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학개론-121화 (121/182)

제121화

제121화 의외점?

드워프들의 합류로 가장 기뻐한 것은 당연히 시연이었다. 현재 우리 영지의 대장간은 시연이가 책임자로 있었으니까.

시연이에게 배운 고딩들부터 오크들까지 대장간의 인원은 이제 거의 50명을 넘기고 있다.

여기서 50명은 초급 장인급의 스킬을 가진 이들의 숫자다. 최근 들어서 합류한 일본 헌터들 중에도 대장장이를 희망하는 이들이 많이 늘어서 수습으로 일을 하고 있는 이들까지 합치자면 거의 150여 명에 달한다.

거기에 드워프 200명이 추가된 것이다. 참고로 나와 시연이가 배운 부르티아 대장장이 스킬의 부르티아는 이 드워프들의 선조라고 한다. 실제로 드워프 중에 부르티아 대장장이 스킬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니까 여러 가지 갈래가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200명이 모두 대장장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랬다면 저 종족은 진작 멸종되었을 테니까.

대장장이는 전체 드워프의 반 정도의 인원이었고, 50여 명은 광부, 나머지 50여 명은 건축과 농사, 주조 일 같은 것들을 담당한다고 했다.

“미스릴 광산으로 가 보시겠습니까?”

“부탁드리오, 군주.”

“그럼 지내실 곳은.”

“지역을 정해 주면 우리가 알아서 건축을 하도록 하겠소.”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르십시오. 아니면 미스릴 광산 근처에 마을을 형성해도 되구요.”

“오, 그래도 되겠소?”

“당연하죠. 우리 영지 어디건 드워프 일족은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도 있고, 마음대로 거주할 수도 있습니다. 아, 물론 이미 주인이 있는 땅이나 집은 곤란하겠죠?”

“우리는 문명을 가진 종족이오. 그런 무도한 짓은 하지 않소.”

“네, 농담이었습니다. 가시죠.”

카플로스는 자신의 일족에게 몇몇 주의 사항과 할 일을 정해 주고, 대장장이 몇과 광부들을 이끌고 나를 따랐다.

우리는 곧장 미스릴 광산으로 갔고, 미스릴 광산에 도착하니 눈치가 나와서 나를 맞이한다.

“잘 있었지?”

음머!

“여기는 앞으로 이곳에서 미스릴 작업을 하실 분들이다.”

드워프들은 미노타우로스를 보고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덩치로 봐서는 놀라야 정상이겠지만, 아마도 내 수하로 여겨서 그런 것 같다.

음머!

눈치가 이제는 눈치 빠르게 드워프들과 인사를 나눈다. 드워프 광부들은 그런 눈치를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한다. 아무래도 광산 내부를 관리한다는 이야기에 호감도가 올라간 것 같다.

“그럼 앞으로 이쪽을 담당해 주십시오. 나중에 철광석이 나오는 곳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여기에 철광석도 충분히 있으니 굳이 우리가 다른 광산을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게 바로 보이십니까?”

“전통적으로 광산을 개발한 우리들입니다.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광부팀의 팀장으로 보이는 드워프의 유쾌한 목소리에 내 기분이 다 좋아지는 기분이다.

그렇게 그곳에 안내를 하고 나머지는 정기훈에게 맡겼다. 이미 이런 경험이 있기에 정기훈이 잘 해내리라 생각했다.

* * *

난 드워프를 인도한 후에 지구로 나왔다. 아버지의 출근길에 아버지를 배웅할 겸 해서다.

“다녀오세요.”

“너는 진짜 회사에 나가 볼 생각 없는 거냐?”

“제가 지금 할 일이 너무 많네요.”

“하긴 그렇긴 하지. 대군주의 직책이니. 그나저나 홋카이도는 난리가 아니구나.”

“그러게요.”

TV에서는 홋카이도의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아나운서는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좀비라고 해도 전염성 병균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다.

거기에 무슨 이유인지 여전히 헌터가 아닌 이들을 공격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철없는 어린 친구들이 좀비의 앞을 막아서는데 좀비는 마치 아무것도 없다는 식으로 지나가 버린다.

