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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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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집과 아이와 여자, 그리고 여자와 또 여자 - 02
유진은 보여준 심드렁한 태도에 차민영은 조금 당황했다.
함께 보낸 짧은 시간 동안 보여준 유진의 그 강렬한 성욕을 생각하면 그건 굉장히 의외의 반응이었다.
그녀가 아는 세상에서 모든 남자는 언제나 더 많은 여자를 원했다.
다 늙어서 성욕이 떨어진 노인이나, 자기 스스로는 여자를 범하지도 못하는 온갖 기이하고 특별한 정신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자들조차 언제나 새로운 여자를 마다하는 법이 없었다.
그렇기에 유진의 반응은 차민영으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유진의 반응은 한편으로 차민영에 두려움도 느끼게 했다.
그렇지 않아도 무서운 부분이 많은 유진이 또 하나 자신의 상식에 어긋나는 부분을 보였다는 점과 잘못하면 그 끝을 모르는 성욕을 자신 혼자 계속 감당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차민영은 심드렁한 유진에게 차수연에 대해 더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차수연을 꼭 끌어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걸 위해 일부러 기회를 만들었다.
“굳이? 괜찮은데?”
“그런 것 치고는 이거 벌써 힘이 들어갔잖아요.”
늦은 밤. 몇 안 되는 일등석 승객들이 다 잠이 들고, 승무원들도 최소로 운영되는 시간을 골라 차민영은 유진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었다.
유진은 자신의 바지 지퍼를 내리는 차민영의 손길을 막지 않았다.
원래 유진은 굳이 노출된 곳에서 다른 사람에게 들킬 위험이 있는 섹스를 하는 즐기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여덟 시간 가까이 좌석에 붙어 있자니 슬슬 스트레스를 받는 중이었다. 그리고 섹스는 유진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소 방법이었다.
섹스까지는 가지 않았다.
차민영은 비행기에서 섹스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고, 남들 눈에 띄는 것을 두려워하는 성격도 아니지만, 그래도 탑승객 모두에게 섹스 중이라고 광고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유진과의 섹스 중에 느끼게 되는 쾌락은 절대로 조용한 섹스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차민영은 표 안 나에 입으로만 유진에게 봉사했다.
그렇다고 아예 침묵 속에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으으응.”
차민영이 유진의 자지를 핥고 빠는 과정에서 나오는 소리와 치마 안으로 들어간 그녀의 손이 천위를 맹렬하게 비비는 소리, 그리고 참지 못하고 나오는 그녀의 앓는 소리는 둘의 주변을 살짝 맴돌았다.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잠든 다른 승객들은 알 수 없었지만, 이런 일을 한두 번 경험한 것이 아닌 그리고 틈틈이 승객들을 확인하고 있는 스튜어디스는 모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반대로 유진도 어렵지 않게 자신들을 주시하고 있는 눈을 발견했다.
“스튜어디스가 눈치챈 것 같은데?”
“신경 쓰지 마요, 괜찮아요. 아까 내가 이야기한 그 애예요. 모른 척할 거예요.”
유진은 차민영에게 뭔가 다른 생각이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그냥 넘어갔다. 섹스 중에 사소한 일에까지 고민하기 싫어지는 것은 유진조차 어쩔 수 없는 생물의 특성이었다. 본능적으로 위험이 느껴지지 않기에 더욱 그랬다.
잠시 후 사정이 시작되었고, 차민영은 입이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견디며 유진의 자지를 목구멍 안쪽까지 깊숙이 집어넣고 그 사정을 받아내었다.
단순히 입으로만 받아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사정이 시작되고 정액을 삼키는 순간 그녀의 뇌는 고통과 쾌락이 교차하는 강렬한 감각과 함께 마비되었고, 손가락으로 살짝 쓰다듬기만 하던 보지는 팬티를 흠뻑 적시다 못해 바닥까지 더럽힐 정도로 음액을 뿜어냈다.
중독될 것같이 강렬하면서, 이러다가 죽을 것 같은 쾌락이 다시 한번 그녀를 덮쳤다.
다행히 첫 경험 때처럼 실신하거나 하지는 않았고, 남들 들을 정도로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다. 며칠간 사정없이 유진에게 유린당하며, 차민영의 몸도 어느 정도 그 쾌락을 견딜 수 있게 진화한 덕분이었다.
잠시 후 자기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는 유진의 손길을 느끼며 정신을 차린 차민영은, 살짝 힘을 잃어가는 유진의 성기를 입과 혀로 깨끗하게 청소한 후, 조심스러운 손길로 속옷과 바지 등을 정리했다.
유진은 사정의 쾌감보다 그런 차민영의 뒤처리에 더 즐거운 기분을 느꼈고, 차민영도 자기 머리를 계속해서 쓰다듬는 유진의 손길에서 그런 그의 마음을 느꼈다.
일단 차수연에 대한 것을 느꼈을 텐데도, 유진이 기분 나쁘지 않았다는 것에 다행함을 느끼며 차민영은 몸을 일으켰다.
“조금 씻고 올게요.”
차민영은 유진을 두고 화장실로 향했다.
계획한 대로 자기 뒤통수를 향하는 차수연의 강렬한 시선과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녀의 발걸음을 느낄 수 있었다.
화장실 입구에서 문을 닫지 않고 기다리던 차민영은 차수연이 바로 앞까지 다가오자, 그녀의 멱살, 정확하게는 목의 스카프를 움켜잡고 화장실을 안으로 잡아당겼다.
