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학개론-174화 (174/182)

제174화

제174화 전쟁, 그리고 가출한 놈 (1)

메이린과의 첫 만남은 사실 별로 좋지 않았다. 전형적인 중국인이었다랄까? 그게 또 웃기는 것이 그렇기에 메이린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에게 바로 복종을 해 왔다.

강약약강, 전형적인 중국인이었으니까. 중국은 자기들이 강하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바탕에 깔고 살아간다. 실질적으로 중국이라는 나라는 한국하고만 비교해 봐도 딱히 한국보다 나은 점은 별로 없다.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과 인구가 깡패라는 것, 그리고 영토가 넓다는 것이 한국보다 우월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역사가 깊다? 개소리다. 그중에 지금 중국인들이 말하는 중국의 역사는 실질적으로 따지면 한국과 별 차이가 없다. 이민족에게 지배를 당한 적이 한두 번인가?

문화적 우월? 원래라면 있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저들은 지들의 문화를 다 불태워 버린 놈들이다. 그래 놓고서 남의 문화를 자기들 것이라 우긴다. 이 우긴다는 것이 골 때리는 부분인데 세계 인구를 70억이라고 치면 그중 7분의 1 이상이 중국인들이다.

즉, 아무도 안 믿어 준다고 해도 자기들끼리 그렇게 우기면 세계의 7분의 1 이상이 그것을 믿는다고 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거기에 중국과 우호적인 사람들의 숫자까지 합치면 많이 치면 5분의 1은 그들의 말을 지지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은 당연히 김치는 말할 것도 없이 한국 것이고, 한복도 한국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주장을 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그냥 그 자체가 진실인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소극적인 대응을 하는 경우가 많다.

‘뭔, 개소리야? 미쳤나?’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대다수의 한국인일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웃긴 것은 한국인은 세계 최고의 학력을 가지고 있는 국민이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주장은 그냥 씹어 버린다랄까?

그래서 한국은 안 되고, 중국은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바로 날조와 선동이다.

예전에 중국에서 그런 이야기가 유행을 한 적이 있었다.

‘한국인들이 공자가 한국인이라고 주장한다.’라는 이야기.

이걸 보통의 한국인이 듣는다면?

‘미쳤나?’ 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근데 그 일이 한국에서 실제로 있었다고 한다. 공신력이라고는 1도 없는 이상한 단체가 그런 주장을 했었다고. 물론 공신력이 1도 없는 단체가 개소리를 하는 것까지 한국인은 신경 쓰지 않았지만, 그것을 중국인들은 날조와 선동을 통해서 ‘한국인들이 공자를 뺏어 가려고 한다!’라는 이야기로 재탄생된 것이다.

아무튼, 그런 중국이기에 난 중국이 싫다. 메이린도 그런 중국인이었지만, 결국은 자기가 완전히 승복을 한 후에는 완전한 복종을 하고 있다.

“그래서, 무슨 일이랍니까?”

“북경에 새로운 게이트가 연결되었는데, 그 안에서 엄청난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헌터 공장을 위한 게이트가 존재한다는 얘기네요?”

“맞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난리가 난 것입니다.”

샤오핑의 대답이다.

“흐음…….”

생각보다 이건 심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투 헌터를 육성하는 데 매우 좋은 환경의 게이트가 연결되었다.

예를 들자면 경험치는 몇 배고, 시간비는 몇이고, 그런 것들이 합쳐진 곳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그런 곳이라면 마찬가지로 다른 제약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몇 레벨 이상은 올리기 어렵다든가 하는 제약.

아마 그것이 400레벨이 아닐까 싶다. 현재 중국 헌터들은 대부분 그 레벨에서 다른 곳으로 침략 전쟁을 벌이고 있으니까.

문제는 그렇게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레벨업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것에서 병사들의 숫자는 매우 중요하다. 현대전의 폭격이나 그런 위주의 전술이 아니라면 군인의 숫자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 러시아가 미친 듯이 병사를 갈아 넣어서 결국 전쟁을 승리했던 것처럼 말이다.