이 정신없는 청소년들은 좀비 챌린지라면서 좀비 앞에서 생쇼를 하는 것을 영상으로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을 정도다.

좀비들이 좀비균을 옮기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예상을 한 부분이었다. 우리가 상대했던 언데드들도 마찬가지였으니까.

문제는 저 좀비들이 어디에서 나왔냐는 부분이다. 그것도 왜 홋카이도에만 등장해 있는 것인지.

“아무래도 이토 히로유키가 주도한 일인 것 같아요.”

“내가 보기에도 그런 것 같구나. 네가 오크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오면 저런 반응이려나?”

그 말에 난 살짝 놀랐다. 난 오크들을 부릴 수 있다. 물론 모든 오크를 부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영지에 있는 그레이 오크만 부릴 수 있다.

왜? 그들은 내 영지민들이니까.

그렇다면 저 좀비는 영지민일까? 그건 아니다. 하지만 영지민이 아니면 부릴 수 없느냐? 아니다.

난 방금 전 갔다 온 미스릴 광산에 코볼트를 부리고 있다. 직접적으로도 코볼트들은 내 명령을 이행한다.

그럼 좀비라고 부릴 수 없을까?

아닐 것이다. 좀비 술사라든가 네크로맨서 스킬을 가진 이들이 있다면 당연히 좀비도 부릴 수 있다.

그리고 좀비들에게 명령을 한다.

‘눈에 보이는 헌터들을 모두 죽여라. 일반인은 건드리지 마라.’

당연한 일이지만 좀비라도 그 정도는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저 사태가 말이 된다.

“저 상태라면 홋카이도의 게이트는 소멸되거나, 이토에게 항복을 하겠네요.”

“저기로 네가 가 볼 수는 없는 거냐?”

“글쎄요. 제가 간다고 해서 뭘 어떻게 할지 모르겠는데요.”

“그야……. 그렇군. 일반인을 건드리지 않는 이유가 그거였군. 일반인을 건드렸다가는 외부세력의 개입이 들어올 수 있을 테니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거기에 혐오감을 주기에도 적당하죠. 좀비라는 것은.”

그렇게 출근길에 TV에 집중하던 아버지와 내 눈에 이상한 장면이 들어온다.

좀비가 헌터로 예상되는 인물을 공격하는데 좀비에게 죽은 헌터가 좀비로 되살아나는 것이 영상에 잡힌 것이다.

-좀비가 좀비균을 옮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리 JTCC에서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헌터의 경우는 저렇게 좀비로 변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영상을 보겠습니다.

아나운서의 말에 다른 영상이 재생된다. 영상에서는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좀비가 헌터로 짐작되는 사람을 물어서 죽이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그 헌터는 좀비로 되살아나지 않았다.

-보신 것처럼 이 헌터는 좀비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는 어떤 헌터가 좀비로 변하고, 어떤 헌터는 좀비로 변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한편, 정부는 홋카이도에 있는 교민들과 한국 여행객들을 구조하기 위해서 특별 배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혹시라도 우리 뉴스를 접할 수 있는 교민들이 계시다면 오타루시의 항구로 집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알려드립니다. 교민과 여행객들은 오타루시의 항구로 집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배로 갈 생각인가 보구나.”

“그러게요. 그런데 이토가 저걸 두고 볼지 의심스럽네요.”

“그러게 말이다. 저놈들은 도대체 왜 한국인들을 못 잡아먹어서 난리지.”

“그러게요.”

일본은 참 희한한 나라다. 섬나라라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이해가 안 가는 짓들을 너무 많이 한다.

자신들은 멀쩡히 살고 있던 우리나라를 침략했다. 그러고서 입에 담기도 힘든 짓들을 저질렀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는다. 더 웃긴 것은 그러면서 한국을 못 잡아먹어서 난리를 친다는 거다.

물론, 모든 일본인들이 그렇지는 않다. 안 그런 일본인들이 훨씬 많을 거다. 아니, 애초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 많을 거다.

그런데 우익이라는 놈들이 하는 짓을 보면 이해가 안 간다. 심지어 관동 대지진 때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며 학살을 했고, 지금까지 그들의 대형 서점에 가면 혐한(嫌韓)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하니 기가 막힌다.

