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 벌게임 서윤희 (2)
“엄마, 난 친구 만나고 올 건데. 외출해도 되지?”
형준이가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나와 서윤희를 힐끔거렸다.
“그래, 공부 다 했으면 괜찮아. 대신 너무 늦게까지 돌아다니지는 말고.”
“어, 알았어.”
돌아서 나가던 형준이는 뭔가 이상한 듯 뒤를 슬쩍 돌아봤지만 이내 밖으로 나가버렸다.
“형준이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며칠 사이지만 이제 공부도 열심히 하고요.”
“음, 그게 다 선생님 덕분 아니겠어요?”
“아,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고요.”
서윤희도 따로 회초리로 때린 것도 아닌데 며칠 사이에 나에 대한 태도가 형준이 못지않게 달라져 있었다. 크큭..아들은 나무 회초리, 엄마는 저승사자 회초리 때문인가?
아니지, 이게 내 육봉 회초리를 맞아야 하는 거지?
어쨌든 남자가 여자 유혹하는 것과 여자가 남자 유혹하는 거 어느 쪽이 쉬울까?
물론 케바케가 답이겠지만 그래도 아무래도 그냥 원나잇이라면 여자가 더 쉽겠지. 사실 섹스하자고 하면 남자 입장에서는 진짜 내 취향이 아니어서 도저히 자지가 서지 않을 정도만 아니면 어지간하면 땡큐잖아?
여자들도 속마음은 잘 모르겠어, 사람마다 다르겠지. 섹스하는 거 좋아하는 여자들은 그냥 자지 달린 놈이면 다 하고 싶을까?
아무튼 서윤희 정도의 미녀라면 좀 까다롭겠지, 뭐, 그런 이론이 있더라고 여자들이 남자들을 더 고르고 까다롭게 구는 게 임신가능성 때문이래,
임신하면 여자들은 10개월 동안 아이랑 같이 있어야 하잖아? 임신기간 말이야. 그동안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에 섹스 특히 임신가능성이 있는 섹스는 여자에게 불리하고 그에 비해 남자들은 씨를 퍼뜨리려는 본능이 있어서 섹스는 손익계산을 해보면 남자에게 유리한 구조라는 거야.
그래서일까? 여자들이 이것저것 따지는 건 자연?스러운 건데 아무튼 그게 요새는 너무 심해져서 남자 입장에서는 좀 골치가 아프지,
연애도 남자가 섹스 한 번 하려면 여자들 비위를 맞추고 아무튼 피곤해. 하지만 여자 입장에서 남자를 유혹한다면?
그것도 여자들이 꿈꾸는 로맨틱한 연애가 아니라 그냥 원나잇 상대를 지정해서 벌게임을 해야 한다면 어떨까?
크큭..뭔가 꼴때리는 상황이야..아무튼 서윤희도 말을 꺼내기가 쉽지는 않는지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대화를 시작하더라고.
“그럼, 사귀는 여자친구는 없어요?”
“예, 저 같은 놈이 여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죠. 인기가 없는 스타일이거든요.”
“왜요? 귀엽게 생겨서 누나들이 좋아할 것 같은데.”
“그런 누나들 없던데요.”
크큭..이렇게 서윤희랑 거실에서 단둘이 커피 마시고 있으니까 무슨 소개팅 나온 느낌이야. 소개팅 나가면 여자 앞에서 진짜 등신 같은 이야기 할 때가 있잖아?
여자들은 그냥 들으면서 재미없다 이런 표정 지으면서 말이야. 그런 애들 보면 막 화가 나더라고, 아니 내가 개그맨이야? 돈 받고 업소에 출연한 거냐고? 내가 웃겨야 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당연히 소개팅 나가면 남자가 재밌게 해줘야 하는 줄 아는 애들도 꽤 있더라는 거지,
물론 소개팅 자리에 불러주는 사람도 없지만 말이야..
아무튼 약간 소개팅 분위기인데 뭔가 입장이 반대가 된 느낌이더라고, 앞에는 예쁜 여자, 연상의 아주 섹시한 느낌의 밀숙한 몸매의 미시 그것도 무려 현직 탤런트야..크큭..거기에 유부녀..