당시 러시아는 제대로 병사를 훈련시켜서 투입하지 못했었다고 해도 숫자가 워낙 압도적이었기에 결국 전쟁의 방향을 바꾸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 중국은 이미 인구로는 세계 최강이고, 400레벨까지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게이트를 보유하고 있다.

무슨 말이냐?

전쟁터에 병사들을 계속해서 보낼 수 있는데, 작대기 하나의 이등병을 밀어 넣는 것이 아니라 대충 봐도 전투에 닳고 닳은 상사급 병력을 무한대로 투입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건 사실 겁나게 무서운 이야기였다.

“조금 심각한 문제군요.”

“네, 그래서 대군주님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확실히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 영지가 도울 수밖에 없다. 산둥성 일대도 우리 영지에 속하는 곳이니까.

“기훈 씨?”

“네, 기사단을 투입할 수 있게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메이린.”

“네, 대군주님.”

“메이린의 영지에 속한 헌터들 중에 기사단 훈련에 참여시킬 인원을 선발하세요. 대충 5만 명 정도?”

“헙!”

메이린은 크게 놀랐다. 우리 영지의 기사단을 합쳐도 만 명 정도인데 내가 5만을 불렀으니까.

“물론, 그들의 진짜 소속은 내 휘하게 될 겁니다.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아시죠?”

그들의 진짜 소속은 내 영지가 된다. 그 말은 내가 원하면 언제든 그들의 헌터 능력을 제거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메이린은 그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어차피 내가 이유 없이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을 테니까.

“물론입니다. 감사합니다, 대군주님.”

“그렇게 키운 병력의 지휘권은 메이린에게 부여하도록 하죠. 그들을 이용해서 북경을 축소시키세요.”

“네,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샤오핑.”

“네, 대군주님.”

“샤오핑도 1만의 병력을 따로 차출하세요. 그들도 마찬가지로 내 소속으로 있을 것입니다. 지휘권은 샤오핑이 가지게 될 것이고.”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별동대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샤오핑은 그 병력을 이끌고 별동대 역할을 해 주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다들 들으세요.”

“네!”

회의장에 모인 수뇌부들은 모두 내 이야기를 경청한다.

“우리는 지배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군림이지, 지배가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다들 명심해주세요.”

“네!”

“영지 기사단을 총동원해서 북경의 헌터들이 설치지 못하게 차단합니다. 그 사이에 우리는 6만의 병력을 육성하고, 그 후에는 메이린과 샤오핑에게 중국을 맡깁니다. 단, 무리해서 영지를 확장하지는 마세요. 우리의 목적은 북경의 축소, 그리고 종국에는 그들 세력의 분해입니다.”

“네, 대군주님.”

회의는 그렇게 끝났다.

* * *

아담 샌들러는 총 기사단장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원래라면 김선우가 그 역할을 했을 테지만, 김선우는 현재 기자 지구의 피라미드에 가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이번처럼 기사단 총동원령이 떨어진 상태라면 군인 출신의 아담 샌들러가 지휘를 맡는 것이 더 맞는 일이었다.

덕분에 기사단 내에서 반발이 나오는 경우는 없었다.

시호 수호대는 아예 이번 기사단 원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들은 따로 움직일 일이 있다고만 전해왔다.

아담 샌들러는 1만의 기사단들을 보며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두 탈것에 오른다!”

가장 먼저 떨어진 명령은 북경에서 진격해 오는 10만의 헌터들을 분쇄하는 일이었다. 이 부분에서 아담 샌들러는 자신이 있었다.

이미 마나 폭탄도 충분히 챙겼고, 공군이라고 할 수 있는 불새 기사단 역시 출격을 마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불새 기사단은 마나 폭탄을 두 발씩 적의 본대에 먹여주고 돌아온다. 나머지 기사단은 탈것에 올라타서 돌격을 시작한다.”

