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0 화 전쟁, 시작되다.
제 110 화 전쟁, 시작되다.
대마도의 게이트를 휘하 영지로 받아들이자 큰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대마도에 일본 게이트 소속의 헌터나, 게이트 주인은 내 허락이 없이 대마도에 들어올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에게 추방을 당한 헌터들은 제일 가까운 게이트가 있는 이키섬으로 쫓겨났다.
이키 섬은 대마도 아래에 있는 섬으로 그 섬에도 게이트가 생겨났었다. 그리고 현재 이키 섬은 일본의 대성역 휘하에 들어가 있는 영지다.
쫓겨난 헌터들은 다 그리로 추방된 상황. 이것을 어떻게 알았냐고? 당연히 뉴스를 보고 알았다.
일본의 뉴스들은 엄청 흥분을 한 상태였다. 한국이 일본을 침략했다고 말이다. 자기들은 조금 전까지 대마도를 휘하에 넣고 한국을 자신들의 영토로 만들겠다고 그 지랄을 해놓고 말이다.
마치 피해자가 된 것처럼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확실히 이건 일본의 종특이 아닌가 싶다.
일본은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 국가다. 독일과 더불어 말이다. 하지만 독일은 매년 사죄를 하고 있는 반면에 일본은 사과를 선택적으로 하고 있다.
어떤 선택이냐고? 뻔하지 않은가? 일본의 종특 강약약강의 정신이랄까? 강대국에는 사죄를 하고, 자기들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나라에는 사죄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기들보다 약하다고 생각한 나라에는 한국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일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맞았다는 것으로 마치 자신들이 아무 잘못도 없이 피해를 입었다는 식으로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현 세계에서 원폭으로 가장 피해를 입은 나라는 일본이 맞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다음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 원폭의 피해를 두 번째로 많이 입은 나라는 어딜까?
바로 한국이다. 당시 그 두곳에 조선인들이 많았으니까. 거기에 전후에 거기를 복구하는 일에 일본놈들은 또 조선인들을 투입했다.
당연하게도 피폭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일본은 그런 조선인, 아니 이제는 한국인들에 대한 피해를 입에 올린 적이 있던가?
당연하게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마치 일본인만 죄없이 피해를 입었다는 논조로 세계에 호소를 하고 있다. 정작 죄없이 피해를 입은 이들은 조선인들인데 말이다.
말했듯이 난 독립 운동가의 후손이다. 그래서 그런 쪽으로 많은 정보를 찾아보았었다. 당연히 일본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다.
그런데 일본이 이렇게 뉴스에서 나를 죽여야 한다는 식으로 광고를 하다시피 뉴스를 내보낸다.
웃긴 것은 이런 일이 대마도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세계 곳곳에서 분쟁지역이 발생했는데, 이게 바로 대성역이 겹치는 곳이었다. 시스템이 의도한 것인지 몰라도 이렇게 대성역의 영역이 겹치는 곳은 누가 그곳을 차지하냐에 따라서 대성역의 영역이 확장, 혹은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UN은 발빠른 대처를 했다.
그 내용이 뉴스에 나오고 있다.
-현재 세계에 등장한 대성역은 실제 영토라고 규정지을 수는 없다. 게이트라는 특수성을 생각할 때, 대성역의 영역을 넓히는 것에 각국의 정부가 관여를 하는 것은 가능하나, 군대를 움직이는 것은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군대를 움직일 경유 UN평화군이 조직되어 군사를 움직인 국가를 공격할 수 있다. 그러니 절대 게이트 분쟁으로 군사적 행동은 엄중히 금지할 것을 경고한다.
골때리는 일이다. 일단 UN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고, UN이 군사를 움직인 나라를 공격하겠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원래 UN은 공격하는 이들이 아니라 방어하는 이들이니까. 그래서 평화군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데 이런 과격한 결과를 낸 이유는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하버드 대성역을 중심으로 남진을 결심한 것 같았다. 러시아도 유럽으로의 진출을 시도하려는 것 같았고, 대성역 공략에 실패한 중국은 다른 나라의 대성역을 하루빨리 공격해서 빼앗아와야 하는 입장이다.
