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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학개론-111화 (111/182)

제 111 화 분쟁지역 전투

제 111 화 분쟁지역 전투

이키섬은 대마도와 일본 사이에 있는 섬이다. 예전에는 여기까지 그냥 대마도의 부속섬으로 보기도 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대마도와는 다른 구역이다.

내 생각이 아니라 시스템이 그렇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키섬에 따로 게이트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주로 어업이 발달해 있고, 주변에서 오징어와 방어등을 잡고, 여러 가지 양식업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한다.

원래라면 평화로운 분위기였을 곳이지만, 지금 이토섬의 분위기는 매우 흉흉했다.

“쟤들이 지금 전쟁을 준비하는 것 같은데?”

선우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대충 바도 천여 명에 가까운 헌터들이 돌아다니면서 수탈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수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탈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강제로 빼앗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이토섬에 들어와 있는 헌터들이 먹을 것이 부족해서 저런 짓을 할까?

내가 이곳으로 오기 전에 조사한 바로는 이곳의 인구는 2만5천에 달한다. 그럼 그 사람들이 당장 먹을만큼만 식량을 가지고 있을까?

그럴 리가 없다. 그럼 천 명이 추가 되었다고 먹을 것이 부족해지고, 저들에게 협조를 하지 않아서 헌터들이 수탈을 하는 것일까?

이것도 말이 안 된다. 이토섬에는 게이트가 있다. 그 게이트는 대마도 게이트와 마찬가지로 농경지가 발달한 곳으로 알고 있다.

즉, 이토섬은 자생이 충분히 가능하고 남을 곳이라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같은 나라 사람인데 수탈을 하고 있다.

어쩌면 이건 저들의 유전자에 있는 왜구의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흔히 왜구가 조선이나 명나라만 공격한 것으로 착각을 하는데 절대 아니다. 그들은 오히려 일본을 더 많이 공격한다.

왜? 그게 쉬우니까. 그럼에도 조선이나 명나라까지 가서 왜구짓을 했던 이유를 난 간단하게 추측해본다. 자기들 나라에서 더 수탈할게 없었으니까.

일본인들은 적게 먹는다. 한국인은 대식가라고 한다. 애초에 일본의 영주들은 자신들의 영지민들이 배불리 먹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인 것이다. 그러니 왜구의 입장에서 수탈을 하려면 힘있는 녀석들을 털어야 하니 차라리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왜구들은 일본 전체로 착각하지만, 사실 일본 전체는 아니다. 일본 내에서도 왜구를 어쩌지 못하고 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니까.

그럼 왜구가 직업이냐? 그것도 아니다. 그들은 평소에는 농사를 짓고, 어부일을 하던 이들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먹을 것이 떨어지고 상황이 안 좋아지면 왜구로 변하는 것이다.

대마도도 왜구의 소굴 중의 하나였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저들은 언제나 왜구로 변할 수 있는 인간들이라는 거다. 그것이 저들의 민낯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관이네······.”

시연이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현재 우리는 헬레나의 마법으로 투명화를 한 상태로 이키섬을 둘러보는 중이다.

이 상태에서 다른 뭔가와 접촉을 하면 투명화는 풀린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돌아다니는 중이다. 일단 이 섬의 상황을 알아야했기에.

“저건 못 봐주겠는데요.”

고연주가 눈가를 파르르 떨며 말한다. 그녀가 가리킨 곳은 헌터 여러명이 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를 성폭행하려는 모습이었다.

“나도 저건 막아야한다고 본다.”

선우 역시 그녀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리고 나 역시 그것에 반대할 생각은 없었다.

“막아. 이것들 인간 아니네.”

“네, 군주!”

선우는 그렇게 말하면서 화살을 날렸다.

네 명의 헌터는 그것으로 전투불능이 되었다.

“칙쇼! 누구냐! 감히!”

그리고 그 앞에 시연이가 몸을 날려서 그들의 팔을 잘라버렸다. 그리고 그놈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여학생의 옷을 입히며 물었다.

“어떻게 해줄까? 죽여줄까?”

