 절친이라면 절친이지만 나와는 좀 레벨이 다른 인간, 아마 평소에도 같이 학교 다니고 동아리에서 만나서 같이 보낸 시간은 많았지만 스스로도 나보다는 자기가 한 단계 윗등급의 인간이라고 여기지 않았을까?
인간이란 자신은 과대평가하고 타인은 과소평가하는 기질이 다 있다고 하니까 말이야.
미디어에 노출되는 정치인들보면 다 멍청해 보이잖아? 나름 엘리트 코스를 밟아서 올라간 사람들인데 말이지..
아무튼 최동석은 객관적으로 봐도 나보다 클래스가 높은 하이클래스의 인간이었고 그러니 나를 어떻게 봤겠어?
한심한 찐따?
그런 느낌..
그런데 그런 동창생 녀석이 뜬금없이 술집 앞에서 여자 엉덩이 사진을 내민다?
그냥 어디서 야동..야사라고 하나? 그런 것 폰에 저장하고 다니나 그런 생각을 했겠지..그래서 바로 다음 사진을 보여줬어...
다음 사진은 첫 번째로 나온 탐스러운 엉덩이 바로 옆에 내 얼굴이 보이는 사진이었어.
"이건 합성은 하니지?"
"나, 컴맹인 거 모르냐? 나 그런 거 할 줄도 몰라. 뭐, 못 믿겠다면 더 이상 말해서 뭐하냐."
최동석은 휘파람을 불었다.
"녀석 제법이네. 이거 진짜 여자랑 같이 찍은 사진이라는 거지? 와, 진짜 섹파야?"
동석이 녀석은 지네 엄마, 사진 속의 탐스러운 엉덩이가 지네 엄마 엉덩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섹파니까, 이런 것도 찍게 해주지. 뒤로 더 있어."
지난 번 동석이 엄마와 미용실에서 섹스를 하던 날, 노트 주식회사의 첨단 시스템? 뭐, 대체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상황을 여러 개의 카메라? 같은 것들로 다 찍고 있었고,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영상과 사진을 보존 중이었다.
나는 그걸 살펴보다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도 미용실이나 동석이 엄마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을 장면을 스틸컷으로 만들어 따로 저장을 해두었던 것이다.
보통 남자가 여자랑 섹스하고 무슨 사진 찍으면 여자 얼굴 나오고 남자 얼굴은 안 나오게 그렇게 찍는 게 문제가 되잖아?
내 경우에는 반대였어. 왜냐?
주변에 내가 좀 찐다라고 알려져 있으니까, 좀 과시하고 싶었다고나 할까?
나도 여자랑 섹스하고 있다고...이런 걸 좀 알리고 싶어서 일부러 내 얼굴이 잘 나온 사진들을 뽑은 거야.
참, 나도 골떄린다. 하지만 어쩌겠어. 아직 여자 경험도 없고 한평생 찐따로 살다보니 이렇게 된 것 같더라고..
인간은 자신이 갖지 못한 것, 결핍을 욕망하는 거 아니겠어?
플레이보이 그런 이미지가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다들 플레이보이니 인기 좋은 바람둥이를 여자들도 은근히 좋아하더라고..
반대로 여친 없는 남자라고 하면, 별로 매력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래서 있는 애들이 계속 바람도 피우지, 없는 애들은 전혀 안 되는 그런 거라는 거지..
아무튼 나도 내 능력으로 여친을 만든 건 아니지만 운빨도 능력이라면 능력이지, 우연히 오나홀 노트를 주운 것도 내 운이고 능력 아니냐?
어쨌든 지금도 졸라 골때리는 상황이 된 거야..
동석이 엄마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벌리는 약간 얼빵해 보이는 내 얼굴, 그러니까 지네 엄마 엉덩이를 벌리는 내 얼굴이 나온 사진을 동석이 녀석은 재밌다고 크큭 거리며 보고 있으니 말이야..
뭔가 차이나 스타일 아니냐?
중국쪽 무협이나 영화들 특징이 배신에 배신을 때리는 그것도 제일 가까운 놈이 배신 때리는 그런 게 많거든..