이 세 강대국이 대성역의 전쟁을 군사적 행동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고 결정을 하니 다른 나라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찬성을 하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이게 전혀 나쁘지 않다. 마음대로 일본을 공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니까.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는데 말입니다.”
정기훈이 웃으면서 말한다. 이 양반은 가만보면 이런 것을 엄청 즐기는 것 같다.
“한 가지는 분명하군요. 게이트 전쟁을 현실 전쟁으로 끌고 오지 말라는 의지 말이죠.”
내 말에 정기훈도 고개를 끄덕인다.
“UN발표에는 한 가지 특이점이 있습니다. 게이트에 속한 헌터나 게이트 주인이 아닌 일반인은 절대로 공격하면 안 된다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을 잘 기억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거야 당연한 일이겠죠. 하지만 전 언제까지 이것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행동하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저들이 과연 모를까요?”
정기훈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예상은 하겠죠. 그리고 그게 각국에 어떤 변화를 가지고 오게 될지에 대해서도 말이죠.”
“네, 군주님 말씀대로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한다는 것은 그만큼 원하는 것들이 분명하다는 이야기겠죠.”
정기훈의 말에 난 동의했다. 세상이 돌아가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역시 욕심일 테니까.
“그럼 이제 이토 섬에 대한 회의를 해보도록 하죠. 다들 대회의실로 모이라고 해주세요.”
“네, 군주님.”
난 대회의실, 그러니까 왕좌가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단 켄을 사람들에게 소개해주었다.
“이쪽은 대마도 영주이신 타치바나 켄 영주입니다. 다들 반갑게 맞아주세요.”
짝짝짝짝!
사람들은 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타치바나 켄입니다. 앞으로 군주님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타치바나 켄은 유창한 한국어로 인사를 해왔다. 이곳에 오자마자 난 그에게 한국어 스킬을 배우도록 했다. 다행히 한국인을 상대로 펜션을 운영하던 사람이라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하던 사람이었기에 금방 한국어 스킬레벨을 2까지 올릴 수 있었다.
그렇기에 어렵지 않게 한국어를 하는 것이다.
“어서오세요.”
“환영합니다.”
사람들의 인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 인사가 끝났을 무렵 난 사람들에게 말했다.
“시스템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왔습니다. 그것은 대마도 영지인 켄 씨가 제 휘하로 들어온 후였습니다.”
켄을 받아들였을 때 시스템은 나에게 새로은 메시지를 보내왔었다.
-시호 대성역의 영역이 넓어졌습니다. 앞으로 이토섬 지역은 분쟁지역으로 분류됩니다. 이토섬의 영주를 굴복시켜서 휘하에 들인다면 이토섬까지 시호 대성역의 영역이 확장됩니다.
이런 메시지였다. 즉, 시스템은 분쟁을 계속해서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대마도가 원래 우리와 일본의 대성역이 겹치던 부분이었다면 그게 대마도는 우리 영역이 되고, 이토섬이 새로운 분쟁지역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니까.
여기서 신기한 점은 이미 이토섬은 일본의 군주 휘하게 들어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그곳이 분쟁지역이 된 것이다. 그리고 휘하에 들이는 방법으로 ‘굴복’이라는 새로운 옵션이 나왔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즉, 우리가 공격을 해서 그쪽 영주를 굴복시킨다면 거기까지 우리의 대성역이 넓어진다는 이야기니까.
그리고 아마도 우리가 이토섬을 장악하거나, 우리의 시도가 실패를 해서 일본이 이토섬을 완전히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게 된다면 분쟁지역은 대마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었다.
이런 식으로 영토를 확장시키라는 의미.
