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화 > 벌게임 서윤희 (3)
크큭..와..서윤희, 이 여자가 급하긴 급한 모양이네. 그냥 저돌적으로 옷부터 벗겠다?
보통의 남자라면 이유 불문 여자가 옷을 벗으면 헤헤거리면서 좋아하겠지..
하지만 나는 이미 서윤희가 나랑 섹스를 해야 하는 상황을 잘알고 있잖아? 내가 설계자니까.
보통 남자라면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그러니까 여자 빤스를 벗기기 위해서 궁리를 하고 잔머리를 굴리는 게 보통이지만 이미 서윤희는 나에게는 사냥이 끝난 사냥감이나 다름없다는 말이지..
이건 말 그대로 유희에 불과한 거야.
그래서 조급할 것이 1도 없는 상황, 나는 느긋하게 상황을 즐기기로 했어.
“어머님, 정말 진심이시군요. 청소를 하기 위해서 옷을 벗을 생각까지 하시고. 살짝 감동했습니다. 저는 어머님이 그런 진심도 모르고 좀 오해를 했네요.”
이유 불문하고 여자가 스스로 옷을 벗었다는 건 몸을 허락한다는 의미잖아? 서윤희도 남자들과 수없이 관계를 가진 베테랑? 이라 이미 그런 건 잘 알 거고 남자들도 옷만 벗으면 그 전에 무슨 이야기를 했던지 상관없이 다들 섹스모드로 전환을 하게 마련인데..
나는 옷 벗은 서윤희를 보고도 앞에서 서윤희가 말한 청소를 하기 위해서 옷을 벗는다는 걸 순진하게? 믿는 것처럼 찐따 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서윤희도 답답해서 미칠 노릇일 거야.
뭐 이런 등신 같은 새끼가 다 있나? 싶겠지.
크큭..하지만 어때? 난 오히려 서윤희를 좀 골탕을 먹이고 싶거든, 일부러 내 자취방으로 오라고 한 것도 콧대 높은 강남 사모님을 아주 제대로 혼내주고 싶어서였으니까.
“그럼, 청소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뭐, 그래요. 후후, 맞아요. 이 방은 청소가 가장 급한 것 같네요. 그럼 시작해 볼까요?”
-서윤희의 시점-
뭐지? 저 머저리 같은 녀석 천하의 이 서윤희가 옷을 벗었는데 별 반응이 없잖아? 진짜 여자친구도 없고 여자랑은 못 해본 쑥맥인가?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야? 저승사자님이 1주일 내로 꼭 저 녀석이랑 섹스를 하라고 했는데..
일단 내 입으로 청소를 해주겠다고 했으니까, 하기는 해야 하는데.
원래 서윤희의 계획은 일단 오성태의 방에 들어와서 옷만 벗으면 끝난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지금까지 서윤희가 만난 남자들치고 서윤희가 옷을 벗기 시작하면 다들 침을 흘리며 그녀의 몸을 탐하기 바빴으니까 이번에도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 것인데..
인생에서 만난 수많은 남자들, 돈 많은 재벌부터 유명한 방송국 PD, 선배 연기자, 조폭 출신의 매니저에 이르기까지 만났던 남자들은 많았지만 공통점은 모두 서윤희의 육감적인 몸매, 몸뚱아리 그 자체를 원했고 갖은 감언이설로 그녀의 마음을 녹이려고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그녀를 사랑했던 것도 아니고 그저 하룻밤의 원나잇, 아니면 좀 자주 만나면서 섹파가 되기를 원한다는 것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서윤희도 그런 남자들을 이용해서 돈과 연기 기회, 라이벌의 제거 같은 원하는 것들을 하나씩 얻으면서 기브 앤 테이크를 철처하게 실현했던 것이다.
남자들이 원하는 것은 서윤희의 몸이었고 서윤희가 원했던 것은 남자들의 권력이나 돈, 아니면 인맥 같은 것들이었다. 서로 주고 받는 것이 확실한 거래였고 그 거래의 시작은 서윤희가 옷을 벗으면서 시작이 되었다.
