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학개론-90화 (90/182)

제 90 화 미친짓들을 하네

제 90 화 미친짓들을 하네

“호야, 넌 도대체 나한테 뭘 감추고 있는 거니?”

냐앙?

호야는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내 품에 뛰어든다. 그래서 발다닥 젤리를 만졌더니 심기가 불편한 표정을 지으신다.

사실 고양이의 젤리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지작거리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발바닥 젤 리가 매우 민감하기에 거의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싫어한다.

보통 참아주는 애들이 있는데 그런 애들도 오래 만지면 화를 낸다. 우리 호야는 워낙에 그런 부분이 엄격한 선생님이라 잠깐 만지는 게 다다. 그런데 묘하게 오래 참는다. 뭔가 이건 내 신경을 젤리로 집중하게 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것을 잊게 하려는 게략이다!

냐우웅.

그래도 오래 참지는 않는다. 더 만지면 맞는다는 의사표현을 해오신다. 그래서 아쉽지만 오늘의 젤리타임은 여기서 그만하기로 한다.

“네가 뭘 숨기고 있건 그게 나를 위해서라는 거지?”

냥!

당연하단다. 이러니 내가 우리 호야를 예뻐할 수밖에 없는 거다.

“그런데 동물들은 왜 데리고 오라는 거야?”

냐앙?

“동물들이 많으면 좋지 않냐고? 그러고 보니 저 숲은 순수한 동물이라고 할만한 애들이 없긴 하구나.”

숲에 있는 동물들은 반쯤은 몬스터라고 봐도 무방한 애들이다. 심지어 닭만 해도 그렇다.

“혹시 유전자를 개선화려는 거야? 그래서 다시 걔들을 지구에 풀어놓게?”

냐앙!

모르신단다. 난 그런 호야를 가만히 보다가 포기했다. 뭐 딱히 해가 되는 일도 아니고, 어차피 동물 실험은 비윤리적으로 할 것들은 없기에 이곳에서 사는 것이 녀석들한테도 나을 테니까.

난 호야와 대화를 끝낸 후에 아버지에게 가서 회사를 인수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해드렸다. 그러자 아버지는.

“그럼 회사 일은 내가 다 알아서 하마, 넌 영지에 집중해라.”

“네, 그렇지 않아도 그렇게 할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브란닭이 나오는 여지도 휘하 영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네, 거기 게이트 주인분도 인성이 좋아보이는 분이셨으니 그렇게 할게요.”

그렇지 않아도 브란닭이 나오는 게이트도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영지도 전투력이 별로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몬스터 웨이브는 어떻게 버틴 거지?

문득 그게 궁금했다. 하지만 버텼으니 지금 존재를 하고 있는 것일 거다. 그 부분은 밖에 나가서 김미영 팀장을 만나보면 알 일이다.

아버지와 회사에 관한 이야기들을 더 하다가 아버지는 예전 동료분들과 그 가족들도 게이트 안으로 데리고 오는 것을 말씀하셔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알아서 하시라고 말씀드렸다.

현재 우리 영지는 얼마든지 공간이 확장된다. 섬이라는 특이한 지형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렇기에 별다른 부담은 없다.

영지의 관리를 열어서 영지의 상태를 보는데 별다른 일 없이 영지는 잘 돌아가고 있다. 눈치 녀석이 열심히 미스릴과 금, 은, 철들을 모아서 매일 납품을 하고 있기에 광산 게이트도 크게 신경을 쓸 부분은 없다.

오크들은 정말 번식을 잘 하고 있고,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다. 거기에 손재주 좋은 녀석들은 훌륭한 일꾼으로 자라고 있기에 이부분에 대해서도 내가 걱정할 부분이 없다.

“카락, 잘 하고 있다.”

크롹!

카락은 내 칭찬에 매우 기뻐한다. 마치 칭찬을 받기 위해서 살아가고 있는 녀석같다. 이 녀석도 참 운이 좋다고 해야할지 없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해. 넌 내가 나중에 적당한 영지가 생기면 그쪽 영지에 독립시켜줄라니까.”

크롹! 크롹롹!

싫단다. 자기는 끝까지 나를 모시겠단다. 이 녀석의 충성도는 진짜 내가 한번씩 놀랄 정도다. 딱히 내가 해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알았어. 끝까지 나랑 같이 가자. 됐지?”

