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6 화 이상기후.
제 106 화 이상기후.
국회가 난리가 난 이유는 국회의원 하나가 대표랍시고 최시우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좋은 대답을 들었다면 몰라도, 최시우가 여차하면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갈 수도 있다는 식의 대답을 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벌써부터 미국이나 유럽, 중국과 일본, 거기에 중동연합까지 난리가 난 상태다. 각국은 당연히 정보부들이 존재하고, 그들의 정보에서 현재 헌터와 게이트 주인들을 통틀어서 최강자로 최시우를 꼽고 있다.
미국조차 그렇게 공공연하게 말을 할 정도라면 이건 팩트라고 봐야 했다.
당연히 그 정보는 대한민국의 정부도 알고 있는 일이다. 사실 헌터가 강해봐야 얼마나 강하겠느냐? 혹은 그들이 강해지는 것은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았다. 물론, 지금도 있긴 하다.
하지만 게이트 변이라는 실질적인 위험이 찾아오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이들이 헌터들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강한 헌터를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 세계적인 추세다.
거기에 세계 곳곳에 대(大)성역이라는 것이 등장하면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 일단 가장 먼저 난리가 난 이유는 문제의 대성역이 모든 나라에 등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지역에 하나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고, 나라에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유럽의 경우도 몇 개의 나라가 대성역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대한민국의 경복궁에 등장한 대성역의 경우는 만주 일대까지 그 영역이 닿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었다.
덕분에 분쟁이 잦아졌다. 하지만 그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헌터들과 게이트 주인들 뿐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가장 먼저 공략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고, 최시우다.
문제는 최시우가 그것을 공략하는데 국가가 도움을 주었냐는 것인데, 이부분이 전무하다.
아니, 애초에 접근 자체도 불가능했다. 숟가락 올리기 좋아하는 정치인들은 발을 동동 굴렀지만, 방법이 없었다.
그럼 그 과실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이부분에 대해서 국회를 대표해서 국회의원 하나가 최시우를 만났던 것인데 아주 등신짓을 하고 왔다. 심지어 최시우의 입에서 절대로 나오면 안 되는 말, 이민을 고려할 수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한국의 최시우가 만약 미국 국적을 얻으면 경복궁에 존재하는 대성역은 어느 나라의 것이 되는 것인가?
정치적으로도 그리고 게이트 시스템적으로도 매우 복잡해질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책임은 대표로 나갔던 국회의원에게 지도록 해야 한다. 이건 여야가 합심해서 묵인한 사실이다.
결국 최시우를 만났던 국회의원은 자신이 부족하여 최시우에게 잘못했다는 식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국회의원직에서 사퇴를 하게 된다.
최소한 이정도 제스처를 취했으니 최시우도 봐줄 거라는 정치적인 계산이다. 물론 최시우는 그들에 대해서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있을 테지만.
***
대통령을 영주로 받으면서 나는 새로운 능력을 알게 되었다. 군주가 된 후에 관찰 능력이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내게 속한 대영주나 영주, 혹은 영지민들의 정보를 다른 관찰을 가진 이가 볼 수 없게 가리는 능력이었다.
이것을 뚫기 위해서는 나보다 더 높은 레벨의 관찰 스킬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있을 것 같지 않다.
내가 이 능력을 알게된 이유는 간단했다. 혹시나 타국의 관찰 스킬을 가진 이가 대통령을 관찰하면 그가 내게 속한 영주라는 것을 들키게 될 것이고, 그것은 대통령에게나 나에게나 좋을 것이 없을 테니까.
“한동안 그럼 제 아이들은 군주님께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 영지에는 또래 아이들도 많으니 심심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연구진도 있으니 루게릭 병이 나아지는지를 관찰하기도 어렵지 않을 거구요.”
“감사합니다.”
대통령의 부인이 나에게 눈물을 흘리며 고개속여 감사의 뜻을 전한다.
“모두가 우리 영지민이 되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것에 굳이 감사를 표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님.”
“네, 군주님.”
“정보를 잘 취합해주세요. 아무래도 대성역은 시작일 뿐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영지전이 발생할 거로 예상합니다.”
“영지전 말씀입니까?”
“네, 물론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지전이 가능하다는 것은 확인을 했거든요. 물론,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긴 하지만.”
영지전이라는 것을 하기 위해서 예전에도 가장 먼저 필요했던 것이 뭘까?
간단하다. 군주의 허락이다. 그리고 그런 군주의 허락을 받기 위해서 명분이라는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지금 우리 세계에서는 그 군주의 허락이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관할하는 지역의 영지전을 내가 허락하면 자신의 게이트에 속한 헌터와 게이트 주인이 다른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영지전을 매우 부추기는 시스템이라는 생각도 든다.
문제는 이 군주에게 허락을 받는다는 방법 자체게 애매하다는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거기에 또 적응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 전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괜찮습니다. 아이들은 바로 보내셔도 됩니다.”
“아내와 함께 바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밖으로 나갈까 하다가 그냥 대통령의 게이트로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에서 다시 내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게이트를 연결해서 최종적으로 왕성으로 돌아왔다.
***
왕성으로 돌아오니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연예인 헌터들도 외성에 자리를 잡기로 하고, 거기에 집을 리모델링하고 있단다.
