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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학개론-33화 (33/182)

제 33 화 내가 영주다!

제 33 화 내가 영주다!

카락은 막 자신이 자랑스럽다는 듯이 가슴을 펴고 그것을 내게 내밀었다. 작은 돌맹이 같은 것이었는데, 난 그것을 가만히 관찰해보았다.

-관찰 스킬을 사용하셨습니다.

아이템: 랜덤 스킬석.

미노타우르스의 몸에서 매우 드문 확률로 발견되는 아이템이다. 섭취시 랜덤한 스킬을 얻을 수 있다.

무려 스킬석이라는 놈이다. 소설에 나오는 바로 그것. 설명을 보니 매우 드문확률로 나온다고 하는 것을 보니 내가 엄청 운이 좋은 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카락이 저렇게 자랑스러워할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근데 문득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카락.”

크룩?

“너 예전에 이거 먹은 적 있냐?”

크룩쿠룩!

없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알아?”

여기부터 카락의 바디랭귀지가 빛을 바란다. 그러니까 이놈이 말하고 싶은 것은 지네 족장이 이런 것을 모두 가져간다고 한다. 즉, 권력자가 이것을 모두 독점한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해서 권력자의 힘은 더 강해지고, 더 강해지니 권력은 탄탄해질 것이다. 어쩌면 오크 같은 힘이 좌우하는 사회에서는 당연한 일이리라.

그리고 아마 이것을 얻는 녀석은 엄청 칭찬을 받았을 거다. 그래서 카락이 이것을 발견하고 이렇게 나한테 자랑스러워하는 것일 거고.

“잘했어. 오늘은 고기다. 너 가서 먹고 싶은 닭 세 마리 잡아다가 먹어. 단, 브란닭이라고 저기 큰 애들 보이지? 쟤들은 잡아먹으면 안 돼. 알겠어?”

끄덕끄덕.

카락이 신이나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침을 흘리며 양계장으로 간다. 알아서 세 마리를 잡아먹을 거다.

그 사이에 난 미노타우르스의 부속물들을 잘 살펴보았다. 그러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꼬리와 뿔이었다. 지난번에는 뿔을 그냥 버렸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까 내가 가지고 있는 각궁이 짝퉁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모양을 각궁을 베이스로 만들어서 시스템도 각궁으로 인정을 해주었지만, 실제로 각궁을 만드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물소의 뿔이다. 예전에 조선의 각궁을 경계한 명이 그래서 물소뿔을 일부러 수출제한을 걸거나 수량을 조절했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니까.

아무튼, 이 뿔이 있으면 완전한 각궁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

“일단 이 뿔은 잘 가공을 해두기로 하고, 꼬리가 또 남네.”

미노타우르스에게 뭐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녀석들은 랜덤 스킬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았다. 이 꼬리곰탕을 먹으면 랜덤 스킬이 생성된다. 물론 최초의 한번만.

우선 우리 가족들은 이미 스킬을 생성을 끝냈고, 남은 것은 선우 정도다. 이녀석은 언젠가 게이트에 들어오게 해서 카락 2호로 만······. 그럴라면 먹이를 줘야하는 법이다. 이 꼬리는 일단 곰탕으로 먹기도 적당했으니까. 그러다가 카락이 떠올랐다. 카락도 스킬이 생길까?

호야와 백야도 당시에 스킬이 생겼었다. 그럼 카락도 생기지 않을까? 그런데 카락은 아직 상태창이 보이지 않는다. 오크도 길들일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 그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카락은 지금 내 명령을 전적으로 따르고 있으니까.

그런데 길들인다는 것은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카락은 동물인가? 아인종으로 봐야하는 카락을 동물로 분류해야되는 것인가? 내가 그런 생각을 할 때 카락이 자신의 몫으로 허락한 닭을 세 마리 들고와서는 내게 검사를 받으려고 한다. 난 마음대로 먹으라고 했는데.

“너 먹어.”

그러자 카락이 내게 엎드려서 절을 한다. 그때였다.

-오크 카락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받아들인다? 좀 이상한 말이었다. 일단 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다시 알람이 뜬다.

-축하합니다. 조건이 충족되어 영주로 전직합니다.

카리스마 스탯이 생성됩니다.

“헐.”

