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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학개론-95화 (95/182)

제 95 화 경복궁 게이트 공략 시작

제 95 화 경복궁 게이트 공략 시작

일단 기사단까지 대동하고 넘어가지는 않기로 했다. 당장 내가 본 것은 입구 정도였으니 그 안에서 기사단이 필요하면 부르는 것으로 정했다.

냥!

“시호 수호대 출동하시랍니다.”

호 선생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원래 각자의 슈트를 입었다. 색색이 아주 예쁘······다. 그래서 조금 더 부끄럽다.

풉!

호야가 내 어깨에서 앞발로 입을 가리로 웃는다. 이시키 분명 그 짤을 아는 거다.

내가 살짝 호야를 째려보니 호야가 펀치를 날린다.

관용이 없는 호선생이시다.

“알았다고.”

왜 그런지 몰라도 호야는 매우 신난 표정이다. 이건 반려인인 나만 알아볼 수 있는 표정이다. 그런 호야의 얼굴이 귀여워서 쓰다듬으니 호야가 골골송을 부르며 냐웅냐웅한다.

그렇게 우리 다섯이 경복궁 게이트로 넘어오니 다시 아까 보았던 성이 우리를 맞이한다.

“와, 경복궁이라고 해서 무슨 우리나라 고궁을 생각했는데, 그냥 서양식 왕성이네?”

선우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아, 헬레나는 제외. 헬레나는 우리나라 고궁을 본 적이 없을 테니까.

“고대의 왕성이네요.”

헬레나의 말에 난 그녀를 쳐다보았다.

“고대의 왕성?”

“네, 저도 그림으로만 본 적이 있었어요. 이런 곳이 실제로 존재할 줄은 몰랐죠.”

“그림에서는 봤다는 얘기네요?”

“네, 저 왕성은 작은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외성과 내성으로 나뉘어져 있고, 외성은 보통 왕성에 거주하는 백성들이 살고, 내성은 왕가의 인물들을 위한 공간이죠.”

대충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아마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그런 왕성인 것 같다. 어쩌면 서양의 중세시대의 왕성일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여기가 생각보다 클 수도 있다는 얘기겠네요?”

시연이가 묻는다.

“네, 맞아요. 아마 생각보다 훨씬 클 수도 있어요.”

그때 다시 문지기로 보이는 리빙아머가 등장했다.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와, 저게 오빠가 말한 리빙아머야?”

“어, 살아움직인다. 나름 인공지능이랄까? 아니면 영혼이 있는 건가?”

우리의 얘기에 헬레나가 끼어든다.

“인공지능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건 영혼이 봉인된 갑옷이예요.”

“그렇다면 저 갑옷을 길들일 수 있어요?”

시연이의 눈빛이 반짝인다. 그리고 그 순간 뭔가 기분탓인지 리빙아머가 살짝 떨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

“길들인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가능할지도.”

하긴 리빙아머는 몬스터다. 갑옷이 혼자 움직인다는 것이 저들의 기준으로는 괴이하고, 불쾌한 일일지도 모른다.

“혹시 마차가 혼자서 움직이고, 알아서 길도 찾고 그러면 어떨 것 같아요?”

내 질문에 헬레나는 황당하다는 듯이 내게 말한다.

“세상에 그런 것이 있을리가요.”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있어요.”

“놀리는 거죠?”

“아뇨. 솔직히 마차는 아니죠. 마차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한 자동차라는 것이죠.”

“정말이군요?”

“네. 물론 저렇게 영혼이 봉인된 것은 아니고, 과학이죠. 음 헬레나가 이해를 하자면 연금술에 가깝다고 할까?”

“인간의 능력은 참으로 놀랍네요.”

“우리 입장에서는 헬레나가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더 신기하죠. 우리 세계에는 그런 것은 없으니까.”

“그렇군요.”

“네, 그래서 시연이는 저것을 그렇게 사용할 수 있을까 궁금한 것이죠.”

“그러려면 제압을 해야겠네요.”

“그렇겠죠.”

우리 둘의 이야기에 다른 사람들은 멍하니 리빙아머를 보고 있었다. 특히 고연주는 멘붕이 온 것 같았다. 현재 고연주의 레벨은 49다.

