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학개론-1화 (1/182)

제 1 화 게이트의 주인

제 1화 게이트의 주인

“어라? 이거 게이트?”

30대 접어든 나 최시우.

평범한 회사원으로 언젠가 헌터가 되는 것은 꿈도 꾼 적이 없는 인물인데 내 앞에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

혁명.

이 혁명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1. 헌법의 범위를 벗어나 국가 기초, 사회 제도, 경제 제도, 조직 따위를 근본적으로 고치는 일.

2. 이전의 왕통을 뒤집고 다른 왕통이 대신하여 통치하는 일.

3.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

보통 세상이 격변할 때에 그런 표현을 사용하고는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일도 혁명이라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게이트.

세상에 게이트라는 것이 나타났다. 이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사람들도 인지를 하는 부분들이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고, 보통 장르 소설이나 웹툰을 많이 보는 사람들이라면 게이트라는 것에 대한 개념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세상에 등장했지만, 소설이나 웹툰에 나오는 것처럼 게이트가 터지고, 거기에서 몬스터가 쏟아져 나오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물론, 앞으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2017년 처음 게이트라는 것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곧바로 세상에 바로 알려진 것은 아니다.

최초의 게이트는 세상의 경찰을 자처하고 있던 미국에 등장했다. 보통 소설과 웹툰에 나오는 게이트와 다른 점이라면 게이트가 어느 장소에 고정적으로 등장한 것은 같았지만, 그것에 주인이 있다는 것이다.

최초의 게이트 주인은 미국의 군인인 아담 센들러라는 인물이었다. 그는 탐험심이 매우 강한 인물로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게이트에 들어갔다고 한다.

신기한 것은 그 안에서는 화약무기는 물론이고, 웬만한 기계장치도 사용을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물건 자체를 가지고 들어가는 것에 제약은 없었다고 한다. 게이트의 크기를 넘어가지만 않는다면.

그렇게 최초의 게이트가 생겼고, 그것은 소설이나 웹툰에서 말하는 던전 형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드넓은 대자연이 펼쳐진 세상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동식물들이 발견되었고, 자원들도 발견되었다.

그리고 몇 가지 규칙.

게이트에 들어가는 것은 반드시 게이트 주인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게이트의 위치는 고정이 된다는 것.

미국은 그것을 숨겼다.

하지만 반년 후부터 게이트는 전세계 곳곳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미국도 결국은 최초의 게이트를 숨기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게이트가 무엇인가?

게이트로 들어가면 지구가 아닌 다른 세상을 펼쳐진다. 그로 인해서 새로운 동식물, 자원등을 얻을 수 있게 되고, 지구는 급격한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게이트 혁명’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게이트를 소유한 이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게이트에 대해서 밝혀진 것은 아직도 0.1%도 안 될 거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가장 놀라운 점은 게이트에 들어가서 사냥을 하는 이들 중에는 신비한 힘을 얻게 된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몸값은 게이트 주인만은 못해도 현시점에서 상당한 몸값을 자랑한다.

게이트의 주인은 하늘의 선택을 받아야 가능하다지만, 소위 ‘헌터’라고 불리는 이들의 경우는 자신의 노력만 있다면 어느 정도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먼저 게이트에 들어갈 기회를 얻을 수 있는가가 가장 큰 문제였다.

***

게이트 혁명이 벌어진지 5년이 지나고 있는 상황.

조물주 위에 건물주, 건물주 위에 게이트주라는 말이 흔한 말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게이트의 주인이 되는 것이 흔히 로또를 백번 연속 당첨되는 것보다 좋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헌터’가 되는 것이 요즘 아이들의 장래희망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사원에 대한 대우나, 복지도 나름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 나는 이곳에서 평범하게 정년퇴직을 하는 것을 꿈꾸는 남자다.

“하.”

그런 나의 앞에 게이트가 등장한 것이다.

“오늘 여자친구한테 차였나? 아니면 이혼을 당했나? 큭.”

여자친구가 있어야 차이고, 이혼은 결혼을 했어야 할 수 있는 거겠지. 물론 나는 둘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

“보통 이런 일은 그런 일을 겪은 후에 경험하는 거 아냐? 요즘 트랜드가 그렇던데?”

평범한 나의 유일한 취미는 독서. 그것도 웹소설을 엄청나게 읽는 것이 나의 취미다. 주변 사람들은 나를 활자 중독자라고 부를 정도다.

“아무튼 게이트란 말이지.”

나는 물결처럼 일렁이는 게이트를 향해 손을 살짝 넣어봤다. 그러자 손이 게이트를 통과했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바로 게이트의 주인이라는 이야기다. 내가 주인이 아니라면 게이트에 손이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주인의 허락이 없다면 아예 출입을 못하는 것이 게이트고, 내 주변에 나에게 이 게이트의 출입권한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오늘이 금요일 밤이니까, 한번 들어가봐?”

게이트를 발견하면 뭘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들은 인터넷에 널려 있다. 활자 중독자라 불리는 내가 그것을 읽어보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럼 이제 이게 진짜 로또인지 확인해볼까?”

나는 일단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7시 34분. 막 퇴근했던 참이다. 그것을 확인한 후에 친구였던 선우의 부탁으로 사두기만 하고, 개봉도 하지 않았던 캠핑도구와 낚시도구를 챙겼다. 이걸 보니 내가 호구인가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가자.”

***

내 주변 사람들이 꼽는 나의 장점은 침착함이다. 장점이랄 수도 있고, 단점이랄 수도 있지만, 웬만해서 나는 잘 놀라지 않는다. 그래서 늘 침착하고,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자신과 상황들을 평가한다.