남자 앞에서 옷을 벗는 순간, 그동안 의미 없이 주고받았던 모든 대화들은 단지 섹스를 위한 물밑작업이었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이제 남자와 섹스를 하는 것, 남자 앞에서 다리를 벌려주고 엉덩이를 벌리면서 남자의 자지를 보지로 받아들이는 원초적인 시간만이 남은 것이었다.
이제까지는 하나의 예외 없이 서윤희가 옷을 벗는 순간 남자들은 원하는 것을 얻었다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를 안기 시작했는데..
이 오성태, 이 머저리 같은 자식은 도대체 여자에 대해서 모르는 바보천치인가?
첫인상도 뭔가 흐리멍텅한 눈에 볼품없는 외모로 방송국에서 오래 생활하면서 잘생기고 성공한 남자들을 주로 보고 살았던 서윤희의 눈에는 악 소리가 나올 정도로 한심해 보이는 인간이었다.
그래서 아들은 형준이가 과외선생을 바꿔 달라는 이야기를 하자마자 바로 해고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형준이라면 서윤희의 아들로 엄마인 그녀가 누구보다 품성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성태라는 녀석이 진짜 마음에 안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저승사자 때문에 모든 것이 변했다.
뭐지? 저 새끼, 진짜 고자는 아니겠지? 고자는 모르겠지만 여자랑 안 해본 거 아냐? 내가 이렇게 앞에서 옷을 벗었는데 그 정도면 바보가 아닌 이상 눈치를 못 챌 수가 없잖아?
남자 앞에서 여자가 옷을 벗었으면 맘대로 해도 돼, 라는 신호인데 저 머저리는 설마 그걸 모르는 건가?
하지만 그렇다고 직접 내가 섹스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아무리 각오를 하고 찾아온 거지만 태어나서 내 입으로 남자에게 섹스를 해달라고 한 적은 진짜 한 번도 없었다. 먼저 남자들이 나를 원했고 나는 보통 여자들이 그러는 것처럼 애를 태우면서 딜을 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들을 먼저 얻어냈고 마지막에는 받을 것을 다 챙긴 후에, 선심 쓰듯 옷을 벗은 것이다.
일단 남자들 앞에서 속옷을 드러내기만 해도 그다음은 남자들이 나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다가와서 유방을 주무르고 키스를 하고, 엉덩이를 만지면서 다리를 벌리고 보지까지 차지한 것인데..
이런 건 처음이야..남자 앞에서 팬티와 브라만 입고 서 있는데, 청소 부탁합니다라니?
하지만 지금도 자존심을 다 버리고 여기까지 와서 옷을 벗었는데 내 입으로 팬티까지 내리면서 섹스하고 싶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고,
전혀 예상 못한 전개에 서윤희는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하지?
그렇게 정신이 혼미한 그녀 앞에 오성태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같이 청소를 하자고 먼저 방을 치우기 시작했다.
서윤희도 어색한 표정으로 그런 오성태와 같이 방 청소를 시작했다.
***
크큭..이것도 졸라 재밌는데.
미국인가? 서양 쪽에는 여자들 불러서 속옷 차림으로 청소해주는 그런 서비스도 있다고 하더라고..
여자 불러서 섹스를 하지 왜 청소를 시키냐고?
상상을 해봐?
집에 예쁜 여자가 찾아와서 비키니 같은 것만 걸치고 집 청소 해주고 있으면 느낌이 어떨 것 같아?
졸라 섹시하지. 그리고 서양은 귀족문화, 불과 100여년 전만 해도 노예도 있고 가정에 메이드라고 하녀를 부리던 나라야, 무슨 조선에만 상놈 양반이 있던 게 아니라고.
그래서인지 섹슈얼한 쪽으로 메이드 컨셉이 많은 모양이더라고, 그래서 청소나 음식을 만들어 주는 하녀도 일종의 성적 대상으로 보는 거지,
조선시대에도 일도이비삼기사첩...이런 게 있는데 으뜸은 남의 여자 훔쳐 먹는 게 최고고. 두 번째는 뜻밖에도 종년을 따먹는 재미가 버금간다는 것이 우리네 선비님들의 고견이었다는 말일세..