지금까지 내 상태창에 직업이 없었다. 선우의 상태창을 봤을 때 선우는 ‘궁수’라는 직업이 있었다. 하지만 내 상태창에는 직업 자체가 보이지 않았었다.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그것이 생성될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내가 영주가 될 줄은 몰랐다.

난 오랜만에 내 상태창을 한번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시우(26레벨)]

반려동물: 호야.

길들인 동물: 백야, 까망이.

직업: 영주.

전투직업: 무(無)

HP: 400 MP: 500

힘: 50 민첩: 50 지능: 33 정신: 50  력: 40 손재주: 15 카리스마: 10

잔여 포인트 : 0

스킬: 침착함(패시브) 3레벨, 관찰(액티브) 3레벨, 요리(액티브) 4레벨, 낚시(액티브) 1레벨, 농사(액티브) 2레벨, 동물친화(패시브) 5레벨, 벌목(액티브) 1레벨, 가공(액티브) 1레벨, 궁술(액티브) 6레벨, 영어(패시브) 2레벨, 일본어(패시브) 1레벨, 차징(패시브) 1레벨, 목공예(액티브) 4레벨, 공포(액티브) 1레벨, 무두질(액티브) 2레벨, 가죽공예(액타브) 2레벨, 불 조종(액티브) 2레벨, 승마(액티브) 1레벨, 그리기(액티브) 1레벨, 헤르티안 초급 검술(액티브) 5레벨.

엄청 화려한 상태창이었다. 그동안 내가 게이트에서 했던 모든 것들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 이제는 길들인 동물이라는 것도 생겨나 있었고, 얼마전에 까망이가 완전히 내게 길들여지면서 백야와 까망이가 길들여진 동물로 등록되었다.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 직업은 영주로 되어 있는데 전투직업은 비어 있다는 것이다. 즉, 전투직업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내가 영주면 영지 정보도 볼 수 있나?”

내가 영지 정보를 보겠다는 생각에 집중을 하자 곧 다시 알림이 떴다.

[영지 이름: 무(無)]

규모: 소.

영지민: 1. 예비 영지민 3인.

영지 버프: 생산량, 생산속도 증가.

섬에 위치한 소규모의 영지다. 영주가 매우 부지런하고, 영지민의 충성도가 높다. 영지의 생산량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영지의 발전이 오르면 여러 가지 혜택을 받게 됩니다.

단촐한 설명이었다. 일단 영지의 이름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영지의 이름을 생각했다.

“호야, 네 이름을 따서 호야영지 어때?”

냥?

“미쳤냐고? 네이밍 센스 실화냐고? 미안. 내가 생각해도 좀 그렇다. 그럼 내 이름하고 네 이름에서 한글자씩 가져다가 ‘시호 영지’는 어때?”

냐앙.

이번에는 호야가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봐도 괜찮은 것 같다.

“영지 이름을 시호영지로 바꾼다.”

그러자 정보가 갱신되었다.

[시호영지]

규모: 소.

영지민: 1. 예비 영지민 3인.

아마 저 예비 영지민 3인은 우리 가족들을 말하는 것이리라. 내가 게이트 출입권한을 부여했었으니까. 선우에게는 아직 출입권한을 부여하지 않아서 선우는 예비 영지민에 속하지 않는 것 같았다.

“영주라······. 내가 영지물을 좀 좋아하긴 했지만, 영주가 될 줄은 몰랐네.”

나쁜 기분은 아니다. 정확히는 기분이 좋다. 시스템이 이 땅을 내 영지로 인정해주는 것이니까. 거기에 영지 버프도 있다. 내가 여기에서 경작하는 것들이 빠르게 자라고, 양도 많았던 이유가 있던 것이다.

“그래, 난 영주다. 후훗.”

냐앙. 퍽!

호야가 내 뒤통수를 후려친다.

“야!”

냥냥!

“정신차리라고? 알았어. 정신차리면 될 거 아냐?”

냥냥! 냥냥냥냥!

“뭐? 영주가 된 거면 영지를 지켜야 한다고? 영지를 지키라는 것은 누가 쳐들어오기라도 한다는 거야?”

영지를 지키라는 호야의 말을 반대로 생각하자면 누군가 영지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냥!