이런 여자랑 소개팅하는 것도 쉽지는 않지, 아니 불가능이지, 무슨 유부녀랑 소개팅을 해?
어쨌든 소개팅이든 뭐든 여자랑 데이트하고 그러면 초반에 남자가 좀 아쉽고 그렇잖아?
나만 그런가?
아무튼 그런데 지금은 입장이 반대로 완전 형세역전이야. 나한테 그렇게 거만하게 굴던 탤런트 서윤희가 지금 나랑 섹스를 꼭 해야 하는 상황 그것도 아마도 이번 주말에는 해야 하는 상황이지, 주말 지나면 나는 학교에 나가야 하고 아무튼 타이밍이 이번 주말이 딱 좋고 그다음은 없으니까..
그리고 지금이 금요일 마지막 과외 수업이었고 내가 다시 올 일은 다음 주까지 없다는 거지, 앞으로 3일이 더 남기는 했지만 오늘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는 말이야.
보통 일본에서는 이런 날 승부팬티 그런 거 입고 나온다던데..여자들이 승부팬티라는 게 있데...남자 꼬실려고 입는 졸라 야한 팬티..티팬티나 망사 그런 거겠지? 더 나가면 갈라팬티라고 하나? 오픈형 그런 것도 있지만 솔직히 그건 좀 너무 오바고..그냥 나는 티팬티 정도면 충분히 야하다고 생각하니까..
서윤희도 평소에도 티팬티를 입기는 하지만 오늘은 더 야한 걸로 승부팬티를 입고 나왔으려나?
“음..저기..주말에는 뭐해요?”
“주말요?”
주말에 만나자는 건가? 하긴 이번 주말 넘기면 좀 시간적으로 어렵지 그리고 지금 약속을 잡아야 주말에 만나야 할 테고.
서윤희와의 대화는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툭툭 끊기는 느낌이었다. 보통 소개팅에서 이러면 애프터고 나발이고 거의 끝난 거지만 지금은 여자인 서윤희 쪽에서 필사적인 상황,
내가 재밌게 대화를 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배짱을 부리듯 맘대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주말에는 집에 있을 건데요.”
“어머, 날씨도 좋은데 집에만 있다니 좀 그렇다, 한창 나이인데 나랑 드라이브라도 할래요? 내 차 컨버터블이라 탑 열고 드라이브하면 요즘 같은 여름에는 정말 좋은데..”
“컨버터블요?”
“예, 포르쉐 911 카레라 타고 다녀요. 차 좋아해요?”
“아뇨, 면허도 없습니다.”
“음, 그렇구나.”
크큭. 소개팅 나가서 여자 앞에서 차 좋아해요? 드라이브 할까요? 이러는데 면허도 없습니다. 이러면 여자 표정 볼만하겠지? 하지만 서윤희는 자기가 아쉬운 쪽이라 면허가 없다는 나의 찐따 같은 말에도 애써 미소를 지으면 고개를 끄덕여 주었어.
뭐든지 다 이해하겠다는 듯이 말이야..
“운전은 내가 하면 되니까, 그럼 드라이브 할래요? 양평이나 그런데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요.”
“전, 주말에 바쁜데요.”
“왜요? 무슨 약속 있어요? 여자친구도 없다더니?”
“여친은 없는데 집 청소를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옥탑방에 사는데 요즘 청소를 안 했더니 집이 눅눅하고 장판을 밟으면 쩍하고 붙었다가 떨어질 정도로 아무튼 집이 엉망입니다. 안 좋은 냄새도 나고요.”
“어머, 세상에. 우리 아들보다 좀 더 나이가 많은 학생이 그렇게 산다니까 왠지 안쓰럽다. 그럼 내가 청소해줄까요?”
“예? 청소요?”
***
주말, 성태의 옥탑방.
