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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을 사용하는 방법
[[아육시 시즌2] 유군자 직캠]
[View 1,432,136]
“배, 배, 백 사십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대체 어떤 알고리즘을 탄 건지, 하루 사이에 조회수가 두 배 가까이 올라 있었으니까.
시작은 연지의 폭풍 영업이었다.
딸의 등쌀에 밀려 별 수 없이 군자의 직캠을 보게 된 연지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군둥이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어머, 얘 뭐니···.”
그 날만 1일 14군자를 시전한 뒤, 바로 본인이 활동하는 다육식물 키우기 카페에 접속.
[작성자 : 연지곤지맘]
횐님들^^ 좋은 오후예요~
다들 다육이와 즐거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우리 취미방에ㅎ 영상 하나 공유하려고 해요^^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이라는 예능인데요~
우리 딸이 어찌나~ 보라고 보라고 ㅎㅎ
사정을 해서 한번 봤는데 글쎄 호호
모처럼.. 가슴 뛰는 시간이었답니다 ^^;;
이쯤 되면 횐님들도 궁금하실텐데요~
아래 링크를 걸어둘게요~ 클릭해서 보시면 돼요
총각 이름은 유군자라고 하구..
어찌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르고 춤을 잘 추는지@[email protected]
특히 2분 18초부터 꼭 보시길 바래요~
정말로! 후회 없으실 겁니다~~ ^^
[영상 링크]
군자의 치명적인 매력은, 약 3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다육식물 카페 회원들을 잠식해 나가기 시작했다.
[어머^^ 총각이 처용무를~]
[요즘 보기 드문 예쁜 춤선이네요~ㅎ]
[아이고오,, 엄니가 누군지~ 밥 안 먹어도 배 부르것소,ㅎ]
[저기, 옆 카페에 퍼가도 될까요? 좋은 건 같이 보자구요 ^^;;]
[물론이에요~ 스크랩 허용 할게요^^]
다육식물에서 요리 카페, 반려동물 카페, 생활정보 커뮤니티까지.
순식간에 여러 카페 인기글을 점령, 곧 포털 전체 인기글에 군자의 이름이 떠올랐고.
10~30대가 주된 시청층이었던 군자의 직캠 영상에, 새로운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어머~ 열 번을 봐도 안 질리는~ㅎㅎ]
[2:18 여기만 몇 번을 보는지 모르겠네요~]
[안 그래도 요즘 슈퍼트로트 끝나고 볼 게 없어 적적했는데,,ㅎ]
[이제부턴 금요일은 우리 군자랑 함께해야겠어요~ㅎㅎㅎ]
[아이돌인데도 우리네 정서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콧대는 또 어쩜 이렇게 오똑한지~ 우리 바깥양반도 한때는,,^^;;]
[군자 영상 보다가 골프레슨 가는 것도 깜빡했네요~ 오홍홍]
새로운 시청층의 등장에 조회수는 날개라도 달린 듯 뛰어올랐다. 중장년층의 유튜브 피드에 군자의 얼굴이 뜨기 시작한 것이다.
5일차부터 급격하게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한 조회수는, 6일차에 마침내 200만을 넘겼다.
개인 직캠 영상 조회수 200만, 전 시즌을 통틀어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 심지어 영상 조회수는 여전히 가파르게 상승 중이었다.
연지는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다. 이게 엄빠들의 힘인가?
물론, 그 와중에 폭발적인 조회수를 시기하는 이들도 보였다.
[조회수 어뷰징 수준ㅉㅉㅉㅉㅉ]
[끌어들일 게 없어서 돌판에 아줌마 아저씨들을 끌어들임?ㅋㅋㅋㅋ]
[으으 댓글창에서 줌내 진동;;ㅋㅋㅋ]
[응 이제 알았다~ 이번 시즌 틀픽은 유군자구낰ㅋㅋㅋㅋ]
[아줌마들 뭔가 좀 짠함ㅠ 저러면 자기 픽만 비호감 되는건데]
그러나, 군자에겐 중장년 팬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쩔ㅋㅋㅋ에벱뻽베ㅔ뻽베벱ㅂ베~]
[꼬우면 악플만 달지 말고 영업을 해ㅠㅠㅠ]
[열등감 너무 없어뵘 ㅋㅋㅋ짠하네]
[줌내 타령ㅋㅋㅋ넌 너네 엄마한테도 줌내난다구 함?]