그런 영화들 보면 주인공을 속이는 애가 짓는 야비한 미소 같은 게 있어, 내 입가에도 딱 그런 미소가 비릿하게 번지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더라고..
내가 주인공이 될 팔자는 역시 아닌가봐..빌런이라는 말인가?
그런데 공자왈 맹자왈 하는 주인공보다는 자기 욕망에 충신한 빌런이 요새 트렌드 아니냐?
중요한 건, 나잖아.
인생 뭐 있어, 자기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거지..
지금 내가 원하는 건 짜릿한 쾌락, 약간은 비도적인 성적 긴장감을 가지고 줄타기를 하는 서스펜스라는 거지.
"어때, 이 엉덩이 죽이지 않냐?"
"뭐 하는 여자냐? 이렇게 보니까, 엉덩이가 외국 여자 같아 보이기도 하는데? 설마 외국인?"
크큭..이 여자가 외국인이면 너는 혼혈이냐?
"그런 건 아닌데 한국인도 늘씬하고 몸매 좋은 애들 있잖아. 이 여자도 서구적인 체형을 가지기는 했지. 동석이 너도 키도 크고 서양인 체형이잖아?"
최동석은 고객를 까닥거렸다. 뭐, 지 키크고 잘생긴 건 지도 인정한다는 그런 느낌..
"하긴 우리 누나나 엄마도 어디 가면 서양사람 같다는 말 많이 듣거든, 얼굴말고 체형이 말이야."
"그래? 아무튼, 사진은 이게 끝이 아니야. 이걸 보라고."
나는 보여주는 김에 그 뒷부분 소파를 잡고 있는 동석이 엄마의 보지 속으로 자지를 넣고 있는 섹스씬까지 찍힌 사진도 연달아 보여주었다.
"와, 대박이네, 이거 어떻게 찍은 거야? 허락받고 찍은 거냐? 아니면 몰카?"
"어?"
몰카? 허락받고 찍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가 찍은 것도 아니니까 몰카는 또 아니지, 그냥 초자연적으로 찍힌 심령사진? 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지, 다 허락받고 찍지, 함부로 이런 사진 허락 안 받고 어떻게 찍냐? 요새 그러면 바로 구속이야. 안 그래?"
"대단하네, 여자가 이런 사진도 찍게 허락한다는 거야? 하긴, 얼굴은 너만 나오니까 괜찮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아무리 남자라도 이렇게 얼굴 나와도 되는 거냐?"
"어떠냐? 남자에게는 다 훈장이잖아, 안 그래."
졸라 모순인 게 남자랑 여자랑 섹스를 하는데 이렇게 사진 같은 것 공개되면 여자만 죄인 취급을 받아요. 대체 왜 그럴까?
페미니즘적인 시각에서 보면 이건 사회적 구조적 문제겠지..그런데 알고 보면 인간이라는 종특일 뿐이야.
인간은 발정기가 없잖아? 대신 금기가 있지, 여타 동물들과 달리 특정 시기에만 섹스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계속 섹스만 할 수도 없으니까, 금기를 통해서 조절을 한다는 말이야. 그리고 그 금기는 여자의 신체에 존재하는 거지,
어쨌든 이건 남녀간의 불평등이나 여성해방으로 절대 해소가 안 되는 거라고 봐, 그냥 이렇게 생겨먹은 거야, 신의 뜻이고 어찌할 수 없는 자연적인 구조인 거지, 사회적인 구조가 아니냐.
"넌 오히려 자랑스럽다 그런 말이냐?"
"그렇지, 동석이 너도 내가 섹파가 있다고 하니까 좀 달리 보이지 않아?"
"음, 하긴 좀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남자다워 보이기도 하네, 이제 진짜 남자가 된 거냐?"
"진짜 사나이는 군대 가야 되는 거겠지만, 아무래도 여자랑 섹스를 해보니까 좀 달라진 것 같기는 해, 세상을 보는 시야도 달라지고, 자신감도 생기도 다른 보통 여자들 앞에서도 뭔가 좀 당당해졌다고나 할까?"
"와, 제법인데. 이제 섹스 마스터가 되신 건가?"