어차피, 답정너 식의 대화였다. 어떻게 해서든 서윤희는 나랑 주말에 만나야 하는 상황, 영화나 드라이브 같은 데이트였으면 더 편했겠지만 난 일부러 서윤희를 좀 골려줄 생각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서윤희를 다른 곳도 아닌 내 옥탑방으로 유인?을 한 것이다.
날 무시하던 강남여자 서윤희가 내 냄새나는 지저분한 옥탑방에 온다면 어떨까?
서윤희가 아니더라도 정상적인? 여자라면 질색을 할 곳이 틀림없기는 하다, 솔직히 내 방이지만 나도 가끔 어찔어찔할 때가 있으니까.
“들어오세요. 너무 누추하지만요.”
서윤희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어머, 진짜 청소는 안 하고 사는 모양이에요.”
서윤희가 주말에 우리집에 온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집을 치우고 그런 것도 전혀 없었다. 더 지저분하게 어질러 놓을까도 생각했지만 귀찮아서 포기..
“그런데 정말 청소를 해주신다고요?”
“그럼요. 우리 아들 과외선생님이고 또 혼자 사는 젊은 학생이 이렇게 돼지우리..아니, 지저분한 환경에서 사는 게 좀 가슴 아프기도 하고 그래서 청소봉사 좀 해주려고 하는데 괜찮죠?”
음, 봉사는 청소만 하는 게 아닐 텐데..방청소도 하고 자지청소도 해야 할 껄..크큭..
서윤희는 직접 운전을 해서 왔다는데 옷은 청소하기에는 전혀 안 어울리는 복장이었다. 흰색의 투피스 정장 스타일로 여름에 잘 어울리는 멋진 오피스룩? 느낌이었지만 짧고 타이트한 미니스커트는 몸매를 드러내기에는 좋지만 흰색의 미니스커트와 블라우스를 입고 청소를?
“그런데 그런 옷차림으로 청소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그냥 청소는 제가 할 테니까, 그냥 돌아가세요.”
“어머, 아니에요. 진짜 청소하려고 온 거예요.”
“장난치시는 건 알겠는데 청소를 바란 것도 아니지만 옷도 그렇게 입고 와서 무슨 청소를 한다는 겁니까? 솔직히 기분 나쁘네요. 사람 가지고 노는 것 같아서요. 제가 푼돈이나 받고 과외 하러 다니는 학생이니까 그렇게 우스워 보여요?”
평소에 누구한테 따지는 성격은 절대 아닌데 그냥 어차피 서윤희는 다 잡은 먹잇감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막 큰소리를 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난 누군가? 여긴 어딘가?
“오해하지 말아요. 성태 씨, 난 진심이니까. 진짜 진심으로 성태 씨에게 관심이 있어서 여기까지 온 건데. 그거 모르겠어요?”
서윤희 아줌마는 나의 차가운 태도에도 전혀 동요되지 않고 차분하고 또 부드러운 표정과 목소리로 나긋나긋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뭔가 졸라 여유있네..
남자한테 인기 있는 여자의 자신감인가? 내가 벗으면 안 넘어올 남자 없어..그런 거 말이야.
“진짜 청소를 하겠다고요?”
“예, 옷 때문에 그런 모양인데, 이 옷은 좀 불편하니까 잠깐 벗고 할게요.”
“예? 벗는다고요? 옷을 더 가져오신 건가요?”
서윤희는 작은 핸드백 뿐이었다.
갈아입을 옷이 따로 있는 건가? 안 보이는데..
“옷을 더 가져온 건 아니지만 겉옷은 좀 벗어놓고 하면 되겠죠.”
겉옷을 벗어? 설마? 이 아줌마..나의 상상을 뛰어넘는 건가?
아니나 다를까?
서윤희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짜 입고 있던 썸머재킷을 벗고 그 안에 입은 나시 블라우스까지 벗기 시작했다.
왠지 내가 놀라서 막기 전에 다 벗겠다는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그렇게 나시 블라우스를 벗고 그다음은 스커트까지 단번에 벗어 내리는 것이었다.
씨..씨발..다 알고 있는데도 막 놀라서 가슴이 벌렁벌렁거리네.. 이 아줌마가 참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