아직 50의 벽을 못 넘었지만, 그 사이에 엄청 빠른 레벨업을 한 거긴 하다. 레벨이 두 배로 올랐으니까.

그런 그녀는 아직도 전투가 두려운 것인지 리빙아머를 두려운 눈빛으로, 시연이는 저걸 어떻게 제압할까를 고민하는 눈빛으로, 선우는.

“저거 활이 안 통하겠는데?”

약점을 생각하는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헬레나.”

“네, 영주님.”

“저놈의 핵이랄까? 중심부는 어디에 있습니까?”

“잠시만요.”

헬레나의 주변에 빛이 모이다가 그 빛이 리빙아머로 향한다. 그리고 리빙아머의 단전 부분이랄까? 거기에 파란 불빛이 떠올랐다.

“저게 저놈의 핵이예요.”

그 말에 난 선우에게 말했다.

“선우야, 어그로좀 끌어봐라.”

“오케이!”

선우는 내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특제 각궁을 꺼내서는 그대로 애기살을 먹였다. 그리고 마나를 모으더니 그대로 리빙아머를 향해 쏘았다.

쾅!

“미친놈아, 터트리냐?”

“저걸로 터지겠냐? 저 레벨에?”

“음? 근가?”

리빙아머는 해체가 되었다. 각 부위별로 바닥을 뒹구르며 완전한 해체가 된 것이다. 하지만 핵으로 불렸던 곳에서 기운이 뭉치더니 다시 리빙아머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와! 멋지다!”

시연이는 거기에 또 감탄을 한다. 그리고 내가 원했던 상황.

리빙아머가 우리를 향해서 미친 듯이 돌진하기 시작한다.

“막아!”

내 말에 헬레나는 우리 다섯에게 실드 마법을 사용했고, 난 그 위에 다시 실드를 덧씌웠다. 그 후에 방패를 들고 있던 고연주가 가장 앞에서 리빙아머를 향해 방패를 들었다.

“음? 연주 씨가 탱커였어?”

“할 수 없어. 우리들은 이미 역할이 있었으니까.”

시연이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어차피 탱커가 덩치로 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동안 넷이서 사냥을 했으니 알아서 하리라 생각했다. 일단 나는 살짝 뒤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쿵!

고연주의 방패에 리빙아머는 그대로 몸통 박칙기를 했다. 고연주의 뒤에서 그녀를 받치고 있던 시연이가 힘을 더해서인지 리빙아머의 몸통 박치기에도 고연주는 잘 버텼다. 그리고 그 순간 시연이가 리빙아머의 갑옷 사이오 검을 박아넣는다. 그런데 그냥 검이 아니라 얼음 검이다. 시연이의 특성이 물과 관련되어 있어서 그런지 물의 검은 자유자제로 사용했다.

리빙아머는 시연이의 얼음 검에 순간 갑옷이 얼어붙었다. 거기에 헬레나의 마법이 작렬했다.

“얼음 공!”

저건 왜 한국어로 말할까?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번역 마법때문인가라는 결론이 나왔다.

내가 전투 중에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리빙아머가 생각보다는 대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벨 자체는 높았지만, 마땅한 공격수단이 없어 보였다. 검을 들고 있지만, 검술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심지어 리빙아머가 들고 있던 바스타드 소드는 내가 뺏었다.

“뭐 이렇게 허술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 헬레나가 말한다.

“아마, 자기 구역을 벗어나면 크게 힘을 못 쓰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처음 이놈과 만났을 때도 놈은 나에게 달려들지는 않았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면 공격하려는 모습을 보였을 뿐이다.

“일단 맞자!”

시연이가 신나게 놈을 두들겨패기 시작한다. 얼음검도 아니고 언제 꺼낸 것인지 대장장이 망치를 들고서.

깡깡! 깡깡깡!

대장장이 망치가 리빙아머를 두들길때마다 뭔가 희한한 소리가 나면서 리빙아머가 해체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중에는 핵이라 불리던 곳을 제외하고는 복원이 안 될 정도로 그냥 철괴가 되어버렸다.