더 웃긴 건 놈들은 한국에 오면 혐일 서적도 있을 거로 굳게 믿는다는 점이다. 가끔 일본에 대해 비판하는 서적은 있어도 우리나라에는 그런 코너 자체를 난 본 적이 없다. 당연히 들어 본 적도 없고.

아무튼, 이 부분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놈이 바로 이토 히로유키다. 놈은 대놓고 한국을 침략하겠다고 공헌했던 놈이니까.

“그런데 교민은 그렇다 치고, 이런 시기에 저기에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있었나 봐요.”

“전쟁 때도 아이들은 태어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냐?”

하긴 그것도 그렇다. 아무리 위기의식을 심어 주고, 위험한 곳이니 가지 말라고 해도 가는 사람은 간다. 혹은 교민의 가족일 수도 있고.

“걱정되는 것은 저렇게 뉴스에 이야기를 했으니 이토가 저기를 노리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나도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정부가 정말 그렇게까지 생각이 없을까?”

하긴 그것도 그렇다. 그리고 그때 대통령의 전화가 왔다.

“네, 최시우입니다.”

-접니다, 군주님.

아마 혼자 있을 때 전화를 한 것 같다. 요즘 대통령 가족들은 모두 영지 내에서 살고 있다. 대성역이 강화되면서 이미 대통령의 딸은 병이 치유된 상태다.

그래서인지 대통령이 요즘 TV에 나올 때 보면 아주 얼굴이 활짝 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통령이라는 직업이 매우 극한 직업이지만, 시간비가 5대 1인 우리 게이트에서 매일 충분히 쉬고, 자고 나가서 일과 시간에 일을 하니 얼굴이 나쁠 수가 없는 거다.

“안에서도 아니고 밖에서 전화를 주셨네요?”

-그게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

“부탁이요? 설마 저한테 오타루시로 가달라는 말씀입니까?”

-군주님 외에는 부탁드릴 곳이 없습니다.

생각이 없는 정부가 맞았다. 대통령이 아무리 내 영지민이라고 해도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때 대통령이 다시 말했다.

-정부 분석팀의 보고가 있었습니다. 저도 오늘 아침에야 받아 봤는데 이게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흥미요?”

-네, 이토 히로유키가 왜 홋카이도를 공격하느냐에 대한 분석이었습니다.

홋카이도를 공격하는 이유? 그거야 자기들의 본섬 외에는 일본이 아니라고 생각해서가 아닌가?

“본섬 외에 일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아닙니까?”

-알고 계셨습니까?

“그렇게 짐작하고 있죠. 그런데 그게 왜요?”

-그러니까 어쩌면 홋카이도 지역은 분쟁 지역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애초에 저기는 무주공산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네?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다고 반문하려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토는 규슈를 지키려고 했다. 본섬만 일본으로 규정하고 있다면 규슈는 좀 말이 안 된다. 그렇다면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서 역사를 살펴보면?

홋카이도는 원래 일본이 아니다. 규슈의 경우는 원래 일본으로 봐도 무방하지만 홋카이도는 원래 아이누족이 살던 섬으로 일본에 병합된 것은 실질적으로 19세기에 들어가서라고 들었다. 그전까지는 일부만 차지한 상태였다고.

거기에 아이누족은 일본인과 생김새와 문화 자체가 아예 다른 종족이다. 그러니까 애초에 거긴 일본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의 대성역의 영역은 만주를 넘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뻗어 있을까?

아마 과거의 역사에 기인한 것일까? 뭔가 둘 사이에 말이 안 되는 공통점과 공통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혼자 잠깐 건너가 보겠습니다.”

-그래 주시겠습니까?

“하지만 그 후에는 제가 어떻게 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제가 감히 군주님께 강요를 할 수 있겠습니까? 단지 부탁을 드릴 뿐입니다.

“일단 알겠습니다.”

-정부를 대신해서 감사드립니다.

대통령과 전화를 끊고 난 아버지에게 내용을 말씀드리고 곧장 불새를 타고 홋카이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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