최동석은 내 이야기를 듣고 재밌어 하고 고개도 끄덕이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진지하게 듣는 건 아니었다.
확 말해줄까?
니네 엄마랑 나 했단 말이다. 이 요염한 엉덩이를 가진 여자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최동석 너의 가장 소중한 엄마라고...
하지만 선이라는 건 넘지 않을 때 더 아슬아슬한 법이지, 그걸 넘게 될까 아슬아슬한 스릴 말이야.
막상 넘는다고 해도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스릴이라는 건 금기를 넘는 스릴이라는 건 그 찰나의 순간에 존재할 뿐이라고 어디선가 주워들었다.
넘는 순간 짜릿한 쾌감은 사라지고 냄새나는 역겨운 시궁창만 남는 거지..
"자, 이만하면 다 본 거지."
나는 최동석이 보고 있던 폰을 다시 잡았다.
"어쨌든 굉장하네..."
최동석도 상황 파악은 잘 안 되고 있었지만 사진속의 여자의 몸매에는 감탄을 하고 있었고 그리고 그건 술자리로 돌아와서도 다른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이 되었다.
"야, 진짜? 사진이 있었어? 나도 보여줘."
"나도..볼래..나도.."
웃기는 상황이네, 그냥 최동석에만 보여줄라고 했는데 오히려 녀석이 다른 애들에게 사진의 존재를 막 퍼뜨리고 말았으니,
"야, 진정하고, 그냥 조용히 봐라, 뭐 별 건 아니야, 너희들도 성인인데 다들 하고 그러지 않아? 여친이랑?"
이제 막 스물, 성인에 문턱에 들어선 녀석들은 여친이 있는 놈들도 제법 있었지만 아직 섹스는 못 해본 녀석도 꽤 있었다. 물론 나도 얼마 전까지는 거기에 포함이고 말이다.
"대박이네, 진짜 몸매 좋다. 가슴도 이렇게 커?"
다들 놀라는 건 혜정이 아줌마의 풍만한 유방의 압도적인 사이즈, 이건 아무리 봐도 젊은 여자의 가슴은 좀 아닌 것처럼 보였다. 유두도 좀 색이 짙어서 어딘지 연륜이 느껴지는 사진이었다.
"야, 솔직히 말해, 이 여자 누구냐? 어린 여자는 아닌 것 같은데..이 빨통을 보니까 연식이 있는 빨통이야, 이거 봐, 유두가 어린 애들은 이런 색이 안 나와요."
"크큭, 연식 있는 빨통은 또 뭐야?"
최동석이 갑자기 웃겼는지 막 웃기 시작했다.
아 씨발, 이거 웃긴 거냐? 동석아 그거 웃기냐? 넌 웃으면 안 되는데..
하여간 이런 사진은 원래 남에게 보여주는 게 아니기는 한 모양이다. 다들 여자를 무슨 창녀에 걸래 취급하며 빨통이 어쩌고, 보지가 어쩌고 그렇게 품평질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도 소중한 여자라고 생각했으면 이렇게 사진을 내돌리고 있지는 않을 텐데, 일단 친구엄마라는 관계가 앞으로 결혼하고 그럴 것도 아니고...
지난번에 섹스를 하면서 동석이 엄마의 불륜 같은 사생활을 알고 나니 좀 환상도 깨진 상태라 나도 동석이 엄마 사진을 막 돌리면서도 별다른 죄책감도 없었다.
무엇보다 내가 시작한 일이 아니라 아줌마 친아들인 최동석이 주도해서 사진을 보여주게 된 거잖아?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동석이 엄마의 화끈한 엉덩이와 빨통? 사진 공개로 나는 동창회 술자리에서 그야말로 인싸가 되고 말았어.
덕분에 아줌마의 알몸은 내 친구들의 술안줏거리가 되어서 두고두고 씹히게 되었지만 말이야..
동석아, 미안하데이..그래도 우리 친구 맞제?
어쨌든 한 번 친구는 영원히 친구 아이가?
***
술자리가 끝나고 비틀거리며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커다란 택배가 와 있었다.
발신인은 노트 주식회사? 이놈들 또 뭘 보낸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