[응 틀픽 아니고 그냥 국민픽이야~ㅋㅋㅋㅋ]
[그래서 니 픽은 조회수 몇?ㅋㅋㅋㅋㅋ]
비록 안티 세력도 서서히 보이긴 했지만, 그 와중에도 직캠 조회수는 계속해서 300만을 향해 성장해 갔다.
집계 7일차, 어느새 조회수는 250만.
이것도 말도 안 되는 조회수지만, 목표치였던 300만까지는 힘이 조금 부족했다.
연지를 비롯한 군자의 팬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러나 알고리즘을 타고 활발하게 영상이 확산되던 시기는 이미 살짝 지나 버렸다.
임시 커뮤니티에 집결한 팬들이 필사적으로 화력에 힘을 보탰으나, 하루 만에 조회수 50만을 보태기는 어려워 보였다.
[view : 2,685,234]
집계 종료가 임박한 시점, 조회수는 약 268만.
유찬과 태웅의 영상이 각각 10만 정도를 기록하고 있었으나, 합계 300만까지는 12만 가량이 부족했다.
“에휴, 300만은 무리였나···.”
군자의 영상 조회수를 보며 작은 한숨을 내쉬는 연지였다.
하긴, 268만도 미친 숫자다. 이대로 집계가 끝난다 해도, 이 직캠 조회수는 아마 이번 시즌의 레전드로 남겠지.
게다가 유찬과 태웅의 조회수를 합친 것보다 군자의 조회수가 높으니, 군자만큼은 100코인을 가져갈 수 있게 됐고.
그 정도로 만족해야지 뭐.
그렇게 생각하며, 군둥이들을 위해 임시로 개설한 커뮤니티에 들어간 순간이었다.
[헐 ㅁㅊ]
[왜어ㅔ왜]
[ㅋㅋㅋㅋㅋ지금 권태웅 유튜브 쇼츠 검색해밬ㅋㅋㅋㅋㅋㅋ]
[쇼츠? 그건 또 왜?]
[ㅋㅋㅋㅋㅋ빨리 일단 검색ㄱㄱㄱㄱ]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머얔ㅋㅋㅋㅋㅋ]
[나도 보고옴ㅋㅋㅋㅋㅋ도랏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와중에 권태웅 직캠 조회수 소소하게 떡상중ㅋㅋㅋㅋㅋㅋ]
“권태웅?”
의아한 마음에 검색어를 입력한 연지의 얼굴에, 곧 함박웃음이 걸렸다.
[아육시 권태웅 테이저건 퍼포먼슼ㅋㅋㅋㅋㅋㅋㅋㅋㅋ.avi]
익명의 업로더가, 권태웅이 격렬하게 춤추며 노래하는 직캠 영상을 짧게 편집하여 웃기게 잘라 놓은 것이다.
댓글 반응 역시 폭발적이었다.
[지흐! 그흠! 부후! 터흐어! 프흘! 레히이! (원 가사 : 지금부터 Play)]
[ㅋㅋㅋㅋㅋㅋㅋ얘 왜 이렇게 인생 걸고 춤춤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2000년대초 예능 댄스 신고식 재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신이 뒤에서 머리채 잡고 흔드는것 같앜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든 개 열심히 할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삶이 지치고 힘들때마다 이거 보기로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 1화에서도 혼자서 조회수 300만 찍겠다고 어벤져스 어셈블 하고 다님ㅋㅋㅋㅋㅋ]
[어벤저스 좋아하는것도 ㅈㄹ초딩같닼ㅋㅋㅋㅋㅋㅋ]
[근데 그 와중에 힘 개 잘주긴하넼ㅋㅋㅋㅋㅋㅋㅋ강강강강 파워댄슼ㅋㅋㅋㅋ]
쇼츠의 유입 효과를 받아, 권태웅의 직캠 영상 조회수도 함께 상승했다.