크라락!

카락이 기뻐한다. 그런 녀석이 나가자 이번에는 헬레나가 들어온다.

“무슨 일이죠?”

“바람의 일족 중에 우리 영지로 편입되기를 희망하는 이들이 있어요.”

바람의 일족에서 이들은 볼모처럼 우리 영지에 정착을 한 것이다. 그런데 자발적으로 이주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왜죠?”

“그게 어린 바람의 일족들 사이에서 우리 영지가 꿈의 영지라는 얘기들이······.”

“한류냐.”

“네?”

“아,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영지에 와서 꿈을 펼치고 싶은 어린영혼들이 많다?”

“네, 그리고 일족의 장로들도 차라리 바람의 일족의 변화를 위해서 그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음, 대충 얼마나 올지에 대해서는요?”

“지금 가리고 가린 숫자가 대충 200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많은데요?”

“그, 그렇죠? 그럼 좀 줄여서.”

“생각보다 많다고 한 거지, 그걸 수용 못한 일은 아니죠.”

당연한 일이다. 그냥 바람의 일족에게 마을을 하나 만들게 하면 된다.

“그럼······.”

“데리고 오세요. 단, 한 가지는 분명히 하구요.”

“네.”

“바람의 일족이 문제를 일으키면 그것은 전체가 책임을 지게 될 거라는 부분이입니다.”

“명심할게요.”

“그러세요.”

그렇게 헬레나를 보내고 나니 사장님과 부장님이 집무실로 들어온다.

“마을은 정하셨어요?”

“아주 마음에 드는 곳으로 정했네. 오크 일꾼들이 마을 건설을 도와준다고 하더군.”

“네, 걔들이 나름 이쪽에서 스페셜리스트들이예요. 아, 참고로 우리 영지는 다종족 영지니 다른 종족과 갈등을 일으키시면 안 됩니다.”

내 말에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인다. 의외로 이 양반들은 선입견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여기는 다른 특징이 뭐가 있는 건가?”

사장님의 말에 난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말했다.

“아, 그 부분을 말씀드리지 않았군요. 여기는 일단 시간비가 지구와 5대 1입니다.”

“5대 1?”

“네, 여기서 다섯 시간이 지구의 한 시간이라는 거죠.”

“헐! 그게 정말인가?”

“아마 나가보시면 바로 확인이 가능할 텐데 굳이 제가 농담을 하겠어요.”

“아, 그런 의미로 말한 것은 아닐세. 그냥 믿어지지 않아서 그렇다네. 그런데 그러면 노화는?”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노화 자체는 지구 시간이 중심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십년을 있어도 지구의 2년 정도의 노화를 겪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건 너무 매력적인데?”

“네, 여러모로 매력적인 게이트죠. 아마 정기훈 씨도 그래서 사장님을 우리 영지로 가라고 한 것이 아닐까요? 아마 정기훈 씨의 정보력이면 우리 영지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을 것 같은데.”

“정말 대단하군. 자네가 어느 순간 달라졌다는 것이 느껴졌네. 일개 사원으로 있을 때와는 다른 아우라를 풍긴달까?”

아마 카리스마 능력치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별말씀을요. 전 그냥 제게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면서 큰 욕심을 부리지 않지. 내가 만약 이런 게이트의 주인이었다면 장난 아니었을 걸세.”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뭐 저도 그냥 놀고만 있는 것은 아니라서요.”

“그렇겠지. 자네는 대영주에 잘 어울리는 인물이 되었네.”

“그런데 사장님.”

“앞으로 강남촌장이라 불러주게.”

“네? 마을 이름을 강남으로 지으시게요?”

“대부분이 강남에 사는 사람들이니 뭐 그냥 그렇게 지을까 싶네.”

“뭐, 그러시죠. 그럼 사장님을 강남마을의 촌장으로 임명하겠습니다.”

시스템도 내 의지에 반응했고, 사장님은 이제 강남 마을 촌장이 되었다.

“이주는 바로 시작해도 되겠나?”

“그러세요. 그런데 부장님은 회사일을 아예 그만두실 건가요?”

내 말에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던 부장님이 대답한다.

“어찌하면 좋겠나?”

“저희 아버지를 계속 도와주시죠. 여기서 출퇴근 하시면 거의 5일에 한 번 출근하는 기분일테니 썩 나쁘지는 않으실 거예요.”