게이트 안에 들어온 나는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저 신기해서 주변을 둘러볼 뿐이다.

“섬······인가?”

주변을 둘러보니 아무래도 내 게이트는 로또는 아닌 것 같았다. 섬이라는 것은 확장의 한계가 분명하니까.

이유?

간단하다. 여기에 물건들 가지고 들어올 수는 있지만, 배를 가지고 들어오기는 아무래도 좀 무리가 있어 보이니까.

“구명보트 같은 것은 되려나?”

구명보트를 가지고 들어올 수는 있겠지만, 모터는 작동을 안 할 거다. 그렇다면 노를 저어서 이 망망대해에서 다른 곳을 가야 하는데, 그게 쉬울 것 같지 않다.

“그러니까 아마도 이건 로또 2등 쯤 되려나? 일단 섬의 크기가 얼마나 되나 볼까?”

내가 들어온 자리에는 게이트가 있다. 이 게이트로 난 다시 내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본 것이 맞을 거다. 이 게이트로는 지구로 돌아가고, 지구에 있는 게이트로는 이쪽으로 넘어오고.

“일단 돌아갈 수 있는지를 확인해볼까?”

뭐 못 돌아간다고 해도 딱히 아쉬울 것은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돌아가는지는 확인을 해봐야하니까.

난 곧장 다시 게이트를 넘어가 보았다. 그러자 다시 내 방이 나타났다. 난 시계를 확인한 후에 다시 게이트를 넘어갔다.

***

“일단 공기는 참 좋네.”

공기가 좋은 것은 좋은 징조다. 만약 여기가 공기가 희박하거나, 오염된 공기를 가진 지역이라면 내 건강에 매우 위험한 일이 벌어질 테니까.

“근데 텐트 이거 어떻게 치냐······.”

난 텐트를 설치해본 적이 없다. 군대에서도 군악대를 나왔기에 텐트를 쳐볼 일이 없었다. 그래서 정작 텐트를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사용을 할줄 모른다.

“그래도 설명서가 있어서 다행이네. 이거나 치면서 생각해보자.”

머리가 복잡할 때는 뭔가 하나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 그게 책이나 읽을 거라면 좋겠지만, 이렇게 뭔가를 하는 일도 괜찮다. 텐트를 치는 것은 생각보다 수월하지 않아서 난 텐트에 온전히 집중했다.

그렇게 거의 한 시간을 보냈다. 텐트라는 것이 사람을 돌아버리게 할 수 있다는 것과 내게 손재주가 별로 없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손재주 스탯이 개방됩니다. 상태창이 개방됩니다.

“게임이냐?”

이른바 상태창이라는 것. 이것은 헌터나 게이트 주인들이 얻을 수 있는 것들이라고 알려져 있다. 게이트 주인의 경우는 이것을 훨씬 쉽게 얻을 수 있고, 헌터가 되고 싶은 이들은 엄청난 노력을 해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상태창이 개방되어야 진정한 헌터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상태창.”

[ 최시우(1레벨)]

힘: 10, 민첩: 9, 지능: 12, 정신: 13,

체력: 11, 손재주: 1.

스킬: 침착함(패시브) 2레벨.

상태창은 매우 간단했다. 이제 막 개방된 것이니 대단한 것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높은 건가?”

처음 상태창을 개방하면 성인남성 기준으로 10이 기준치라고 들었다.

그런데 내 경우는 민첩은 기준치보다 모자라지만 지능과 정신의 경우는 높다.

“내가 머리가 좋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는데 왜지? 그리고 침착함? 나한테 스킬이 있었어?”

가끔 게이트에 들어가서 상태창을 개방하면 스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주로 군인들의 경우는 전투와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나에게 있는 스킬은 ‘침착함’이라는 정체를 알기 힘든 스킬이다. 이름을 보면 대충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인데 아마도 주변사람들이 나에게 말하는 것이 이것이었나보다.

“뭐, 스킬은 많을수록 좋다고 했으니까.”

스킬의 개수에 대한 한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에 있는 최초의 게이트 주인인 아담 센들러는 십여 개가 넘는 스킬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게 전부일지는 알 수 없으니까.

“검도학원이라도 다녀야 되나?”

검도를 열심히 하면 ‘검술’이라는 스킬이 생긴다고 들었다. 단검을 열심히 수련하면 ‘단검 마스터리’라는 스킬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나도 스킬이라는 것을 얻으려면 관련 행동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

“근데······ 난 그냥 회사원 할건데?”

생각해보니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무슨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몬스터들이 침공을 해와서 헌터가 세상에서 대우를 받고, 엄청난 돈을 버는 그런 것이라면 모를까. 현실의 헌터는 철저하게 국가의 제약을 받는다. 나름 초능력자라고 할 수 있는 헌터들이 마음먹고 깽판을 부린다면 질서가 무너질 테니까.

그래서 게이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체적인 조건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허가가 나오지 않는다.

아직은 그래서 사이코패스 헌터 같은 존재는 아직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헌터 본인이 숨기고 있다면야 알아낼 방법이 없겠지만.

“게이트가 딱히 로또도 아닐 것 같고, 여기 야생동물이 있을 법한 환경도 아니고······. 역시 생활스킬들을 익혀서 회사에서 사랑받는 사원이 되야 하나?”

나의 게이트는 섬이다. 섬이 그렇게 커보이지도 않는다. 딱 봐도 섬의 끝이 보일 정도니까.

“그래, 결심했어! 생활스킬들을 익히자!”

결국 돌고 돌아서 결론은 회사원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