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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학개론-85화 (85/182)

제 85 화 앞으로의 세상은 -2

제 85 화 앞으로의 세상은 -2

게이트가 등장하고 세상이 급변하지는 않았었다. 벌써 몇 년이 지났지만, 사실 그렇게 변한 것은 없었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그 멈춰져 있던 시간을 움직인 것이 사실 따지고 보면 나였다.

내가 게이트를 얻은 후에 후쿠시마의 게이트를 손에 넣으면서 뭔가 멈춰져 있던 수레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쉬쉬하던 게이트 주인들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각국은 게이트 주인은 영입하고, 변화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 같았다. 정기훈에게 다시 연락을 해서 난 최면술사를 이용하는 것이 정기훈의 게이트인지 물었었다.

그는 자신들이 아니라고 했다. 그것이 진실인지 완전히 알 수 없었지만, 느낌상 그가 거짓을 말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친일파 기업들이 그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오히려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성향상 그것이 거짓이 아닐 걸로 난 판단했다.

일단 우리 영지민들은 최면에 당하지 않는다. 모두가 정신력을 올려주는 여러 가지 식재료들을 이용해서 정신력을 많이 올려놨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최면은 자신보다 정신력이 높은 이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부분에 많이 신경을 썼다.

휘하 영지의 영지민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도 정신력을 올리게 해주었고, 핑크 대원은 열심히 레벨업을 하고 있다.

“꺄악!”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저것은 크리티컬을 먹이고 외치는 환호성이다. 특이한 핑크다. 요즘 고연주는 시연이와 짝을 이뤄서 둘이 열심히 사냥을 하고 다니는데, 우리 영지에서만이 아니라 제주 영지에서도 사냥을 한다.

양쪽의 트롤들을 씨를 말리려는 것 같다.

아, 트롤의 경우 사육이 이제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트롤의 정신력을 지배할 수 있는 마법을 헬레나가 사용했고, 그녀의 마법으로 인해서 트롤들은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다.

숫자도 이제 열 마리로 불어났고, 한 마리당 하루에 3리터 정도의 신성한 피를 뽑아도 멀쩡할 정도가 되었다.

외부에서 사업은 아버지가 사료를 팔고 있는 부분은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는 중이다. 애초에 그냥 사료가 아니라 치료식 사료들을 판매하는 것이기에 기존 사료 회사와 경쟁을 할 필요도 없었기에 괜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선우에 잡화점은 이제 거의 한국 최고의 잡화점으로 자리를 잡고 있고, 매일 백화점에서 찾아와서 납품을 해달라고 조르는 통에 선우 아버님이 고생을 하신다.

그리고 그 주변은 이제 완전히 시호거리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는데, 삼겹살 집과 한우집이 자리를 잡았고, 치킨집도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특히 살이 찌지 않는 치킨이 가장 인기가 많다. 그리고 이제 시호거리를 우리는 사들이기 시작했다. 시호 거리에서 장사를 하던 사장님들은 그대로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할 수 있게 해주었기에 별 문제는 없었다. 지구에서의 영지로 시호거리를 선택한 것이다.

거기에 누님이 시작한 임상실험에서 주연이의 동생은 성공적으로 장기를 재생시키게 되었다.

동물실험은 조금 더 빠르게 자리를 잡아서 아예 치료제로 사용을 시작했다. 특히 신부전을 앓고 있는 많은 고양이들과 강아지들에게 희망이 생겨서 반려인들의 커뮤니티가 난리가 날 정도다.

해당 동물병원의 원장님은 누님과 어느새 친밀한 사이가 되었고, 얼마 후에 우리 영지로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의사가 합류를 한다는 소식에 마을 어르신들이 기뻐하신다.

“이제 게이트물이 아니라 영지물로 장르가 바뀌는 거냐?”

선우의 말에 난 녀석에게 말했다.

“애초에 우리는 영지물이었어.”

“하긴 우리 세상의 게이트는 헌터물은 아니긴 하지.”

선우도 고개를 끄덕인다. 맞는 말이다. 이 세상의 게이트는 그 형식이 게이트일 뿐이지 영지와 같았다. 처음부터.