그렇다고 한다. 갑자기 불안해진다. 영주가 영지를 잃으면 영주가 아니다. 그럼 난 뭐가 되는 거지? 설마 게이트를 잃어버리게 되는 건가?

호야는 게이트의 주인을 노리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했었다. 가족의 안정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고, 오직 내가 위험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니까 이 영지를 빼앗으려는 뭔가가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영지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 영지전에서 승리를 하는 방법은 뭔가? 상대 영지를 작살내거나, 상대 영주를 제압하거나.

호야가 걱정하던 것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그럼 더 렙업을 해야겠네?”

냥!

당연하단다.

“일단 무기부터 제대로 만들자. 그리고 카락도 무장을 시켜줘야겠어. 얘도 이제 내 영지민이니까.”

내가 카락을 가만히 보자 카락의 상태창이 떠올랐다.

[카락(15레벨)]

소속: 시호영지.

종족: 그레이 오크.

직위: 일꾼.

직업: 전사.

충성도: 100(MAX).

힘: 35, 민첩: 20, 지능: 10, 정신: 20, 체력: 30, 눈치: 16.

스킬: 헤르티안 초급 검술(액티브) 2레벨. 도축(액티브) 5레벨, 무두질(액티브) 4레벨, 농사(액티브) 4레벨, 요리(액티브) 3레벨.

“뭔 전사가 전투스킬보다 잡일을 하는 스킬이 더 많아?”

카락은 다행히 충성도가 100으로 맥스였다. 기본적으로 나에게 저렇게 충성을 다 하니 오크 얼굴이 귀여워 보일 정도다. 의외인 것은 직업은 전사인데 스킬은 잡일에 매우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내 입장에서는 매우 일꾼을 잘 주운 격이다.

“카락, 그거 먹고, 미노타우르스 가죽들 좀 무두질 해놔.”

쿠락쿠락!

카락은 닭을 내던지고 곧장 일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난 그런 악덕 고용주가 아니다.

“야, 먹고 해.”

쿠룩?

“먼저 먹은 다음에 하라고 급하지 않으니까.”

내 말에 카락이 눈물을 글썽이며 절을 한다. 얘는 도대체 무슨 삶을 살아온 거니? 난 카락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걸어둔 솥을 가리켰다. 그러자 녀석이 그곳으로 싱글벙글하며 달려간다.

의외로 오크도 요리를 해서 먹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카락이 내게 밭을 가리키며 뭐라고 하는 것을 보니 채소를 먹어도 되냐고 묻는 것 같아서 고개를 끄덕이니 신나서 밭으로 가서는 이것저것을 가지고 와서 솥에다가 닭을 넣고 끓이기 시작한다.

솔직히 말해서 오크가 하는 음식을 먹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절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선입견이라는 것을 알았다.

카락은 의외로 요리를 하기 전에 손을 깨끗하게 씻고, 준비를 했다. 난 닭을 세 마리 잡아먹으라고 하면 그냥 닭을 잡아다가 씹어먹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의외다. 그렇게 준비를 마친 녀석이 음식을 만든다.

난 그런 녀석을 보다가 미노타우르스가 남긴 두 개의 도끼를 살펴보았다. 검이라면 밖에서 사올 수도 있다. 하지만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마 일본도라고 불리는 진검 정도가 다가 아닐까 싶다. 해외에서 롱소드나 브로드 소드 같은 것을 사오기는 여러 가지 장애가 있을 테니까.

그렇다면 남는 방법은 한 가지.

“직접 만들어 보면 되는 거지.”

대장간을 만들고, 대장장이 일을 배우는 것. 이건 목공예나, 가죽세공과는 차원이 다른 난이도를 자랑한다. 일단 준비과정 자체가 엄청나게 필요하다. 하지만 난 해보기로 했다.

결국은 내가 자급자족이 가능해야 하는 곳이니까. 도끼는 딱히 관찰로 살펴봐도 특별한 점은 없었다. 다만, 한 가지가 달랐다.

‘섬에서 나오는 철로 만든 도끼다.’라는 설명. 이 말은 곧, 이 섬에서 철이 나온다는 얘기였다.

“아, 스킬석 먹어봐야지.”

난 생각난김에 곧장 스킬석을 입에 넣었다. 우황청심환 정도의 크기로 삼키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난 내가 정말 운이 좋은 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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