그 외에 가장 큰 건물은 학교로 지정하고 선생님들이 근무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로 했다. 연구소의 경우는 내성에 자리를 잡았다. 내성이라고 해도 방이 워낙에 많았기에 보안 문제도 있고 해서 그리 자리잡았다.
시연이의 대장간도 내성에 위치해있다. 요즘 선우는 활을 직접 만든다고 목공과 무기 제작에 열을 올린다.
대성역을 공략한지도 벌써 지구 시간으로 한 달이 지났다.
경복궁은 예전처럼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었고, 대성역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 신청자를 받고 있다. 이부분은 재산이고 뭐고를 떠나서 공정하게 진행이 되고 있는 부분이다.
그들을 뽑는 것은 우리 촌장님이 수고를 해주시고 계신다. 그렇기에 믿고 따른다. 거기에 연구소에서 각종 질병이 어떻게 치유되고 있는지 누님이 알아서 정리를 하고 있기에 사실 굳이 내가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
만약 그 과정에서 비리가 개입된다면 영지민 자격을 잃는다. 그것보다 큰 것을 제시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아니라고 본다.
겨우 한 달이라는 시간에 세상은 많이 변했다. 일단 많은 영주들이 내 휘하에 들어오기를 바랐다. 만주 쪽에서도 마찬가지고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던 이들도 마찬가지다. 나중에 알게 될 일이지만, 몽골 지역 일부까지 내 대성역의 영향권에 있었고, 그들도 나를 찾아왔다.
그런 이들 중에 인성이 좋은 사람들은 받아들였고, 아닌 사람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내 휘하에 들어온 영지들은 나날이 발전을 하고 있고, 내가 받아들이지 않은 영지들은 발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외국의 대성역들.
먼저 일본의 대성역은 공략을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의외로 중국의 대성역은 공략을 실패했다.
그리고 동남아의 대성역 두 곳은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중국이 실패를 한 것이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른 문제가 아니라 내부 총질이 문제였다고 한다. 대성역이 공산당에게 넘어가게 되면 더욱 독재가 심해질 거라는 사람들에 의해서 결국 대성역은 공략을 실패하게 된 것이다.
미국은 성공했고, 유럽의 대성역들도 대부분 공략이 되었다. 아프리카 같은 경우는 공략률이 100프로에 닿을 정도로 대성역이다 활성화 되었다고 하는데, 그들에게 대성역은 마지막 축복이라는 일념하게 정말 죽기살기로 공략을 했고, 덕분에 대한민국 다음으로 가장 먼저 공략된 곳이 아프리카였다.
“중국에서 귀화 신청이 많이 오고 있다구요?”
대통령이 나를 찾아왔다.
“네, 그것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그들이 한국에 와서 언제 한국이 이로웠던 적이 있나요? 아니, 한국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도 중국인을 받아들인 후에 좋은 꼴은 못 본 걸로 아는데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돈을 먹었군요.”
“맞습니다. 그래서 난민차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 국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미쳤다. 난민이라니. 대성역 활성화에 실패를 했다고 해서 당장 무슨 난리가 난 곳은 없다.
그럼에도 중국인들은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왜 난민이라고 주장하죠?”
“그게 대성역이 없는 곳이라고 그런 주장을.”
“대성역이 없다고 딱히 알려진 피해가 있나요?”
난 정기훈에게 물었다.
“아직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조짐은 있습니다.”
“조짐이요?”
“네, 이상기후 현상이 벌어질 조짐들이 보인다고 합니다.”
이상기후.
우리는 늘 이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무슨 엘리뇨 현상에서부터 시작해서 지진해일, 분화 등등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이상기후, 거기에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이상기후다.
내가 TV를 보던 때부터 이미 그것은 쭉 이어온 이야기라는 얘기다.
“늘 있어온 이야기가 아닙니까?”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떻게요?”
“대성역이 활성화된 지역들은 산업혁명 이전의 날씨로 대부분 회귀를 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다른 곳들은 반대로 우리가 상상하는 최악의 기후로 점점 변하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말에 난 솔직히 조금 놀랐다. 그리고 호야를 쳐다보았다. 호야는 멸종위기종 동물을 최대한 많이 게이트 안으로 들여오기를 바랐다. 덕분에 여러 동물들이 우리 섬 게이트에서 잘 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우리 섬에 들어온 동물 중에 예를 들자면 레서판다같은 경우는 암컷들이 모두 임신을 하는 기적을 보이고 있다.
이게 왜 기적이냐?
레서판다는 임신가능 기간이 1년에 딱 하루로 알려진 종이라 그렇다. 그런데 모든 암컷이 한번에 임신을 했다?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멸종위기종들은 뛰어난 번식력을 보이고 있다.
냐앙!
호야는 왜 쳐다 보냐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째려본다. 그래서 난 눈을 깔았다. 여전히 우리 호야님은 최고존엄이시니까.
“그런데 중국 난민 문제를 왜 저한테 말씀하시죠? 제가 정치인도 아닌데.”
대통령은 내 말에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그들이 원하는 게 대성역이라서 그렇습니다.”
“애초에 그건 뭐 들어주고말고 할 일이 아니죠. 그들에게는 자격이 없으니까요.”
난 단호하게 말했다. 당연한 일이니까. 대통령도 내 의견에 별 이견은 없어 보였다.
그리고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중국은 그 이상기후가 매우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