스카프가 잡힌 차수연은 복장이 흩트리어지는 것을 질색하는 스튜어디스의 습관 탓에 저항하지 못하고 끌려들어 가 안쪽 벽에 등을 부딪치며 기대섰다.
한바탕 분노를 쏟아내기 위해 벼르고 있던 그녀는 생각지 못한 차민영의 반 폭력적인 행동에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차민영은 침착하게 우선 화장실 문부터 걸어 잠근 다음에, 왼손으로는 차수연의 목덜미를 잡고, 오른손은 차수연의 왼쪽 가슴을 움켜쥐며 거칠게 입을 맞추었다.
키스를 갈겼다라고 표현될 그 박력 있는 행동에 차수연은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놀랐다가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입을 벌렸다. 차민영은 자신보다 약간 작은 차수연을 위해 슬쩍 무릎을 구부렸다. 익숙한 패턴과 익숙한 감촉에 익숙하게 습관적으로 반응해 버렸다.
차민영의 혀와 차수연의 혀는 교미하는 뱀처럼 휘감겼고, 그러는 와중에 차민영의 입에 아직 잔뜩 남아 있던 유진의 정액과 부산물들이 차수연의 입으로 넘어갔다. 차수연은 생각지도 못한 남자의 정액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저항하지 못하고 그것들을 받아 먹었다.
두 사람의 입술과 혀는 한참이나 서로를 탐닉하다가 호흡이 어려울 정도가 되어서야 떨어졌다.
떨어지는 두 사람의 입술을 침이 연결하는 야릇하고 음란한 광경이 연출된 다음, 차민영은 무릎을 굽혀 자세를 낮춘 후 게슴츠레한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차수연을 도도한 얼굴로 내리깔아보며 말했다.
“씨발년, 여전히 걸레 기질은 변한 것이 없구나.”
“서, 선배?”
“이 씨발년이? 호칭 똑바로 못해!”
“자, 잘못했습니다, 여주인님.”
차수연은 자신도 모르게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차수연이 차민영보다 더 어리고, 더 크고, 더 아름다우며, 더 부자였으며, 차민영을 함정에 빠트려 성노예 만든 장본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의 공동 연인 강준화는 정식 아내로 차민영을 선택했다. 그에 비해 차수연은 잘해봐야 혼외 애인이라고 불리는 섹스 파트너이자 성노예밖에 되지 못했다.
이유는 이것이었다.
차민영은 남편 강준화의 손에 떨어져 폭행과 세뇌, 성적 조교를 받으며 결국 그의 성노예로 전락하기는 했지만, 그런 노예로서의 성향은 매우 한정적이었다. 차민영은 오직 강준화에게만 굴복할 뿐이었다.
차민영을 자신과 같은 강준화의 노예로 만든 후, 그녀를 굴복시켜서 자기 노예로 만들려고 했던 차수연은 오히려 차민영에게 굴복당해 버렸다.
차수연이 고통과 복종에서 성적 흥분과 쾌락을 느끼는 마조 노예로 전락한 것과 달리 차민영은 강준화에게 세뇌당하고 성적으로 고문당하며 굴복하기는 했어도, 결코 고통이나 복종에서 쾌락을 느끼는 마조히스트 노예가 되지는 않았다.
그녀는 강준화에는 복종했지만, 강준화 외의 모든 사람 특히 차수연 같은 강준화의 성노예들에게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성적 지배자 흔히 말하는 여주인이 되어 버렸다.
차수연은 늘 그 부분에 불만이 있었다. 자신이 먼저였고, 뭘 봐도 자신이 차민영보다 나은 여자인데, 강준화의 정식 아내가 된 것도 차민영이었고, 강준화의 아이를 낳은 것도 차민영이라는 것은 정말 참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더 그녀를 화나게 만든 것은 강준화가 죽자마자 차민영이 자신들과의 연락을 모두 끊어버리고 혼자서 떠나버렸다는 점이었다. 자신들은 아직 강준화가 남긴 지옥에 얽매여 있는데, 정작 강준화 대신 자신들을 관리하던 차민영 혼자 떠나버린 것에 화가 난 사람은 차수연 혼자가 아니었다.
그래서 과거 따위 잊은 것처럼 젊은 연인과 해외여행을 즐기고 있는 차민영의 모습에 분노했다.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뻔뻔하게 그 젊은 연인과 비행기에서 섹스를 즐기는 모습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차민영이 화장실을 가는 것을 보고 따라왔다.
차민영에게 저 젊은 애인은 당신 과거를 알고 있냐고 협박이라도 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 차민영의 지배자로서의 위압을 드러내어 그녀를 압도하자, 오랜 시간의 세뇌와 훈련으로 형성된 차수연의 노예 본능이 드러나며 그녀에게 굴종해 버렸다.
잔뜩 쌓인 원망과 분노로 차민영에게 할 말이 참 많았던 차수연은 이제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과 함께 아랫배가 찌릿찌릿하며 사타구니가 젖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차민영은 그렇게 차수연을 제압하고는, 쐐기를 박아 버렸다.
차민영이 치마를 걷어 올리고 짧게 명령했다.
“빨아.”
차민영의 명령이 떨어지자, 차수연은 본능적으로 흠뻑 젖은 차수연의 팬티를 옆으로 젖히고 그녀의 보지를 핥기 시작했다. 차민영이 자기 입과 혀로 유진의 자지를 뒤처리했던 것처럼, 차수연도 입과 혀를 열심히 놀려 차수연의 보지를 깨끗하게 뒤처리했다.
그건 차수연이 차민영에 완전히 굴복한 복종의 증거였다.