10만, 15만, 20만···.
“어어?”
마침내 조회수 집계 시점인 자정.
[[아육시 시즌2] 유군자 직캠]
[View 2,691,323]
[[아육시 시즌2] 기유찬 직캠]
[View 122,561]
[[아육시 시즌2] 권태웅 직캠]
[View 272,355]
합계 조회수 3,086,239.
“···대박.”
유군자, 기유찬, 권태웅 팀이 ‘첫 번째 조건’을 클리어해 내고 말았다.
* * *
“짜아안-!”
챙그랑-.
첫 직캠 조회수 집계가 끝난 다음 날.
군자의 팀은 태웅의 집에 모여 소박한 축하 파티를 열었다.
커다란 페퍼로니 피자 두 판에 제로콜라로 건배를 나누며.
마침 <아육시> 2화가 방영되는 날이었기에, 작은 모니터에 아육시도 틀어 놓았다.
태웅과 유찬은 아직도 조회수 300만의 감동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 같았다.
“하아, 진짜 아직도 꿈 같아요.”
“그러니까. 아니 어떻게 혼자 270만을 찍냐고.”
태웅의 말에 군자가 웃으며 대답했다.
“정확하게는 이백 육십 구만 천 삼백 이십 삼이지.”
“그, 그걸 다 기억해요?”
“크크, 군자 너도 뿌듯하긴 했나 보다?”
군자가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269만이라.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숫자다. 신기함과 뿌듯함에 몇 번을 쳐다보았는지 모른다.
물론 목표한 300만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은 다소 아쉬웠으나, 모자란 부분을 동료들이 채워 주었으니 그것 또한 뜻깊은 일이었다.
“크크, 마지막에 태웅 형 쇼츠 터진 게 진짜 대박이었죠.”
능청스럽게 쇼파에 앉은 하현재가 잔을 들고 태웅에게 건배를 청했다.
“테이저 댄스! 나 그거 스무 번 넘게 봤다구요.”
“···하현재, 근데 넌 왜 여기 있는 거냐···.”
“에이, 그냥 좀 끼워 줘여어.”
“아니, 얘 누가 초대한 거야?”
“자 테이저 형님, 건배! 나 팔 떨어져요.”
“너희 팀 애들은 어디 두고.”
“걔네요? 다 손절했어요.”
“뭐? 왜?”
팀 얘기가 나오자 하현재가 한숨을 팍 쉬며 이맛살을 구겼다.
“아니, 뭐 같이 빡세게 연습 좀 해 보자고 해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그래?”
“연습용 타블렛으로 여자 아이돌 직캠이나 보고 앉았고.”
“그런 놈들이었어?”
“네. 다른 건 몰라도, 연습 똑바로 안 하는 거 진짜 개극혐이라고요.”
“그건 그렇지.”
“놀 땐 놀아도, 할 땐 제대로 해야되는 거 아님까?”
“너 이 자식···.”
그제야 권태웅은 하현재가 들고 있던 잔에 자신의 잔을 마주치며 씨익 웃었다.
“뺀질이 재능충인 줄 알았는데.”
“재능충은 맞는데 뺀질이는 아니라구여, 헤헤.”
“으으, 그 재능 나도 좀 나눠주라.”
“대신 형은 웃기자나요.”
그 사이, 군자는 거실 곳곳을 돌아보고 있었다.
장식장 위에 놓인 가족사진을 보며 군자는 자신도 모르게 흐뭇하게 웃었다.
이렇게 잘 보이는 곳에 가족 초상화를 놓다니. 권태웅, 좀 소인배 같긴 하지만 마음 속엔 효심이 가득한 친구구나.
“태웅아, 이 분들이 네 부모님이냐.”
“어, 그렇지?”
“지금은 어디 계시는지-.”
“아, 지금은 안 계셔.”
“!”
순간 군자의 가슴에 묵직한 돌덩이 하나가 내려앉았다.