그 사이에 고연주는 게속해서 방어를 하고, 헬레나가 마법으로 도왔다지만, 신기한 모습이었다.

어쩌면 진짜 얘들이 현 인류 최강의 능력자들이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빠, 이것 좀 분석해줘.”

“내가?”

“어, 오빠는 할 수 있는 거 아냐?”

시연이의 말에 난 내가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관찰로 살펴보고, 핵의 구성을 살펴보니 대충 뭔가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에고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올라갔습니다.

에고 시스템.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보통 최강의 무기들의 옵션이랄 수 있는 그것.

무기나 방어구가 자기 생각을 가지고 움직인다거나 주인과 소통을 하게 해주는 그것.

난 에고 시스템이라는 말에 리빙아머의 구조가 머리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몇 마리 더 잡아보면 알 것도 같은데?”

“그래? 그럼 더 잡자. 안으로 들어가자.”

시연이의 말에 우리는 문 앞으로 한걸음 들어섰다. 그리고 바로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

“미친, 기사단이 있잖아.”

문지기가 리빙아머였다. 그것도 한 마리. 그래서 이놈이 흔하지 않은 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외성의 입구로 들어가자 리빙아머 열 마리가 우리를 맞이했다.

이제는 개싸움을 벌여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시호 수호대 위치로!”

시연이의 외침이다.

“위치가 어딘데?”

“오빠는 가만히 있으면 돼!”

“뭐?”

나에게 가만히 있으라더니 나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자리를 잡는다. 이게 위치냐?

그때 리빙아머들이 달려들기 시작한다. 그러자 고연주가 내게 방패를 하나 꺼내준다. 도대체 이것들 자꾸 어디서 나오는 거지?

방패를 든 나는 가장 앞에서 달려오는 리빙아머를 향해 강타를 사용했다.

쾅!

그러자 도미노처럼 리빙아머들이 분해된다. 얘들의 가장 큰 약점은 점이나 선을 타격하는 것이 아니라 면을 타격하는 것 같다.

“망치가 필요해.”

“여기.”

이번에도 시연이가 어디선가 보통 오함마라고 불리는 그것을 꺼내준다.

“자꾸 어디서 나오는 거냐?”

“헬레나 언니 마법인데?”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을 지금 어떻게 해볼 생각은 없었다. 뭐가 되었던 당장은 리빙아머들과 전투가 중요했으니까.

“얼음 판!”

헬레나가 얼음 마법을 사용했다. 바닥을 얼음으로 만드나 했는데, 우리 앞에 얼음으로 된 두꺼운 판을 소환한 것이다. 그 판에 리빙아머가 부딪치고 다시 해체되는 순간.

“작업시작!”

시연이가 외친다. 무슨 작업인지는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우리는 미친 듯이 오함마를 휘둘러서 리빙아머들을 찌그러트렸다.

쾅! 쾅! 쾅쾅!

호야는 그런 우리는 재미있다는 듯이 본다. 그렇게 리빙아머 열 마리는 철괴가 되었고, 핵은 따로 분류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지만, 내가 치유 마법을 사용해서 모두 회복시켜주었다. 그때였다.

-외성 입구를 장악했습니다. 외성 내에 대성역의 가호가 내립니다.

시스템이 우리가 이곳을 장악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하지만 우리가 장악한 곳은 겨우 외성의 입구일 뿐이다.

“저건 뭐냐?”

외성의 입구에 서서 안쪽을 쳐다보니 안쪽은 여러채의 집들이 있었고, 각 집마다 다른 모습의 언데드 몬스터들이 자리를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리빙아머가 문지기들이었다는 것이 우습게 느껴질 정도로 레벨도 높았다.

가장 낮은 레벨의 언데드가 67레벨이다.

“여기, 정복이 가능한 거냐?”

선우의 어이없다는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대성역이라고 했어. 만만한 곳은 절대 아니겠지. 그리고 저것들은 외성의 언데드다. 내성으로 들어가면 뭐가 있을지 모른다.”

내 말에 네 사람은 모두 질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호야만은 달랐다.

냐앙!

재미있겠단다. 물론 자기가 싸울 것이 아니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당장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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