“우리 영지에 편입하고 싶다는 게이트 주인들이 여럿 있다. 어쩔 거냐?”

“글쎄다. 당장에 우리가 영지를 휘하에 더 둘 이유가 있을까?”

“그건 아니긴 하지. 사실 고연주 씨의 영지도 그쪽의 생존이 아니었으면 안 받았을 테지.”

맞는 말이다. 어쩌다 인연이 되어서 받아주었을 뿐이다.

“내실을 다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저 숲이 말이야.”

“응.”

“아직 우리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지 않냐?”

한동안 헬레나에게 신경을 못 쓰고 있었는데, 헬레나는 바람의 일족 전사들을 이끌고 기사단을 만든 상태다. 물론, 내가 허가를 한 상태고. 바람의 일족은 매우 훌륭한 전투원들이다.

거기에 대화를 해보면 사람들이 순박하기도 하다. 전투 외엔 뭘 잘 모른다. 쟤들이 식량난을 겪는 이유도 아마 그런 것때문이 아닐까 싶다.

요즘 시연이가 화이트로 헬레나를 점찍었다는 얘기도 한다. 뭔가 색깔이 이게 맞나? 그런 생각이 들지만 애초에 뭐 시연이의 취미 생활이니 그런가보다 한다.

그리고 헬레나는 우리 영지 고딩들의 마법 선생을 자처해서 애들한테 마법을 가르치고 있는데 전교1등 녀석이 아주 마법에 소질이 있다고 한다. 다른 아이들은 그저 기초적인 마법을 배우고.

애초에 난 마법을 익히는 것 자체가 힘들었는데 뭔가 억울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차피 다 우리 영지민들이 발전하는 것이기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숲의 비밀이라······. 확실히 그런 부분이 없지는 않지.”

선우도 아마 느끼고 있을 것이다. 레벨이 오를수록 저 숲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는 것을.

냐앙.

말이 나온김에 숲에 들어가자고 호야가 보챈다. 호야는 계속해서 내가 숲을 개발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 그 안에서 뭘 얻게 되건, 숲에 계속 가야한다고 이야기릏 한다.

“호야, 이리와.”

내 말에 호야가 몸을 날려서 내 품에 안긴다. 이럴 때 보면 우리 호야가 맞긴 한데 가끔은 얘가 진짜 우리 호야가 맞는 건가 싶을 때도 있다. 워낙에 대단한 존재가 되어버려서.

그래도 시스템은 호야를 내 반려동물로, 나를 호야의 반려인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 내심 기쁘다.

“호야, 숲에 들어가는 것도 좋은데 가끔은 그냥 우리 둘이 쉬는 건 어때?”

냐앙?

호야가 고개를 갸웃하면서 생각에 잠긴다. 그러더니 내 얼굴을 할짝한다. 그러자는 거다. 그래서 난 호야를 안고서 영주실 내 침실로 향했다. 우리 침대에서 호야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쉬는 것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게 우리의 힐링이니까.

오늘은 그렇게 보내기로 했다. 영지에 별 일이 없다면.

선우는 호야를 안고 침실로 향하는 날 보다가 돌아선다. 녀석이 생각하기에도 내가 좀 피곤해보였나보다.

***

하루는 온전히 호야와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짜먹는 간식을 주기도 하면서 완전히 쉬었다.

다행히 그 사이에 아무도 날 찾지 않았다. 어쩌면 나에 대한 배려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하루를 온전히 충전한 나는 다음 날이 되어서 호야와 함께 길을 나서기로 했다.

다시 숲으로 향하는 것이다.

지금 내 레벨은 66이다. 59에서 멈췄던 렙업이 고연주의 영지를 받으면서 60으로 올랐고, 몬스터 웨이브가 끝나고 사냥을 하면서 66까지 올린 상태다. 아마도 70렙으로 넘어갈 때에 뭔가 또 벽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호야, 저기가 오늘의 사냥터라는 거지?”

냐앙.

그렇단다.

“이번에는 또 뭐가 나오는 건데?”