내가 실언을 하였구나. 이 실수를 어찌 만회한단 말인가. 석고대죄밖에 답이 없다.
“실언을 용서하게!”
“···너 뭔 생각 하는 거야 임마···. 우리 부모님 안 돌아가셨어.”
“그, 그렇다면···.”
“지금은 외국에 계셔.”
“왜국에 계신다?”
아, 부모님이 왜국(倭國, 일본)에 건너가 계시는구나. 어디, 통신사로 나가 계시는 것인가? 어쨌거나 참으로 다행이로다. 군자는 크게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럼 웅이 형 혼자 살아요?”
“어, 한 2년 됐나?”
“외롭겠다···.”
“아니? 전혀 아닌데? 외롭긴 누가 외롭다고.”
태웅은 태연하게 말했으나 군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 편 한 명 없이, 고립된 곳에서 혼자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외로운지. 그건 군자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아니, 넌 외로웠을 거다.”
“아니라니깐?”
“틀림없이 그랬을 것이야.”
“아오, 아니라고 임마.”
태웅이 뭐라고 하든 별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군자가 태웅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젠 걱정 마라, 우리가 네 편이니까.”
“···그래, 고맙다 고마워.”
“녀석, 부끄러워 하긴.”
뒤이어 유찬, 그리고 현재까지 다가와 어깨 손에 동참했다.
“웅이 형, 부끄러워요? 헤헤.”
“아하, 권태웅 형 이런 캐릭터였구나아~”
“나가! 나가 이 자식들아.”
“아니, 아직 맛좋은 구라파 빈대떡이 남지 않았느냐.”
“그럼 갖고 나가아-!”
* * *
부산스러웠던 축하파티 겸 시청회가 끝나고, 바로 다음 날부터 다시 2차 합숙이 시작됐다.
첫 번째 촬영 날처럼 99명의 참가자가 모두 강당에 모였다. 곧 MC인 정해진이 등장하여, 지난 미션을 통해 코인을 획득한 참가자를 발표했다.
99명의 참가자 중, 100코인을 획득한 참가자는 총 17명.
33개의 팀으로 치뤄진 첫 번째 미션이었기에, 딱 절반 가량의 팀만이 코인 획득에 성공한 셈이었다.
그리고, 아직 이름이 불리지 않은 유일한 참가자.
“마지막으로, 유군자 참가자.”
“네.”
“유군자 참가자는 팀 조회수 합산 미션과 개인 조회수 비교 미션을 모두 성공하여, 총 200코인을 획득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와 환호성, 질투의 시선이 촬영장을 가득 메웠다. 99명의 참가자 중 유일하게 200코인을 획득한 것은 군자 뿐이었으니까.
박수 소리가 멎자, 곧 무대 앞에 커다란 판넬이 들어왔다. 판넬의 전면부는 스티커로 가려져 있었다.
“자, 이제 여러분들 중 일부는 처음으로 코인을 획득하는 데에 성공하셨습니다.”
“···.”
“그 코인으로 대체 뭘 할 수 있는지, 아마 많이 궁금하셨을 겁니다.”
몇몇 참가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정해진이 활짝 웃으며 판넬의 스티커를 힘차게 떼어 내 버렸다.
“코인은 미션을 준비하기 위한 자본입니다.”
“!”
“판넬에 적혀 있는 가격표를 참조하여, 1차 팀 경연 미션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
“여러분의 코인으로 모든 것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곡, 무대 장치, 소품, 특수효과···.”
“!?!?”
“심지어 팀원까지도.”
판넬에 적혀 있는 것은, 일종의 가격표였다.
[플래티넘 참가자 : 50C]
[골드 참가자 : 30C]
[실버 참가자 : 10C]
[브론즈 참가자 : 0C]
“세상에···.”
몇몇 참가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으나, 정해진의 말은 이어졌다.
“지금부터 팀장이 되어 팀원을 매입할 열 여섯 명의 지원자를 모집하겠습니다!”
그리고 그의 말이 끝나자 마자, 한 참가자가 손을 번쩍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