“하하하, 그거 아주 매력적인데? 그럼 그렇게 하지. 이쪽 마을에서 내가 딱히 할 일이 있는 것 같지는 않으니까.”

부장님이 촌장님을 쳐다보니 촌장님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이주가 시작될 때에 말씀해주세요.”

“그렇게 함세.”

두 사람은 그렇게 이야기를 끝내고 밖으로 나갔다. 그때 선우가 뛰어들어온다.

“무슨 일인데 이렇게 호들갑이야.”

“그 시청앞 게이트 있잖냐.”

“어, 그게 왜?”

“사태가 심각한 것 같다.”

사태가 심각하다는 얘기에 난 선우를 쳐다보았다.

“거기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났는데, 그 주변에 다른 게이트가 있었나봐.”

“엥? 다른 게이트가 있었다고? 게이트들은 서로 상당한 거리를 두고 등장했었을 텐데?”

“몰라, 아무튼, 다른 게이트도 터져서 지금 몬스터 웨이브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야. 그리고 웃긴 일이 있다.”

“무슨 웃긴 일?”

“총이 안 통한다.”

난 이게 뭔 개소린가 싶었다. 총이 안 통한다. 즉, 화약무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진짜 소설에서처럼.

“그게 지금 내가 생각하는 그게 맞냐?”

“맞을 거다. 등장한 몬스터는 고블린, 코볼트, 오크, 미노타우르스, 트롤, 오우거까지인데 오크 이상은 총으로 죽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고블린, 코볼트는 총으로 사살이 가능하다는 얘기고, 그 이상은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럼 그걸 어떻게 막고 있는데?”

“그렇지 않아도 김미영 팀장이라는 사람이 너한테 좀 전해달라고 그러더라, 도와달라고.”

난 당연히 현대 무기로 게이트 밖으로 나온 녀석들은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니 솔직히 나도 충격이다.

“일단. 나가봐야겠다.”

“그래, 나가보자. 시연이도 데려올게.”

“그래, 입구에서 보자.”

“어.”

우리 셋은 잠시 후에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TV를 틀어보니 정말 난리가 아니었다.

시청 주변에는 대피령이 떨어졌고, 군부대를 제외한 일반 시민들은 그곳으로 가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미쳤네······.”

시연이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미친 거다. 뭐가 미쳤냐고?

“그러니까 끝까지 그 게이트 죽인 인물을 정부는 내놓지 않겠다는 거네?”

선우가 말했고, 난 고개를 끄덕였다.

“나 저 사람 알아. 그 일본에 본사두고 있는 재벌가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결국 그 게이트의 주인을 죽게한 것은 친일파 재벌이라는 이야기다. 직접 죽이지는 않았을 거고, 그 아래에 있는 인간이 죽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TV에서는 그렇다고 해도 정부가 당사자를 게이트에 보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침을 튀기면서 말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가 다른 게이트의 주인들이 나서서 이 상황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가 보기에 더 TV에서 떠들고 있는 사람은 친일파의 돈을 먹은 사람이 분명하다.

“지들이 싸놓은 똥을 다른 사람들한테 치워달라? 지랄이 났구나.”

내 말에 선우가 심각한 표정으로 묻는다.

“어떻게 할래?”

“글쎄다. 당장은 우리가 관여하고 싶지는 않은데? 잘 보면 몬스터들은 경계가 있어. 그 밖으로는 움직이지 않아.”

“어? 그러네? 그렇다면 혹시 저 경계 자체가 게이트의 영역이지 않을까?”

선우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총이 안 통하는 거겠지. 그리고 저 밖으로는 몬스터가 안 나올 것 같아, 당장에는.”

내 말에 선우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시연이가 말한다.

“난 들어갈래. 혹시 모르니까 강철맨 말고 다른 갑옷을 만들어놔야겠네.”

강철맨 슈트가 너무 유명해져서 그런 거다.

“생각해둔 것은?”

“박쥐맨 슈트?”

시연이의 말에 난 단호하게 말했다.

“야, 걔들 둘이 다른 소속 아니냐?”

“그러니까 감쪽같지.”

정말 감쪽같이 패주고 싶다. 하지만 일단 그냥 내버려뒀다. TV에서 또 난리가 나고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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