냐앙?

모르는척을 한다. 요런 호야는 요망하긴 하지만 귀여우니까 넘어간다. 그리고 호야의 모든 행동은 나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들어가보자.”

호야는 내 어깨에 자리를 잡는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가니 공기가 확 바뀐다. 한두 번 있던 일이 아니기에 이제는 당황하지 않는다.

난 조용히 마나를 퍼트려서 주변을 살핀다. 마나로 주변을 살피는 방법은 헬레나에게 배운 것이다. 이건 무슨 마법 같은 것은 아니고, 나의 마나를 퍼트려서 주변을 살펴보는 간단한 수법으로, 박쥐가 초음파로 주변을 인식하는 것과 매우 흡사한 방법이다.

“일단 인간형이나, 동물들은 없는 것 같은데······.”

주변에 그런 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많은 식물들이 느껴진다. 식물들이 많다는 것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역시나.”

식물이 이 지역의 몬스터였다.

서걱!

“미친, 식물이 뭘 이렇게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지랄이야.”

식물의 촉수랄까? 그런 것이 나를 향해 날아와서 난 본능적으로 검을 뽑아서 잘라버렸다.

하지만 그것이 시작이었다. 미친 듯이 여기저기에서 촉수들이 날아온다.

“호야! 너무 하는 거 아니니?”

냐앙!

호야는 상관없다는 듯이 내 어깨에서 뛰어내려서 나무 위쪽에 자리를 잡는다. 놀라운 것은 호야를 향해서는 촉수가 날아가지 않는다는 것.

이것을 보면 저놈들이 지능이 있는 놈들이라는 이야기다.

냥냥!

“검에다가 불의 기운을 넣으라고?”

냥!

그렇단다. 난 그래서 불의 기운을 검에 불어 넣었다. 그리고 헤르티안 검술을 펼치는데 다시 호야가 말한다.

냥냥!

“엘프 검술을 쓰라고?”

찌르기 위주의 엘프 검술을 왜 쓰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난 호야가 말하는대로 따라했다. 호야의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기기 마련이니짜.

문제는 베기는 쉬운데 이놈의 촉수를 찔러서 물리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도 호야가 시키는 일은 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난 열심히 엘븐 소드를 이용해서 식물들을 물리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베기로 처리했을 때는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된다.

베어진 식인식물들은 다른 촉수를 내뻗는데, 찔러진 식인식물들은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식물이 봉인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촉수 다섯 개를 뻗은 식인식물의 촉수를 다 잘라내면 다시 촉수를 뻗어내지만, 다섯 개의 촉수를 찔러버리면 그대로 봉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난 호야가 시킨대로 찌르기로 사방팔방에서 몰려드는 식인식물들을 상대하고, 거의 네 시간을 그렇게 상대했을 때 엘븐 소드는 중급으로 올랐고, 주변 식인식물들은 모두 봉인 되었다.

“헉헉헉헉.”

호야는 내 어깨에 올라오더니 내 얼굴을 핥는다. 잘했다는 칭찬 같은 것이다. 그러더니 식인식물들 사이로 들어가서는 뭔가를 물어온다.

“이게 뭐야?”

냥!

닥차고 살펴보란다. 그래서 난 관찰을 사용했다.

-관찰 스킬을 사용하였습니다.

아이템: 숲의 영약(8레벨).

복용시 무작위로 능력치가 10오른다. 최대 300까지 오른다.

매우 간단한 설명이다. 하지만 전혀 간단하지가 않았다. 무작위로 능력치가 10오른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 게이트에는 그런 것들이 많으니까. 하지만 중요한 것은 최초섭취시라는 말이 없다는 것.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다.

“계속 먹으면 계속 능력치가 오른다는 거야? 300이 될 때까지?”

냐앙!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호야는 아마 맥스까지 이걸 이미 먹었지 싶다.

“이게 계속 나오는 건 아니지?”

냐앙냥냥!

“아하, 그러니까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하다는 거지?”

냥!

그렇단다. 그래서 나를 이리로 데리고 온 것이다. 역시 호야의 말을 듣는 것이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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