여학생은 크게 충격을 받은 듯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런 그녀에게 내가 다가가 치유 마법을 사용했다. 그랬더니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게 정신적인 뭔가를 해결해줄 수는 없겠지만 충격을 받은 몸 상태를 원래로 되돌릴 수는 있었다.

“죽여줄까?”

시연이가 다시 물었다. 그러자 여학생이 고개를 끄덕인다. 죽이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순간 헬레나의 마법이 시전되었다.

화르르르.

놈들은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불타오르다가 사라졌다. 시체도 남기지 못한 상태로.

난 헬레나를 보며 물었다.

“헬레나, 바람의 일족에서도 저게 용서받지 못할 죄입니까?”

“우리는 저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요.”

“그럼 왜?”

“그동안 지구에 대해 공부를 해본 바로는 여러분이 저들을 죽이면 문제가 될 것 같아서요.”

헬레나는 신녀라고 불리던 존재였다. 즉, 바람의 일족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었다는 것이고, 그녀는 매우 현명하고, 똑똑하다.

아마 그동안 지구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 생각해보니 아직 헌터끼리의 전투가 허용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 정작 그 과정에서 사상자가 났을 때 어떤 처벌을 하는지는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렇군요.”

헬레나는 이계인이다. 그렇기에 그녀를 지구의 법으로 처벌이 가능할까? 그것은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시연이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았지만, 할 수 없었다. 이미 저들은 죽었으니까.

이제 문제는 우리가 드러났다는 것이고, 일본의 헌터들이 우리를 포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집에서 나오지 마.”

“네.”

시연이는 그렇게 말을 하며 자신의 애마에 올라탔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탈것에 올라탄 후에 해변가로 이동했다. 괜히 민가가 있는 곳에서 전투를 해서 민가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고,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그것을 일본 정부가 이용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동을 마친 후에 일본 헌터들을 기다렸다. 그들은 오히려 우리를 포위하면서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겨우 다섯으로 쳐들어왔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그 중에 한 놈이 앞으로 나선다.

“한국의 최시우? 군주가 직접 온 건가?”

“그런데?”

“간이 부었군.”

“내 간에 대한 걱정은 고맙지만, 네가 신경 쓸 일은 아냐. 쪼렙 주제에.”

“쪼렙? 쪼렙이 뭐지?”

“레벨이 낮다는 얘기다.”

“흥, 허세를 부리는 군. 감히 50레벨대의 영주인 나에게 그따위 망발을 하다니.”

풉! 풉풉! 푸푸풉!

우리 다섯이 모두 웃었다. 그리고 호야도 웃었다. 그런 우리에게 화가 났는지 녀석의 얼굴색이 붉어진다.

“가, 감히!”

“뭐? 어쩌라고? 자국민도 약탈하는 쓰레기들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우리가 그냥 지켜보려고 그랬거든. 근데 약탈이야 그렇다치고 미성년을 강간하려고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냐?”

“대 일본 제국의 헌터가 그따위짓을 할 리가 없다.”

“등신들, 지랄을 하고 있네. 너희는 항상 그랬어. 옛날에도, 더 옛날에도. 그런 너의들의 쓰레기 같은 습성이 어디 가겠냐?”

“거짓으로 날조하지 마라.”

“날조는 너희 종특이고. 됐고. 그래서 덤빌 거야? 그럼 빨리 덤비고. 내 얼굴 알지? 내가 최시우야. 나만 죽이면 우리나라 대성역이 너희것이 되겠네? 엄청 탐나지 않냐?”

내 말에 헌터들의 표정이 달라진다. 누가 되었건 나에게 막타를 치면 우리 대성역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시스템이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아마 이건 사실이 아닐까 싶다. 결국 영지전이나, 국가간의 전쟁이나 적의 수장을 죽이면 이기는 것일 테니까.

그런 면에서 나는 매우 좋은 미끼가 될 것이다. 단지 저런 쪼렙들에게 죽어줄 생각이 없다는 것이 조금 다른 입장이랄까?

5vs1000.