“네!”

불새 기사단이 먼저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당연한 얘긴지 모르겠지만 불새 기사단의 속도가 지상 탈것을 탄 기사단들의 속도보다 빠르다.

그리하여 불새 기사단 1천이 먼저 날아갔고, 그들은 북경 헌터단 중앙에 각각 불새들이 양발에 들고 있던 마나 폭탄을 투하했다.

전투기 폭격처럼 정밀 기계를 이용한 폭격이 아니라서 정확도가 떨어질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아니다. 불새 자체의 지능이 뛰어났기에 평소에 양발에 무거운 돌멩이들을 투하하는 훈련을 해 온 불새들은 정확히 원하는 위치에 마나 폭탄을 떨어트릴 수 있었다.

그렇게 10만과 1만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 * *

난 멀리서 우리 기사단의 전투를 지켜보았다.

1대 10의 싸움.

보통 비슷한 전력이라면 당연히 1이 불리한 전투다. 하지만 우리 기사단은 세계 최강의 기사들이다. 평균 레벨이 500이 넘는 기사단은 자신들보다 평균 레벨 100이 낮은 북경 헌터단을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400이나 500이나 큰 차이가 나겠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저기에서 100레벨 차이는 장난 아니다. 하지만 중국, 아니 북경 헌터단은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애초에 저들은 양산형 헌터고, 중국은 인구가 깡패인 나라다. 지금도 계속해서 400레벨의 헌터를 매일 5천 명 이상 찍어 내듯이 양산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러니 10만이라고 해 봐야 겨우 20일 정도 되는 시간이면 커버할 수 있는 숫자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 매우 위협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그것이 위협적으로 다가오게 하려면 최소한 이런 전투에서 우리 기사단의 숫자를 10분의 1은 줄여야 한다.

계속해서 병력이 충원되는 놈들과 우리의 전투라면 그 정도 교환비라도 놈들은 만족하고, 우리는 위기를 느낄 테니까.

문제는 10만을 상대하는 우리 1만의 기사단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힐러진의 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장비빨이다. 우리 기사단들은 모두가 미스릴로 만들어진 장비들을 사용한다. 다른 영지의 기사단들은 꿈도 꾸기 힘든 일이라는 얘기.

그렇기에 우리 기사단은 용맹했고, 적들을 상대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난 그런 우리 기사단들을 흐뭇하게 보다가 시호 수호대에게 말했다.

“그럼 우리는 집 나간 우리 선우를 데리러 가 볼까?”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선우는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 도대체 기자 지구에서 무슨 일이 있기에 거기에 간 것인지 가장 친한 친구인 나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걱정도 되고 있다.

“포털로.”

난 기자 지구로 향하는 포탈을 생성했다. 내가 직접 가 본 적은 없었지만, 이미 좌표를 가지고 있기에 크게 어렵지 않았다.

우리는 곧장 포털을 타고 기자 지구로 향했다.

* * *

기자 지구에 도착하자 묘한 공기가 우리를 환영했다.

“마기?”

이토의 마왕성에서 맡아본 적이 있는 공기다. 바로 마기라고 불리는 것이었다.

“지난번 마왕성의 마기와는 조금 다릅니다.”

엘프 여왕이 말한다. 이 중에서 가장 지식이 뛰어난 사람을 꼽으라면 바로 엘프 여왕일 것이다. 그만큼 오래 살기도 했고, 여러 경로로 지식을 쌓아왔으니까.

“뭐가 다르지?”

“마왕성의 마기는 말 그대로 투기에 가까운 마기였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마기는 뭐랄까? 안정된 느낌입니다.”

안정된 느낌의 마기라, 마기에 그런 설명을 하는 것이 맞나? 난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엘프 여왕의 말이 옳으리라고 믿었다.

“일단 그놈부터 찾도록 하지.”

“네, 이쪽이네요.”

이번에 나서는 것은 헬레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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