다행인 것은 위쪽의 상황은 매우 평온하다는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는 굳이 우리를 공격하려고 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경우는 굳이 나와 싸울 이유가 없었다. 그래봐야 얻어지는 영지들이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았고, 지역도 그러니까.
중국의 경우는 영지 공략보다는 당연히 대성역을 얻는 것이 우선이었는데 내 대성역을 감히 공격할 생각은 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 우리의 전쟁은 주로 남쪽으로 치우쳐있고, 결국은 일본과 양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일본이 우리 영역을 인정하고 물러났다면 난 이토섬을 공격할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지금도 선동을 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선동에 잘 당하는 종특을 가진 이들이니 저들은 절대로 물러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토섬을 공격하고자 합니다.”
내 말에 회의실에 모여 있던 이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영지민의 대표들도 일본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내 결정에 반대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일단 이토섬의 공략은 시호 수호대가 나설 것입니다. 많은 인원이 필요할 때는 기사단들도 동원할 수 있으니 준비들 해주시기 바랍니다.”
“네!”
“그 외의 분들은 대마도에 우선 적으로 식량을 공급해주시기 바랍니다. 대마도의 생산량도 어느 정도 되니 많은 양이 필요하지는 않을 겁니다. 대신 생필품들이 많이 필요할 것 같으니 그쪽은 기훈 씨가 알아서 해주세요.”
“걱정마십시오. 대마도 인구 정도는 어렵지 않게 우리 기업에서 생산되는 것들오 커버가 가능합니다.”
“네, 그럼 전 시호 수호대를 데리고 이토 섬으로 건너가겠습니다.”
“네!”
회의를 마친 후에 우리는 새로 생성된 게이트 앞으로 이동했다. 바로 대마도로 향하는 게이트다.
대마도로 가서 우리는 다시 이토섬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
“여기가 대마도구나?”
시연이가 신기하다는 듯이 주변을 둘러본다.
“촌놈이냐? 뭘 그렇게 두리번거려.”
“오빠는 여기 와 봤어?”
“오빠는 에전에 이미 와 봤지, 영업하러.”
선우의 말에 시연이가 선우를 째려본다.
“자, 여기에서 이제 이토섬으로 어떻게 넘어가냐가 문제인데.”
내 말에 다들 나를 쳐다본다. 그러다가 헬레나가 말한다.
“이토섬이라는 곳이 아주 먼 곳에 있나요?”
“그렇게까지 멀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제게 쓸만한 마법이 있어요.”
헬레나의 말에 모두가 그녀를 쳐다본다. 그러자 헬레나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물 위를 건널 수 있는 임시 다리를 만들 수 있어요. 우리가 가는 길에 앞으로 놓여지고, 우리가 지나간 후에는 사라지겠지만요.”
그러니까 마치 이동식 다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거 괜찮네요. 그렇지 않아도 여기에서 배를 빌려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내 말에 헬레나가 기쁘다는 듯이 미소를 짓는다. 역시 바람의 일족은 참 쓸만한 종족이었다.
우리는 각자의 탈 것을 타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냐앙.
그렇게 바다위에서 이동을 하는데 호야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왜?”
냥냥! 냥냥냥냥! 냥냥!
“음? 우리 다 불새에 탈 수 있었다고? 불새가 그렇게 커질 수 있나?”
냥냥!
“아, 불새의 위에 공간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내가 헬레나를 보니 헬레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헬레나도 그런 생각은 못했던 것 같다.
“그럼 일단 여기서 불새로 갈아타는 것으로 해보죠.”
“네.”
헬레나에게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마법이 있는지 애초에 난 몰랐다. 그런데 호야는 어떻게 알았을까?
우리는 호야 덕분에 불새 위로 각자의 탈것을 다 데리고 올라탈 수 있었다. 무게가 나가서 불새가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불새는 전혀 무게에 영향을 받는 것 같지 않았다.
이번에도 우리 귀여운 호야가 이동의 문제를 해결해주긴 했는데 왜 더 일찍 말해주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다.
그렇게 우린 이토섬에 도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