웬만해서는 당연하게도 천 명이 이겨야 정상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저들의 수준을 내가 관찰로 대충 살펴보니 30레벨에서 40레벨대의 헌터가 대다수다. 조장이나 단장 정도 되는 녀석들은 50레벨 초반이고, 내 앞에서 이빨을 털고 있는 저놈도 겨우 55레벨일 뿐이다.

놈들이 들썩이기 시작한다. 금방이라도 쳐들어올 것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그 전에 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시스템, 시호 대성역의 주인으로서 말한다. 이키섬을 굴복시키려고 한다.”

내 말에 시스템이 응답한다.

-군주의 자격으로 분쟁지역에서의 전투를 선포하였습니다.

-분쟁지역의 영주는 굴복에 응하거나 전투에 임해야 합니다.

내 말에 헌터들 사이에 끼어 있던 이키섬의 게이트 주인이 겁을 잔뜩 먹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 난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내 신호를 알아봤을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키섬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 저 헌터들을 공격하려는 것이라는 의미.

이키섬의 게이트 주인은 잠시 나를 쳐다보다가 뭐라고 대답을 한다. 그러자 시스템이 다시 알려온다.

-지금부터 공식적으로 분쟁지역 이키섬에서 전투가 허용됩니다. 전투에 지는 쪽은 해당 지역을 잃거나, 해당 지역과 가장 가까운 곳의 영지를 잃게 됩니다.

시스템이 전투를 인정했다. 이제는 진짜 전투를 할 차례다.

그런데 놈들이 치사한 수를 쓴다.

탕! 탕탕탕! 탕탕탕탕!

바로 총을 쏘는 것이다. 헌터의 전쟁에 총을 끌어들였다. 물론 저 총은 우리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다.

이미 그들이 총을 들었을 때 난 실드를 발동시켰고, 내 실드를 저들의 총알은 뚫지 못했으니까.

“너, 방금 그짓 후회할 거다. 이토 사부로.”

“내 이름을?”

“내가 관찰을 가진 군주라는 것도 몰랐으면 그냥 등신이 아니라 개등신인 거고.”

내 말에 놈의 표정이 찌그러진다. 잘 어울리는 표정이라고 생각했다.

“용서치 않겠다!”

“애초에 너희들이 우리한테 쳐들어올라고 했으면서 지들이 당했다고 용서를 안 해? 진짜 너희들 머리를 열어서 우리랑 뇌구조가 뭐가 다른 건지 살펴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

“이놈!”

“그리고 방금 너희들은 큰 실수를 했어. 총을 쐈지? 그게 뭘 의미하는지 모를 정도로 등신들이냐?”

“닥쳐라!”

“일본이 총기 휴대가 허용된 나라도 아닌데 헌터들이 총을 쓴다. 심지어 게이트 안에서는 총을 사용할 수도 없는데? 그럼 답은 하나지. 너희들이 자위대에서 총을 지원받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UN에서 분명 금지한 사항일텐데?”

“······.”

이건 생각도 못한 건가? 머리가 나쁘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아니면······.

“너희 버리는 패냐? 그래서 여기서 뒈지라고 너희 군주가 보낸 거냐?”

“이놈!”

“그게 아니면 말이 안 되는 일이잖아? 이게 세계에 알려지지 않을 거로 기대하는 것은 아니겠지? 너무 순진한데?”

우리 뒤에는 드론이 여러 대 떠 있다. 저 중에는 일본 것도 있고, 한국 것도 있다. 그리고 우리와 상관없는 외국 것들도 많이 떠 있다.

아마도 우리의 전투가 궁금한 이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럼 보여줘야지. 우리를 건드리면 아주 엿된다는 것을. 가자!”

내 말에 나를 포함한 다섯이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놈들은 다시 총을 쐈지만, 우리에게 피해를 전혀 주지 못했다. 그랬더니 다음으로는 마법이 날아왔다. 그리고 화살도 간간히 섞여서 날아오고, 닌자들이 사용하는 수리검 같은 것도 날아온다.

아주 잡스럽다. 그런 놈들은 우리와 충돌하기 시작했다.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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