황진이 같은 기녀보다 오히려 집안에 노비년을 따먹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이 조선 유학자들의 일치된 학설이었어.
그러니까 서양에서 메이드, 특히 프렌치 메이드라는 섹슈얼한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도 이상할 건 없지,
집에서 청소를 해준다는 것이 은근 여자를 하녀처럼 부리는 느낌이잖아. 마치 종년처럼 말이야.
어쨌든 내 방에는 지금껏 여자가 들어온 건 집주인 아줌마 빼고는 서윤희가 처음이야.
솔직히 옥탑방 같은 곳에 여친이나 여자 동기들 데리고 오기 그렇잖아? 지저분하고 우중충한데 여길 어떻게 데려와? 그런데 강남의 펜트하우스에 사는 럭셔리한 미시 탤런트 서윤희가 지금 나의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방에 와서 그것도 팬티와 브라만 걸친 모습으로 내 방 청소를 해주고 있다고..
졸라 골때리는 상황 아니냐? 크큭..
“방이 지저분하죠? 냄새도 나고요?”
“음, 약간, 환기를 잘 안 하나봐?”
“여름이라 창을 열어 놓는데도 이 모양이네요. 집에 음식 쓰레기나 그런 걸 방치해서 그런 모양이에요.”
나는 구석에 있던 쓰레기봉투를 들어보였다.
“여기에 아무거나 다 쑤셔놓았는데, 음, 지금 보니까, 치킨 뼈들도 있고, 상한 식빵도 있고 완전 엉망진창이네요.”
“바닥도 너무 지저분하다. 걸레는 없어? 일단 좀 바닥 좀 닦아야겠어, 자꾸 발바닥에 뭔가 달라붙는 느낌이야.”
“아, 걸레요?”
걸레라면 바로 너 아니냐? 걸레년이 어디서 걸레를 찾아? 니 몸뚱이로 닦으면 되겠구만..
“걸레질은 제가 하죠.”
나는 걸레가 따로 없어서 쓰던 수건을 물에 적셔서 가져와서 말했다.
“아냐, 내가 할게. 나도 청소라면 잘해.”
“청소 같은 건 안 하실 것 같은 이미지인데요.”
“그거야 TV에서나 봐서 그러겠지, 요새는 도우미 아줌마가 청소를 하기는 하지만 나도 어렸을 때는 바닥 걸레질도 하고 다 했어.”
서윤희는 멘탈이 좋다고 해야 하나? 싸가지 없기는 한데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도 졸라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건 좋았다.
옷을 벗고 내가 뭔가 액션을 취해주기를 바랬겠지만 그녀의 유혹에 냉담한 아니 유혹을 전혀 이해를 못한 것 같은 나의 태도에 당황했을 법한데. 마치 아무 것도 모르는 꼬마신랑을 가르치는 연상의 신부처럼 여유 있는 태도로 진짜 내 방 청소를 열심히 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히려 나는 방바닥을 걸레로 빡빡 닦는 서윤희를 일어서서 흑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나의 시선을 아는 걸까?
내 쪽을 살짝 힐끔거리는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내가 보든 말든 오히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린 자세로 바닥을 걸레질하는 서윤희의 모습은 뭔가 비일상적이면서 관능적인 모습이었다.
말 그대로 엎드린 자세, 도기스타일로 섹스가 아니라 방바닥을 닦는 이 아이러니..평소에도 티팬티를 입고 다닌다는 그녀는 오늘도 당연히 흰색의 티팬티와 브라 차림이었다.
방바닥에 엎드려서 기다시피 방안을 돌아다니고 있으니 티팬티 사이로 드러난 엉덩이가 흔들거리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있다.
이 상황이면 그냥 달려들어서 뒤에서 덥썩 끌어안으면서..어머님, 지금 절 유혹하시는 거죠. 도저히 못 참겠습니다. 이래야 맞는 건데...
크큭..
“와, 걸레질 진짜 잘하시네요. 방바닥이 진짜 깨끗해졌어요.”
나는 내가 생각해도 찐따 같은 멘트를 내뱉고 있었어.
순간 서윤희의 맥 빠진 한숨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저기..성태 씨.”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